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너머로 달리는 말
김훈 지음 / 파람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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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은 전투와 같고,

표현은 양보할 수 없다.

<달 너머로 달리는 말>, 김훈

 

소설책의 날개지에 적힌 작가의 말로 이 한 문장으로 <달 너머로 달리는 말>은 표현되리라.

현실에 존재할 것 같지 않은 두 나라(초(草)와 단(旦))와 두 말(야백(夜白)과 토하(吐夏))의 이야기는

대결과 상생, 비유와 반어를 통해 하나의 전설이 되었다.

어떤 일에 몰두하다 보면 왜 이렇게 집중하고 있는지 모호해질 때가 있다.

무엇을 위해 달려가는지, 이쪽이 맞는 것인지 자신도 혼란스럽지만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되돌아갈 수도 없다.

지나간 시간은 먼지처럼 흩어지고, 다가올 시간은 기약할 수 없는

나이가 되어버린 김훈(1948년생) 작가의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달 너머로 달리고 싶으나 현실과 이상, 시간과 공간이라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우리의 역사, 인간의 삶이 아니던가.

최근 건강이 나빴다는 작가의 인터뷰가 기억난다.

그리고 초와 단의 지형이 한강을 사이에 두고 나뉜 서울을 생각나게도 한다.

소설 속 이야기를 쫓아가기보다 그 위에 비친 '달리는 글'을 따라가야 하겠다.

소설은 새로움이고,

김훈은 후퇴할 수 없다.

초(草)는 야생과 같고,

단(旦)은 지킬 수밖에 없다.

술은 채워야하고

잔은 비울 수밖에 없다.

독자는 읽어야 하고,

독서는 기다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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