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건축
쿠마 켄고 지음, 임태희 옮김 / 안그라픽스 / 201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쿠마 켄고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약한 건축을 통해서였다. 그때 읽으면서 들은 기분은 그의 생각에 쉽게 공감하기 보다는 이해될 것 같으면서도 어쩐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는 생각이었다. 그의 입장이 어렴풋하게만 알 것 같았다.

 

근대 건축의 중요한 부분들을 다루면서 자신의 건축들을 통해서 그의 입장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려는 것 같았지만 뭔가 초점이 잘 잡혀있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도 근대 건축의 큰 흐름을 살펴보면서 그 흐름과는 다른 입장을 가졌던 이들과 자신의 생각을 흥미롭게 엮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

 

이후에 읽은 , 건축가 구마 겐고는 애매하게만 생각되었던 쿠마 켄고에 대해서 좀 더 알 수 있는 내용으로 되어 있었다. 일종의 자서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 책에서 어떻게 성장했는지, 최근 건축계에 대한 생각, 어떻게 경력을 쌓았고 명성을 얻었는지, 건축에 대한 철학과 입장 등 여러 가지를 진솔하게 알려주고 있고 인간으로서 건축으로서 좀 더 쿠마 켄고를 알게 되는 기회였고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다가 접하게 된 자연스러운 건축약한 건축에 비해서 쿠마 켄고가 건축에 대해서 어떤 입장과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더 상세하고 뚜렷하게 말해주고 있고 자신의 생각에 대한 확신을 느낄 수 있는 내용이었다.

 

그는 근대 건축, 20세기의 건축의 장점들을 모조리 부정하지는 않지만 그것이 갖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서 지적하며 어떤 대안과 극복이 가능할 것인지 자신의 생각을 그리고 실제 건축을 통해서 대답해보고 있다.

 

그동안 도심에서 떨어진 지방에서 어떤 시도들을 해왔는지 알려주며 그 결과물들을 통해서 어떤 건축을 목표하는지를 하나씩 설명해주고 있다.

 

쿠마 켄고는 르 코르뷔지에나 미스 반 데어 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부정하는 평가를 하고 있고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에 대해서는 반대로 자주 언급하고 주목하고 있다. 본인이 관심을 갖게 된 이유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주며 건축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 답을 찾는 과정에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건축이 어떤 식으로 실마리를 만들어주는지를 그리고 그 지역의 특수성을 어째서 놓치지 말아야 하는지를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시간에 쫓기며 작업해야 하는 큰 규모의 건축이 아닌 지방에서 예산의 한계에 한숨을 쉴 때도 있지만 보다 창의적일 수 있고 어느 정도 재량이 주어져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건축을 다듬어내고 실현시켜보고 있다.

 

책의 제목 자연스러운 건축은 처음에는 가벼운 의미로서 이해됐지만 책을 읽은 다음에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오게 된다. 그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은 건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쉽게 정의내릴 수 없는 건축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과연 어떤 식으로 가능할지 계속해서 고민해야만 하는 건축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쿠마 켄고가 어떻게 그 장소에 알맞은 건축을 생각해내고 반대하고 난색하는 사람들을 어렵사리 설득시켜가며 목표하는 (자연스러운) 건축을 완성했는지를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읽는 재미가 있고 읽으면서 건축에 대해서만이 아닌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해보게 해주고 있다.

 

뛰어난 건축가이면서도 글재주도 있는 쿠마 켄고인지라 그의 생각을 잘 정리해서 설명하고 있으며 완성하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고 무슨 이유에서 그런 식으로 만들었는지를 흥미롭게 설명해주고 있다.

 

이유를 알게 되니 좀 더 돋보이고 관심이 가지만 건축이라는 것이 단순한 감상의 대상은 아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지켜내면서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지 끊임없는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려운 줄타기일 것 같다.

 

어떤 건축이 진정한 건축인지는 알 수 없지만 쿠마 켄고가 시도하는 자연스러운 건축은 건축에 대한 여러 입장 중에서 조금은 독특하다고 말할 수 있을 생각일 것 같다. 그의 생각을 따르기에는 여러 가지로 많은 능력이 필요할 것 같지만 건축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버려서는 안 될 생각일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대가 본 이 거리를 말하라 - 서현의 우리도시기행
서현 지음 / 효형출판 / 1999년 9월
평점 :
절판


0. 이 거리의 그림을 그리려면

1. 너희가 종로를 아느냐

2. 세종로, 누구의 거리인가

3. 수원 화성, 그 위대한 역사를 노래하라

4. 권력이 밟고 지나간 자국, 소공로

5. 전주, 그 참을 수 없는 전통의 무거움

6. 인사동길, 잘린 길과 이어진 역사

7. 태평로, 오늘도 숭례문이 그리 울고 있거늘

8. 군산, 탁류에 휩쓸려간 서러운 역사

9. 그늘진 청계천, 그 알 수 없는 수렁

10. 영광이여 다시 한 번, 서울 남대문시장

11. 부산 광복동, 일본에서 우리로, 나에서 우리로

12. 누가 대학로에 돌을 던지는가

13. 뜨내기만 남는 곳, 연대 앞 신촌길

14. 광주 금남로에 햇살은 언제 비치려나

15. 이태원길, 그 상처는 언제나 아물려나

16. 여의도공원, 시민의 공간을 향하여 가라

17. 거리의 얼굴, 간판인가 현판인가

18. 영등포역 앞의 분홍 타일과 붉은 등불

19. 정동진 가는 기차는 청량리역에서 떠난다

20. 한강다리여, 건강한 근육과 뼈대를 보여다오

21. 테헤란로, 열매의 향기는 어디서 오는가

22. 압구정동에는 압구정이 없다

23. 서울 강남의 보도, 사람은 남고 자동차는 가라

24. 우리들의 일그러진 유토피아, 일산 주택단지

25. 우리 거리의 피부, 사춘기인가 갱년기인가

26. 시민이여, 이 거리에  침을 뱉어라






건축에 대한 관심은 그리고 좀 더 확장시켜 도시와 공간에 대한 관심은 계속해서 있어왔고 관련된 책들을 이것저것 읽어봤지만 그리 아는 것이 많아진 것 같지는 않다. 그냥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 꾸준하게 찾고 있고 읽고 있기만 한 것 같다.


그래도 좀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은 여전히 있다. 


건축가 서현의 책은 여러 권 읽었었다. 저자의 관점이 좋기도 하고 어렵지 않게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도시와 건축에 대해서 모르던 부분을 많이 알게 해주기도 해서 좋았고 그래서인지 좀 더 저자의 생각을 알아보고 싶었다.


저자가 발표한 책들 중 읽어보지 못했던 ‘그대가 본 이 거리를 말하라’ 는 1999년에 발표된 책이고 신문(동아일보)에 연재되던 글을 책으로 다시 다듬었기 때문에 짧은 분량의 글들로 채워져 있고 (당연히) 서울을 중심으로 도시와 거리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내놓고 있다.


저자의 관점은 기본적으로는 그리 호의적이지는 않다. 도시와 거리에 대해서 여러 쓴소리를 하고 있고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반박하고 싶은 부분도 있을 것이고 어쩔 수 없는 사정을 말하고 싶기도 하겠지만 문제점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저자의 생각은 무분별하고 무계획적으로 성장만능과 이익극대화에만 몰두한 잘못된 생각에 이끌려 도시와 공간 그리고 건물과 거리가 엉망진창이 되어버렸고 그 원인과 문제점에 대해서 살펴보고 있고 어떤 해결책이 가능한지를 고민하고 있다.


책이 발표된 때보다 너무 나중에 읽어서인지 그때 당시의 상황과는 많이 다른 시기라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저자는 어떻게 생각할까? 라는 궁금함도 있지만 아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대답을 들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는 좀 더 시간을 단축시키고 더 큰 이익에만 눈이 벌게져 있을 뿐이다.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에만 한정하지 않고 수도권 주요 도시부터 지방 중심지까지 다루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모르던 곳들을 알 수 있어 좋았고 단순히 문제점과 잘못된 부분들에 대한 지적만이 아닌 일정하게는 어떤 해결방안이 있는지에 대한 고민까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조금은 익숙한 곳들을 혹은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곳들을 논의의 대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라도 그곳을 찾게 됐을 때 어떤 이유로 그곳을 논의하려고 했던 것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도 될 것 같다.


한국의 거리는 아직까지도 뭔가 정돈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은 누구나 하고 있을 것 같고 좀 더 개선해야 할 것들이 있다는 것도 다들 공감할 것 같다. 다만 그 해결을 위해서 지금처럼 짧은 시간에 마구잡이로 이뤄져서 다른 문제점이 만들어지는 악순환이 있어왔다는 것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기에 앞으로의 방식은 좀 더 긴 안목으로 저자가 바라보듯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면서 차근차근 대안을 찾아야만 할 것 같다.


저자의 생각이 무조건 옳은 것도 아닐 것이고 저자의 생각에만 기대야 할 것이 아니니 우리들 모두 함께 고민하고 문제점을 찾아가며 우리들에게 어울리는 도시와 거리를 우리들 스스로가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총 균 쇠 (무선 제작) - 무기.병균.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개정증보판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참고 : https://namu.wiki/w/%EC%B4%9D%2C%20%EA%B7%A0%2C%20%EC%87%A0






인류의 역사

문명의 불평등한 발전의 이유


13,000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화와 문명의 흐름을 하나의 일관된 입장에서 풀어내고 있는 ‘총 균 쇠’는 그 방대한 시대에 걸친 변화에 대해서 대략적인 방식이 아닌 정교한 풀이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읽는 사람을 압도하고 있고 촘촘한 논리와 단단한 설득력으로 적극적으로 혹은 일정정도 저자의 생각에 공감하고 동의하게 된다.


길고 긴 시간의 흐름을 다루고 있고 책의 부피 또한 읽어내기가 만만하지 않음을 느끼도록 해주고 있어서 그리고 다양한 사례들과 여러 영역을 넘나들며 논증을 하고 있기 때문에 꽤 오랜 기간에 걸쳐서 읽게 됐고 그래서인지 전체적인 논의의 흐름은 알아가면서 읽어냈지만 군데군데 놓치거나 이해가 좀처럼 쉽지 않은 부분은 얼렁뚱땅 읽어내기도 했다.


저자는 무척 단순하고 간단한 문제의식으로 시작해서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읽어내고 있다. 문명의 발전이 어째서 다른 속도로 진행되었는지 지배와 피지배는 어떤 이유로 인해서인지 등 여러 질문들을 총 균 쇠로 함축하고 있고 흥미롭게 자신의 생각을 하나씩 설명해주고 있다.


“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행된 것은 각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차이 때문이다” 라는 생각을 내세우며 저자는 인간 사회가 발전하는 과정에서의 여러 다른 진행이 이뤄지게 된 원인과 이유를 인류의 시작부터 현재의 역사적 과정을 살펴보며 설득력 있게 자신의 생각을 내놓고 있다.


워낙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고 있고 방대한 역사적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때때로 아는 것이 부족한 분야에 대한 설명은 읽어내기 쉽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어렵게 읽어내기는 했지만 읽는 것을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곤란한 수준은 아니었다.


식량생산이나 정치체제와 같은 물적 토대와 제도적인 부분에 대해서 무척 강조하고 있고 문자와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의미에서 중요한지도 잘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에 저자의 생각을 받아들인다면 어째서 그런 부분들을 주목하고 변화의 큰 동력이 되는지 잘 이해할 수 있다.


발전된 결과를 강조하기 보다는 과정 속에서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를 계속해서 중요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저자의 접근 방식을 다른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을 것 같고 실제로도 여러 영역에서 저자의 분석과 접근방식을 많이 참고하고 있는 것 같다.


저자가 자신의 주장에 대한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서인지 지루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고 여러 예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읽기가 답답하기도 하겠지만 흥미로운 입장과 생각지도 못한 의견이 여러 가지를 다각도로 생각해볼 수 있어 무척 인상적인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읽는 과정이 어렵기는 했지만 읽어낸 보람이 있는 책이었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읽어보기를 추천하게 되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은유로서의 질병 이후 오퍼스 9
수잔 손택 지음, 이재원 옮김 / 이후 / 2002년 12월
평점 :
품절


수전 손택의 은유로서의 질병을 간단하게 말한다면 지금까지 글쓴이가 발표한 책들 중에서 가장 쉽게 읽혀지고 이해되는 글이었다.

 

어떤 것에 대해서 말하려고 하고 어떤 동의와 설득을 하려고 하는지 무척 명확하게 접근하려고 하는 글이었다. 그만큼 자신의 생각을 많은 이들에게 전달하고 공감해주길 바랬던 것은 아닐까?

 

그동안 글쓴이의 글을 읽을 때마다 이리 꼬고 저리 꼬는 기분이 들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은유...’(저자의 생각을 모두 다 이해했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할 수 없지만) 생명에 치명적인 위협을 주는 질병(결핵과 암, 매독과 에이즈)에 대해서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오해를 하고 왜곡된 인식을 하고 있으며, 사회적 정치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인 측면과 일반적인 정서에서 질병을 어떤 식으로 은유하고 잘못된 편견과 그릇된 이해를 하고 그런 틀린 생각이 어떤 문제점을 만들게 되는지 정교하게 분석하고 있다.

 

글쓴이의 글을 읽어가며 나 또한 질병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제멋대로 이해하고 해석하고 있었는지, 은유와 왜곡에 쉽게 설득-공감하면서 그 잘못된 언어를 아무런 의심 없이 오해 속에서 사용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결핵, 암 그리고 매독과 에이즈에 대해서 우리들은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 (피상적으로 혹은 오해 속에서) 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로인해서 생명에 크나큰 위협을 끼치지만 치료에 전념한다면 충분히 완치도 가능한 질병을 애초부터 잘못된 인식 속에서 좌절감과 패배감 혹은 공포와 혐오의 시선 속에서 접근하는지를 상세하게 살펴보고 있다.

 

그리고 그 혐오의 시선을 누군가에게 뒤집어씌우고 있는지도 생각해보게 된다.

 

결핵과 암이 갖고 있는 일반적인 (잘못된) 인식과 오해 그리고 문학적 학문적 은유-착각에 대해서 다양한 문헌과 소설, 학문적 논의들을 예로 들며 정확한 이해 없이 은유와 해석()을 앞세웠을 때의 문제점을 알아보며 우리가 은유 없이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자신도 잘 알고 있지만, 우리가 사용하거나 끌어 들어오는 은유에는 반드시 신중을 기해야만 한다는 저자의 주장을 항상 잊지 않도록 충분한 설명해주고 있고 본질을 알지 못하고 허상만을 알지 않도록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고민하도록 해주고 있다.

 

글쓴이의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동의한다. 맞는 생각이고 틀렸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리고 나 또한 그런 은유에 빠져들어 여러 질병들을 오해하고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서 반성하게 되기도 한다.

 

질병을 질병으로서 이해하려고 하기 보다는 심리적으로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인종적으로 온갖 방식으로 뒤틀어서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에 질병의 실체를 훼손시킨사례들을 살펴보며 우리들에게 그런 오해에서 빠져나와 질병을 제대로 이해하고 본질을 정확하게 알아야 함을 알려주고 있다.

 

그걸 어떤 식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것인지 좀 더 올바른 판단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해준다.

 

잘못된 것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제대로 바로잡아야 함을 깨닫도록 해주고 있다.

 

은유로서의 질병이라는 글과 에이즈와 그 은유라는 2개의 글을 묶은 은유...’은유로서의 질병에서 지적한 문제점들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던 이후에도(발표한지 10년이 지난 후) 에이즈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이 확산되던 시절 과거의 잘못된 점들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고 에이즈에 대한 오해와 편견 그리고 그릇된 은유가 퍼져나가는 것을 막고자 그 잘못된 인식()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글인 에이즈와 그 은유를 발표했고 에이즈가 갖고 있는 그 당시의 혼란스러운(1988) 상황 속에서 흔들림 없이 우리들에게 진정하라고 말해주고 있고 제대로 된 실체를 파악하도록 해주고 있다.

 

2개의 글 모두 결론은 마찬가지인 것 같다. 시끌벅적한 상황에 휩쓸리지 말고 차분하게 무언가를 알아보고 알맞은 방식으로 대응하라고 우리들에게 말해주는 것 같다.

 

은유...’를 읽고 과거를 돌이켜 보게 되니 질병이라는 것에 대해서 너무 예민하고 경악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는 쑥스러움이 느껴지고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쉽게 단정하고 평가했던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리고 질병 말고도 얼마나 많은 것들에 대해서 오해하고 왜곡된 이해를 했으며 그로인해서 누군가를 소외하게 만들고 무언가를 잘못되게 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고독하게 만들고 사회로부터 추방했는지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 사회적 시선이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고 지나치게 선동을 일삼고, 상황을 지나치게 왜곡하며, 환자들을 고립시키거나 환자들에게 낙인을 찍는 데 단단히 한몫하는 군사적 이미지가 덧붙여지는 문제점들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실체와 본질을 알지 못하기만 하게 될 것을 깨닫게 해준다.

 

수전 손택의 들춰냄과 폭로는 이번만큼은 눈에 쏙쏙 들어오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별의 계승자 별의 계승자 1
제임스 P. 호건 지음, 이동진 옮김 / 아작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참고 : https://namu.wiki/w/%EB%B3%84%EC%9D%98%20%EA%B3%84%EC%8A%B9%EC%9E%90

참고 : http://news.bookdb.co.kr/bdb/Column.do?_method=ColumnDetail&sc.webzNo=30506&Nnews

 

 

 

 

 

 

그다지 공상과학소설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취향이다) 특별히 그쪽 계열의 소설을 찾은 적은 없지만 별의 계승자는 제목을 많이 들어봤기 때문에 익숙한 느낌이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제목이고 유독 일본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소설이고 작가이기 때문에 관심은 컸지만 직접 읽어볼 생각까지는 하지 않았다.

 

특별히 읽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하지 않던 중 서점에서 책들을 둘러보다 낭만적이기도 하고 뭔가 흥미를 갖게 만드는 제목에 반가운 기분이 들어 고민 없이 손에 넣었고 이쪽 계열 소설 중 가장 재미나게 읽었던 마션과 마찬가지로 무척 재미를 느끼며 읽었다.

 

모든 내용이 끝난 다음 덧붙여진 작품 해설을 통해서 이 소설이 갖고 있는 위상과 내용에 대한 분석이 간결하면서 군더더기 없어 설명할 것은 그것으로도 충분하겠지만 어쩐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마션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야기나 분위기가 유사하다기 보다는 그 당시의 과학지식을 최대한 반영하면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은 월인과 미지의 문명에 대해서 마션은 화성에서 살아남고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과학적 접근을 한다는 점이 비슷하다는 생각에 마션을 쉽게 떠올리게 된 것 같고 그런 점에서는 공상과학소설이기 보다는 그냥 과학소설이라고 말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공상과학소설이 판타지소설과 크게 다를 것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은 신선한 충격일 것이고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도 흥미진진함을 잃을 수 있다는 감탄을 하게 될 것 같다.

 

과학지식과 과학을 기반으로 한 상상력으로 몇 안 되는 유골과 유품들을 갖고 어떤 식으로 발견된 사실들을 토대로 수많은 궁금증을 풀어내고 모순 없는 결론을 찾아가는 이야기인 별의...’는 줄거리만 들었을 때는 뭐가 재미난 구석이 있을지 의문스러울 수 있어도 증거와 논쟁점을 여러 개 나열하고 그걸 짜 맞춰가며 도출되는 단일한 결론과 그 전개 과정에서의 논란 같은 과학적인 아이디어를 정면으로 내세우면서 여러 반전과 분위기 전환을 만들어내고 과학소설이 만들어낼 수 있는 특별한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작품 해설처럼 미스터리와 추리소설의 변형으로 생각해볼 수도 있겠지만 여러 정보를 제시하고 퍼즐을 맞추며 비밀을 밝혀 가는방식에서는 동일할 수 있겠지만 여러 가설들을 만들며 과학적 추론과 입증을 통해서 충격적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 사실을 통해서 생각지도 못했던 알지 못했던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은 지루할 틈 없는 이야기면서 맨 마지막에 가서는 얼핏 받아들이기는 힘들지만 논리적인 이해는 충분히 가능한 결론을 보여주며 부족함 없고 어떤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마무리를 해주고 있다.

 

다만 이런 일이 실제 있을 있을지는 의문이고 여러 허점들이 있는 것 아닌지 조금은 의심스러운 부분들을 느끼게 되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1977년에 발표한 소설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특별함 재미로 가득하다.

 

이런 계열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만족할만한 소설일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