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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I
아트 슈피겔만 지음, 권희종 외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199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쑈킹하군... 한편의 유태인(전쟁)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잔잔하면서 흥미롭고, 지루하지 않게 읽었다. '폴리쳐상'이 전혀 아깝지 않은 느낌의 만화. 만화 같으면서 만화 같지 않은 만화... 저자의 아버지 '블라덱 슈피겔만'의 작은 전쟁사로 독일의 침공과 함께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강제 수용소 생활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전쟁의 끝과 함께 잃어버렸던 아내를 다시 만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전쟁'과 '인간'이라는 무거운 문제를 다루면서도 만화만이 가지는 장면들의 연상력과 동물들의 의인화로 어렵지 않으면서도 직설적으로 잘 표현했다. 유태인을 쥐, 나치를 고양이라는 동물로 빌어 표현했는데 단순히 전래동화 식의 '토끼와 호랑이'라는 구도로만 볼 수는 없다. 못생겼지만 어둡고,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쥐와 약싹빠르게 그들을 쫓아다니는 고양이의 특성을 이해하고 본다면 더없는 흥미른 제공하리라 본다.

거기에 보통의 편견을 가진 만화와는 다른 진지한 그림들... 단순히 내용을 설명하는 부수적인 산물에서 벗어난 그림들만의 독창적인 이미지를 전하기에 충분하리 만치 충실하게 그려졌다. 책 뒤의 부록에서도 나왔었지만 13년간의 작업이 느껴질만큼의 노력이 보인다. 구도를 만들고, 모델링을 하고, 스케치를 하고, 사진을 찍고... 한컷씩 한컷씩...

만화가 아닌 만화책... 만화라는 장르에 대한 매력이 느껴지는 책이다. 우리나라도 이런 실험적이고 진지한 만화가 많이 나와서 천편일률적인 형식의 만화와 만화에 대한 일반적 시각에 새로운 바람이 일었으면 한다. 투박하면서 섬세하고... 거기에 무척이나 사실적인 '쥐' 책으로 보는 또다른 '아름다운 인생'이 아닌가 싶다. 독일의 유태인 정책의 무자비함과 그 속에서 생명을 존속시키기 위해 싸우는 유태인. 그리고 전쟁 속에서의 사랑과 꿈... 우리 일제침략기의 자화상을 보는 듯 하다.

아트 슈피겔만... '쥐' 멋진 책이다. 쥐라는 동물이 예뻐지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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