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중독 - 인간이 타인을 용서하지 못하는 이유
나카노 노부코 지음, 김현정 옮김 / 시크릿하우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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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중독

나카노 노부코 지음

 

인간이 타인을 용서하지 못하는 이유가 정의중독이라는데, 나는 정의라고 하면 뜻이 먼저 생각난다. 나에게 정의의 원형은 의로운 것이기보다는 대상에 대해 정의를 내리는 것이다. 그래서 읽으면서 나만 그렇게 생각하고 책을 펼치는 걸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번역자는 이 정의라는 것이 원형으로 다가왔으니 제목으로 썼을 테지만.

 

정의롭게 살아야 한다고 너무 의식하기 때문에 우리는 타인을 쉽게 용서하지 못한다고 한다. 누군가를 싸잡아서 죽이려고 들기는 쉽고.

그리고 인터넷 세상에서 마녀사냥을 하고, 누군가의 잘못을 극대화하고 증폭시켜서 쓰레기로 만들어버린다.

정의중독에 빠져서 사는 것이 해로우니 뇌가 이에서 벗어날 수 있게 운동을 해야 한다.

그래서 미움의 고통에서 벗어나 평온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왜 용서할 수 없는지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식습관, 수면습관을 개선해서 내가 건강한 상태가 되야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다. 낯선 것을 일부러 경험하고 비일관성을 늘려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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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에 대하여 - 용서의 가능성과 불가능성
강남순 지음 / 동녘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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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에 대하여

강남순 지음

 

용서에 대해 이렇게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이 국내에 있었는가? 그리고 심지어 외국의 책을 번역한 것도 아니고 한국인이(외국에서 주로 생활하고 있는 것 같지만), 지극히 한국적인 이름을 가진 저자가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를 하고 있다니.

놀라웠다.

물론 나는 용서의 가능성과 불가능성에 관심은 사실 없다. 용서의 개념에 관심이 있다. 사람들이 용서라는 말은 나고 자라면서 수없이 듣지만, 정작 자신에게 그러한 상황이 닥치면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과연 선뜻 용서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니, 없다. 용서는 너무 어렵다. 왜 그럴까? 용서가 무엇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학자마다 여러 정의가 난무하고 용서가 뭔지도 모른채 용서하고 나면 마음의 평안을 얻으니 용서는 좋은 것이라는 연구들만 판을 친다. 용서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설문지도 사실은 용서프로그램에 맞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저 좋다고 하니 사용하고 나서 효과 크기만 보고 끝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는 과연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용서란 무엇인지에 관심이 있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용서를 하든 안하든이 아니라, 나는 그 상위에 있는 개념을 보고자 하였다.

 

이 책은 용서를 하기 위한 전단계 이야기들이 논리정연하게 나열되어 있어서 너무 좋았다. 용서 전공서적으로 봐도 훌륭하다. 물론 필력도 좋아서 서문부터 잘 썼다.

 

용서를 사유해야 하는 네 가지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과연 용서란 무엇인지, 용서의 종류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종교적 용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윤리와 정치적인 면에서까지 아우른다. 250쪽 분량 정도로 양이 많지도 않고 쉬이 익히는데 내용이 가볍지만은 않은 잘 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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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가 알려주는 염증 제로 습관 50
이마이 가즈아키 지음, 오시연 옮김 / 시그마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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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가 알려주는 염증 제로 습관 50

이마이 가즈아키 지음

 

몸이 잘 곪는다. 40년의 시간 동안 많이도 곪았다. 물혹이 여러번 차서 배와 손목을 수술하기도 했다. 생리 기간에는 어김없이 곪는다. 내 신체는 독소를 배출하는 방법을 이리 선택한 것일까?

 

얼마 전에는 임파선염으로 고생을 했다. 귀 뒷부분과 연결되는 목 부분에 멍울이 잡히면서 건드리면 아픈 수준이 아니라 가만히 있어도 견디기 힘든 고통이 찾아왔다. 대상포진인가 했지만, 임파선염이었고, 사일치 약을 먹고 증상은 호전이 되었다. 그리 심한 수준으로까지는 가지 않지만 자주 곪는다.

 

한번은 어깨에서 등쪽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곪았다. 몸에 자주 곪는 일이 있어서 이번에도 그러려니 했는데, 아는 간호사가 외과에 가서 째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 째는데, 쨌는데, 이게 웬걸, 가려움과 피부의 흉이 크게 남았다. 그런 일이 있고 나니, 약을 먹어 가라앉히는 게 나은지, 사라질 때까지 두어야 하는지, 수술을 해서 제거해야 하는지 모를 염증을 여럿 달고 산다.

 

마침 아는 언어치료사로 일하는 H선생님과 한 달에 한권 책을 읽을까요? 이야기를 하다가 염증에 관심이 있다며 읽어보자고 했다. H가 추천한 책이다. 이전에 알고 있던 책은 아니고 인터넷에서 염증을 찾아보고 고르게 된 것이다. 대부분 책을 고르고 읽자고 권유하는 쪽은 나여서인지, 이런 바뀜이 신선했다.

 

글이 큼직큼직하고 밑줄도 알아서 그어있고, 쉬워서 편히 읽힌다.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도 그다지 없다. 다만 번역을 하는 과정에서 여겨진다와 같이 피동사가 여럿 쓰여서 거슬렸다.

 

위의 89%만 먹는 습관으로 장수 유전자를 만들고, 몸에 쌓인 지방이 만성염증을 일으키고, 공복감을 느끼는 시간을 만들고. 모두 나를 가꾸는 일이다. 그런데 나는 그냥 나를 가만히 놓아두고 싶은 충동이 자주 인다. 나를 일으켜 열심히 활동하는 것 말고 그저 나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냥 무료한 시간을 달래는 순간을 만들어주고 싶다.

 

맨달 강화로 염증을 제로화환다고 하는데, 그 중 하나가 아픈 사람의 사진을 보지 않는다이다. 나는 병원에서 매일 아픈 사람을 마주한다. 스물다섯, 연인이었던 그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네가 매일 아픈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는 삶이 걱정돼. 네가 원하지 않으면 계속 하지 않아도 돼라고. 나는 아픈 사람을 보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삶이란 게 안좋다고 여기는걸 모두 제거하고 살 수 있을까? 함께 하면서도 건강하게 사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게 인생이다. 나는 아픈 사람의 사진이 아닌, 아픈 사람을 매일 보지만 건강하고 밝고 아름다운 이들도 매일 본다. 그것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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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가꾸기의 즐거움 - 헤르만 헤세 산문집 반니산문선 9
헤르만 헤세 지음, 배명자 옮김 / 반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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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가꾸기의 즐거움

헤르만 헤세 지음

 

마음에 들어오는 글들이었다. 밑줄그은 글들을 컴퓨터에서 글자를 만들어 피워내는 일은 또 다른 감각을 불러온다.

 

이럴 때일수록 자연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걸 의식적으로 챙겨야 한다. 의식하고, 기억해야한다.

 

 

[모든 소유는 구속이었고, 모든 이해는 포기였으며, 모든 죄는 미소와 생각 안에서 미화되었다.

 

건강, 상실, 생각 없는 낙관주의. 모든 심각한 문제 따위는 웃으며 외면하기, 공격적인 질문 삼가기, 순간을 즐기는 기술, 이런 것들이 우리 시대의 슬로건이다.

 

당시 독일 국민들은 모두 소위 건전한 낙관주의에 젖어 모든 것이 훌륭하고 황홀하다고 여겼고, 마침내 전쟁을 일으켰다. 그리고 전쟁은 매우 위험하고 폭력적인 일이며, 전쟁이 결국 독일을 비참하게 만들고 끝날 거라고 말하는 모든 비관주의자를 벽에다 밀어붙이고 위협했다. 이렇게 비관주의자들은 조롱당하고 때로는 벽에 밀쳐졌지만, 낙관주의자들은 다가올 위대한 시대를 축하하며 환호성을 질렀다.

 

얼마나 많은 친구가 올해 내 곁은 떠났던가! 그러나 오늘 나는 슬픔 없이 그들을 생각한다. 그들은 내 생각과 꿈속에서 여전히 살고 있다. 그들이 살았을 때와 똑같이.

 

강한 햇살에 눈이 부셔 고개를 돌리던 순간, 푸른 잎새 속 깊숙한 곳에서 거무스레한 뭔가가 그림자처럼 소리없이 날아오르는 것이 보였다. 그것은 새가 아니라 나비였다. 지난 3,4년 동안 본 적 없는 아주 회귀한 들신선나비였다. 크고 아름다우며 허물을 벗은 지 얼마 안 된 것 같았다. 어둠 속에서 보란 듯이 몇 번 날개를 파악이더니 멀리 날아갔다가 다시 돌아와 냄새를 맡고 주변을 맴돌다가 왼손 위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나비는 날개를 포개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날개 아랫부분은 칙칙한 갈색과 잿빛을 띠었지만, 날개를 다시 활짝 펴자 벨벳처럼 부드럽고 진한 자주색이 화려하게 드러났고, 그 위에는 샛노란 줄무늬와 푸른색 점들이 멋지게 줄지어 있었다. 노란 줄무늬는 날개의 밝은 가장자리 색과 물감을 칠한 듯한 검붉은색 사이에서 너무도 고상하고 우아하게 돋보였다. 나비는 리듬을 타듯 숨을 쉬며 부드러운 날개를 천천히 접었다 폈다 하면서 머리카락처럼 가느다란 다리 여섯 개로 내 손들을 단단히 딛고 몸을 지탱했다. 잠시 후 눈 깜짝할 사이에 나비는 뜨겁고 밝은 햇살 속으로 멀리 사라졌다.

 

사랑하는 벗이여! 너무도 멋지고 조금은 별난 이번 여름도 마침내 끝나려나 봅니다. 아침이면 초원은 다시 흠뻑 젖어 있고, 벚나무 잎은 자줏빛으로. 아카시아 잎은 황금빛으로 벌써 물들어가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들을 부러워하며 경탄합니다.

 

더위가 가시지 않은 7월 저녁에 평온하게 다시 읽은 것입니다. 사랑하는 벗이여. 이 작은 책이 얼마나 매혹적이고 매력적인지 모릅니다!

 

그림자가 지금처럼 부드러우면서도 흐릿해지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삶의 무상함을 슬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소중히 받아들입니다. 가장 무상한 것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것입니다. 그래서 죽음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꽃이며 가장 사랑스러운 것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겉보기에 아주 튼튼하고 저주스러울 만큼 건강해 보이는 돈과 기계의 인간들은 한 세대를 행복하고 멍청하게 지내다가

 

궂은 날씨, 아픈 몸, 그리고 이런저런 일들이 나의 여름 대부분을 앗아갔다.

 

나비채를 손에 들고 돌아다니느 소년, 양철 식물 채집통

 

이 무렵 며칠 동안 계속된 숨막히는 무더위에도 개의치 않고 더 자주 밖으로 나간다.

이 풍요로운 여름이 내 감각에 제공하는 모든 것을 보고, 느끼고, 냄새 맡고, 맛보고 싶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소유욕에 사로잡혀 휴식도 잊은 채

평소에도 소유욕이 그다지 강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고 쉽게 놓아주는 편이지만, 지금은 온통 붙들고 싶은 열망에 괴로워한다.

 

일생일대의 거창한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 날마다 조금씩 작은 죽음을 겪는다.

 

우리는 너희들을 사랑하지.

그럼에도 너희들의 목을 꺾는다

죽이고, 아무런 후회도 하지 않는다

 

커다란 비밀이 죽어가는 것들을 감싼다

 

가는 나이테는 그해애 폭풍우의 거센 공격을 받아 힘들었음을 나타내고, 굵은 나이테는 잘 지냈음을 나타낸다. 그래서 농촌 아읻르은 가장 강인하고 고귀한 나무가 가장 가는 나이테를 가졌다는 걸 안다. 그런 나무는 높은 산꼭대기와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는 곳에서 자란다.

 

그가 갈망하는 것은 오로지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으로 사는 것이다.

 

나의 오랜 친구였던 복숭아나무가 서 있던 자리에는 이제 구덩이가 생겼다. 내 작은 세계에 균열이 생겨 그 틈새로 공허와 어둠, 죽음과 공포가 기웃거렸다. 부러진 나무 줄기가 서글프게 누워 있었다. 어쩐지 조ㅁ푸석푸석하고 물렁물렁해 보였고, 가지들도 꺾이고 부러져 있었다. 2주만 더 있었더라도 그 가지에는 다시 분홍빛 꽃이 피어 파란 하늘이나 흐린 하늘을 배경으로 꿋꿋이 서 있었을 것이다. 이제 나는 그 나무에서 꽃가지를 걲지도 못하고 열매도 따지 못할 것이다. 독특하고 환상적인 나뭇가지를 그림으로 그릴 수도 없고, 무더운 여름날 계단을 내려가 나무의 옅은 그늘 속에 잠시 쉴 수도 없을 것이다.

 

도시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생활을 표현하고 찬양한다. 그것은 도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거칠지도 않고 평온하지도 않지만,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은 고향처럼 정신적인 인간과 영웅적인 인간의 마음을 가장 깊은 곳까지 끌어당긴다.

 

성급함이나 걱정 따위는 없다.

 

노인도 되었다가 청년이 되기도 하고, 난쟁이가 되었다가 거인도 된다. 정원에서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너무 빽빽하게 들어찼고, 너무 많은 세계가 그 안에 있었다.

 

주위는 고요하고 뜨거운 한낮이 무겁게 내려앉는다.

 

그래서 혹시라도 외부 세계가 몰락한다고 해도, 우리 중 누군가가 그 세계를 다시 세울 수 있다.

 

우리는 한 시대의 늦가을, 몰락하면서 해체되어가는 세계에 살고 있다. 그 세계는 많은 사람에게 지옥이 되었고, 거의 모든 사람에게 불안한 것이 되었다.

 

모두가 미친 듯이 바빴다.

형편이 나아지게 하려고 애쓰느라 자신을 혹사했다. 모두가 힘들게 일했고, 거의 모두가 물건을 만들거나 물건을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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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카밧진의 처음 만나는 마음챙김 명상
존 카밧진 지음, 안희영 옮김 / 불광출판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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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카밧진의 처음 만나는 마음챙김 명상

존 카밧진 지음

 

이 책을 산 지 10년이 넘었다. 마음챙김을 시작한 지 십 년이 넘었다. 그러나 발만 살짝 담그다가 이내 무슨 급한 볼일이라도 있는 냥 발 빼기 급급했다. 그러다 몇 해 전 최고의 휴식을 읽으면서 내 지난날들을 오버랩하고 하나 둘 씩 마음에 담았다.

 

아침 출근길 왠만하면 아침 명상을 틀고 천천히 걷는다. 나는 이제야 내 몸에 일어나는 일들에 귀기울이며 마음을 다독이기 시작했다.

 

책에서는 실전보다는 마음챙김의 위대함을 간략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누가 위대하지 않다고 선전하지 않아도 어느새 스타가 되어 있는 이들이 있다. 새로운 치료법을 창시한 당신도, 동양의 명상, 요가에서 치료법을 창안한 당신도, 그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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