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잔치는 끝났다 창비시선 121
최영미 지음 / 창비 / 199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하필 이 책이 처음으로 출간될 즈음이 나의 생일때였다. 그래서, 나에게는 내 생일날 이 책을 3권이나 한꺼번에, 각기 다른 사람들로부터 선물받는 헤프닝이 일어난것이다. 평소, 독서를 좋아하는 것을 아는 대학친구가, 시를 좋아하는 것을 아는 한 친구가, 그리고, 내가 약간은 [비관주의]에 익숙한것을 아는 한 후배가, 각기의 목적을 가지고 이 책을 선물한 것이다. 이유가 어떻게 되었건 간에, 나는 이 3권의 책을 가지고 와서, 2권은 꽂아두고, 이 한권의 책을 읽었는데...무척 심하게 빠져들어갔던 기억이 난다.

당시, 나는 하나님없이 살아보려고 무지하게 노력한 3여년의 세월을 겪고 있었고, 나름대로, 동아리활동에 심취해있었다. 교회는 물론 다니지않았고, 술과, 인간에 대한 집착에 빠져있었다고나 할까...하지만, 그러한 3여년의 세월뒤에 나에게 찾아온 것은 [허무함]과 [우울함] 그리고, [자살충동]들이었다. 그러한 것을 잊기 위해서, 태백산맥, 아리랑, 장길산, 우담바라등...한번 빠지면 계속해서 읽어야하는 대하소설에 빠져지냈고, 영화에 심취해있었다. 당시 이런 나에게 밀란 쿤데라의 소설과, 전혜린, 시몬느 베이유의 작품들은...좀더...나를 심한 우울의 나락으로 빠져들어가게 했다.

그런 와중에, 읽게 되었던 이 시집또한, 나의 [우울함]에 날개를 붙여주었고, 나는 점점더, 고독감속으로, 빠져들어가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고, 느끼게 되는 나의 감정들은...[인생의 허무함]-당시 학생운동후에 겪게된 허무함의 마음들이 이 시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나또한 색깔있는 동아리활동을 심하게 하고난후, 그러한 허무함에 빠져있었기에...너무나 공감이 되었다-과 [우울함], [폐쇄적임]등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술을 마시며...외로움에 빠져 지냈었다.

한 며칠간 그렇게 지냈을까...나는 이 책의 중독성에 나머지 2책은 아무도 모르게 쓰레기통에 버렸고^^, 한권은 내가 나중에, 이 책을 그저 내 인생이 아닌 하나의 <문학>으로만 대하게 될 날이 올때, 다시 읽어보기 위해서 보관해두었었다...이제 서른을 앞둔 지금...나는 말하고 싶다...서른 잔치는 시작되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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