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동물로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는 대학원 생활에서도 많은 어려움에 봉착하였다. 전공인 심리학을 하는 사람들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받고, 위축되는 나를 보면서 옳다구나 하며 덤벼들었다. 비단 학교폭력이 청소년들의 문제만이 아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끊임없이 반복된다. 특히 곪아있고, 폐쇄되어 있는 곳일수록.

얼마 전 그렇게 나의 피 맛을 보며 즐거워하는 이들의 선물을 샀다. 그리곤 방어였는지 두려움이었는지, 한동안 전하지 못하고 방 한 켠에 방치했더랬다. 그러다가 편지지를 사서, 한 장씩 써내려 가는데, 참으로도 쓸 말이 없었다. 손바닥만한 편지지 한 장에 이리도 쓸 말이 없다는 것이 나를 더 씁쓸하게 했다.

그러면서도 사회적 동물 중 희생양의 입장을 제대로 표명하기라도 하듯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는 말을 써내려가는 내 손을 보면서, ‘그래도 나도 나 나름대로 인생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사회적 동물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나를 보면서 그들은 지금.. 그래 지금..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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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예감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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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예감

요시모토바나나

 

요시모토바나나, 츠지히토나리, 에쿠니 가오리.

20대 초반 이들의 소설을 하나하나 읽어 내려갈 때가 있었다.

30대에 접어든 요즘 다시 슬픈 예감을 집어 들었다.

 

얼마 전 친구와 같은 이야기를 했다.

예전에는 이렇게 이야기를 했었다. 사람들은 왜 읽은 책을 또 읽는지 모르겠다는 내 입장과

읽으면 읽을수록 새로운 것이 있고, 또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친구의 입장.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얼마 전 나는, 잊혀져서 다시 읽으니 새롭게 되더라는 나의 달라진 입장.

 

간단하면서도 간단하지만은 않은 요시모토바나나의 책을 읽어내려 가면서

비가 내렸고, 30분 정도 멍하니 지금은 생각도 나지 않는 생각들을 했다.

그리고 전을 부쳤는데, 참, 맛이 없다.

 

기억의 저편에 머물고 있는 나와 기억을 끌어올리고 어쩌면 다시 시작해야할 나의 인생의 시작을 보여주는 ‘슬픈 예감’은 어쩌면 나와도 맞물려 있을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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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3일..

 

현세를 벗어나야겠다. 하고 무작정 제주도로 내려왔다. 이것저것 그리도 벗어나고만 싶었다. 사람들이 이기주의로 가득찬 듯이 보이고, 그 길을 내가 헤쳐나갈 자신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하루, 이틀, 사흘,, 고작 3일이다. 벌써 3일이다. 내가 벗어날 수 없다고 여겼던 길에서 벗어났다고 여기는 순간, ‘길’이라는 카페가 나타났고, 그곳에서 창문에 다닥다닥 붙은 큰파리들을 보면서, 돈을 생각하고, 그를 생각했다.

 

그러면서.. 이제 돌아가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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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얼마 전, 회사 근처로 이사를 왔다.

덕분에 남편의 직장은 집으로부터 더 멀어졌다.

나는 남편의 직장에서 가까운 곳에 집을 구하려고 했고, 남편은 내 직장에 가까운 곳에 집을 구하려고 했다.

얼마 전부터 나는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직장을 다니고 있는 사람이 되었다.

남편 직장과 가까운 곳에 집을 구하게 되면, 내가 곧 임신을 하고, 직장을 그만두게 될 것을 염두해 선택한 것이다. 내 생각을 알고, 미리 선수를 치는 남편의 선택이 어쩐지 알다가도 알다가도, 알다가도, 그렇다.

 

어차피 차를 끌고 가봐야 주차난에 허덕거리기에 걸어가면 좋지. 하는 생각에 걸었는데, 이상하게 다리가 퉁퉁 붓고, 저녁에는 문명의 힘을 빌러 세븐라이너에 다리를 끼고 있어야되는 지경이 되었다. 걷는게 분명 몸에 좋을텐데? 건강해져야하는거 아니야? 라는 의문이 들때쯤, 세상은 참..

뉴스에 걷기가 치매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사가 보도되는데.. 웃음이 나왔다. 더욱이 갈수록 한국 사람들이 운동은 적게 하고, 고열량을 섭취해 뚱뚱해진다고 한다. 특히 걷기는 건강에 많은 도움을 주는데도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걷는 시간은 5분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하루에 한시간씩 10년을 걷다보면, 뇌의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보고도 곁들여 나오기까지 했다.

 

그렇게까지 나를 다독이려하느냐. 그렇다면 남편이 끼워준 세븐라이너를 한번 더 작동시키며 나는 지금 건강을 위해 출퇴근 시간을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려 노력해보았다.

 

참고로, 남편은 출근시간에는 택시를 타고, 퇴근시간에는 버스를 타는데, 한시간을 버스를 타고 하차 후 10분 정도를 걸어야 집에 도착할 수 있다. 그 시간이 안쓰러웠었는데, 운동을 하는 남편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싶다(서울의 출퇴근 시간과 지방을 비교해서 보지는 말라-여기는 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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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이다 - 인생 앞에 홀로 선 젊은 그대에게
김난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기억하라. 너는 눈부시게 아름답다.

조오흘 때다!

그토록 좋은시리가는 것은 가능성 때문이다.

그대는 연마하기에 따라 값어치를 매길수 없는 광채를 내뿜을 원석이다.

 

좋은시기...

내 나이 서른 둘.

나는 청춘입니까? 청춘이라더라.

사람의 인생을 80살이라고 놓고 하루와 비교하여 보았을 때 32이라는 나이는 하루중 9시 36분.. 한창 일하고 있을 시간이더군.

 

제주도의 카페길 이라는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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