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3일..

 

현세를 벗어나야겠다. 하고 무작정 제주도로 내려왔다. 이것저것 그리도 벗어나고만 싶었다. 사람들이 이기주의로 가득찬 듯이 보이고, 그 길을 내가 헤쳐나갈 자신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하루, 이틀, 사흘,, 고작 3일이다. 벌써 3일이다. 내가 벗어날 수 없다고 여겼던 길에서 벗어났다고 여기는 순간, ‘길’이라는 카페가 나타났고, 그곳에서 창문에 다닥다닥 붙은 큰파리들을 보면서, 돈을 생각하고, 그를 생각했다.

 

그러면서.. 이제 돌아가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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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얼마 전, 회사 근처로 이사를 왔다.

덕분에 남편의 직장은 집으로부터 더 멀어졌다.

나는 남편의 직장에서 가까운 곳에 집을 구하려고 했고, 남편은 내 직장에 가까운 곳에 집을 구하려고 했다.

얼마 전부터 나는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직장을 다니고 있는 사람이 되었다.

남편 직장과 가까운 곳에 집을 구하게 되면, 내가 곧 임신을 하고, 직장을 그만두게 될 것을 염두해 선택한 것이다. 내 생각을 알고, 미리 선수를 치는 남편의 선택이 어쩐지 알다가도 알다가도, 알다가도, 그렇다.

 

어차피 차를 끌고 가봐야 주차난에 허덕거리기에 걸어가면 좋지. 하는 생각에 걸었는데, 이상하게 다리가 퉁퉁 붓고, 저녁에는 문명의 힘을 빌러 세븐라이너에 다리를 끼고 있어야되는 지경이 되었다. 걷는게 분명 몸에 좋을텐데? 건강해져야하는거 아니야? 라는 의문이 들때쯤, 세상은 참..

뉴스에 걷기가 치매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사가 보도되는데.. 웃음이 나왔다. 더욱이 갈수록 한국 사람들이 운동은 적게 하고, 고열량을 섭취해 뚱뚱해진다고 한다. 특히 걷기는 건강에 많은 도움을 주는데도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걷는 시간은 5분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하루에 한시간씩 10년을 걷다보면, 뇌의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보고도 곁들여 나오기까지 했다.

 

그렇게까지 나를 다독이려하느냐. 그렇다면 남편이 끼워준 세븐라이너를 한번 더 작동시키며 나는 지금 건강을 위해 출퇴근 시간을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려 노력해보았다.

 

참고로, 남편은 출근시간에는 택시를 타고, 퇴근시간에는 버스를 타는데, 한시간을 버스를 타고 하차 후 10분 정도를 걸어야 집에 도착할 수 있다. 그 시간이 안쓰러웠었는데, 운동을 하는 남편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싶다(서울의 출퇴근 시간과 지방을 비교해서 보지는 말라-여기는 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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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이다 - 인생 앞에 홀로 선 젊은 그대에게
김난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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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라. 너는 눈부시게 아름답다.

조오흘 때다!

그토록 좋은시리가는 것은 가능성 때문이다.

그대는 연마하기에 따라 값어치를 매길수 없는 광채를 내뿜을 원석이다.

 

좋은시기...

내 나이 서른 둘.

나는 청춘입니까? 청춘이라더라.

사람의 인생을 80살이라고 놓고 하루와 비교하여 보았을 때 32이라는 나이는 하루중 9시 36분.. 한창 일하고 있을 시간이더군.

 

제주도의 카페길 이라는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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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신경숙 짧은 소설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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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의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슬쩍 보다가 뭉클하게 만드네.

 

특히 ‘J가 떠난 후’를 읽고 나선, 아니 읽어내려 가는 도중에 엄마에게 전화를 걸고 싶게 만들었다. 읽고 나선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근래 나는 회사 근처로 집을 옮겼는데, 그 일로 인해 엄마와 서운한 일이 있었다.

이제는 친정이라는 말로 표현해야할 내 가족인 아빠와 엄마는 참으로 무던히도 사이가 좋지 않다. 그 둘의 의견이 갈렸는데, 역시나 방관하고 있는 내게 화살이 돌아왔고, 엄마는 서러움을 욕설로 풀어냈다. 한참을 듣다가, 지겨워서 내뱉은 말에 엄마는 또 속이 상했으리라.

 

그렇게 일주일 정도가 흐르고 간만에 수다다운 수다를 30여분 떨었다.

그러다가 책을 읽다가 엄마가 생각나서 전화했어. 하고 말하니,

내용을 묻더라. 이야기를 해주니, 엄마는

 

이제 통화 안 해.

왜?

혼자 살거야.

왜 또 다 필요 없어?

그래 끊을거야. 하더니, 끊더군.

 

끊고 나니, 생각나면 바로 전화를 걸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엄마가 내게 있다는 것이 참으로 감사한 일이구나.. 싶었다.

 

세월이라는 게 무섭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렇게 또 다른 이야기들을 읽어 내려가다가 또 그렇게 덜컥! 걸리고 만다.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의 약한 모습을 대면하게 될수록

나는 그렇게 제동이 걸리는 순간이 많아지리라.

 

모르는 사람에게 쓰는 편지에서

브레히트의 시와 에피소드가 엄마의 지나온 삶을 생각하게 한다.

 

그녀가 죽었을 때, 사람들은 그녀를 땅속에 묻었다.

꽃이 자라고 나비가 그 위로 날아간다.

체중이 가벼운 그녀는 땅을 거의 누르지도 않았다.

그녀가 이처럼 가볍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을까.

 

내가 언제까지 엄마..라고 부를 수 있을까

참 대단한 단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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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인공들
아일린 페이버릿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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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끝까지 읽지 못했다.

 

내가 계약직으로 1년 반정도 근무하고 있는 곳에는

작은, 아주 쪼매난 도서관이 있다. 도서관이라는 이름을 붙인다는 것이 좀 미안할 정도의 크기로.

그래서인지 더욱 가지 않았던 곳에 요즘 발길을 하고 있다.

사무실 리모델링으로 이전 사무실보다 이 도서관에 가기까지 몇발자국이 줄어들었을 뿐인데

일주일에 한번씩 발걸음을 하게됐다.

그곳엔 생각보다 읽을 책이 있고, 나름 선별이라는 것을 하여 대여를 하고 있다.

 

그 중에 '여주인공들'도 포함이다.

고를때도 반신반의했는데, 고르고나서도 손이 가지않는다.

의무적으로 페이지를 넘겨가는데, 소재가 내가 딱 좋아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재미가 없는 것을 보면, 이 책도 나에게 너무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니면, 요즘 내가.. 그런가? 그런가?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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