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빨강 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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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한 파묵에 대해서는 그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것 말고는 특별하게 아는 것은 없었다. 어떤 글을 쓰던 사람이었는지도 몰랐었고, ‘내 이름은 빨강’을 읽고 있는 지금도 그가 어떤 성향의 작가인지 잘 파악되지 않는다.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꾼이라는 것은 알 것 같기는 한데,

그것 말고는 잘 파악하지를 못하겠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내 이름은 빨강’은 16세기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남녀 간의 사랑과 그림 그리고 살인과 약간의 음모를 담고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이고, 단순히 재미난 줄거리만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 더불어 조금은 독특한 진행 방식을 보이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모자이크와 같은

혹은 여러 사진들을 모아 놓은 액자와 같은 구성을 보이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혹은 사물들이 각각의 장에서 자신들의 시각으로 얘기를 들려주고 있고, 때로는 독백처럼, 때로는 독자들에게 얘기를(대화를) 하듯이(나누듯이)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다.

 

또한, 각각의 캐릭터들을 통해서 자신들의 삶과 생각 그리고 세밀한 묘사를 통해서 당시의 시대를 담아내고 있으면서 ‘그림’을 통해서 오르한 파묵은 오스만 제국으로 대표되는 동양과 베네치아로 대표되는 서양의 그림을 그리는 방식과 함께 ‘스타일’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다.

 

독창성과 보편성에 대한 그의 의견에 조금은 관심을 갖게 만드는데, 아직은 1권만 읽었기 때문에 오르한 파묵이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는 2권까지 읽은 다음에 알 수 있겠지만 꽤나 흥미로운 주제를 논의하고 있다.

 

담백하면서도 단순하지만은 않은,

꽤나 매력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림과 사랑에 대한 흥미로운 생각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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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소년 2010-03-29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꽤 매력 덩어리 책인데...... 다시 읽고 싶어지네요...

배군 2010-03-29 23:44   좋아요 0 | URL
방문 감사합니다.
 
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
폴 크루그먼 지음, 예상환 외 옮김 / 현대경제연구원BOOKS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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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수상 때문에 가뜩이나 높은 명성을 더 높이고 있는 폴 크루그먼은 현재 생존해 있는 경제학자들 중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중 한명일 것이고, 학문적으로만 활동하지 않고 정치적인 발언과 행동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철저한 케인스주의자일 것이다.

 

지난 몇 년간 그는 경제학자로서의 명성도 쌓았지만 그보다는 조지 W. 부시 정권이 하는 일들마다 집요하게 비판을 하며(말 그대로 물고 늘어져서) 부시 정권의 그리고 부시 정권으로 대변되는 ‘신 보수주의자들’의 정책과 숨겨진 의도에 대해서 밝혀내는 것에 더 열심이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경제학자로서의 입장에 공감하고 있고,

정치/사회적인 그의 견해에 큰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가 발표한 몇 개의 저서들을 읽었었고, 그의 글들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그는 내용에 따라서 두 가지 방식으로 글쓰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나는 경제학자로서 철저히 학문적으로 써내려간 글들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지식을 토대로 작게는 미국 내 문제들과 넓게는 국제경제에 관한 정치/사회적인 발언을 하는 글들이다.

 

전자는 경제학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이 있어야만 이해할 수 있는 글들이기 때문에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고, 후자인 부분은 시사평론가로서의 글들이기 때문에 조금은 읽기가 수월한 부분이 많다.

물론, 두 가지의 글 모두 경제학자답게 적절한 근거와 지표를 갖고 자신의 생각을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단단한 논리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고, 그의 의견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못하든 한번쯤은 그의 의견을 고려하게(혹은 할 수 밖에) 되는 것 같다.

 

그의 최신작 중 하나인 ‘미래를 말하다’는 그의 경제학자로서의 글이기 보다는 시사평론가로서의 글이고, 그렇기 때문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가 논의하는 부분이 ‘신 보수주의’가 어떻게 태동하게 되었고, 어떤 방식으로 미국의 경제를 지금처럼 망가지게 만들었는지(물론 ‘신 보수주의자들’은 지금의 경제상황이 망가졌다고 생각하지는 않겠지만) 논의하고 있다.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간략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면서도 적절한 근거를 갖고 그의 생각을 들려주고 있기 때문에 흥미로운 주제를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폴 크루그먼의 입장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경제가 망가지게 된 원인이 기존의 온건 보수주의에서 극렬 보수주의자들로 보수주의의 흐름이 변화하였기 때문이고, 그들은 대다수의 사람들을 대변하기 보다는 소수의 부유한 사람들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있고, 종교적인 면에서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며 인종차별에 대해서 우호적인 성향인 그들이 공화당의 주도권을 갖게 됨으로써 소수이기는 하지만 막강한 영향력으로 지금과 같은 상황을 벌여놓았다고 진단하고 있다.

 

미국의 ‘신 보수주의자들’의 영향력과 형성과정에 대해서는 폴 크루그먼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분석을 하였기 때문에 새로운 내용을 찾지는 못했지만 그의 다른 의견들에서는 꽤나 의미심장한 부분이 많았다.

 

특히 경제학자로서 다른 경제학자들과는 다르게 경제문제를 자연발생적 또는 경제적 행위와 변수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기 보다는 정치적인 변화로 인해서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을 과감히 하고 있으며(주류 경제학자로서는 극히 이례적인 발언일 것이다), 이런 폴 크루그먼의 논의는 그가 철저한 케인스주의자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고, 결국 경제와 정치는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맑스(마르크스)주의의 정치경제학도 떠올리게 되기도 했다.

 

폴 크루그먼의 ‘신 보수주의자들’에 대한 평가는 하나의 철학과 신념 그리고 적절한 이론적 토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아닌 그저 감정과 원한만을 갖고 있는 집단으로 생각하고 있고, 실제로도 그들의 정책과 발언들을 보면 그런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기적인 입장에서만 모든 정책이 만들어지고 있고, 남부를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백인들의 인종주의를 암시하고 있으며, (테러에 및 기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불안감을 조성함으로써 자신들의 세력을 키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 그들이 정치적인 주도권을 잡아가게 되면서 풍요로운 시대 이전의 ‘도금 시대’라고 불렸던 대공황과 빈곤의 시대로 역행하게 되었다고 주장하며, 실제로 그 당시의 시대와 얼마나 유사한지 여러 지표들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이를 토대로 소득의 불균형과 다양한 기본권과 관련된 부분에서 극히 사회적인 문제점들이 불거지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이런 문제점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으로 폴 크루그먼은 새로운 ‘뉴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하고 있고, 과거의 ‘뉴딜 정책’을 본받아서 지금 시대에 맞는 적절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를 위한 최우선적인 정책으로 그는 ‘의료보험개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루뭉술한 정책이나 말뿐인 입장만을 보이는 여타의 경제학자들과는 다르게 폴 크루그먼은 시급한 해결책과 어떤 것으로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지 자신만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그는 ‘신 보수주의’의 기원과 함께 민주당이 그리고 진보주의가 어째서 1970년대 이후 분열을 맞게 되었는지 논의를 하며 앞으로 어떤 방향과 정치적인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을 통해서 ‘미래를 말하다’는 한명의 학자가 쓴 학문적인 글이 아니라 자신만의 입장을 토대로 사회 내부적으로 어떤 문제점들이 있으며 어떤 해결방안을 갖고 행동을 해야 할지를 논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정치/사회적인 팸플릿과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그리고 폴 크루그먼 본인도 그런 성격이 있다는 것을 숨기지 않고 있다.

 

그는 미국의 중산층이 다시금 두터워지고 ‘뉴딜 정책’과 같은 정부의 적절한 정책 개입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기를 바라고 있고, 정치인들은 감정적이고 비합리적인 모습이 아닌 적절한 정책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사회가 완벽한 세상은 아닐지라도 충분히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사회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글을 읽어가면서 폴 크루그먼이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는 부분들이 한국에서는 점점 더 표면화 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의 문제이면서도 심란한 기분으로 글을 읽게 되었었고, 그가 미국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는 의료보험의 민영화와 노조에 대한 강력한 탄압이 지금 한국에서는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큰 우려를 갖게 된다.

 

그리고 철학과 행동을 촉구하는 그의 마지막 논의는

적절한 철학도,

필요한 행동도 하지 못하고 있는 나와 같은 사람은 두고 두고 읽어보아야 할 것 같다.

 

 

 

참고 : 오바마는 결국 집권 후 의료보험을 개혁하게 되었고, 향후 미국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크루그먼도 그리고 이책을 읽은 사람으로서도 꽤나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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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 사유와 인간 - 푸코의 웃음, 푸코의 신념, 푸코의 역사! 산책자 에쎄 시리즈 4
폴 벤느 지음, 이상길 옮김 / 산책자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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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에 관한 연구물들 중에서 가장 최근에 발표된(2008년) 저작이면서도 (앞으로는) 아마도 푸코에 관한 가장 중요 연구서 중 하나로 (반드시) 분류될 폴 벤느의 ‘푸코, 사유와 인간’은 이제는 열광의 대상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탐구의 대상으로 되어버린 푸코에 관한 가장 독특한 해석(또는 견해) 중 하나일 것 같다.

 

푸코의 후기 연구에 큰 영향을 서로 주고받았던 폴 벤느의 글이고 그가 뛰어난 역사학자로도 알려졌기 때문에 그의 연구가 다가가기 어렵지 않게 푸코의 연구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였으리라 생각하고 책을 펼치게 된다면 큰 후회를 할 것 같다.

 

그의 연구는 푸코를 보다 이해하기 쉽게 하거나,

그의 이론들을 해설하는 방식의 전형적인 개론서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고 우리가 얼마나 푸코에 대해서 오해를 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그가 얼마나 섬세한 사람인지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알려주고 있다.

 

폴 벤느는 푸코에 대한 개인적인 추억과

그가 생각하기에 푸코의 연구들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부분들

그의 연구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에 대한 해명 또는 반박과

폴 벤느와 푸코 모두 지속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진리’에 대한 문제제기까지

 

‘푸코, 사유와 인간’에서는 어떠한 것도 체계적으로 논의하지 않고 산발적으로 또는 하나의 논의에서 다른 논의로 끝없이 이동을 하고 있고, 푸코의 논의와 개인적인 푸코와의 추억, 그리고 푸코의 연구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끝없이 이야기를 이어가며 들려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뜩이나 복잡한 인간인 푸코를 보다 복잡하게 생각하도록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글쓰기가 난해하고 복잡하기는 하지만 난잡하거나 산만한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생각나는 대로 글을 써내려간 것이 아니라 굉장히 고심하고 까다롭게 짜임새를 갖추면서 글을 써내려갔기 때문인 것 같다.

즉, 무슨 소리를 하는지 헷갈리기는 하지만 아예 읽히지 않게 만들고 있지는 않다는 뜻이다. 또한 폴 벤느 개인이 갖고 있는 푸코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 그리고 연구자로서의 객관적인 시각이 잘 조화를 보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푸코의 업적들 중에서 폴 벤느 개인이 생각했을 때 가장 중요한 부분들만 간추려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진리’ 문제와 ‘담론’에 대해서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고, 우리가 보다 더 많이 관심을 갖고 있었던 ‘권력’과 ‘주체화’에 대한 부분은 부분적으로만 혹은 지나가듯이 다뤄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에 따라서는 조금은 실망스럽게 그의 글을 읽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지만, 그동안 푸코의 연구들 중에서 덜 비중을 두었던 부분들에 대해서 보다 논의를 함으로써 우리가 푸코에 대해서 어떤 부분들을 놓치고 있었으며 폴 벤느의 말대로 얼마나 그를 오해하고 있었는지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수많은 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는 푸코이고,

지금 주어진 모든 것들에 대해서 항상 다시 생각하도록 만들고 있는 그이기 때문에 그에 관한 깊이 있는 연구 중 하나로 평가될 ‘푸코, 사유와 인간’은 우리가 얼마나 그를 오해하고 있었고 어떻게 그의 생각을 따라가야 하는지에 대한 가장 애정이 넘치는 글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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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치콕 - 서스펜스의 거장 현대 예술의 거장
패트릭 맥길리건 지음, 윤철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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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치콕’이라는 이름은 이제 단순히 한명의 이름을 지칭하는 것을 넘어서서 하나의 장르이자 용어처럼 불리고 있다.

그리고 그 이름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을(혹은 있어야 할) 이름이고, 영화를 잘 모르고 있는 사람들도 한번쯤은 들어봤을(혹은 들어봤어야 할) 이름일 것이다.

많은 세월이 흘렀어도 히치콕의 빼어난 작품들은 지금 보아도 여전히 감탄하게 만들고 있고, 그의 최고 걸작들은 누구도 쫓을 수 없는 짜임새와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는 히치콕의 작품들을 분석하고 인용하는 경우들을 볼 수 있는데, 수많은 평론가와 학자들은 그의 작품을 통해서 자신의 영화적 혹은 철학적 또는 정신분석적 의견을 내세우고 있고, 그의 작품은 그렇게 다양하게 인용되고 또한 왜곡되고 있다.

 

프랑소와 트뤼포나 로빈 우드와 같이 평론가로서 혹은 감독으로서 그의 작품을 분석하는 사람들도 있고, 슬라보예 지젝과 같이 철학과 정신분석적으로 그의 작품을 인용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분석하고 인용한 히치콕이고 그의 작품들이지만 생각해보면 정작 우리가 히치콕의 삶에 대해서는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패트릭 맥길리건의 ‘히치콕 - 서스펜스의 거장’은 이런 히치콕 개인의 삶이 어떤 삶이었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수많은 영화들을 창조하였는지, 그리고 그의 우울한 말년과 최후까지 최대한 많은 자료들을 토대로 그의 삶을 담아내고 있다.

히치콕의 팬들로서는 이것보다 더 상세히 그의 삶을 담아낸 전기를 만날 수 없으리라 생각될 정도로 패트릭 맥길리건은 수많은 인터뷰와 자료들을 토대로 그의 삶을 재구성하고 있다.

 

지나칠 정도의 두께를 자랑하고 있는 책이기 때문에(본문만 1,300페이지 정도의 내용이다) 읽을 마음이 잘 생기지는 않겠지만 한번 읽기 시작한다면 쉽게 책을 덮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이 있다.

 

히치콕의 팬으로서 그의 많은 작품들을 보며 갖게 되었던 작품에 대한 의문들과 특별하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혹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 더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었고, 그가 의도한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품을 보았던 부분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책을 읽게 되면서 더 만족스러운 기분을(혹은 큰 오해를 하고 있었다는 좌절감을) 갖게 되었다.

 

그의 개인적 삶 또한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고, 그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영화를 작업하게 되는지와 영화계의 다양한 모습들도 알 수 있게 되어서 또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무성 영화 시절부터 컬러 영화들까지 그의 삶은 말 그대로 영화를 위한 삶이었고, 그의 성장과정을 통해서 영화가 어떻게 성장하게 되었는지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약간은 아쉽게도 정작 그의 작품들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의 작품들에 대한 분석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다른 책들을 접해야 할 것 같다. 이 작품에서의 주된 내용은 말 그대로 히치콕의 ‘삶’이니까.

 

두꺼운 부피와 높은 가격에 조금은 접하기 어려운 책으로 느껴지겠지만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아쉬움을 느끼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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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건사회 2 한길그레이트북스 50
마르크 블로크 지음, 한정숙 옮김 / 한길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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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건사회 1’이 프랑스를 중심으로 서구 유럽의 중세 시대의 모습을 폭넓게 바라보고 있고, 그 시대와 공간을 살아가던 사람들의 모습을 때로는 집요할 정도로 분석하고, 때로는 대략적인 윤곽만을 제시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단순히 중세시대를 이해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서 그들의 삶을 추측하고 상상하도록 만들고 있다.

물론, 참 어렵게 만들기도 하지만...

 

(너무나) 폭넓게 중세시대를 담아내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본다면 서론과 같은 내용이고,

다르게 본다면 시대의 풍경을 예리하게 담아낸 내용이었다.

아마도... 두 개의 시선 모두를 담아내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난해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봉건사회 2’의 경우에는 1권에서 제시되었고 논의되었던 당시의 시대와 풍경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의 모습들을 몇 가지의 계급 또는 집단으로 구분하며 각 계급이 어떤 모습을 갖고 있었고, 어떻게 자신들의 계급의식을 갖추게 되어가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기사 계급을 두고 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계급적 성격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점점 더 자신들의 계급적 특성을 강화해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마르크 블로크 아직은 덜 구분되고 나뉘었던 당시의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점점 더 구분되고 하나의 구조로 갖춰가는 순간들을 담아내고 있다.

 

그런 계급들 중에서 특히 귀족과 성직자 계급에 큰 관심을 두고 있고,

반대로 농민들에 대해서도 그는 지속적으로 의식하고 있다.

 

그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계급적 특색을 갖추고 집단화가 되는지 분석하고 있고,

당시에는 보다 감정적이고 즉각적인 폭력성을 띄고 있었던 사회가 어떻게 법적인 체계를 자리잡아가고 있는지를 밝혀내고 있다.

그리고 결론부분에 가서 그는 아직은 뚜렷한 특색과 윤곽이 잡히지 않고 있었던 봉건사회 그리고 중세시대가 어떻게 자신들의 시대를 다른 시대들과 구분할 수 있도록 특색을 갖추어 가고 있는지 대략적으로 논의하고 있고, 서구 유럽의 봉건사회가 어떤 이유로 인해서 그런 형태를 갖추게 되었는지 자신만의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봉건사회가 어떻게 국가로 구성되어가고 그 국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국민으로 되어가고 있는지를 혹은 국민성을 획득하게 되어가고 있는지를 논의하고 있다.

 

전체저적으로 보자면 뚜렷하게 논의하기 보다는 폭넓고 전체적인 모습을 담아내려고 하고 있는 기존의 성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고, 다양한 자료와 사료가 동원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읽는 것이 어렵고 버겁게 느껴진다. 하지만 간간히 느껴지게 되는 그의 날카로운 통찰력은 어렵기는 하지만 읽는 것을 포기하지 않게 만들고 있다.

 

아직은 이해한 것보다는 이해하지 못한 것들이 더 많은 마르크 블로크이고 그의 글이지만, 그래도 조금은 그에게 다가간 것 같다는 기분이 들고, 보다 더 중세시대 또는 봉건사회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물론, 읽은 노력에 비해서는 부족하기만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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