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살 것인가? 빌릴 것인가?


방을 옮기려 한다.
그러려면 책장부터 옮겨야 한다.

책장에 꽂혀 있을 때는 몰랐는데 막상 책을 쌓아놓고 보면 엄청난 양이다. 한 권 두 권 모은 책이 벌써 한 수레를 넘어서는 것을 보면 스스로 기특하기도 하고 좀 미련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권에 6,000원씩만 잡아도 이게 다 얼마야? 하는 생각에 머리가 띵해질 지경. 그렇다고 책을 안 살수는 없는 노릇이고...

학교 도서관에도 매년 수배권의 희망도서를 구입한다. 그래서 내가 읽고 싶었던 책을 몇 권 적어 놓았고 구입되면 빌려서 읽어볼 요량이다. 그렇다고 내가 책을 사지 않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한번 읽고 진열해 두는 책인데 이렇게 사 모을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빌려서 읽기는 싫다. 빌려 읽은 책은 왠지 내 것 같지가 않다. 책을 되돌려주는 순간 그 느낌마저도 빠져나가 버리는 것처럼 왠지 모르게 허전해진다. 언젠가는 빌려 읽은 책이 너무 마음에 들어 중간에 새로 구입해 읽었던 경험도 있었다. 책을 읽고 느낌을 정리하고, 그리고 책꽂이에 가지런히 꽂아놓았을 때에야 책읽기가 다 마무리 되는 것 같다.

사실 책을 많이 사거나 많이 읽는 것도 아니다. 한 달에 한 두 권정도. 하지만 이렇게 모여든 책이 쌓이다보니 몇 개의 책장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지금도 한 인터넷 책방의 장바구니에는 몇 권의 책이 담겨 있다.
오늘, 아내가 인터넷 쇼핑을 하는 것에 대해선 유난히 까다롭게 굴면서도 나의 쇼핑은 그 대상이 ‘책’이라는 이유 아닌 이유로 너그럽게 넘어간다.
책, 살 것인가? 빌릴 것인가?


- 2009/10/19
  책을 먹으며 살고 싶다. 진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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