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장의 시작


알싸한 기억 속에는 언제나 지인의 블로그나 게시판이 존재한다.

이른 아침, 취중에 남겨진 글을 쫓아 인터넷을 헤맨다.
술의 흥을 빌어 휘갈긴 무의식의 내가 과장된 체 남겨져있다.
취중진담이라고는 하지만, 속마음을 들켜버린 것 같아 부끄럽기만 하다.
또한 쉽게 내뱉어버린 거친 말들인지라 무안한 맘은 끝이 없다.

뜨거운 속처럼 화끈거리는 손을 진정시킨다.
고개를 숙인 체 얼른 ‘DEL' 버튼을 누른다.
“다른 덴 글 남긴 거 없겠지?”
이렇게 취중 꼬장을 하나하나 지우며 우스운 해장을 시작한다.


- 2004/10/01
  술 먹은 다음날의 무안함이란...
  누가 볼세라 얼른 지워버린다.
  "근데 어디다 적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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