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말글 -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도서
손진호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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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 言衆 -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 같은 언어를 사용하면서 공동생활을 하는 언어 사회 안의 대중

 

 

 

 

말과 글에 관해서 알려고 하면 할수록 잘 모르겠다는 생각만 커지게 된다. 마음먹은 것과는 다르게 아는 것도 느는 것도 없어 기운 빠질 때도 있지만 그래도 관심이 가게 되니 이것저것 읽어보게 된다.

 

여러 방식으로 추천을 받아서 읽어보게 된 지금 우리말글은 신문에 연재된 글들을 모아놓고 있어서 짧은 내용들로 묶여져 있고 일상생활에서 자주 잘못 쓰이거나 헷갈려하고 있던 말과 글들 그리고 더 널리 쓰였으면 하는 우리말들을 알려주고 있다.

 

30년간 기자생활의 경험이 녹아있어서 그런지 말솜씨도 글재주도 보통이 아니고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말과 글이 어떤 식으로 지금처럼 되었는지를 따져보고 제대로 쓰이려면 어떻게 해야만 할 것인지를 잘 살펴보고 있다. 또한 그동안 자주 사용되지 않던 말과 글들을 알아보기도 하면서 더 잘 쓰일 수 있기를 희망하기도 한다.

 

그런 내용으로만 채워졌어도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저자는 거기에서 머물지 않고 한 단계 더 나아간다. 그것들에 더해서 새롭게 만들어지고 사람들의 입에 점점 익숙해지게 된 말과 글도 다뤄보고 있기 때문에 책의 내용이 더 마음에 들게 되는 것 같다.

 

저자의 말대로 옳고 그름의 경계가 미묘한말과 글 위주로 살펴보고 있다는 점이 비슷한 유형의 책들과 조금은 다른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고 평소 자주 쓰이지만 착각하기 쉽거나 오해하고 있던 말과 글들을 잘 간추려서 설명해주고 있어 간간히 펼쳐보게 될 것 같다.

 

누구에게나 추천해도 부족함 없고 모자람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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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답게 산다는 것
안대회 지음 / 푸른역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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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조선 시대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그 이전 시대도 물론 관심 갈 때 있지만 너무 거리감이 느껴져서인지 현대사를 제외하고 제일 주목하게 되는 시대는 조선 시대일 것 같다.

 

관심이 없을 때는 몰랐지만 관심이 가게 되니 조선 시대와 관련된 책들이 생각 이상으로 다양하고 너무 여러 가지라 어떤 것부터 읽어야 할 것인지 고민하기도 했지만 재미로 알아가고 호기심 때문에 읽어보는 것이니 눈에 들어오고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은 책들에 손이가기 시작했다.

 

너무 재미 위주로 읽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고 큰 줄기 속에서 읽는 것이 아닌 제멋대로 아무렇게나 읽고 있다는 반성도 하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읽어가면서 조금이나마 그 시대를 알아보려고 하고 있다.

 

책 제목이 눈에 들어와 읽게 된 선비답게 산다는 것은 저자의 머리말처럼 옛글을 읽다가 선비들 특유의 모습과 흥미로운 사유의 자취를찾게 될 때 적어둔 글들을 잘 정리해서 글을 통해서만 접하게 되는 그들의 생각과 삶이지만 저자의 깊은 이해와 흥미로운 내용들 위주로 잘 정리해 읽는 맛 많고 조선 시대의 선비들(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좀 더 가깝게 들여다볼 수 있었다.

 

책 뒷날개에 광고하고 있는 미쳐야 미친다와 언뜻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인지 더 반갑게 읽히고 편하게 읽히기도 했다.

 

1부 인생과 내면

2부 취미와 열정

3부 글과 영혼

4부 공부와 서책

 

전체 4가지의 큰 주제 속에서 각 주제에 어울릴 내용들이 잘 자리 잡고 있고 조금은 특이하다고 할 수 있고 유별나다고 말할 수 있을 개성 강한 인물들을 내세워 그들이 어떤 사람들이었고 어떤 이유로 그 주제에 맞는 사람이라 생각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고 있고 본받고 감동할만한 이유는 어떤 것인지도 알려주며 글을 마치고 있다.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조선 시대의 대표적인 인물들이 아닌 지금껏 알지 못하던 인물들 중 주목할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는 것과 그들의 삶과 여러 깊은 인상을 남기는 모습들을 통해 그 시대가 얼마나 다양하고 다채로웠는지도 깨닫게 해주고 있다.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것에 부끄러움 느낄 때 많다. 그리고 그래서인지 조금씩이라도 더 알아보려고 하게 된다.

 

읽을 만한 책을 고를 때 앞으로도 이쪽 관련 책들을 눈여겨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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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패권의 몰락 - 혼돈의 세계와 미국
이매뉴얼 월러스틴 지음, 한기욱, 정범진 옮김 / 창비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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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비판적이고 온전한 정신으로 분석하는 지적 과제, 우리가 오늘날 우선권을 부여해야 할 가치들이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도덕적 과제, 그리고 ... 현재의 혼돈스러운 구조적 위기에서 벗어나 ... 우리가 즉각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는 방도를 결정하는 정치적 과제이다.

 

 

 

 

이매뉴얼 월러스틴

 

근대세계체제 시리즈를 통해서(최근 4권까지 발표되었다) 세계체제론이라는 입장에서 자본주의 체제를 분석한 그는 단순히 과거를 살펴보고 정교하게 분석해내는 학자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그 이론적 틀을 지금 현재에도 적용해서 적극적으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말하고 있기도 한 실천가이기도 하다.

 

미국 패권의 몰락은 그런 실천가의 입장에서 쓴 글들을 모은 책이고 구체적으로는 9.11 테러 이후의 상황 속에서 미국에 관해 그리고 다른 여러 관심들과 반체제운동, 앞으로의 가능성에 관해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다.

 

2001.09.11 뉴욕 세계무역센터(WTC)빌딩 테러부터 2003.03.20 이라크 전쟁까지

 

월러스틴은 충격적이었던 9.11 테러로 인해서 그리고 그 이후 순식간에 연이어 일어난 상황들로 인해서 모든 것이 그 이전과는 달라진 것이 아니라 이미 미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던 헤게모니 hegemony 를 점점 잃어가고 있었으며 자본주의 체제 또한 그 내적 모순으로 인해 붕괴되어가고 있는 것이 정확한 상황 분석이라는 입장에서 지금 현재를 살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찾아보려고 하고 있다.

 

경제력에 있어서도

정치력에 있어서도

이미 예전의 강함을 잃고 저물어져가고 있었으며 그나마 군사력으로 세계를 움켜쥐고 있는 지금이지만 그것도 점차 어려워질 것이라는 그의 입장에 한편으로는 납득하면서도 트럼프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너무 앞선 생각은 아닐까? 라는 의문도 들게 된다.

 

다만 그가 계속해서 강조하듯 앞으로의 변화와 가능성을 위해서는 프랑스 혁명과 러시아 혁명 그리고 그 이후 때때로 가능했던 정치권력 획득을 통한 개혁과는 다른 방식이 필요하며 그 방식은 보다 민주적이고 다양한 의견이 함께 아우러져야 할 것이라는 주장에는 공감하게 된다. 다만 그 느슨한 연대가 흐리멍덩하고 갈팡질팡한 선택이 안 되도록 어떤 대안이 필요한 것인지는 막연하게만 느껴진다.

 

월러스틴이 자주 반복해서 말하는 이행의 시대에서 과연 우리들의 지적 과제, 도덕적 과제, 정치적 과제는 무엇인지를 더 잘 살펴봐야만 할 것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더 잘 알아봐야만 할 것 같다. 하지만 그게 그리 쉽게 생각되진 않기에 모호한 가능성이지만 그럼에도 열심히 해봐야 할 것 같다는 어정쩡한 긍정을 해보게 된다.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까? 어려운 숙제지만 그걸 풀어내야만 보다 낙관적인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월러스틴의 말에는 그다운 분석과 결론이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들을 송두리째 흔들면서 새로운 입장과 새로운 시선을 통해서 이해해보도록 해주는 월러스틴의 분석이 조금은 낯설고 당황스럽지만 그가 학자로서 그동안 꾸준히 연구했던 세계체제론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분석이고 세계체제론이라는 틀을 현실에 비춰본다면 어떤 식으로 생각할 수 있는지 직접 시도하고 있어서 세계체제론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도 약간의 도움이 될 것 같다.

 

여러 관심을 한 책에 묶어놓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산만하다는 생각도 들겠지만 9.11 테러 이후의 상황 속에서 가장 시급하게 논의해야 할 것들이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하며 읽는다면 적당한 주제들로 꾸며져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될 것 같다.

 

다른 월러스틴의 책도 구할 수 있게 된다면 잘 읽어봐야겠다. 그게 아니면 읽은 다음 집 어딘가에 나뒹굴고 있을 월러스틴의 책을 제대로 읽어보기라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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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 광주 5월 민주항쟁의 기록, 전면개정판
황석영.이재의.전용호 기록, (사)광주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엮음 / 창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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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는 전면개정판 전 초판을 이미 읽었었고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다시 읽으리라 생각하진 않았었다.

 

다시 읽고 싶진 않았다. 이 책이 싫어서도 아니고 잘못된 내용이라고 생각해서도 아닌 다시 읽을 자신이 없어서였다. 읽는 동안 괴로웠고 그 괴로움을 되풀이하고 싶진 않았다.

 

전면개정판 간행의 말에도 자세히 설명되었듯이 보수정권이 집권하면서 광주에 관해서 그리고 5.18에 관해서 여러 가지로 진실 왜곡들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게 어떤 식으로 시작했는지는 모르지만 점점 거짓이 진실처럼 부풀려지고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넘어서 큰일이라는 걱정이 생길 정도로 상황은 심각해져갔다.

 

아마도 광주 5.18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분들은 그 심각함을 더 절실하게 느꼈으리라. 하지만 그 위기감은 다행히(라고 말해야 할 것인지 불행이라고 말해야 할 것인지) 전면개정판을 만들도록 한 가장 큰 힘이 되었을 것 같다. 더는 미루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으리라 본다.

 

초판에서 부족한 부분들은 많이 있었을 것이다. 실제 정보들을 잘 정리되지가 못한 상황이고 그 당시의 시대적 상황 때문에 한계가 분명했을 것이다. 그리고 아직 그 참상의 실상이 제대로 밝혀지지도 않았던 부분들도 많았을 것이다.

 

여러 가지로 취약한 상황과 조건에서 그래도 그 정도면 훌륭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래도 아쉽다고 생각될 부분 있었을 것이고 부족하다는 마음 컸을 것이다.

 

이번 전면개정판은 바로잡아야 할 것들은 바로잡도록 하고 좀 더 그 당시의 상황을 더 자세하게 살펴보고 있다는 점에서 개정판의 의미를 넘어 아예 새로 써냈다는 느낌까지 갖게 해주고 있다. 내용에 있어서도 초판에 비해 2배 가깝게 늘어나 그 당시의 상황을 좀 더 자세히 그리고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급작스러운 박정희 정권의 몰락과 그 이후의 혼란 그리고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일부 군부세력의 쿠데타까지의 정세 변화를 시간 순서로 간단하게 설명을 해줘 좀 더 그때 왜 그런 일들이 벌어지게 된 것인지 더 잘 알 수 있도록 해주고 있으며, 항쟁기간을 일별로 나눠놓아 설명해주고 그 이후의 과제들까지 다루면서 항쟁에 관한 거의 모든 내용들을 알기 쉽게 정리해주고 있다.

 

항쟁에 관해 아주 자세하게 내용이 정리되어 있어 잘 알 수 있게 해주지만 책을 읽다보면 괴로움이 커서인지 집중해서 읽게 되기보다는 잠시 책을 덮고 생각에 잠기게 만들게 한다.

 

읽는 것이 불편해지고 그때의 울분을 책을 통해서 조금을 느끼게 해준다.

 

광주가 그리고 5.18이 한국 민주주의의 모든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에 있어왔던 한국 사회의 수많은 변화들은 광주와 5.18을 빼놓고 말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일 것이다.

 

기념으로서 역사로서 다뤄지는 광주 5.18이 아닌 아직도 지금 이 순간 속에서 생각해야 할 것이 많기에 이 책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읽혀져야 할 것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특히 젊은이들이 더 열심히 읽어봐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괴로움으로 가득한 책읽기가 되겠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읽기를 바라고 그때를 생각해보기를 바라게 된다.

 

따뜻함을 지나 무더워지는 5월에 이 책을 읽고 싶었고 그러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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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에 관하여 우정에 관하여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M.T. 키케로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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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일반적으로 키케로라고 불리고 언급되는 그는 로마 시대를 대표하는 문장가이고 로마를 대표할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유럽의 지식인들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했으며 여전히 영향력을 잃지 않고 있는 빼어난 글쓰기로 알려져 있다.

 

글 좀 쓴다는 사람들은 다들 키케로의 글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거나 영향 받았음을 자연스럽게 말하고 있고 글을 쓰기 위한 기초적인 배움을 얻고자 할 때 가장 쉽게 찾게 되고 먼저 찾게 되는 이로 키케로가 자주 꼽히니 얼마나 탁월한 문장가인지는 따로 설명을 더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키케로는 그 문장력만을 본다면 흠 없고 빼어남 가득하겠지만 정치적으로는 로마를 제국에 걸맞게 모든 것을 바꾸려고 했던 카이사르와 대척점에 있었고 그밖에도 여러 가지로 살펴볼 필요가 있는 입장들이 있어 그를 평가할 때는 여러 가지로 애매모호하게 다뤄지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그의 글과 그의 삶과 정치를 조금은 분리시켜서 생각해보려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모든 것이 다 완벽하거나 본받을 모습만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니 그런 점 또한 어쩌면 더 인간적인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키케로의 글이 갖고 있는 뛰어남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며 그의 대표적인 저작인 노년에 관하여우정에 관하여는 특히나 더 그 탁월함을 많이 말하고 있기 때문에 읽기는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고 여러 번 미루다가 더는 미뤄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찾아 읽게 됐다.

 

노년..’우정...’은 제목 그대로 노년이라는 것에 대해서 그리고 우정이라는 것에 대해서 키케로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하는 글이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논리적 검토와 결론을 찾는 글쓰기 방식이 아닌 그리스 고전 방식, 다시 말해서 권위가 있는 누군가를 내세워 그의 말과 혹은 대화를 통해서(그게 실제로 했던 말인지 그렇지 않은 말인지는 알 수 없지만 대부분은 지어낸 말일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일종의 문답식 글로 완성되어졌다.

 

노년...’우정...’ 모두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기 전 이런저런 가벼운 대화를 통해서 약간의 분위기를 잡는 상황을 만든 다음 주제에 대한 상세한 대화와 설명이 이뤄지고 있는데, ‘노년...’의 경우는 노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대한 여러 입장들을 살펴본 다음 그것에 대한 반박을 통해서 삶에 대해서 그리고 노년에 대해서 좀 더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고 나쁘게만 생각할 수 있을 노년의 삶을 조금은 달리 보도록 해주고 있다.

 

이어지는 우정...’의 경우는 우정이 부정적으로 다뤄질 수 있는 부분은 없기에 노년...’과는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

 

주제가 우정이니 키케로는 과연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인가? 라는 것을 두고 우정이라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그리고 우정을 위해서 지켜야 할 것들은 무엇이 있는지를 자세하게 다루려고 한다.

 

노년...’도 그렇지만 우정...’ 또한 어쩌면 지극히 원론적인 입장이거나 무척 보수적인 입장에서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특징일 것 같다. 파격적이거나 생각지도 못한 논의를 꺼내들기 보다는 지극히 이해하기 쉽게 접근하고 있고 이것저것 복잡한 경우를 풀어보기 보다는 그냥 읽다보면 그럴듯하고 납득되는 방식의 논의로 흐름을 만들고 있다. 물론, 그걸 세련된 문장으로 다듬어내고 있어 좀 더 설득력과 글의 품격이 더해지게 된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본다면 그 논의의 범위는 무척 비좁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그 시대의 한계이기도 하겠지만 나누는 논의 자체가 이미 갖고 있던 자신의 생각을 더 확신하기 위해서 주제를 폭넓게 다루기보다는 어떤 방향과 영역 속에서만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결론을 찾을 수밖에 없는 그리고 그 결론이 충분히 이해되고 옹호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라 키케로의 글에서 흥미를 느끼기 보다는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게 하는지 그 방식 자체가 흥미롭게 느껴지기는 것 같다.

 

반박 자체가 어렵고 그 주제에 들어갔을 때 결국 동의할 수밖에 없도록 자신의 생각을 무척 논리적으로 단단하게 해두고 있다. 뛰어난 변호사로 알려지기도 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어떤 식으로 그가 글을 썼는지 약간은 이해가 되는 것 같다.

 

반대로 키케로의 논리에 반박하거나 다른 의견을 내놓을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 것들도 생각하면서 읽는다면 좀 더 흥미롭게 읽혀질 것 같다.

 

 

 

 

참고 : 우정을 말할 때 항상 논란거리가 될 수 있는 남녀사이에도 우정이 가능한가? 와 같은 어떤 식으로 다뤄내도 말끔하게 정리할 수 있지 않은 부분을 키케로는 절대 논의하지 않을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그것이 키케로의 글이 갖고 있는 한계일지도 모른다. 반대로 그의 글이 갖고 있는 우수함은 바로 그런 점에 있을지도 모른다. 적당하게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을 무척 우아하게 다뤄내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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