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ㅣ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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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걸

호프 자런 지음

 

2023년 9월

Bookclub

 

목차를 보면 1부 뿌리와 이파리/2부 나무와 옹이/3부 꽃과 열매 라고 되어 있다. 나는 목차만 보고도 책의 훌륭함을 알 수 있다는 사람들의 말을 믿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쓴이의 마음이 보일 때는 있다. 약간은 옹색하고 올곧으며 자기만의 생각으로 꾸려나간 세상이 궁금해졌다.

 

한동안 겉멋이 들어있기가 진해지다 반년 사이 다시 원점을 찾았다. 글 좀 쓴다고, 책 좀 낸다고 이 일 저 일 벌이다가 초심을 잃고 말았다. 유명인사가 아니어도 뛰어난 실력자가 아니어도 초심을 잃는다는 건 이런거구나 하고 깨달았다. 그리고 다시 서평쓰기부터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다. 마치 걸음마를 다시 시작한 재활환자처럼. 어렵고, 묵직한 건 어쩌면 가짜노동일지 모른다. 나는 나대로 다시 지렁이가 앞으로 나아가듯이.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해서 벽에 손을 대면 두꺼운 페인트 밑에 있는 시멘트의 질감이 느껴졌다.

 

각자의 고집스러운 방식으로 서로를 사랑했다.

 

내 실험실은 불이 항상 켜진 곳이다. 그 방에는 창문이 없지만 창문이 필요하지 않다. 모든 것이 자체적으로 조달되는 자급자족 시스템을 갖춘 곳이기 때문이다. 그 자체가 하나의 우주를 이루고 있다. 내 실험실은 굉장히 개인적이고 익숙한 곳으로, 서로 잘 아는 소수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내 실험실은 손으로 하는 일에 모든 정신을 집중해서 뭔가를 해 내는 곳이다. 내 실험실은 내가 움직이고, 서고, 걷고, 앉고, 물건을 가져오고, 나르고, 오르고, 기는 곳이다. 내 실험실은 잠을 이루지 못해도 괜찮은 곳이다. 자는 것 말고도 할 일이 많은 세상이기 때문이다. 내 실험실은 내가 상처받고 다치면 문제가 되는 곳이다.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경고문이 붙어 있고, 규칙이 정해져 있다. 장갑을 끼고, 보호 안경을 쓰고, 발가락을 감싼 신발을 신어서 위험한 실수로부터 나를 방어하는 곳이다. 내 실험실은 내가 필요한 것보다 가진 것이 훨씬 많은 곳이다. 서랍들은 어젠가 필요할지 모르는 물건들로 가득하다. 내 실험실의 모든 물건들은(그것이 아무리 작고 못생겼어도)존재 이유가 있다. 아직 그 용도를 아무도 알지 못할지라도

 

아주 작은 실수만 저질러도 잘못을 허락하지 않는 바깥 세상의 소용돌이에 단번에 휩쓸려 들어가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과학은 나에게 모든 것이 처음 추측하는 것보다 복잡하다는 것, 그리고 무엇을 발견하는 데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아름다운 인생을 위한 레시피라는 것을 가르쳐줬다. 과학은 또 한때 벌어졌거나 존재했지만 이제 존재하지 않는 모든 중요한 것을 주의 깊게 적어두는 것이야말로 망각에 대한 유일한 방어라는 것도 가르쳐줬다.

 

둘의 기다림은 다른다. 씨앗은 번성하기를 기다리지만 나무는 죽기를 기다린다. 모든 우거진 나무의 시작은 기다림을 포기하지 않은 씨앗이었다.

 

죽음의 사신이 병들고 약한 몸들과 그들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끌고 마지막 어려운 길을 가는 동안 병원에서 일하는 우리는 그 뒤를 따라가는 임부를 수행하고 돈을 받는다는 생각.

 

부끄러움으로 붉어진 얼굴과 후회로 무거워진 심장으로 그를 바라봤다.

 

사악한 기운이 언제든지 나를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근거 없는 생각이 들었다. 절대 치유될 것 같지 않은 상처속에서 시간이 멈춰버렸다. 그들은 안으로 향해 있었다. 자신의 심장을 갉아먹어야 하지만, 자신의 심장은 절대 포만감을 주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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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발견 - 가족에게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은 나를 위한 심리학
최광현 지음, 윤나리 그림 / 부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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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발견

최광현 지음

 

글이 유치하고 재미도 없다. 가족치료의 대가로 알려진 책 소개에 좋아라 샀다. 근데 이 책 뭘 말하는거야. 이것저것 가족치료 대가들의 이야기는 갖다가 붙여서는 요지를 파악할 수가 없다. 마지막에 쓴 김정희 이야기가 제일 잘 썼다.

 

[영화 전우치에 누가 절간에 부처님 보고 가지 중보고 가냐?라는 대사가 나온다. - 그런데 나는 매번 회사에 들어가서 적응의 문제를 고민했다. 가서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에 집착했다. 고민하고 집착해봐야 잘 하지도 못하면서. 나는 회사를 보고 들어간 것이다. 거기에서 무슨 일을 하고 직업적인 생활을 위해 들어간건데, 왜 다른 것들에 신경을 쓰고 마음아파 하는 것일까?

 

여가 시간에는 즐거운 활동을 해야 하고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 한다. 이득이 없는 일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왜냐하면 삶의 채널을 돌려 내면에 쌓인 그림자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관계가 이해관계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을 만나 관계를 맺어 보는 것도 좋겠다.

 

부당하고 억울한 상황 속에서 “아! 그래요?”라고 말함으로써 상대방이 던진 투사의 덫에 걸려들지 않고 적당한 경계를 유지하며 자기를 지킬 수 있는 기술을 체득할 수 있도록 하자.

 

감정과 생각 사이에 경계가 필요하다.

 

우리의 피로함은 타인이 아니라 바로 자기가 자신을 함부로 사용하고, 그래서 착취를 하게 되는 것에 있다. 누군가 때문에 문제 상황에 놓였다고 생각한다. 문제 요인을 타도해야 할 적, 나를 힘들게 하는 고통의 근원지로 여긴다.

 

갈등의 플로우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먼저 빠져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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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쥐 1~2 세트 - 전2권
아트 슈피겔만 지음, 권희종 외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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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1, 2

아트 슈피겔만 지음/권희섭, 권희종 옮김

 

유태인으로서 견뎌내야 했던 삶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려는 시도. 어느 것 하나 미화하지 않고 사실 그대로를 담아내려고 했다.

 

단지 사람을 쥐로 표현한 것이 다를 뿐, 극 사실주의적인 표현. 누군가의 일기장을 보는 듯.


역사상 인간이라서 그리도 인간에게 잔혹할 수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사실 중 단연코 최고의 자리를 다투는 일이라 

줄무늬파자마를 입은 소년, 죽음의 수용소에서, 어느 독일인의 삶 등 무수히 많은 글들이 책으로 나와도 가슴에 종을 울리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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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4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장희창 옮김 / 민음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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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장희창 옮김

 

2023년 4월

The bookclub

 

보고 깜짝 놀랐다. 나도 이렇게 소제목을 달아서 글을 여럿 올렸기 때문이다. 누가 보면 마치 내가 따라한 것으로 여길 수 있겠다 싶었다. 맹세코 난 무식하게도 이 책을 읽어보지 못했었다. 그리고 난 이 책을 읽고 남아선호사상이 무르익었던 우리나라의 시기에 적절했던 책이라 느꼈다. 모두에게 명작이어도, 모두에게 감동을 안겨도 내가 아니면 그만인 게 글이고 그림이다. 난 이 책이 혐오스러웠다. 그럼에도 어딘가는 그럴듯한 글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들에게 초인을 가르치려 하노라.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그대들은 자신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지금까지 모든 존재는 자신을 넘어서 그 무엇인가를 창조해 왔다. 그런데도 그대들은 이 거대한 밀물의 한가운데서 썰물이 되기를, 자신을 극복하기보다는 동물로 되돌아 가기를 원하는가?

 

그의 지혜는 성장했고 그 충만함이 그에게 고통이 되었다.

하지만 모든 창조하는 자들은 냉혹하다.

인간의 복수심으로부터 구제하는 것. 희망으로 나아가는 다리이며 오랜 폭풍우 뒤의 무지개다

우리와 동등하지 않은 모든 자들에게 복수하고 모욕을 주리라. 그리고 평등에의 의지. 이것 자체가 앞으로의 덕의 이름이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힘을 가진 모든 것에 반대해 함성을 지르리라! 타란툴라의 마음을 가진자들은 이렇게 맹세한다.

 

인간은 평등하지 않다.

 

내가 현기증을 일으키지 않도록 여기 이 기둥에 나를 단단히 묶어다오! 나는 복수심의 회오리에 휘말리기보다는 기둥에 묶인 성자가 되련다.

 

이토록 나는 악의에 굶주려 있다.

나는 언제나 자기 자신을 극복해야 하는 그 무엇이다.

어제 저녁 무렵 나의 가장 고요한 시간이 내게 말했던 것이다.

많은 것을 보려면 자기 자신을 놓아버릴 줄 알아야 한다.

원하지 않은 행복에 대하여

그렇다! 나는 신을 부정하는 차라투스트라다!

 

그대들의 이웃을 언제나 자신처럼 사랑하라. 하지만 우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자가 되도록 하라!

 

쾌락은 마음의 고통보다 더 깊은 것이다.

산을 내려온 차라투스트라는 군중에게 초인의 존재를 가르친다. 하지만 군중이 그의 말을 알아들을 리 없다. 차라투스트라는 웃음거리가 되고 만다.

 

종이 사이에 머리를 처박고 있지 말고, 책 사이로 걷고 뛰고 오르고 춤추며 문 밖에서 생각하는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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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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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임홍빈 옮김

 

강물을 생각하려 한다. 구름을 생각하려 한다. 나는 소박하고 아담한 공백 속을, 정겨운 침묵 속을 그저 계속 달려가고 있다. 그 누가 뭐라고 해도 그것은 여간 멋진 일이 아니다.

 

한동안 책읽기도, 글도 쓰지 않았다. 누가 강요하는 일이 아니고 그저 내가 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왜 하지 않냐고 다그칠 일이 없는 일들이 내게는 꽤 있다. 바로 운동, 독서, 글짓기가 그렇다. 나조차도 그것을 왜 꾸준히 해 나가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내 인생의 동반자처럼 계속 이끌어나가고 싶다.

한동안 하지 않았더니 이내 하지 않은 내가 형성되어 다시 하려고 하니 설레면서 기분이 좋으면서도 어설프다. 조금이라도 놓아버리면 금새 초보자가 되어버리는 게 독서와 글쓰기다. 이것저것 벌려놓고 읽지 않은 책들이 있어 폰 노트에 각 달에 읽는 책들을 쓰면서 읽어보기로 했다. 그러자 그 달의 마지막에는 왠지 마무리를 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어 책을 더 읽게 됐다. 읽히지 않을 때 과감히 책을 덮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는데 이제는 어차피 안 읽혀질거면 안 읽혀지는대로 읽자 싶다. 그렇게 읽고 있다 보니 눈이 침침해도 그런대로 읽을 만해진다. 이 책은 10월에 읽는 목록에 넣었고, 오늘은 10월 마지막 날이다. 아직 한참이나 페이지가 남았지만 어느새 다 읽고 다 읽은 김에 오늘 글쓰기는 이 책 정리하는 걸로 하자 싶다. 성과가 없는 일을 지속해 왔다. 목표 없이 흘러가고 단기성과마저 없으니 내 인생도 흐지부지되는 것 같다. 맷집을 키워나가자. 언제라도 책을 낼 수 있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비난하지 말자. 나는 잠시 지쳐있었을 뿐. 충분히 다시 움직일 수 있다.

 

이곳 기후는 그렇게 난해한 점이나 아리송한 점은 보이지 않고, 비유도 없고 상징도 없을 만큼 단순 명료하다. 그보다는 나 자신이 설정한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가 없는가에 더 관심이 쏠린다.

 

집에 가면 아이들 숙제와 할 일을 점검하고 무조건 자리에 누워 책 읽기를 한다. 그러다 잠이 드는 일을 반복하기로 하자. 어제 하루 했다. 귀찮다고 오늘 하루 정도는 괜찮다고, 왜 나만 그래야 하냐고 생각하지 말고 그렇게 해 나가자. 루틴하게.

 

누군가로부터 까닭없이 비난을 받았을 때, 또는 당연히 받아들일 거라고 기대하고 있던 누군가로부터 받아들여지지 못했을 때, 나는 언제나 여느 때보다 조금 더 긴 거리를 달리기로 작정하고 있다. 오늘도 나는 받지 않아도 될 따가운 눈초리와 경멸을 받았다. 그러자 진정이 되지 않은 채 폰만 한 시간여 봤다. 그러다 보고서를 썼다. 나는 평소 하지 않던 집중도가 높아져 있는 상태이다. 덕분에 나는 오후에는 마음을 진정하고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누군가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책을 읽기로 하자. 읽히지 않더라도, 그냥 글자뿐일지라도 책을 좀 더 오래 많이 읽자.

 

어쨌든 달력이 10월로 바뀌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1개월이 지나가 버렸다. 시련의 계절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2023년 10월은 나에게 시련의 계절이었다. 그리고 아직 10월 31일 화요일이다. 나의 시련은 나를 포함한 주변인이 아픈 것이 주요했다. 특히 첫 아이가 한달 내내 항생제를 달고 살아서 이러다 항생제에 절어 버리는 건 아닌지 염려될 정도였다. 10월은 내게 사랑하는 이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는 걸 여실히 알려준 계절이다.

 

 

나는 흥이 없다. 즐거움을 잘 느끼지 못한다. 그런데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한 이 일들은 내가 좋아서 한 일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내가 좋아서 결혼하고 아이 낳고 취업하고 검사하고

다 내가 해놓고. 이제 와서 너무 힘들다고?

다 잘못된 일이었다고?

너는 네 인생을 정말 그따위로밖에 안 살거야?

어두운 마음을 품은 밤의 여왕처럼 내 뒤를 쫒아왔다.

태도를 언제까지나 정하지 못한 사람처럼 비는 구질구질 계속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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