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건축의 철학적 모험 4 : 생기론 현대 건축의 철학적 모험 4
장용순 지음 / 미메시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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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위상학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62373358

02 은유와 생성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62881499

03 용해와 내재성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62881558

 

 

 

현대 건축과 현대 철학을 중심으로 다양한 학문들 또는 각각의 분야나 영역들이 어떤 (개별적인 독립성을 인정하면서도) 유사성을 갖고 있고 상대방을 좀 더 설득력 있게 설명해줄 수 있는지를(혹는 보완시켜주고 있는지를), 어떤 (내용과 논의의) 변화들을 보였고 그 변화들과 차이들의 진행이 어땠는지를 (개별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면서도) 종합적으로 탐구하()(하고)있는 현대 건축의 철학적 모험은 지금까지의 기나긴 모험의 마지막을 알리는 4권에서는 질 들뢰즈의 생기론을 중심으로 생기론이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지를, 그 논의가 어떤 흐름 속에서 생겨난 논의인지를 상세하게 살펴보고 있다.

 

개인적으로 들뢰즈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것이 부족하(기만 하), 그의 논의의 핵심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는 생기론에 대해서도 특별히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저자의 논의를 음미하며 읽어내기 보다는 겉핥기로 읽어냈을 뿐이라 충분히 이해하며 읽어냈다고 말하기는 부끄럽기만 하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저자는 쉽게 이해하기가 까다로운 생기론에 대한 논의였는지 생기론의 철학적 계보를 별도로 설명해주고 있어서 아주 읽어내기가 어렵지는 않았었다.

 

이후 저자는 생물학과 진화론, 그리고 현대 건축에서 생기론 적 사유와 밀접하게 연관될 수 있는 건축물들에 대해서 상세하게 검토하고 있는데, 저자의 구분(과거의 건축과 현대의 건축, 전기 구조주의와 후기 구조주의)에 따라 각각의 영역들이 어떤 변화들을 보여주었고, 그 변화들을 통해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과 유사성을 통해서 앞으로 우리들이 어떤 새로운 인식 지평에서 생각을 이어가야만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무척 간단하게 말한다면 기존의 단순한 세계관이 아닌 좀 더 복잡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세계관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것과 그런 변화의 과정과 그 변화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들로 채워진 내용이었는데, 마지막 결론에서 상호간의 영역이 어떻게 주고받을 수 있을지를, 새로운 가능성을 어째서 끊임없이 모색해야만 하는지를, 무언가에 대해서 끝없이 질문을 하는 것에 대해서 등 읽는 이에게 왜 그래야만 하는가? 에 대한 질문들과 함께 저자 나름대로의 결론을 제시하며 또다른 질문을 제시해야만 하고 지금이 아닌 다음을 생각해 보도록 요청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더 넓게 본다면 일종의 시대정신이라고 말할 수 있는 지금 현재의 우리들의 생각의 틀이 어떤 모양으로 이뤄져 있고, 그 틀이 각각의 영역에서 나름대로의 독자성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멀찍이서 본다면 유사함 또한 찾아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지금 시대의 생각의 영역이 어떤 모양을 갖고 있는지, 그 밀접함과 차이 속에서의 가능성과 한계를 생각해보게 되기도 했다.

 

얼마나 많은 것들을 알아야만 하고,

얼마나 많은 것들을 이해해야만 하는지...

도저히 따라갈 수 없고 채워낼 수 없다는 좌절감만을 느끼게 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궁금증을 풀어가며 앎을 넓혀가고 싶다.

 

딱히 어울리지 않는 결론인 것 같지만...

이것 나름대로 근사하게 어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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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악보 - 이론의 교배와 창궐을 위한 불협화음의 비평들 자음과모음 하이브리드 총서 1
최정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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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 모음 출판사에서 발행하고 있는 한국-국내의 (상대적으로) 젊은 연구자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활발한 활동에 대한 결과물인 하이브리드 총서는 제목부터 시작해서 표지 디자인이나 내용 면에서 무척 색다르고 독특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데, 총서의 시작인 사유의 악보 - 이론의 교배와 창궐을 위한 불협화음의 비평들은 각각의 연구자들이 전혀 다른 분야이고 다른 방식의 연구들이기도 하지만 어떤 유사함을 발견할 수 있을지를, 종잡을 수 없는 관심과 논의를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해박한 지식과 앎의 추구 속에서 치열함 또한 느끼도록 만들고 있다.

 

물론, ‘사유의 악보가 하이브리드 총서의 개론서나 입문서로서 이해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유의 악보를 접한다면 하이브리드 총서가 어떤 관심과 연구자들의 결과물들이 발표되는지를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사유의 악보는 저자가 기타리스트이며, 작곡가이기도 해서 무척 어울리는 제목인 것 같고, 제목처럼 아무것도 쓰이지 않은 악보 위에 저자의 다양한 사유들이 하나씩 써지면서 다채롭고 다양한 주제들로 내용은 채워져 있다.

 

사유의 악보는 저자가 이미 여러 방식으로 발표했던 원고들이 모여진 모양새이기는 하지만 미발표 원고들을 추가로 덧붙이고 있기도 해서 단지 그동안 발표한 글들이 모여졌을 뿐인 느낌은 덜하고 내용에서도 하나의 주제 속에서 온갖 것들이 논의되고 있기 때문에 무척 다양한 시각과 내용을 접하는 기분이 들었다.

 

일반적인 인문학 글쓰기를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때때로 조금은 실험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글쓰기를 시도하고 있기도 한데,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다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도 아니기 때문에 읽어내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저자는 최선을 다해서 자신이 말하려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각주를 통해서 성실하게 자신이 말하려고 하는 의도를 전달하려고 해서 어려운 내용들이 많기는 했지만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열심히 읽고 싶어지게 만들고 있다.

 

단호하게 어떤 결론을 내리기 보다는 여러 가능성들을 모색하는 방식이라 뚜렷한 결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지 않게 볼 수 있기도 하겠지만 손쉬운 결론을 찾기 보다는 혼란스러움 속에서 고민의 이어감이 쉽게 논의를 따라가기가 어렵기는 했어도 더 공감이 되기도 했다.

 

워낙 다양한 내용들로 채워져 있고

그 각각의 내용들에서 거론되고 논의되는 학자들도 각기 다르기 때문에 많은 부분들을 지나친 느낌이 들어 아마도 간간히 다시금 펼치게 될 것 같기는 하지만 이해할 수 없었다는 짜증 속에서의 되새김은 아닐 것 같다.

 

즐겁게 다시 펼쳐서 저자의 논의를 음미하게 될 것 같다.

 

 

 

참고 : 논의 중에서 저자는 여러 방식으로 다양한 책들을 소개하고 추천하고 있는데, 그렇게 알려주는 책들 중 하나도 읽은 것이 없다는 것에 큰 좌절감을 느끼게 되기도 했고, 이것 저것 읽고 싶은 책들을 생각해보게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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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코맥 매카시 지음, 임재서 옮김 / 사피엔스21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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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의 작품은 로드를 통해서 처음 접했었고, 이번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두 번째인데, ‘로드와 마찬가지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도 건조함과 함께 무기력함과 피곤함이 느껴지는 글로 구성되어 있다.

 

이야기 자체의 매력과 힘과는 상관없이 어쩔 수 없음에 대해서 말하려고 하고 있는 것 같고,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기도 한 것 같다.

 

운명의 가혹함과 함께

운명을 벗어날 수 없음에 대해서 알려주려는 것 같고

한편으로는 지금 현재를 못마땅한 시선으로 바라보려고도 하는 것 같다.

 

못마땅함

그리고 이해할 수 없음의 원인으로 작품 속에서는 돈과 마약이 대표되고 있고,

그것들에 더해서 안톤 시거를 통해 지난 과거와는 확연하게 다른... 어떤 방식으로도 설명하기가 난감한 존재를 등장시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지금 현재의 공포를 더욱 강조하고 있는데, 안톤 시거에 대한 묘사가 초자연적인 / 종교적인 영역으로까지 나아가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런 이해할 수 없음과 악에 대한 경악으로 가득한 시선은 앞서 말한 무겁기만 하고 짙은 근심으로 가득한 시선과 합쳐져서 더욱 암담하고 벗어날 수 없는 악순환의 굴레를 강조하게 되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위와 같은 정서 속에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작품에 대한 홍보 문구처럼 지옥의 레이스를 벌이고 있는데, 계속해서 도망치는 모스와 그를 뒤쫓는 안톤 시거 그리고 그런 둘 모두를 찾으려고 하면서 근심과 관조의 시선으로 이 시궁창 싸움에 빠져드는 보안관 벨을 통해서 코맥 매카시가 과연 어떤 세상을 담아내려고 의도했는지는 몰라도 최소한 지금 현재의 세상은 그가 바라는 세상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려고 하고 있다는 생각이 크게 틀리진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끝없이 추락하는 기분으로 글을 읽게 만들고 있고,

건조하고 무뚝뚝한 등장인물들의 대사들처럼(하지만 그 간략함 속에 담겨진 통찰력과 세상에 대한 현명함과 서글픔을 느낄 수 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황량함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는데, 어떤 희망과 가능성도 만들어내지 않으면서 모든 절망 속에서 작품을 마무리 짓고 있다는 점에서는 지독할 정도로 비관적인 작품이기는 하지만 바로 그 극단적인 비관을 통해서 우리가 과연 지금 현재를 어떤 식으로 바라보아야 할지를, 어떤 것부터 이겨내고 바꿔내야 할지를 생각해보도록 만들기도 하는 것 같다.

 

작품 속 보안관 벨처럼 그게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떠나고 피하기보다는 다시 한번 더 싸워나가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영화를 통해서 처음 접했고,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영화를 생각하며 읽을 수밖에 없었는데, 다행히도 코맥 매카시의 글이 만들어내는 재미가 영화와 크게 다를 것 없으면서도 또다른 풍경과 정서를 만들어내고 있기도 해서 읽는 재미가 컸고, 재미와 함께 더 강렬하게 읽는 사람을 압도하는 어둠 속의 어둠을 바라보게 만드는 시선은 공포에 다가섬과 함께 벗어남에 대한 간절함을 느끼도록 만들고 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니 덧붙여서 말할 것이 별로 없다.

아직 읽지 않았다면 무더운 여름에 읽기 무척 좋은 소설이라는 말로 마무리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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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와 악순환 - 영원회귀의 체험에 대하여 그린비 크리티컬 컬렉션 10
피에르 클로소프스키 지음, 조성천 옮김 / 그린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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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에 대해서는 항상 관심을 갖고 있고,

니체의 책들이나 니체에 대한 책들이나 나름대로 이것 저것 많이 챙겨보았지만...

도통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생각만 들 뿐이고 무언가를 깨닫기 보다는 점점 더 모르겠다는 생각만 더 커지게 되는 것 같다.

 

좀 더 알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그냥 포기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도 들게 되는데...

아직은 그러고 싶진 않다.

 

니체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 가운데 가장 탁월한 해석 중 하나로 손꼽히고 지금과 같이 니체를 새롭게 이해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영향력 있는 책들 중 하나로 꼽히기는 하지만... 들뢰즈의 니체에 대한 해석처럼 피에르 클로소프스키가 알려주고 있는 니체도 쉽게 접근하기는 어렵게만 느껴지고 무슨 소리를 하려는 것인지 이해하기 보다는 그냥 글자를 읽어내기도 힘든 기분이 들기만 했다.

 

독서를 했다고 말하기 보다는

300쪽이 넘는 글자들을 읽어냈다고 하는 것이 솔직한 말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피에르 클로소프스키의 니체와 악순환에 대해서 할 수 있는 말은 하나도 없다. 그저 니체가 말년에 남긴(그가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다고 사람들이 곧잘 말하게 되는 기간) 글들을 중심으로 니체의 영원회귀와 위버멘쉬와 같은 개념들을 중심으로 복잡한 논의를 끌어내고 있기는 한데, 개인적으로는 어떤 논의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인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고 간간히 흥미로운 논의들이 있기는 했지만 아쉽게도 니체에 대한 앎이 충분하지 않아 논의에 쉽게 빠져들기 보다는 겉돌고 있다는 느낌만 들었다.

 

아마도 니체에 대해서 좀 더 많은 이해와 앎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더 흥미롭고 생각이 풍부해질 수 있는 독서가 될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러기에는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부족하기만 해서 뭐라 말하기가 꺼려지기만 할 뿐이다.

 

어렵게만 느껴져서 짜증스럽거나 불편한 기분으로 읽기도 했지만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거의 이해하지를 못한다는 아쉬움이 가장 컸다.

 

좀 더 니체의 글들을 읽어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 뿐이다.

 

그의 글을 직접 읽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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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서사의 영토 세트 - 전2권 - 실사와 허구 사이, 한문단편소설
임형택 지음 / 태학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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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이 있어서 1편과 2편으로 각기 따로 작성했던 한문서사의 영토에 관한 글을 하나로 합치게 되었다. 어떤 식으로 정리를 해야 할지 고민되기도 했고, 분량의 제한(A4 1)도 있어서 쉽게 갈피를 잡을 수 없었는데, 개인적인 생각을 제외한 기본적인 정보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어떤 방식의 글이 적절한 방식인지는 쉽게 판단할 수 없고,

이런 방식의 정리가 맞는 방식인지도 의문스럽기는 하지만...

나로서는 이게 최선인 것 같다는 생각이다.

 

쉽게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어렵기만 했다.

 

주말에 잠깐 시간을 내면 되리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고, 그래서인지 결국은대충 정리했을 뿐이다.

이리저리 정리를 해보다가 포기하고 가벼운 기분으로 써냈을 뿐이다.

 

읽어보고 검토하는 것은 아예 생각하지도 못했다.

 

줄이고 줄이는 것도 재주가 필요한 것 같다.

물론, 늘리고 늘리는 것도 재주가 필요할 것이다.

 

줄이게 된 이유는... 좀 더 명확해지면 별도의 글을 작성하겠다.

별 것 아니고... 그저 그런 이유다.




우리에게 조선시대는 삼강오륜으로 대표되는 유교사상과 도덕관념, 양반과 평민으로 크게 구분되던 신분제 시대로, 오래된 과거로 막연하게 떠올려지게 될 것 같은데, ‘한문서사의 영토는 그런 막연하게 떠올려지고 선입견을 갖고 생각되는 조선시대에 대해서 좀 더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들고 있고, 단순하게 이해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는 것을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서 알 수 있고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딱딱하게만 느껴지던 시대가 생각 이상으로 역동적이고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조선시대에 대한 불투명하게 알고 있던 생각들을 보다 선명하게 만들어주고 있기도 하고, 조선 초기부터 시대 순으로 수록된 단편소설들은 조선시대에 대한 이해를 높여줌과 동시에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서 이야기 자체의 매력도 함께 담아내고 있다.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이야기로 꾸몄거나 실존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정리한 내용들도 있고, 과거의 고전을 재해석하거나 새로운 이야기를 창작하는 등 한문서사의 영토에 수록된 많은 이야기들은 이야기의 구성과 구조에서 비슷한 점들이 많은 만큼 차이점들도 많았는데, 다채로운 이야기를 통해서 교과서를 통한 지식만이 있던 우리들에게 조선시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의 모습들도 생각해볼 수 있도록, 우리들과 별다를 것 없던 선조들의 삶을 잠시남아 엿볼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모든 이야기가 빼어난 재미를 안겨준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누구나 작품을 읽다보면 수록된 이야기들의 다채로움에 놀라움을 느낄 것 같고, 조선 초기부터 근대화가 진행되기 직전까지의 한문단편소설들을 번역자 나름대로의 기준에 따라 시기 순으로 작품을 채우고 있어서 기묘하고 독특한 내용들도 많지만 조선시대 민중들의 삶을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작품들도 많아 읽는 재미와 함께 읽는 과정을 통해서 알게 모르게 조선시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의도하고 있기도 하다.


조선시대 왕들의 이름이나 궁중에서의 암투와 갈등만을 공부했던 우리들로서는 전혀 다른 시대의 모습을 확인하게 되는데, 읽는 사람의 방식에 따라 다양한 읽기와 해석이 가능하기도 하고 번역자가 직접 이야기의 배경에 대해서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에 조선시대에 대해서 별다른 지식이 없다고 해도 어려움 없이 읽어낼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조선 초기 작품들이 다양하고 자유분방한 소재와 이야기들이 많았던 반면에 이야기의 완성도에서는 아쉬움이 느껴졌었다면, 반대로 조선 후기의 작품들은 이야기 구조와 구성에서는 완성되었으나 이야기 자체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에서 시대가 기울어져 가면서 이야기는 사라지고 형식의 완성만이 남겨진다는 안타까운 결론을 내려지게 되기도 했다.


이런 이야기의 변화들을 통해서도 점차 진행되어갔던 조선의 몰락과 경직되어가기만 했던 사회의 풍경을 추측할 수 있게 되기도 하고, 그 시대의 중심적인 이념들을 강조하는 이야기들과 반대로 그 이념들에서 벗어나려고 하거나 무너뜨리려고 하는 이야기들을 통해서 각각의 이야기들이 단순히 재미를 만들어내는 이야기에 불과하면서도 그 시대를 말하기도 하고 그 시대를 부정하기도 하다는 점을 생각하게 되기도 했다.


견고하게 박제된 조선시대가 아닌 다양한 사람들이 숨쉬던 시대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충분할 것 같고, 그런 의미들을 떠나서 다양한 이야기꾼들이 남긴 풍요롭고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통해서 우리가 그동안 알려고 하지도 않았지만 알지도 못했던 새로운 지평 위에 우리를 향하도록 만들고 있다. 수많은 시간을 이겨내서 남겨진 이야기들이고, 그 이야기들을 읽으며 우리는 선조들의 삶과 지혜들을 접하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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