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생각만 하고 있으면서도 나무 볼펜을 못만들었던 이유가 있었다.

바로 볼펜심 두께의 드릴의 길이가 볼펜심보다 짧다는 것.
드릴로 나무에 구멍을 내야 하는데 볼펜심보다 짧은 드릴은 무용지물이다.
가늘면서도 긴 드릴 날이 있으면 좋겠는데, 찾기가 힘들다.

그러던 중,
좀 더 심이 두꺼운 볼펜을 사용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최근에서야 하게 되었다.

두꺼운 볼펜심에 맞는 드릴날은 그 길이가 좀 더 길기 때문이다.

재작년인가?
가지치기한 나뭇가지를 주워다 둔 것이 있었다.
이번에 그 가지를 써보기로 했다.

나무의 껍질을 커터칼로 벗겨냈다.

적당한 위치에 볼펜심이
들어갈만한 구멍을 뚫는다.
볼펜 뚜껑에 딱 맞는 홈도 판다.

손으로 쥐기 편한 모양으로 나무를 잘라낸다.

아랫 부분은 껍질을 그대로 살렸다.
나뭇결을 살려서 칼로 무늬를 만들었다.

락커를 칠하고 나서
볼펜심과 뚜껑을 끼운다.
저렇게 세워두었다가 필요할 때

이렇게 쓴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