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세트 - 전4권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김홍모 외 지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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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주 월요일이 5·18민주화운동기념일(40주년)이라 한국사 선생님과 함께 5·18 영상을 만들어 올렸다.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신군부와 맞섰던 5·18민주화운동 : https://youtu.be/xTW9PBcCixM)

 

   그리고 조금 전에는, 얼마 전 아들과 함께 보려고 사 뒀던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을 꺼내 들었다.

   총 네 권으로 이루어진 역사 만화 시리즈로 <빗창>(김홍모, 제주 4·3), <사일구>(윤태호, 4·19), <아무리 얘기해도>(마영신, 5·18민주화운동), <1987 그날>(유승하, 6·10민주항쟁)으로 구성되어 있다.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세트, 4)

 

   오후에 5·18 관련 영상을 편집하며 영상의 내용을 들었던 터라 <아무리 얘기해도>(마영신, 5·18민주화운동)부터 먼저 집어 들었다. 전두환 신군부 세력에 맞서 민주화를 끌어냈던 광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리 오래된 역사도 아니고 많은 책과 영화로 만들어진 사건이라 많이 들어봤지만 정작 그 의미와 가치를 잊거나 혼동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아무튼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한번 되세겨볼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다.

  특히 신·구세대가 느끼는 5·18의 차이가 만화에 잘 녹아 있는 것 같다. 군사독재와 학살, 조작과 은폐, 위선과 같은 거대한 소용돌이로 각인된 기성세대와는 달리, 신세대는 스마트폰에 넘쳐나는 짤방처럼 단순한 호기심과 이야깃거리로만 인식하고 있는 넘사벽의 현실을 안타깝게 보여준다.

 

   <빗창>(김홍모, 제주 4·3)은 해방 직후 제주도에 일어난 일들을 주목한다. 4·3 사태가 왜 일어났는지 살펴보고 어떤 아픔이 있는지 해녀의 빗창(전복을 채취할 때 사용하는 도구)을 소재로 푸른 바다와 함께 그려놓았다. 크게 숨을 들이쉬고 제주의 깊은 바닷속으로 들어간다.

   특히 수묵화처럼 붓으로 그린듯한 거친 느낌이 아주 신선했다. 거칠면서 섬세하고, 투박하면서 부드러운 붓 맛이 일품이다.

 

<빗창>(김홍모, 제주 4·3)의 한장면

   <사일구>(윤태호, 4·19)는 이승만 정권의 부정과 독재에 맞선 항쟁으로 1960년 일어났다. 5·18과 마찬가지로 드라마와 영화로 많이 소개되었는데 <유지광>, <장군의 아들>, <야인시대> 등과 같이 이승만 정권 막바지의 혼란기를 다룬다.

   <사일구><이끼>, <미생>을 그린 윤태호 작가의 작품이라 그림에 눈에 익었다.

 

   마지막으로 읽은 책은 시간상으로 가장 최근인 <1987 그날>(유승하, 6·10민주항쟁)이다. 특히 최근에 광주에서의 비극에 대한 책임을 묻는 공판이 있어 많은 논쟁거리가 되었다. 물론 여기 출두한 전두환은 꾸벅꾸벅 졸며 모르쇠를 일관해 다시 한번 국민의 지탄을 받았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이한열 열사의 죽음으로 촉발된 6·10민주항쟁은 전두환이 물러나게 했지만, 그의 후계자격인 노태우가 등장함으로써 6월의 봄은 짧게 끝나버렸다.

      

   역사는 계속 반복된다. 4·3, 4·19, 5·18, 6·10으로 이어진 민주화운동은 아직도 진행 중인 것 같다. 최루탄이 터지고 총알이 날아니지는 않지만, 사회 곳곳에는 여전히 부조리와 맞선 사람들이 있다. 공권력이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기업과 단체, 개인이 각종 폭력의 주체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것이다. 민주화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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