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로 산다는 것 - 숨어사는 예술가들의 작업실 기행
박영택 지음, 김홍희 사진 / 마음산책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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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예술. 술 중에서는 가장 독한 술이다. 영혼까지 취하게 한다. 예술가들이 숙명처럼 마셔야 하는 술이다. 모든 예술 작품은 그들의 술주정에 의해서 남겨진 흔적들이다. 거기에는 신도 악마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아름다움만이 존재할 뿐이다. [감성사전(이외수)]

그리고 예술가로 산다는 것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 보았을 아름답고, 낭만적인 삶이다. 하지만 그 실상이란 무엇보다도 거칠고, 원초적인 자신과의 싸움일 것이다. 타고난 '예술적 능력'이란 것이 있다지만, 그래도 '위대한 예술'은 언제나 자신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리라. 끝없이 절제 속에 자기를 채찍질하고, 스스로에게 충실해질 때만이 하나의 예술이 완성되어질 수 있지 않을까. '달'과 '6펜스' 사이의 끝나지 않는 싸움.

하지만 예술가로 산다는 것. 어찌 보면 너무 행복한 삶이리라. 만성적인 배고픔과 사회적 냉소가 있다고는 하지만, 학연과 지연에 얽힌 '그들만의 리그'라고는 하지만, 끝도 없이 이어질 자신과의 싸움이라지만 그래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길을 그렇게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모습. 너무 행복한 삶이리라.

그런 아름다운 '예술가'의 모습이 여기에 있다.특히 '청도'라는 필명을 쓴 '어부'화가의 <파도>라는 그림이 인상깊다. '짙은 어둠, 거친 파도, 그리고 평화로운 달, 청도가 배 안에서 본 풍경'의 그림으로 뭐라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보통의 그림에서는 없는 강렬함과 삶의 절절함이 느껴졌다.무엇보다 평생 미술에 대한 정규교육을 받아보지 않았다던 그가 비록 생활을 위해서 멀리 배를 타고 나가 검은 파도와 붉은 땡볕에 시달리면서도 틈틈이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는 그 열정이 너무 아름답다.

우리모두 예술을 하자! 세상에 존재하는 아름아움을 쫓아 예술가로 살자! 셰익스피어와 고흐, 베토벤의 고뇌와 감성을 100% 따라갈 수는 없다지만, 어찌 보면 우리 모두는 '인생'이라는 글을 쓰는, '인생'이라는 그림을 그리는, '인생이라는 음악을 만드는 예술가들이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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