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 고독 속에 피워낸 노란 해바라기 위대한 예술가의 생애 3
엔리카 크리스피노 지음, 정지윤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몇 주 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모네展에 다녀왔다. 그 때 동행했던 분이 마로니에북스의 [끌로드 모네]를 갖고 있었는데, 찬찬히 읽어볼 짬은 없었지만 한 눈에도 호감이 가는 책이었다. 그리하여 차기 전시회가 고흐展임을 알고 주저없이 선택한 책이 마로니에북스의 [반 고흐], 지금 내가 생각해도 잘 선택한 책이다. 

[반 고흐]의 가장 큰 매력은 그의 작품세계만을 설명하는 지식책이 아니라는 데 있다. 그의 작품에 대한 설명이나 그와 그의 작품이 미술사에서 차지하는 의미를 따지는 것에 국한되지 않았다. 고흐를 '인간 고흐'로 접근하여 그의 사생활과 감정, 심경 등을 이해할 수 있는 컨텐츠를 실어 그와 그의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 방식이다. 특히 이 책의 많은 부분에서 고흐와 동생 테오가 주고받은 편지의 일부를 발췌하여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인간적인 이해가 더 깊고 넓을 수 있었다.  

고흐가 직접 쓴 편지와 그 귀퉁이에 그린 크로키를 보는 작은 즐거움을 비롯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의 작품의 느낌도 매우 달라지고 있음을 느껴보는 일도 큰 즐거움이다. 이전까지 내가 알고 있던 고흐의 작품은 꿈틀거리는 것 같은 획의 느낌이 강렬하다는 것이었는데, 그것은 그의 말기에 완성된 그만의 독특한 화풍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페이지 양쪽 옆으로 작품사진들이 실렸고, 그 안쪽에 세로로 좁은 틈에 글이 실렸기 때문에, 작품과 글을 따로따로 보고 읽기엔 시선이 엉킬 때가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아쉬움. 하나 더 보태면 판형을 조금 더 크게 하여 작품도 더 큼직하게, 글도 좀 여유있게 실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 

하지만 [반 고흐]는 그 소소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도 남을만큼 내겐 고흐의 작품만큼이나 강한 인상을 남긴 책이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요, 미술에 남다른 감각이나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닌 나와 같이 평범한 이에게 예술가와 예술작품에 대해 이만큼 친절한 설명과 해석을 제공하는 책은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더 읽고 싶어졌다. 이 시리즈를 콜렉션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