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말하다


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소리 없이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지는 어찌할 수 없는 존재지요. 가까이할수록, 잡으려할수록 더 멀어지는 것이 바로 말입니다. 엄청난 학식으로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해서 쏜살같이 지나가는 말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그래서 전 말을 믿지 않습니다. 내일 있을 말은 물론이거니와 어제 흘렸던 말 역시 마찬가집니다. 존재하지도 않은 미래를 이야기하거나 과거라는 시간을 통과하는 순간 말은 그 원래의 성격을 잊어버립니다. 말이 갖는 함축성은 듣는 이로 하여금 수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수십개의 잔가지를 뻗으며 뇌리 속에 각인됩니다. 설상가상으로 자신의 상황에 맞게 각색되어 타인에게 전달됩니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혹은 분노의 감정이 포함된다면 기름을 뒤집어 쓴 불꽃처럼 엄청나게 불어나기도 합니다. 말은 생활의 수단이지 목적은 아닙니다. 부디 한마디의 말에 현혹되어 그 실체를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마십시오. 말의 함정에 빠지지 마십시오.


* 말, 말, 말의 무서움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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