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진 살아있는 미국역사 - 신대륙 발견부터 부시 정권까지, 그 진실한 기록
하워드 진.레베카 스테포프 지음, 김영진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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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진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알아보게 된다면 그가 얼마나 존중받을만한 사람인지, 존경받을 수 있는 학자이며 운동가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고작 오만한 제국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정도만을 읽었음에도 하워드 진이야 말고 진정한 시대의 양심으로 불릴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을 받는다면 그저 한없이 존경하는 분이고 조금이라도 그 위대함을 따르고 싶다고 말하게 된다.

 

우연찮게 구하게 된 하워드 진 살아있는 미국역사도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도 알지 못했지만 하워드 진의 글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어치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읽게 되었고 책의 내용이 그의 대표작이자 여전히 미국에 대해 알려고 할 때 빼먹지 말고 읽어야할 미국민중사의 내용을 좀 더 간략하게 정리하고 최근의 상황(9.11 테러 이후와 이라크 전쟁)에 대한 덧붙임이 있다는 점 때문에 미국민중사를 읽지 못한 사람들이나 미국의 역사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흥미롭게 읽혀질 것 같다.

 

조금은 두터운 부피의 미국민중사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요약본과 같은 의미의 ‘... 살아있는 미국역사는 그동안 우리가 잘 알고 있지 못하던, 다뤄지지 않고 지워져 있었으며 잊어졌던 미국 민중들의 분노와 저항 그리고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담아내고 있다.

 

말 그대로 미국의 역사를 거꾸로 뒤집고 있고, 아래로부터 바라보려고 하고 있다.

 

이를테면 콜럼버스의 발견에 대해서 상세하게 다루는 것이 아닌 콜럼버스가 보여주었던 잔혹하고 욕심에 눈이 먼 행동들, 덮어버리고 싶은 모습들을 폭로하고 우리들에게 그 거짓된 모습에 대한 진실을 알려주려고 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하워드 진은 미국의 노예제에 대한 비판과 다양한 분리정책(흑인, 노동자, 여성, 인디언, 소수자 등등), 노동계급과 하층계급에 대한 폭압, 지배계급-상류층의 자신들만을 위한(자신들만의 이해관계 속에서의) 제도와 정책에 대해서 말하려 하고 있다.

 

그리고 항상 생겨나는 그에 대한 저항과 분노를 알려주고 있다.

 

위에서의 지배와 그에 대한 아래로부터의 저항과 분노로 인한 변화가 하워드 진의 기본적인 시각이고 그의 시각은 미국의 지배층-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짙게 깔려 있어서 그의 시선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지도 모르고, 그의 민중들에 대한 올곧은 믿음에 대해서도 부분적으로는 과대평가인 것 같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단지 그런 방식으로 그의 시선과 신념을 바라보고 싶진 않다.

 

지나치게 단순하게 사회의 움직임과 변화 그리고 모든 역학 관계를 설명하는 느낌도 들지만 그걸로 그의 변화에 대한 믿음과 이상을 폄하하고 싶지도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워드 진은 어떤 결정과 선택의 순간에서 배제된 사람들에 대해서 얘기를 하려고 하고 있고, 무언가에 대해서 항상 경고하고 있고, 문제점을 지적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가 말하고 있는 내용들은 논쟁의 여지가 있거나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말할 수는 있을지라도 틀렸다고 말할 수 있지 않다는 것이다.

 

지배세력들이 자신들만을 위해서 그리고 체제유지만을 위한 선택을 보여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그렇기 때문에 항상 최소한의 변화만을 유도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런 방식으로 하워드 진은 미국의 독립을 바라보려고 하고 있고, 인디언에 대한 정책과, 투표권, 여성들의 참정권을 이해하고 있고, 그 수동성에 대한 비판과 우리들에게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할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미국의 지배에 대한 욕망과 팽창에 대한 욕망의 역사를, 내부적으로는 서부개척과 외부적으로는 대외정책에 대해서 어떤 기본적인 입장 속에서 이뤄졌는지를 다루고 있고, 흑인들의 차별과 노동자에 대한 탄압과 그에 대한 저항 그리고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을 겪으며 어떤 혼란이 있었으며 변화가 있었는지를 짧은 방식으로 살펴보고 있다.

 

베트남 전쟁을 전후로 일어난 극심한 갈등과 추악한 이면에 대해서 다루기도 하고, 거세진 여성, 인디언 등의 소수자들의 목소리에 대해서도 바라보기를 잊지 않고 있다.

 

자본주의와 국가주의라는 미국의 가장 핵심이 되는 이데올로기에 대해서 지적하고 있고, 지배세력이 어떻게 그들에게 향해지고 있는 민중들의 불신의 시선을 다른 관심으로 돌리려고 하는지를 수없이 왜곡하려고 하는지를 폭로하려고 하고 있다.

 

무척 긴 역사의 흐름() 중 최대한 중요한 순간들을 다뤄내려고 하고 있지만 역시나 거대한 흐름을 담기에는 어려움이 컸다는 느낌이 들지만 이정도면 그 흐름을 알아가는 첫 시작으로 나쁘진 않을 것 같다.

 

하워드 진은 글을 마치며 결국 어떤 식으로든 민중들은 올바름을 찾을 것이고 그 믿음과 신념 속에서 잠시 잊고 있던 혹은 기억하지 못하고 바라보지 못했던 것들을 알아가기를 멈추지 않도록 우리들을 응원하고 있다.

 

짧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듬성듬성하게 다뤄지는 느낌도 들기는 하지만 가장 중요한 핵심들만을 전달하려고 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의 어두운 그늘에 대해서, 감춰진 민중들의 저항()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흥미를 갖고 읽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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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사유의 기호 - 승효상이 만난 20세기 불멸의 건축들
승효상 지음 / 돌베개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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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과 건축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후,

딱히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알지 못해서 그냥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읽어왔는데, 책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이 전부였기 때문에 제대로 된 이해도 가능하지 못했고 어떤 앎을 원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찾으려고 하는지도 뚜렷하게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흥미가 느껴지고 관심은 계속되었지만 무엇을 알기 위한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스럽기만 하다.

 

그저 눈을 즐겁게 만드는 건물들이 좋아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던 중 인문학 관련 특강을 통해서 건축가 승효상의 강연을 접하게 되었고, 그가 이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가 중 한명이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만 그의 강연에서 다뤄지는 내용들이 단지 책과 몇몇 학자와 건축에 관한 이론적 논의만이 아닌 실제 건축가의 입장에서 접근하는 내용들이라 무척 놀라운 순간이었다.

 

사람에 따라서는 대단치 않을 강연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척 많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강연이었고, 그의 생각과 전망 그리고 신념이 그동안 책들을 통해서 느껴진, 어렴풋하게만 생각되었던 것들이 조금은 정리가 되는 기분이 들어서 무척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렇게 알게 된 건축가 승효상에 대한 관심은 크게 진전되지 않고 그저 관심에만 머물고 있다가 헌책방에서 구한 건축, 사유의 기회를 통해서 처음으로 그의 글을 접하게 되었는데, 이미 강연을 통해서 들려주었던 그의 입장들을 글을 통해서 그리고 앞선 건축의 대가들의 작품들을 통해서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다뤄지는 건축물들 대부분이 유럽에 지어져 있다는 점과 근대 건축에 한해서 다뤄지고 있다는 점을 내용의 한계로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삶을 바꾸기 위한 건축이 시대 우리의 건축이 무엇인지-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그 고민에 대한 대답을 얻기 위해서 그가 직접 접했던 건축들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가 존재하는 공간과 삶을 어떻게 꾸려나가고 구성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귀한 시간-물음을 얻을 수 있었다.

 

내로라하는 건축가들의 대표작들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고(건축가 승효상의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특히 르 코르뷔지에와 루이스 칸에 대해서는 다른 건축가들에 비해서 좀 더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과 도미니크 페로와 같이 자신과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건축가의 작품들도 다루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으며, 그동안 많이 다뤄지지 않던(혹은 책을 통해서 접하지 못했던) 건축가들을 새롭게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되었다.

 

쉽게 읽어낼 수 있는 글과

어려움 없게 읽을 수 있는 글에서 느껴지는 진지한 고민들과 숙고가 건축가 승효상에 대한 첫인상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글이 사람을 알 수 있게 해준다는 말도 잠시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다.

 

나는 얼마나 글을 통해서 나를 말해줄 수 있을까?

어렵고, 쉽지 않을 것 같다.

 

 

 

 

참고 : 무엇을 읽던지 르 코르뷔지에와 미스 반 데어 로에는 빠지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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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틱 리버 - 하 밀리언셀러 클럽 12
데니스 루헤인 지음, 최필원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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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안타까운 시작과 함께

쓰디쓴 결말로 향하는 미스틱 리버는 데니스 루헤인이 켄지 / 제나로 시리즈로 성공을 거둔 하드보일드-범죄소설 작가로서 자신의 경력을 마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어떤 식으로든 동의하도록 만들어 주고 있는 자신만만한 작품이면서(그걸 입증하는 작품이면서) 여전히 범죄소설의 이야기 구조를 잃을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 절충적인 작품이다.

 

기본적으로는 범죄와 사건의 해결과정이 이야기의 중심이고,

그런 진행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들과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지금-현재의 미국 사회를 들춰보도록 하고 있다는 점에서 켄지 / 제나로 시리즈와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의식적으로 이야기에 거대한 드라마를 만들려고 한다는 점에서 켄지 / 제나로 시리즈와의 다른점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인 평가로서는 살인자들의 섬이나 운명의 날과 같은 작품과는 달리 미스틱 리버는 거대한 드라마를 더하는 것에 무척 성공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미스틱 리버 는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딸에 대한 지미의 애틋한 감정과 함께 지미-, 데이브-숀의 만남을 통해서 어린 시절의 친구들이 다시금 만나게 되어 과거와 현재의 사건이 일정하게 연관이 있을 것 같다는 추측을 의도함과 동시에 어렴풋하게만 다뤄지던 데이브의 과거를 적극적으로 끄집어내면서 지미와 데이브의 내면을 설득력 있게 공감하도록 만들고 있다.

 

게다가 숀의 아내와의 갈등까지 더해지고 수렁에 빠지듯 헷갈려져만 가는 사건의 해결과정까지 끼어들면서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지게 된다.

 

하지만 이런 커져만 가고 있는 규모를 데니스 루헤인은 효과적으로 하나씩 설명해고 해결하면서 어려움 없이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고, 그런 능수능란한 진행 덕분에 헷갈림 없이 멋진 이야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지미의 과거와 자신의 본성을 숨기고 살아가는 과정,

그리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금 감춰두던 본성을 드러나게 만드는 결말,

데이브의 어두운 과거와 그 과거로 인해서 삶이 피폐해진 모습

어두운 과거로 인해서 결국 그 스스로 어둠으로 향하게 되어버리는 결말,

그리고 지미와 데이브를 중심으로 하면서 더해지는 숀과 아나베스, 셀레스테를 통해 과거와 현재, 믿음, 신뢰, 사랑, 가족, 인간의 본성, 성폭행-성학대, 망가진 삶, 새로운 삶, 복수와 마지막 추악한 진실과 갑갑함을 남기는 결말까지.

 

거대한 드라마를 만들어내면서 여러 논쟁이 오갈 수 있는 훌륭한 결말까지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 작품이었다.

 

간혹 욕심을 너무 부려서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장면들이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그런 부분적인 문제들은 작품의 완성도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고, 그저 어떻게 끝을 향하게 될지를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읽어나가는 동안 계속해서 궁금해 하도록 만드는 이야기의 힘 덕분에 지루할 틈 없었다.

 

지미

데이브

 

그들 모두 자신들만의 문제들과 내면의 갈등과 어둠을 갖고 있고, 어린 시절의 사건은 그들에게 큰 상처를 안겨주었다.

 

직접적인 상처를 받았던 데이브는 그 상처를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그 자신의 어둠과 내면을 제어하지 못하며 비극으로 향한다면, 반대로 지미는 그것을 참아내고 이겨내면서 자신의 가족과 함께 가장에서만 머물지 않는 좀 더 거대한 존재가 되어버리지만 일정하게는 그에게도 비극이 예감되기도 한다. 그나마 가장 괜찮은 상황인 숀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문제들을 철저하게 해결해내기 보다는 일정하게 덮어내고 이겨내는 선택을 함으로써 파국 직전의 가정을 지켜내게 된다는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위와 같은 의미에서 미스틱 리버는 한편의 범죄소설이고, 거대한 드라마이면서 결국 소년들의 성장담이기도 할 것이다. 그들은 성장하기 위해서 무언가를 참아내고 이겨내야만 하고 때로는 무언가를 덮어내고 감춰야만 할 필요성도 알게 되면서 성장한다.

 

그게 과연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것을 얼마나 동의할 수 있을지는 사람에 따라 다른 의견들이 내세워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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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틱 리버 - 상 밀리언셀러 클럽 11
데니스 루헤인 지음, 최필원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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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스틱 리버는 이미 영화를 통해서 접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작품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최근 데니스 루헤인의 작품들에 많은 흥미를 느껴서(그 흥미의 대부분은 켄지 / 제나로 시리즈이지만...) 책으로도 읽게 되었다.

 

켄지 / 제나로 시리즈 말고는 살인자들의 섬이나 운명의 날과 같은 작품들은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물들이었지만, ‘미스틱 리버는 무척 탄탄한 이야기 구조와 멋진 글솜씨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많아 기대를 갖고 읽고 있는데, 생각만큼 괜찮은 내용과 글재주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데니스 루헤인의 작품이 다 그렇듯 보스턴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켄지 / 제나로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범죄와 함께 그 범죄를 통해서 보스턴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대도시의 풍경과 빈부격차, 사회문제와 같은 논쟁적인 부분들을 언급하며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다.

 

아직까지는 상권만 보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어떤 작품이라고 섣불리 말할 수 없겠지만 충분히 재미나고 흡인력 있는 내용 때문에 아마도 금새 하권도 읽어낼 것 같다.

 

주요 등장인물인 지미와 숀 그리고 데이브가 어린 시절에 겪었던 도저히 잊을 수 없는 사건과 함께 그들이 나이가 들어 또다른 사건을 통해서 서로가 엮어지게 되는 과정은 인상적이라고 볼 수 있고 곳곳에서 묘사되는 도시의 풍경과 각종 등장인물들의 개성 있는 모습은 여러 재미들을 함께 만들어내고 있다.

 

사건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상권은 이야기를 마치고 있기 때문에 서둘러 하권을 읽어야 할 것 같다.

 

이런 글을 쓰는 시간조차 아깝게 느껴질 정도니까.

 

 

 

참고 : 닉 혼비가 어째서 이 작품을 호들갑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칭찬을 했는지 쉽게 이해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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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시간.건축
Sigfried Giedion 지음, 김경준 옮김 / 시공문화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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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각형을 채울 필요는 없다)

 

 

 

읽기도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들고 다니는 것이 더 부담스러웠던

2주 정도의 시간을 들여서 읽었으니 그 기간 동안은 고난의 행군을 하는 기분이었다.

행군하는 것도 아니고... 이건 뭐...

 

지그프리드 기디온의 공간, 시간, 건축은 건축-도시계획에 관한 온갖 내용들을 담아내고 있는 저작이고, 그렇기 때문에 분량도 만만치 않았지만(800) 그런 부담감과 부피로 인한 어려움을 제외한다면 무척 흥미로운 내용으로 가득한 저작이다.

 

한번 읽는다면 여러 지식들을 접하고 얻을 수 있다고 해야 할까?

간간히 무슨 소리를 하는지 이해되지 않을 때도 있기도 하고 건축에 대한 기본지식도 없이 읽어나가서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훑어보는 식으로 읽어서 제대로 이해한 부분이 많지 않기는 하지만 인문학적 시선으로 건축과 도시계획 그리고 관련된 다른 분야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역시나 읽고 이해한 부분보다 넘겨짚게 되는 부분이 더 많을 것 같다.

 

저자인 지그프리드 기디온은 본문에서 다뤄지는 전통과 권위를 앞세우는 학문으로서의 건축(아카데미즘이라고 말하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고, 실제로 그런 입장에서 활동하기도 했기 때문에 그런 입장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쓸모없는 내용으로 가득하다고 말하겠지만 저자의 입장을 옹호하는 사람이라면 건축과 도시계획의 큰 흐름을 알 수 있는 소중한 저작으로 기억될 것 같다.

 

기디온은 1960년대의 건축적-도시적 혼란에 대해서 말을 꺼내며 시작하고 있고, 산업사회의 발전 속에서 급변하고 거대해져만 가는 상황 속에서 건축-도시계획이 변화로 인해서 생겨나는 다양한 요구를 (현재까지는)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음을 말해주며 지금 상황에서 어떤 문제의식과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아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알려주며 시작하고 있다.

 

본문 곳곳에서 이런 고민들과 문제의식 그리고 다양한 질문들을 내놓고 있고 그에 대한 일정한-일관성 있는 대답을 내놓고 있기는 한데, 그런 질문과 대답들이 이전부터 다른 건축과 관련된 책들을 통해서도 일부분 접하기도 했기 때문에 아주 이해하지 못하는 정도는 아니었고, 그동안 읽은 책들을 통해서 어느 정도는 합의가 가능한 결론들도 접했기 때문에 그런 이해와 공감 속에서 읽는다면 좀 더 많은 흥미를 느낄 수 있게 될 것 같기도 하다.

 

지그프리드 기디온은 이런 입장에 대해서 건축만이 아닌 다양한 분야의 논의까지 끌어들여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려고 하고 있고, 그런 노력 덕분의 그의 생각이 좀 더 설득력을 갖게 되는 것 같다.

 

기디온은 건축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우선 시선의 변화에 대해서 언급을 하며 르네상스 시대의 새롭게 등장한 시선-공간 개념(투시도)을 논의하며 그런 시선-공간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그것을 건축과 도시로 확장해서 살펴보고 있고, 다양한 건축물과 도시의 구성, 사회적인 측면을 검토하며 건축-도시의 변화를 파악하려고 하고 있다.

 

유럽의 건축-도시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기디온의 논의는 잠시 방향을 바꿔 건축을 위한 주요 재료인 철과 콘크리트를 다루고 있고, 재료의 변화-발전이 어떻게 결과물(건축-도시)에 영향을 주게 되었는지 파악하려고 하고 있다.

 

이런 내용에서 특히 중요하게 언급되는 것은 에펠탑이었다.

 

여러 혁신가와 혁명가들에 대한 논의 이후 자본주의-산업사회가 요구하는 건축과 도시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를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런 인식의 기초가 있어야만 지금 시대-사회의 요구를 채워줄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한 시대를 대표하는 다양한 건축물과 건축의 흐름을 다뤄낸 다음 현대 건축의 선구자들과 유럽과는 또다른 방식의 발전-변화를 보여주었던 미국의 발전 과정(시카고를 중심으로)을 깊이 있게 파고들려고 하고 있다.

 

피카소와 큐비즘 그리고 미래파로 대표되는 새로운 시선-공간과 시간개념이 현대 건축-도시에 어떤 영향과 관련성을 갖고 있는지, 진보-개선된 건축-건설기술이 어떤 건축적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게 되었는지 논의한 다음 기디온은 흔히들 현대 건축의 5대 거장으로 불리는 이들(꼽히는 인물들이 다를 때가 많지만...)의 대표작들을 본격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발터 그로피우스

르 코르뷔지에

알바 알토

미스 반 데어 로에

이런 5대 거장과 함께 요른 웃존의 대표작들을 검토하며 현대 건축이 무엇을 바라보려고 하고 있고, 어떤 요구들을 채우려고 하고 있는지를 집요하게 묻고 있고 대답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

 

이후의 내용은 다시금 19세기 도시계획부터 지금 현재의 시대가 요구하는 도시가 어떠한 것인지, 어때야만 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다뤄내며 끝을 맺고 있다.

 

도시계획에 대해서 언급할 때, 항상 빠짐없이 등장하는 파리의 오스망에 대해서 상세한 논의가 있기 때문에 오스망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꽤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을 것 같다.

 

기디온은 다양한 검토 이후 나름대로의 결론을 찾아내고 있고, 그 결론에 대해서 충분한 공감과 동의가 가능할 것 같지만 그가 내세우는 결론에 대해서 지지와 반박을 고민하기 보다는 기디온이 갖고 있는 문제의식을 바로 지금 시대와 사회에 적용해서 새로운 대답을 찾아내는 것이 좀 더 생산적인 접근이 될 것 같기도 하다.

 

많은 도움이 된 책이었고,

앞으로도 생각을 이어갈 때 자주 떠올리는 책이 될 것 같다.

 

 

 

 

참고 : 20051106쇄인 책을 읽었는데, 너무 많은 오타와 실수(띄어쓰기와 같은)가 있어서 얼마나 정리가 되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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