말괄량이 아가씨와 철학자들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박경서 옮김 / 아테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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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피츠제럴드의 단편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개봉되어서 뒤늦게 피츠제럴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가고 있는 것 같다. ‘위대한 개츠비’로만 알려졌던 그에 대한 인식이 보다 커졌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것 같다. ‘위대한 개츠비’로만 단순하게 그를 평가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많이 알려졌듯이 미국의 ‘재즈 시대’를 상징하는 존재이며 그 시대의 분위기를 정확하게 담아내고 있는 소설들을 발표하였는데, 그의 첫 번째 단편집인 ‘말괄량이 아가씨와 철학자들’은 과거와는 단절하고 새롭게 행동하고 사고하는 당시 시대의 젊은이들의 모습을 선명히 담아내면서도 인간의 허영심과 그 이외의 복잡한 내면 심경과 인생에 대한 통찰력도 담아내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읽어낸 작가로만 치부할 수 없을 것 같다.

 

경제적인 이유도 많이 작용해서 그는 꽤나 많은 단편소설들을 발표하였는데, 모든 작품이 뛰어난 완성도는 아닐지라도 각각의 작품에서 여성에 대한 노련한 심리묘사와 함께 재즈시대의 어느 파티장에 참석한 것 같은 흥겨움과 나른함 그리고 피곤함이 담겨져 있다. 간간히 인생과 삶에 대한 통찰력 혹은 아이러니를 들려주기도 한다.

 

첫 번째 단편이기 때문에 이후의 작품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중량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이후에 찾아볼 수 있는 세련되면서도 어쩐지 나른함도 느껴지는 그의 글 특유의 느낌이 묻어나고 있다.

 

마치 봄날의 밝은 오후와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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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사이언스 클래식 4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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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지 과학과 천문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 중 한명이고(북두칠성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니까), 다른 사람들도 이런 나와 비슷한 수준이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가 과학과 천문학에 대해서 흥미를 느낄 수 있거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을 추천하라고 한다면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선택할 것 같다.

꽤 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교양 수준의 과학서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졌고, 여전히 그 매력을 잃지 않는 좋은 책이면서도 과학과 관련된 책은 가장 최근에 나온 책을 읽으라는 말을 살짝 의심스럽게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다.

제목과 표지부터 무슨 내용에 대한 책인지 따로 펼쳐서 확인할 필요도 없이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인정하고 검증된 인류의 기원부터 지금까지의 태양계와 우주에 대한 자료를 토대로 무엇을 알고 있고 어떤 것을 알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으며, 그것을 알기 위한 과학이 어떻게 발전되었으며 몰락했었고 부활하였는지 읽는 이로 하여금 지루하지 않게 하면서도 꽤나 세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용은 방대하고 부피도 꽤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중간 중간 이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은 어렵게 느껴져서 대충 훑어보게 되었을 뿐이고 나머지 부분은 독자들이 흥미를 잃지 않도록 다양한 사례나 일화들을 포함시켜서 쉽게 포기하지는 않게 만들고 있다.

또한, 칼 세이건은 과학에 관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평화주의자로서 전쟁과 기아 그리고 다양한 국가 및 국제적인 문제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펼쳐 보임으로써 과학이 과학으로써만 남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언급하여 일반인들에게 과학에 대해서 보다 관심을 갖게 만들도록 하고 있고, 과학계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이 단순한 연구와 발견만을 하며 끝을 맺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약간은 지나친 낙관주의가 느껴지기는 하지만 충분히 분별력을 갖고 논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한번쯤은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과학과 우주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으면서 딱히 어떤 것부터 읽어봐야 할지 난감함을 느끼는 사람들은 약간은(혹은 매우) 두껍기는 하지만 여유를 갖고 읽는다면 많은 기초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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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한 제국 당대총서 14
하워드 진 지음, 이아정 옮김 / 당대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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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친구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하워드 진의 ‘오만한 제국’을 읽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고 있었으나, 읽는 동안 그의 날카로운 지적들에 너무 뒤늦게 그를 알게 되었다는 아쉬움을 느끼게 되었는데, 기회가 된다면 그의 다른 저작들도 읽어봐야 할 것 같다.

 

‘미국의 이데올로기로부터 독립’이라는 책의 부제 그대로 하워드 진은 미국인들이 자신들이 믿고 있었고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들이 얼마나 거짓된 것이었고 수많은 투쟁을 통해서 얻어낸 것인지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다.

그는 그러한 것들을 설명하기 위해서 다양한 사례들과 관련 공문 및 인터뷰를 인용하고 있고, 그의 의견에 동의를 하든 아니든 간에 그의 주장이 날조되었다거나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단순하게 말해서는 그의 전반적인 논의는 마키아벨리로 대표되는 현실주의에 대한 반박으로 이루어져있고, 세부적으로는 인간의 폭력성과 회의주의에 대한 반박과 2차 세계 대전 및 그 외의 전쟁의 정당성에 대한 비판, 공정하고 객관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사회적 분위기나 정치적인 심판을 내리는 법에 대한 문제제기와 시민불복종에 대한 옹호, 미국 사회에서는 잘 다뤄지지 않는 계급문제와 미디어와 언론의 자유, 인종문제 까지 미국 사회에서 가장 첨예한 갈등을 야기하고 있으면서도 때때로 은폐되고 있는 문제들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으면서도 그러한 지적이 학문적으로만 다가가지 않게(즉 읽는 사람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게) 최대한 명료한 문장으로 풀어내고 있다.

 

철학적이고 모호한 느낌이 묻어나는 글들을 자주 읽었기 때문에 하워드 진이나 촘스키와 같이 보다 직접적이며 명확한 문장들을 읽으니까 그동안 너무 뜬구름을 잡으려는 글들만 접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만한 제국’을 읽는 동안 그가 미국인들에게 그들이 갖고 있는 이데올로기를 폭로하기 위해 쓴 글이라는 생각을 하기 보다는 지금 한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우리들이 얼마나 허위의식에 사로잡혀 있는지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가 지적하는 대부분의 것들이 현재 한국에서도 유효한 것 같고 그가 그의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어렵고 힘들겠지만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에 투쟁하고 맞서서 싸워야 한다고 말하듯이 누구를 위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에 굴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할 것 같다.

 

물론... 항상 그렇듯이 마음만 앞설 뿐이다.

그의 신념에 차있고 명료한 문장을 닮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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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e - 시즌 1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1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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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을 돌리다가 실수로 선택하게 되는 ebs 방송이지만 가끔은 괜찮은 방송들을 볼 수 있다. 고전영화라든지 소규모 라이브 공연과 같은 것들은 꽤나 쏠쏠한 재미를 안겨주기도 하는데 그런 재미를 안겨주는 프로그램들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프로그램은 ‘지식채널e’인 것 같다.

 

5분 내외로 짧은 시간 동안에 뮤직비디오와 같은 화면전환과 편집들 그리고 영상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음악과 함께 시각과 청각을 장악한 다음에 간결한 자막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쉽게 다가서면서도 깊은 인상을 갖게 만드는 프로그램이었고, 처음에는 얼마 있지 않아서 제작되지 않을 것 같았는데 나름대로 나와 같이 호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았는지 여전히 새로운 지식을 전달해주고 있고, 이렇게 단행본으로도 출판되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5분 내외로 모든 것을 전달하려고 한다는 것에 인스턴트 시대의 인스턴트 지식이라는 비판이 가능도 할 것 같은 ‘지식채널 e’는 짧은 시간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있는 우려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편견을 누구나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적절한 시각으로 우리를 설득하고 있다. 때로는 알고 있던 것도 있지만 때로는 전혀 모르는 것들도 있었고, 때로는 보고 잊어버리게 만들기도 하지만 때로는 강한 인상에 관련 내용을 인터넷과 책을 통해서 보다 자세하게 찾아보게 만들기도 한다.

 

5분으로 모든 것을 말하기에는 많은 것이 부족하고 그렇기 때문에 쉽게 잊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을지라도 지식이 아닌 상식으로 알아야 할(혹은 알고 있어야 할) 많은 것들을 쉽게 그리고 설득력 있게 다가오고 있다는 점에서 훌륭한 프로그램 그리고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그렇듯이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알아서 자신의 관심사를 보다 깊게 파고들어야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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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 - 백의신서 53
변지현 / 백의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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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책방에서 구하게 되어서 묵혀두다가 조금은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던 도중에 생각이 나서 읽게 되었다. 그다지 쉬운 내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머리를 쥐어짜며 읽을 필요는 없었다.

 

옥타브 마노니는 ‘프로이트’를 통해서 프로이트의 사상의 변화를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기 보다는 그가 개인적으로 프로이트의 저작을 읽으며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에 강조점을 두는 것에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프로이트를 체계적이고 정교하게 다룬 이론서라기보다는 프로이트에 대해 이해하는 과정에서 적어 내려간 연구초고와 같은 느낌을 갖게 만든다. 혹은 메모장과 같은 느낌이랄까?

 

어떻게 보면 산만하고 어떻게 보면 프로이트에 대한 개인적 애정을 느끼기도 하다. 하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연구초고와 같은 내용이기 때문에 다양한 것들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식으로 본다면 무성의함도 느낄 수 있다. 아쉽게도 그는 맑스가 아니기 때문인지 연구초고로만으로는 많은 것을 전달하기에는 부족한 것 같다.

 

특별히 프로이트의 저작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한 다음에 내용을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읽었다고 가정을 한 다음에 독특한 점이나 그의 이론의 변화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을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프로이트의 저작을 읽지 않은 사람들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 없을 것 같다.

프로이트의 저작들을 읽어본 사람들은 프로이트의 저작에서 어떤 점들을 중요시하고 있는지 그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을 대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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