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손가락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추리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글을 좋아한다.

 

가족의 뭉클함을 노린 글을 좋아하지 않는다.

'붉은 손가락'.. 좋았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장르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고,

마음 속 감정을 끌어낼 수 있게 하는

'히가시노 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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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밤이고 나는 방에 불을 끄고 누워있는데, 그래도 보일 건 다 보인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과 참 비슷하다.

어둠속에서 더 잘 보려고 눈을 더 크게 뜬다. 내가 지금 여기에 있는 이유와 참으로 다르다. 그렇다면 내가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

무서운 영화를 보면, 손으로 눈을 가리곤 했다. 그럼 영화를 왜 보나?

만나기 싫은 사람을 만나, 억지웃음을 짓곤 했다. 억지웃음을 짓는 건 마음에 돌덩이가 있는 것처럼 어려워. 그럼 그 사람은 왜 만나나?

내 삶은 언뜻 보면, 이렇게 모순덩어리다. 그런데, 그 속을 보면, 이유 같지 않은 이유라도 거기에는 ‘이유’라는 것이 있다. 무서운 영화는 그가 보고 싶어 했던 영화였다. 만나기 싫었던 사람은 그가 사랑하는 그의 연인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이유는 저기에 두고 만다. 원인과 이유가 맞물려 뭐가 이유이고 원인인지도 모른 채 원인과 이유가 쳇바퀴 돌듯 돌아가는 것이다. 평균분포의 안에, 이것이 있다. 그리고 그게 사는 거다. 원인과 이유가 맞물려, 쳇바퀴 돌듯 돌아가고 있다.

쳇바퀴 돌듯 다람쥐는 참으로 인생다운 인생을 살고 있지 않은가. 다들 그렇게 사는 거야. 그냥 열심히 사는 거지. 나는 무던히도 그 말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나는 또한 상투적인, 누구나 하는 말이 싫었다. 예를 들자면, 힘들 때 의례적으로 하는 힘내. 모든 게 잘 될 거야. 잘되겠지. 난 널 믿고 의지해. 나는 그게 자기의 마음이라기보다 남들도 다 그렇게 말하니까 습관적으로 하는 말 같아서 더욱 싫었다.

그런데, 어떤 것이 원인이고, 어떤 것이 이유인지도 모른 채 쳇바퀴 돌듯 살아가는 다람쥐 같은 삶이 참으로 인생다운 인생이라면, 그동안의 나의 생각이 잘못된 것일까? 나의 생각이 잘못되지 않고, 잘못되고, 잘못되지 않고, 잘못되고.. 여기에도 모순의 조각들이 있다. 그렇다면, 이 모순은 언제까지 내 곁에 남아있을까?

모순. 사람은 소의 귀를 가졌다. 직접 불에 들어가지 않고는 그 불이 뜨거운지 모른다. 이게 바로 모순이다. 깨달을 때까지.

나는 불을 끄고 방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주변을 바라본다. 나는 예전에 무서운 영화를 봤고, 내가 사랑하는 그의 그녀를 보며, 웃었다. 무엇이 불이고 무엇이 내 걸음이었는지는 아직도 모른다.

나는 총체적인 접근을 하고 있으며, 또한 지엽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나는 멀리서 숲을 보다가, 빠져들기도 한다. 또한 다시 뒤돌아보기도 하면서, 앞으로 가기도 한다. 그게 본질인가? 표면 속에 표면이 있고, 그 표면 속에 또 다른 표면이 있다. 그런데 그 표면이 위의 표면을 덮기도 한다.

모순과 습관과 표면 속 표면을 거닐며, 어느새 끝에 왔다. 나는 어쩌면, 모순이 두려운 것도, 습관에 지는 것이 무서운 것도, 표면의 주인을 아는 것이 궁금했던 것도 아닐지 모른다. 그저, 언젠가는 어떻게 되든, 우리는 끝으로 거슬러 가야한다는 걸 마음속 어딘가에서 원하고 있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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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을 꺼놓고, 잤다가 깼다가를 여러차례.

어기적어기적 생일 밥상을 얻어먹고,

영화 위대한 개츠비를 보러 갔다.

무라카미하루키의 책을 읽다가 알게된 피츠제너럴드.

그리고 알게된 위대한 개츠비.

영화속 개츠비.

자신의 운명이라 여기는 여인을 끝까지 마음에 품은 채, 죽음을 맞이했다.

과거가 다시 돌이켜지길 간절히 바랬던, 개츠비와 함께

나의 과거도 수면위로 올라오는 듯 했다.

 

밥을 먹으러 가는 길,

운전하는 그가 하늘을 보며,

"하늘이 너무 예쁘다. 내일은 비가 오려나.."라고 말했다.

나는 그 하늘을 보며,

"마치 내가 물 속에 있는 것 같아, 수많은 물방울들이 펼쳐져 있는 것 같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내가 이 수면 위로 올라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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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빤~ 강남스타일~

인터넷의 물결을 타고, 멀리 멀리 저멀리,

바다건너, 저멀리까지 퍼져,

걷잡을 수 없는 인기를 만들고,

사람들은 노래, 안무, 싸이라는 가수에 빠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여세를 몰아,

마더 파더 젠틀맨~이 나왔다.

이번 노래는 아예, 애초부터 해외를 겨냥한 듯

국내에서 인기가 있었던 춤을 다시 재탕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안무하는 여자들의 다리 밑에 남자들이 누워있거나,

인기 개그맨들이 돌아가며 저질댄스를 추거나,

특정시간에만 방송이 허가된 술광고를 하는 듯하는 등

선정성의 끝을 달리고 있다.

하여, 국내에서는 선정성으로 인해 방송불가하다는 판정을 받았음은 물론이거니와, 

개인적으로 뮤직비디오를 본 나로서도 마냥 응원해 줄수는 없는. 그런.. 쯧쯧.. 

싸이가 한국사람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미국에서 활동할 걸 생각하니, 얼굴이 화끈거리기까지 한다.

 

아유.. 애국자 나셨네.

뭐 저런거 가지고 그래?

라고 한다면, 나도 그리 할말이 많은 것은 아니다.

애국의 'ㅇ'도 생각하지 않는 내가 애국자라니,, 말이 되겠는가.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애국심의 콧털조차 소유하지 않은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것에 있다.

이런 나도 이런 생각을 하는데, 보는 이들은 어떨까? 하고 말이다.

 

문득, 학창시절, 학교에서 배운 가르침 하나가 생각난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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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4년 동안 그렇게 주구장창 나에 대한 생각으로 골몰하면서 보냈다.

남들, 공부한다.

남들, 해외유학을 간다.

남들, 편입 준비를 한다.

남들, 재수를 한다.

남들은 행동으로 학부 4년을 5년, 6년, 10년같이 보내는데,

그런 행동하나 없이, 나는 그저 골몰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놀자.였다.

 힘들지 않은 만큼만 일하고, 나를 즐기자.

 

그러나, 시간은 흐르고,

나의 생각은 깊은 저 마음의 물결 속에 묻어둔 채

어영부영 직장에 다니다가, 그만두었다가, 다시 다니는 일상의 내가 돼있었다.

 

그러다가 다시 대학원에 가야할 일이 생겼다.

그런데, 분명 대학을 처음 선택할 때는 돈이 없어, 나의 실력보다 무척이나 낮춘 대학이었는데,

남들은 대학원을 선택할 때는 학부보다 높혀 간다는데,

나는 모교에서조차 받아주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되어 있었다.

 

하여, 빌고빌어 거지같이 모교에 들어가게 되었고,

왕따를 당하며 눈물로 2년을 버티고,

졸업시험을 통과하고, 수료를 하고,

논문학기라는 이름으로, 논문 준비를 했다.

그리고 돌아온 대답은, no.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시작을 했으니,

삐걱거리는 것은 당연했을 것이요.

그러다가 늪에 빠져,

이제는 해결방책이 없으니..

나는 끝내 울고 말았다.

 

그러다가 조용히 나를 지켜보며,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다시 생각이라는 녀석과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학부시절 내내 생각만 하면서 보내놓고서는

어느새 행동하기에 바쁜 내가 되어,

생각이라는 것은 어디에 버려두었었는지..

왜 이제야 왔느냐고, 생각이라는 녀석을 탓할 수 도 없다.

그 잘못이 어디에서 왔는지 내가 더 잘알기에..

 

그렇게 생각과 함께

하루, 이틀.. 시간이 흐르고,

내 머리에 든 생각은..

아닌 것은 아닌게로구나.였다.

남들은

학위 하나 따는게 그렇게 더러운 것이다.

버텨라.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멈추지만 않으면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이런 말을 하는데,

내 머리에 든 생각은..

내가 아닌 것을 계속 잡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었다.

 

돌진하던 나처럼 문제가 생기면, 나의 해결방책의 범위 내에서

다시 전환하여 효율적인 쟁취방법을 모색해야 하는가.

아니면, 이제는 훌훌 털어버릴 때가 온 것인가..

 

내가 어떻게야 조금 더 나를 바로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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