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기술 - 책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고명환 지음 / 라곰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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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환, 어디선가 자주 들었던 이름인데, 쉽게 떠오르지는 않았다. 그러다 한때 잘나가던 코미디언이었다는 말을 듣자 그의 얼굴이며 말투가 실루엣처럼 살아나기 시작했다. "아~ 그 코미디언... 요즘에 뭐하지?"라는 의문에 옆에 앉은 지인으로부터 "최근 잘나가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인기가 장난 아니다"고 한다. 오히려 연예인으로 텔레비전에 나왔을 때보다 더 잘나간다고 했다. 죽을 고비를 넘긴 그는 책을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뛰어난 언변으로 최고의 명사가 되었다는 것.

사실 이번에 내가 근무하는 학교가 교육부 사업(협약형 특성화고)에 선정되어 '부산전력반도체고'로 전환 개교를 준비하면서 다양한 홍보활동과 행사를 기획하게 되었다. 마침 우리 학교의 한 졸업생이 고명환 작가와 친분이 있어, 행사 준비에 도움을 받고자 추천을 받았다. 그래서 인터넷 서점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해봤는데, 생각보다 많은 책이 나와 놀랐다. 난 그중 가장 최근에 나온 <독서의 기술>을 주문했다.

<독서의 기술>은 독서에 대한 작가의 예찬사다. 조선시대 때 유씨부인이 바늘에 대한 절절한 애정을 담아 쓴 '조침문'을 읽는 느낌이었다. 세상은 책과 함께 시작했고 그 끝에는 독서가 있다는, 이 길만 따라가면 정신적 삶은 물론이고 경제적 풍요까지 얻을 수 있다는 독서에 대한 극찬으로 가득 차 있었다.

특히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온 경험과 힘들었던 식당 사업을 겪으며 많은 위안과 해결책을 제시해준 독서의 가치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픈 마음이 진심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어떻게 책을 읽고 독서를 생활화할 수 있는지 실천적 방법과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낸다. 이번 여름방학을 맞아 다시금 독서에 시동을 걸고 있기는 하지만 즐겨 읽는 분야가 아니면 잘 손이 안 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독서의 기술>에서는 난해한 시집이나 엄청난 양으로 나를 주눅 들게 하는 세계문학전집, 무게 만큼이나 두껍고 어려울 것 같은 인문학 책을 어떻게 처리(^^)할지 지침을 내려준다.

아직도 매일 아침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성경 읽기와 독서라는 작가가 놀라울 따름이다.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도 스마트폰의 쇼츠만 기웃거리는 내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나도 한때는 책을 참 많이 읽었는데... 통신병으로 있던 군대 시절, 업무 외의 시간이면 내무반 바닥에서 책만 죽어라고 읽던 나를 '방바닥'이라 불리기도 했었다. 그 때는 독서 목록표를 만들어 한 달에 10권, 1년에 100권 넘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제대 후에는 대학교 때는 전공 수업을 이해하기 어려워 강의실 뒤편에서 책만 줄기차게 읽었고 1998년부터는 <어린왕자>와 <갈매기의 꿈>, <무소유>를 시작으로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어 독후감과 여행기를 꾸준히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알라딘에서 진행하던 서평단을 하면서 독서의 레벨이 많이 올랐던 것 같다. 매주 2~3권의 신간이 배송되어 왔고 이를 읽고 서평을 올려야 했었다. 산문이나 소설은 그나마 수월했는데, 인문학 책은 정말 글을 쓰기 위해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아프리카의 커피 전쟁과 배신을 주제로한 심리학 책, 그리고 인간의 뇌과학까지 알라딘에서 던진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전속력으로 달렸었다.

학교에서 담임을 하던 시절에는 반 학생들 모두에게 책을 선물해주기도 했고, 수업시간을 쪼개 독서활동을 했던 기억이 난다. 온갖 학교의 문제에 연루되었던 학생과 책을 읽고, 감상문을 적기도 했는데, 잘 따라올 것 같지 않던 학생이 책을 읽고, 느낌을 적어보고, 작은 상을 받는 모습을 보며 새로운 가능성을 봤던 일도 떠오른다.

나도 나름 책을 많이 읽었고, 독서의 가치에 대해 알고 있기에 그 간절함이 충분히 와닿았다. 하지만 고명환 작가의 독서 예찬론이 너무 절절해서일까. 자칫 독서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성공을 위한 수단쯤으로 독서를 오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독서의 다양한 가치 중에 돈벌이나 출세를 위한 지침서 같은 측면만 너무 부각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어쩌면 성공이나 출세의 굴레에서 잠시라도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자 책을 읽는데, 여기서마저 우리를 몰아세운다면 과연 어디서 쉴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책 속에는 성공의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유와 휴식의 시간과 공간도 충분한데 말이다.

책을 펼치면 왼쪽 면과 오른쪽 면이 만나는 가운데로 제본하면서 생긴 깊은 골(거터, Gutter)이 보인다. 문득 하늘과 바다를 구분하며 만나게 하는 수평선처럼 느껴진다. 두 면을 나누는 듯하면서도 동시에 하나의 책으로 이어주는 선. 어쩌면 활자들이 남긴 시간과 공간을 잇고, 책과 독자를,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경계인지도 모르겠다. 독서를 통해 세상과 사람을 연결하고자 하는 고명환 님의 뜻을 다시 한번 생각하며, 그의 새로운 여정을 응원한다.



무더위를 날려버릴 <독서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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