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라 반점의 형제들 카르페디엠 25
세오 마이코 지음, 고향옥 옮김 / 양철북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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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청소년 문고를 읽지만, 일본은 처음인 것 같다. 하루키의 소설이나 산문은 몇 권을 읽었지만, 다른 문화권의 청소년 소설은 시간과 공간의 제한이 명확한 것 같아 부담스러웠다. 중고생이나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사회 초년생들이 주인공이다 보니 집과 학교라는 행동반경을 벗어나기 어렵고, 이들과 다른 문화권에서 살아온 내가 공감하기 힘든 부분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읽어야 한다며 구입한 책이기에 내 젊은 날을 기억하며 책장을 펼친다.

 

 여기 <도무라 반점의 형제들>에서는 서로 다른 성격의 형제가 가정과 사회의 갈림길에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집에서 겉돌기만 했던 형 헤이스케는 소설을 쓴다는 핑계로 도쿄로 떠났고, 귀염둥이 고스케는 아버지가 운영하는 반점을 이어갈 생각을 한다.  하지만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힌 고스케는 대학에 진학하게 되고, 도쿄로 떠났던 형은 다시 도무라 반점으로 돌아오게 된다.

 

  세상으로 나가는 형(헤이스케)과 집에 머물러 있는 동생(고스케)의 상반된 모습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다시 역전된다. 알을 깨고 나온 새가 먹이를 찾은 후에 다시 둥지로 회귀하고,  항구를 출발한 어선이 만선의 깃발을 들고 입항하듯, 가족 밖의 세상에서 마음껏 꿈을 펼친 후 다시 가족에게 되돌아오게 되는, 아니 되돌아올 수밖에 없는 우리의 인생을 보는 것 같다. 

  돌고 도는 세상 속에 웃고 울지만, 그 가운데는 언제나 가족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했던가. 준비를 마친 내가 뛰쳐나갈 출발선이자, 언제고 다시 되돌아올 수 있는 결승선인 것이다. 최고의 노력으로 일등으로 들어오든, 넘어지고 다쳐서 꼴찌로  들어오든 여기에는 언제나 가족이 있었다.

  어쩌면 도무라 반점은 우리의 가족이자 고향이고, 인생이 아닐까. 그러니까 <도무라 반점의 형제들>은 바로 '인생의 이야기'인 샘이다. 편하게 읽은 청소년 소설이지만, 인생의 장엄함과 삶의 희로애락을 동시에 느길 수 있었다.  

 

 

(www.freeis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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