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전집 2 (양장) - 네 사람의 서명 셜록 홈즈 시리즈 2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 / 황금가지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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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20739096

 

 

 

뭔가 상징적인 느낌을 갖게 만드는 제목의 네 사람의 서명은 깊은 인상을 만들었던 셜록 홈즈 시리즈의 첫 작품인 주홍색 연구의 다음 작품이기 때문에 조금은 덜 주목받게 되는 작품인데, 개인적으로도 뚜렷한 인상을 주지 못하고 애매한 느낌으로 남게 되는 작품이 되는 것 같다.

 

셜록 홈즈를 곁에서 관찰하는 존 왓슨의 호기심이 상대적으로 덜 다뤄지고 있기 때문에 강렬한 개성의 셜록 홈즈를 더 자세하게 다뤄내지 못하고 있고, 그렇다고 작품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갖고 있는 신비함이나 기괴함이 도드라지고 있지도 않기 때문인지 어쩐지 평범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되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인지 오히려 존 왓슨의 사랑이 더 관심을 갖게 만들게 되는데, 그런 낭만적인 요소가 이 작품을 더 빛나게 만들지도 않기 때문에 그저 다양한 요소들이 다뤄지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셜록 홈즈가 끊임없이 말하는 논리와 객관 그리고 추리에 대해서 주홍색 연구처럼 좀 더 비중을 주고 다뤄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어쩌면 큰 의미를 찾을 수 없는 반복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전체적인 짜임새는 보다 좋아졌지만 강렬함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찾게 되는 것 같다.

 

그나마 이야기 구성이 절단되고 분할된 주홍색 연구에 비해서는 전체적인 구성이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매력적인 이야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조금은 느슨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기 때문인지 다른 셜록 홈즈 시리즈들 중에서 유독 무덤덤하게 읽게 되는 것 같다.

 

셜록 홈즈의 후기작들처럼 뭔가 부족함을 찾게 된다.

 

아마도 셜록 홈즈의 개성을 잘 살려내지 못해서 그런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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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전집 1 (양장) - 주홍색 연구 셜록 홈즈 시리즈 1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 / 황금가지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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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19926722

참고 : http://blog.naver.com/ghost0221/60200980487

 

 

 

 

무언가를 반복해서 읽는다는 것은 여러 의미가 있을 것이다.

무척 중요하다는 뜻도 있겠지만, 반복을 통해서 무언가를 계속해서 확인하거나 읽고 기억하는 것을 넘어서 어떤 일부분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뜻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셜록 홈즈가 주홍색 연구에서 말해주고 있는 추리라는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을 뿐이고 조금이라도 시들지 않게 되는 것 같다.

 

조금이라도 닮았으면

약간이라도 나도 그렇게 되었으면

 

셜록 홈즈의 그 괴팍함과 까다로움이

그러면서도 탁월함과 해박함이

 

그가 보여주고 있는 뛰어난 관찰력과 그 관찰을 통해서 모든 과정들을 분석해내는 솜씨가 항상 감탄하게 만들고 반복해서 그 과정을 확인하게 만드는 것 같다.

 

다소 과장된 부분도 없진 않겠지만 그 그럴싸한 과정들과 관찰과 분석의 흐름들이 항상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인지 사건에 대해서도 그리고 그 사건의 해결-사연에 대해서도 무관심하게 읽어버리면서도 어떤 식으로 알아가게 되고 밝혀내게 되는지에 대한 논리-분석의 과정 자체에는 많은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약간은 엉뚱한 독서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걸 반복하고 계속해서 확인하는 것이 셜록 홈즈 시리즈를 끊임없이 다시 읽는 이유일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도 다시금 읽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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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근의 해고일기 - 쌍용차 투쟁 기록 2009-2014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22
이창근 지음 / 오월의봄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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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내용의 글은 아니지만 쉽게 읽혀지지 않는 글이 있다.

 

무언가를 생각나게 만드는,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게 만드는 글일 경우 책일 읽다가도 잠시 책을 덮고 그 생각을 따르게 되는 경우가 그렇다. 그게 아니면 글이 만들어내는 마음 아픔으로 인해서 쉽게 읽혀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들 말고도 여러 경우들이 있기는 하지만 대개는 그런 경우들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창근의 해고일기는 어떤 식으로도 쉽사리 읽혀지지가 않게 되는 책인 것 같다.

 

마음도 아프고

부끄럽기도 하고

여러 생각들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내가 이렇게 무관심하게 살아왔던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기도 하고, 그동안 나는 도대체 뭘하고 지냈나? 라는 자괴감에 빠지게 되기도 한다.

 

저자인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이창근(정확한 직책은 아마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책기획실장으로 알고 있다)‘... 해고일기를 통해서 단지 쌍용자동차 문제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명박 정권 이후 (꼭 이명박 정권 이후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이미 이전부터도 있었던 문제들이라고 생각한다) 일어났던-벌어졌던 (노동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 외의 문제들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온갖 한국사회의 문제들을 두루 살피면서 저자의 글을 읽는 이들에게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를-있어왔는지를 그리고 어떤 행동-판단이 필요한지를 자세히 말해주고 있고 그 스스로의 생각-마음을 글을 통해서 다잡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의 글은 누군가를 대상으로 한 글이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자기 자신에게 향하기도 하는 글이기도 한 것 같다.

 

저자의 글은 매섭다기 보다는 깊고 진득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의 글에서는 핏발선 분노로 얼룩져 있다는 느낌보다는 낭패감과 좌절, 지금까지의 고된 시간과 앞으로의 고된 시간에 대한 절망감과 피곤함을 좀 더 많이 느끼게 된다. 물론, 한국사회가 갖고 있는 온갖 문제들과 부조리를 직접 경험하기도 하고 많이 지켜봤기 때문에 들끓는 분노가 곳곳에서 느껴지기도 하고, 냉소적이거나 환멸하지 않고 계속해서 울분을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분노에 몸을 가누지 못하며 침을 튀기며 주장하는 느낌이 들기 보다는 최대한 인내하고 곧장 내뱉기 보다는 목안 속에서 오래 머물게 한 다음 꺼내는 분노인 것 같기에 차분함을 느끼게 될 때도 있고 고이 간직한 뜨거움을 글로 정돈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그래서일까? 글이 글로 읽혀지기 보다는 여러 감정들로 읽혀지게 되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그의 글에서는 깊은 감정만이 아닌 통찰력과 날카로움이 숨겨져 있기도 하다. 분석력이 뛰어난 이들의 (이를테면 학자들이) 예리하면서도 어쩐지 너무 차가움이 커서 (혹은 분석에 기울어져서) 직접적으로 고통 받는 이들의 힘겨움을 놓치는 경우가 아닌, 저자의 글은 현장의 목소리를 그리고 내몰려진 사람들의 응어리와 감정을 최대한 담아내면서도 그 감정에 매몰되기 보다는 일정한 거리감을 갖고 지켜보려는 노력이 있기 때문에 여러 복잡함 속에서 가장 적절한 판단이란 무엇인지를 설득력 있게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의미 있는 글과 시각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이런 글을 쉽게 보아서는 안 될 것 같고

되도록 많이 곱씹어보고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닮고 싶은 점들이 무척 많다.

쉽게 닮을 수 없겠지만.

 

용산참사와 쌍용자동차로 대표되는 한국사회의 급격한 보수화 (혹은 좋지 않은 의미에서의 원상복귀) 가 어느 정도 수준이었고, 어떤 문제들을 불거지게 만들었는지는 좀 더 시간이 흘러야만 더 정확하게 알 수 있겠지만 그 짧은 시간동안 일어난 온갖 문제들을 생각한다면 앞으로의 한국사회는 좀 더 극심하고 참혹하기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저자는 그 힘겨운 과정-싸움과 고통의 한가운데에서 무엇이 문제인지를 그리고 가장 시급하게 요구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고 절망 속에서 그래도 희망을 찾아보려고 애써보고 있다.

 

쌍용자동차부터 세월호까지

 

저자는 한국사회에서 가장 첨예한 대립이 벌어지는 순간들 속으로 향하면서 그리고 여전히 쌍용자동차와 관련된 투쟁을 계속하면서 우리들이 놓치고 있고 무관심하게 지나치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주변으로 구석으로 밀려나고 있을 뿐이고 도무지 바뀌지 않고 나아지지 않는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함께 연대해주기를 간곡하게 부탁하고 있다. 그리고 그 요청은 쉽게 거절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물론, 그렇다고 게으름으로 가득한 내가, 비겁함과 변명을 더 쉽게 찾으려는 내가 그 모든 순간을 함께하겠다고 말할 수 없겠지만. 최소한 함께 지켜보고 고민해야 할 것 같다는 깨달음은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좋은 글들이다.

뜨거운 글들이기도 하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쓰러움을 느끼는 글들이기도 했다.

승리가 아닌 패배로 얼룩진 글들이기 때문에 더 좋아지기 보다는 더 나빠지는 과정들만을 확인할 수 있었기에 마음 편하게 읽혀지진 않는 것 같다.

 

그럼에도 읽게 만든다.

어쩔 수 있나?

저자가 바라보고 들려주는 것이 현실이니... 그저 같이 지켜보며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될 수밖에.

 

어쨌든, 읽어라.

우선은 읽어라.

그런 다음에 뭐든 말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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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일기
미셸 투르니에 지음, 김화영 옮김 / 현대문학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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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과정 끝에서 외면일기가 손에 들어오게 되었는지 말하고 싶지는 않다. 어쩌면 외면일기가 손안에 들어오는 과정이 좀 더 흥미진진하고 관심을 갖게 될 것 같기는 하지만 그건 순전히 개인적인 경험이고 그걸 누구와도 함께 나누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저 여러 사연들과 우연들 혹은 운명이 곁들여져 손에 들어올 수 있었다고 말하게 될 뿐이다.

 

책은 그렇게 그것 자체로도 여러 이야기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게 때로는 기쁘기도 하지만 때로는 슬프기도 하다.

 

미셸 투르니에의 외면일기는 그런 의미에서 내용보다는 그걸 알게 된 혹은 접하게 된 사연이 더 중요하게 된 책이 될 것 같다.

 

하지만 그래봤자 뭐하겠는가?

그건 그저 나와 관련된 무언가일 뿐이다.

 

미셸 투르니에가 얼마나 위대한 작가인지 혹은 드높은 명성으로 가득한지는 자세히 알고 있지는 않다. 언뜻 보아서는 그가 생각보다 더 널리 알려지고 칭송받는 작가인 것 같기는 하지만 그의 외면일기만을 읽고 생각한다면 무척 이름 높은 작가이기는 하지만 그는 그것에 대해서 되도록 의식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고, 그것에 신경 쓰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글을 혹은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만 들게 된다.

 

일종의 산문집이고

산문집이기 보다는 끄적거린 글들의 모음집처럼

이곳저곳에 두서없이 적어두었던 글들을 모아놓은 것 같은 (모아놓았을 뿐인 것 같은) ‘외면일기는 한편으로는 소품 이상의 의미는 없을 것 같으면서도 때때로 깊은 통찰력을 혹은 온갖 장난기와 짓궂음 그리고 삶에 대한 여러 인상적인 생각들을 확인할 수 있기에 미셸 투르니에의 명성과 혹은 그가 발표한 작품들과는 별개로 미셸 투르니에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무척 솔직하게 알려주고 있으면서도 그가 바라보는 세상과 삶에 대한 관점을 통해서 우리들의 삶을 잠시 되돌아볼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는 나이든 노인이 들려주는 현명함을 확인할 수 있기도 하겠지만 그것보다는 약간은 싸늘함이 가미된 삶의 통찰력들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 더 적절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따스하지만 때때로 날카로움을 숨기려고 하지 않는다.

어쨌든, 미셸 투르니에의 생각이 맞든 틀리든 귀를 기울이게 되고 잠시 그의 생각을 음미하게 된다.

 

어떤 글들은 잠시 책읽기를 멈추고 함께 그 생각에 몰두하게 되기도 하고, 어떤 순간은 실없는 농담처럼 느껴지면서 대충 읽어버리게 될 때도 있지만, 때때로 스쳐질 때도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생각지도 않는 관점들을 무덤덤하게 혹은 능청스럽게 던져주고 있기 때문에 약간은 얼떨떨한 기분으로 그 생각들을 함께 고민해보기도 하고 잠시 그 생각 속에서 머물러보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누구나 생각할만한 혹은 누구나 쓸 수 있을만한 글일지도 모르겠지만 이처럼 다채로운 생각들을 흥미롭게 꾸며내는 것도 능력이라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에 쉽게 읽어낼 수 있으면서도 나름대로 재미를 혹은 기분 좋은 여운을 만들어내는 외면일기는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잠시 쉬어가는 기분으로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선물은 무척 고맙게 느껴진다.

 

나 또한 내가 끄적거린 글들이 깊은 영감을 주진 못할지라도 잠시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게 되는, 혹은 조금이라도 그 글에 빠져들 수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아무런 의미도 없는 글이 된다면 그것처럼 슬픈 일도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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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위한 변명 한길그레이트북스 10
마르크 블로크 지음, 고봉만 옮김 / 한길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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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blog.naver.com/ghost0221/60057954663

 

 

 

 

아빠, 도대체 역사란 무엇에 쓰는 것인지 저에게 설명 좀 해주세요

 

 

위대한 학자의 위대한 저작의 시작은 이처럼 사소한 질문에서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별 것 아니라는 듯이 대수롭지 않게 대답해도 괜찮았을 질문에서 시작했지만 마르크 블로크는 그 별 것 아님에서 깊은 이해와 고민을 그리고 여러 편견과 오해들에 대한 대답을 만들어내고 있다.

 

사려 깊고 명확하다.

그동안 생각하고만 있었던 여러 논의들을 좀 더 다듬어내고 세밀하게 검토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역사란 무엇인지를 최선을 다해서 알려주고 하고 있다.

 

마르크 블로크의 역사를 위한 변명은 이처럼 역사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역사를 어떤 식으로 이해하고 생각해야 할지를 (그 자신의 생각을) 말해주면서 많은 사람들이 역사를 오해하거나 무의미하게 생각하는 입장들에 대한 성숙한-준엄한 반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반박... 이기 보다는 좀 더 정확하게 말해서는 역사에 대한 옹호로 가득한 주장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의미에서 변명이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

 

하나의 완성이 아닌 미완성된 저작이기는 하지만 해박함과 함께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역사가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면서 쉽게 지나칠 수 있고 놓치게 될 수 있는 자칫 오해할 수 있는 여러 측면들을 세심하게 알려주고 있기도 한 역사를 위한 변명은 역사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어떤 것을 파악하는 (알아가고 분석하는) 과정을 알기 쉽고 빈틈없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과 이해 그리고 판단과 고려가 필요한지를 잘 알려주고 있다.

 

예전에 읽어보기는 했지만 워낙 이해력이 부족해서 별다른 감동 없이 읽어냈을 뿐이었는데, 갑작스럽게 다시금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읽게 되니 무척 놀라운 내용으로 가득하고 그 빼어남에 감탄을 거듭하게 되어버려서 무척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어째서 처음 접했을 때는 아무런 생각도 존경도 느끼지 못했던 것일까?

그만큼 무언가를 제대로 읽어내는 능력이 부족하기만 한 것 같다.

 

역사란 무엇인지를

인간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지를

관찰과 증거 그리고 비판적 이해를

어떤 판단과 조건과 원인을 가려내야 할 것인지를

무엇을 고려해야 하고 어떤 기준을 갖고 있어야 할 것인지를

 

단순히 과거를 되살려내고 파악하려는 시도에서 벗어나 (과거에 빠져들어 그 시대에만 침잠해 있고 매여져 있는 것이 아닌) 과거를 복원하고 이해하면서() 그걸 현재와 미래에 연결시키려고 하는 대담한 시도를 제안하는 마르크 블로크의 입장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면서 (역사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생각해야 할지를 혹은 지켜보고 판단해야 할지를 많이 고민하게 되고 생각해보게 된다.

 

워낙 위대한 저작이라 많은 이들이 역사를...’에 대해서 언급했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다른 설명을 덧붙일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무척 풍부하고 다채로운 생각들을 접할 수 있으면서 마르크 블로크가 자신이 빠져든 학문에 대한 절절한 사랑 또한 솔직하면서도 아름답게 얘기해주고 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학문적 논의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연애편지를 읽는 느낌도 들게 된다.

 

다들 자신처럼 함께 사랑에 빠지자고 권하고 있다.

무슨 수로 그와 함께하기를 거절할 수 있겠는가?

 

애정으로 가득한 시선과 입장이면서도 그러면서도 학문적으로도 (엄정함과 공정함 그리고 객관성을 잃지 않으려고 하는) 탁월한 생각들로 가득하기 때문에 그저 감탄을 거듭하며 그의 생각을 뒤쫓게 될 뿐인 것 같다.

 

한없이 존경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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