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99% 엄마의 노력으로 완성된다 - 가정학습 이론편
장병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9월
평점 :
품절


 모처럼만에 좋은 육아지침서를 읽은 듯 하다. 또한 비록 간접적이지만, 연륜이 풍부한 인생의 선배와 유익한 대화의 시간을 가진 듯 하다. 그래서, 무척 기쁘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인 것을 보고, 나는 그렇게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내 생각에 비수필서적이 베스트셀러일때는 스테디셀러가 될 가능성이 많지만, 수필서적이 베스트셀러일때는 그 짧은 시기의 문화의 물살을 타는 서적이 많기에, 마치 영화의 박스 오픽스처럼 짧은 시간 반짝하다가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많아, 별로 기대를 하지 않는다. 이 책또한 지금 우리 시대의 빅 이슈인 ‘교육’과 ‘명문대입학’에 관한 내용을 책표지에서 설명하고 있기에 별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첫부분에서는 별로 감흥이 없다가, 점차 읽어갈수록, 그리고, 다 읽고난후... 그 감동이 진하게 우려나오는 듯 했다. 그리고, 으레히, 이런 종류의 성공기(?)를 보면 ‘부러움’에 그칠뿐, 나와는 별개의 이야기로 넘길때가 많은데, 이 책은 자세한 설명과 예가 있기에,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없는 방법들이기에, 나도 할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을 조금은 불어넣어주는 듯 해서, 좋았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에서,남편의 전처소생의 중국인 아이들 세명을 기르면서, 자신의 공부를 해가면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어려운 경제상황을 극복해나가면서, 아이들을 키웠다. 그후, 그런 아이들 세명이 성장하고, 예일대와 하바드대를 졸업하고, 변호사와 CEO로 생활하면서 결혼하여, 자식을 낳고, <우리들은 엄마처럼 할수 없어요~>라는 고백을 할 정도로 자식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정말 이 부분만을 보아도, 그녀의 삶이 얼마나 복잡다양했을까...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까... 짐작이 간다. 하지만, 그녀의 고백은, 자신의 삶을 돌이켜볼때, ‘이 아이들 때문에 행복’했다고 한다. 나는 처음에 이 책제목중에 '99% 엄마의 노력'이라는 부분이 좀 어색했지만, 저자의 배경을 알고난후에는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자신이 낳은 아이도 아닌, 전처 소생의 아이 세명을 그렇게 훌륭하게 키운다는 것은, 그만큼 저자의 노력이 지대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교육에 대한 주장은 부모의 1) 헌신, 2) 모범, 3) 흔들리지 않는 주관, 4) 아이들에 대한 기본교육... 으로 생각할 수 있다. 나는 무엇보다도, 저자의 아이들교육의 성공의 관건은 저자의 ‘헌신’이라고 생각한다. 하루에 세시간씩 자면서,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의 공부를 해가면서, 1년에 한번씩은 피곤에 지쳐 병원신세를 져가면서까지... 그녀는 아이들에게 헌신을 한다. 마치 기독교정신에서 한알의 밀알처럼 말이다. 나또한 직장을 가지고 있고, 나만의 비젼이 있는데... 아이들을 위해서 그녀만큼 헌신할수 있을까... 이 부분이 이 책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나에게 계속되는 의문이었다.


이 책의 좋은점은, 저자가 아이들을 어떤 철학으로 대했는지, 요약을 해두고, 그에 따라서, 구체적인 예를 써두어서, 참 유익했다. 그리고, 저자는 책을 집필할 당시 70세가 넘은 고령이었지만, 시대에 뒤쳐지지 않는 마인드뿐만 아니라, 자신의 자녀들이 성장하여, 사회인으로, 또한 부모로서 잘 살아가고 있는 이 책의 결과^^에 대해서도 잘 보여주고 있기에 좋았다. 이러한 주제의 다른 책들은 자녀가 그저 하바드대에 수석입학했다거나, 자녀가 영어를 잘한다거나, 서울대에 수석졸업했다거나...등의 일회성의 사건에 그쳐서, 그 후에 그 자녀들이 과연 어떻게 생활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독자가 알수 없는 점이 아쉬울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가 외국에서 이중언어교육을 담당했던 사람이기에,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한 부분이 있었는데, 그런데로 좋은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을때, 유의할 점은, 저자가 사교육비가 들지 않았다고 하는데, 저자가 살았던 곳과 시대는 사교육이 필요치않는 미국과 196,70년대 였다는 점과, 저자는 부모가 주관을 가지고 아이들을 교육하라고 하는데, 저자의 배경은, 미국에 사는 한국인 이민자이기에, 어쩔수 없이 주관을 가지고 아이들을 교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저자는 어린 시절, 훌륭한 부모밑에서 좋은 가정교육을 받고 자라, 뚜렷한 롤모델이 있었으므로, 이렇듯 훌륭한 가정교육을 할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런 부분들때문에, 한국인 부모들에게는 저자의 주장을 100% 스폰지처럼 흡수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 하지만, 이런 부분에 유념해서 이 책을 읽는다면, 정말 훌륭한 책, 두고두고 보고싶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