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루 짜리 휴가를 FTA 반대시위만 한다면 여간 서운한 일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오전에는 그동안 가보고 싶었으나 가지 못했던 곳을 가기로 했다.
아침 6시 41분, 여동생과 함께 서울행 버스를 탔다.
여동생은 다음주 연주회를 앞두고 반주 맞추고, 미장원에 가서 머리도 만져야 했다.
2.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에 내리니,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있었다.
지하철 타고 압구정 역에서 내려서 대학생인 사촌동생과 만나서 함께 미장원까지 걸었다.
동생들 집어넣고 선물로 줄 작은 케잌 사들고 친구 가게에 갔다.
골목 안에 위치한데다, 간판도 걸려 있지 않아서 두번이나 전화한 후에야 찾을 수 있었다.
내가 도착한 시간은 10시30분. 그런데 친구는 아직 출근하지 않았단다.
음.... 가게가 무척 아늑하면서 현대적이다.
대기실에 음악도 좋고..... 한국어와 영어 잡지책들도 있고.....
직원이 쥬스를 가져다 주었다.
책 읽으면서 기다리다보니 11시 넘어서야 친구가 출근했다.
-- 오늘은 예약이 별로 없는 날이라 늦게 왔다나.... 역시 팔자 좋은 과는 다르군. 하고 놀려 주었다.
성격 좋고, 선하게 살아온 친구는,
이제 중년 접어들면서 새삼스래 사추기를 앓는 것 같다.
음. 우리 나이가 벌써 그렇구나.
짧은 시간이지만 즐겁게 이야기 하고 헤어졌다.
3. 동생들과 함께 걸어서 근처에 있는 Gorilla in the Kitchen을 찾았다.
식당 앞에서
나 대신 포즈를 취해 주고 있는 동생.
"언니가 아는 사람이 하는 데라며? 누군데?" 라고 묻는 동생, B군이라는 말을 듣고 계단서 넘어질 뻔 했다.
그러고는 "아~, 그러니까 서로 아는 게 아니라 언니만 아는 사람이네?" 하고 놀린다.
이렇게 태풍 지나가고 장마진 날씨에도 식당은 거의 꽉 차 있었다. 일본 관광객도 상당수 있는 듯 했다.
나랑 동생도 남들이 보면 관광객이라고 할까? 구경하러 온 것이니 그리 틀린 말은 아닐게다.
하여, 최대한 관광객스럽게 사진을 찍었다.
여동생과 사촌동생.
이건 요키님을 위한 서비스.
토마토 소스를 넣은 해물 파스타.
말레이시아의 가족인 요키님이
꼭 이걸 한번 먹어보라고 했다.
덕분에 복잡한 메뉴판 보고 고르느라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다.
아, 여기까지 왔는데, 내 사진을 안 남길 수 없지. 그래서 셀프 샷 한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