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과 이성
제인 오스틴 지음, 장지연 옮김 / 글힘 / 2001년 10월
평점 :
품절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장마이기에, 지리상, 자연스럽게 비가 내리고 있지만, 웬지, 이 비는 나를 위해서 내려주는 듯한 고마운 느낌을 받는다. 천둥과 번개없이 가끔씩 내리는 조용하면서도 듬뿍 내리는 이와 같은 비는...나에게 차분함과 고요함과, 여유를 허락해준다.

결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여러가지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다. 왜 진작 결혼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지...후회가 된다. 친구들은 다 결혼하고, 아기를 낳고, 한남자의 아내로서, 엄마로서 살아가고 있는데...나는 뭔가 늦은 듯한 느낌...아쉬운 느낌이 든다...

요즘 계속해서 의 그 대위가 자꾸 떠오른다. 나에게 아주 이상적으로 매력적인 책속의 주인공인 2명이 있다. 한명은 <태백산맥>에 나오는 진압대장이었던 이름이 심재모인가 했던 군인과, 나머지 한명이 sense&sensibility 에 둘째딸과 결혼했던 대위이다. 근데, 요즘, 왜 이렇게...그 대위가 생각나는지...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는 3자매, 정확히 말하면, 두자매의 사랑이야기가 주된 줄거리이다. 아주 감성적이고, 정열적인 둘째딸과,아주 이성적이고, 절제화된 첫째딸의 사랑이야기...첫째딸과 둘째딸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자매이기에, 진심으로 서로 사랑한다. 첫째딸은 결국, 아주 절제되면서도, 얌전한, 약간은 답답해보이는 지루한 연애아닌 연애를 하고, 목사와 결혼하게 되고, 둘째딸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대위를 두고, 다른 flirt(바람둥이)와 연애를 하다가,그 남자의 배신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지만, 결국...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대위와 결혼하게 된다.

난 예전에는 잘 몰랐지만, 지금은 대위와 같은. 나무와 같은, 느티나무와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대위와 같은 사람은 조용하고,차분하며, 그녀를 말없이 사랑해준다. 이 책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대위가 둘째딸에게 세익스피어의 소네트를 읽어주고 있는 부분이다. 바람둥이와의 사랑의 열병에 죽을 고비까지 갔었던 둘째딸은, 잔디위에서 비스듬히 의자에 누워있고, 둘째딸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대위는, 그녀옆에서, 그녀를 지켜주며, 소네트를 읽어주고 있다...그런 그들의 모습을 말없이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첫째딸...

그후 대위가 가고, 언니가 다가가서, 동생에게 물어본다... '얘~ 예전에 그 사람보다, 소네트를 잘 낭독하니? 넌 예전에 그 남자가 시낭송에는, 천부적이라고 무척이나 좋아했잖아...' '...언니...예전에 그 사람은 아주 정열적으로 뜨겁게, 세익스피어의 시를 읽어주었지...하지만, 이 사람은, 무언가 다른게 있어.예전의 그 사람이 가지고 있던 정열과 뜨거움은 없지만, 포근하고, 부드러운...내가 그 사람을 기다리게끔 만드는...그러한 느낌이 있어...그가 다시 내 곁에와서,날 위해 그 편안함으로 시를 읽어주었으면 좋겠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 소설은...난 한번 읽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여자로서, 그리고, 결혼하기전에 이 책을 읽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혹시 책을 읽기 싫다면, 영화 를 보는것도 좋을 것이다. 제인 오스틴...평생을, 시골에서 조용히 지내었던 그녀의 작품...조용하면서도,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느껴보기를 바란다... 아...그 대위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