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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신경숙 짧은 소설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3월
평점 :
신경숙의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슬쩍 보다가 뭉클하게 만드네.
특히 ‘J가 떠난 후’를 읽고 나선, 아니 읽어내려 가는 도중에 엄마에게 전화를 걸고 싶게 만들었다. 읽고 나선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근래 나는 회사 근처로 집을 옮겼는데, 그 일로 인해 엄마와 서운한 일이 있었다.
이제는 친정이라는 말로 표현해야할 내 가족인 아빠와 엄마는 참으로 무던히도 사이가 좋지 않다. 그 둘의 의견이 갈렸는데, 역시나 방관하고 있는 내게 화살이 돌아왔고, 엄마는 서러움을 욕설로 풀어냈다. 한참을 듣다가, 지겨워서 내뱉은 말에 엄마는 또 속이 상했으리라.
그렇게 일주일 정도가 흐르고 간만에 수다다운 수다를 30여분 떨었다.
그러다가 책을 읽다가 엄마가 생각나서 전화했어. 하고 말하니,
내용을 묻더라. 이야기를 해주니, 엄마는
이제 통화 안 해.
왜?
혼자 살거야.
왜 또 다 필요 없어?
그래 끊을거야. 하더니, 끊더군.
끊고 나니, 생각나면 바로 전화를 걸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엄마가 내게 있다는 것이 참으로 감사한 일이구나.. 싶었다.
세월이라는 게 무섭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렇게 또 다른 이야기들을 읽어 내려가다가 또 그렇게 덜컥! 걸리고 만다.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의 약한 모습을 대면하게 될수록
나는 그렇게 제동이 걸리는 순간이 많아지리라.
모르는 사람에게 쓰는 편지에서
브레히트의 시와 에피소드가 엄마의 지나온 삶을 생각하게 한다.
그녀가 죽었을 때, 사람들은 그녀를 땅속에 묻었다.
꽃이 자라고 나비가 그 위로 날아간다.
체중이 가벼운 그녀는 땅을 거의 누르지도 않았다.
그녀가 이처럼 가볍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을까.
내가 언제까지 엄마..라고 부를 수 있을까
참 대단한 단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