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꾸러기 부엉이
마르쿠스 피스터 지음, 김선희 옮김 / 사파리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6,7년 전 서점가를 휩쓸었던 [무지개 물고기]를 기억할 것이다. 나 역시 반짝이는 비늘에, 그 작은 영롱함에 반했던 그 책을 딸과 함께 수도 없이 읽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리고 이제, [무지개 물고기]의 작가인 마르쿠스 피스터의 신작 [잠꾸러기 올빼미]를 만났다. 오! 표지의 올빼미 역시 반짝이는 깃털을 달고 있다!

이야기는 크게 두 개의 뼈대를 갖고 있다. 하나는 늦잠꾸러기 올빼미, 다른 하나는 인간(!) 친구와의 우정.

만일 주인공을 어린이로 했었다면 밋밋했을 이 이야기를, 올빼미를 주인공으로 해 낮과 밤을 반전시킨 아이디어가 훌륭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주인공이 아닌, 밤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주인공 올빼미. 그 때문에 어린이 친구와는 함께 놀 수 없었지만 자기 친구인 올빼미들과는 밤 일찍부터 아침 늦게까지 놀 수 있었으니까!

올빼미가 잠에서 깨기 싫어 눈을 반쯤 뜨고 있거나 지푸리고 있는 모습이 참 귀엽다. 본문에선 반짝이는 깃털 대신 색색깔의 깃털을 달고 있어서 어린이 독자의 환호성이 이전 작품만 못하지만, 파스텔톤 그림의 느낌은 충분히 아름답다. 

[잠꾸러기 올빼미]는 말똥말똥 동그랗게 눈을 뜬 올빼미 친구들처럼, 아침이면 잠꾸러기 우리 아이들이 눈을 번쩍 뜨고 반짝거리기를 기대해 볼, 즐거운 독서가 될 것이다.

** 이 책의 제목은 [잠꾸러기 올빼미]다. 알라딘에서 왜 '부엉이'가 되었는지 사연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책제목이 틀리게 올라있다니.. 이 책 찾느라 고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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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산 2007-08-09 0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쉽게 머리 위에 귀깃이 올라 온 것을 부엉이라고 올빼미와 구별해서 칭했던 것 같다.

이 그림 속 Owl은 귀깃이 올라와 있다. 그래서 그림 속의 새는 올빼미가 아니라 부엉이라는 의견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위에서 말했듯, 부엉이도 올빼미목 올빼미과이니까 넓은 의미의 올빼미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솔부엉이는 귀깃이 없고 쇠부엉이는 귀깃이 하도 작아 보이지도 않는다고 한다.

문제는 언어의 함축적의미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밤에 잠을 자지 않는 사람들을 우리는 '올빼미족'이라고 하지, 부엉이족이라고 하지 않는다.

이 책은 밤에 활동하기 때문에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Owl에 관한 이야기이다.

글에서는 그저 Owl로 표현되어 있지만, 그림 속의 Owl은 eared owl(부엉이)이다.

Eared Owl(부엉이)역시 올빼미에 포함된다.

그리고 이 작품의 제목으로써 잠꾸러기 '올빼미'가 잠꾸러기 '부엉이'보다 의미에서 더 함축적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분명한 이분법적 구별 방식으로 올빼미냐 부엉이냐 하고 묻는다면, 당연히 그림에 따라 부엉이가 되어야 할 것이다.

때문에 제목이 바뀌어 출간된 것 같다.

나였다면, 그냥 '잠꾸러기 올빼미'를 고수하고, 구별을 원하는 독자를 위해 따로 책 앞머리에 각주를 달았을 것 같다.

'올빼미'라는 단어 속에 들어 있는 제2의 사전적 의미를 무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출처
http://blog.naver.com/thinkwalden/130020652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