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시간 - 전 세계를 감동시킨 아론 랠스톤의 위대한 생존 실화
아론 랠스톤 지음, 이순영 옮김 / 한언출판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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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살다보면 누구나 크고 작은 시련과 좌절을 겪게 마련이다. 어릴 적 형제자매와의 사소한 갈등부터 성적이나 이성에 대한 고민 같은 일들도 그 나이 때에는 나름 심각한 시련이고 좌절이다. 하지만 그런 일들은 통과의례처럼 자연스레 겪는 성장통에 불과하다. 이 책의 주인공인 아론 랠스톤 또한 그런 통과의례를 겪으며 자란 스물 일곱 살의 평범한 청년이었다. 그가 127시간의 사투를 벌이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는 대학원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인텔의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스포츠 애호가였다. 2003년 4월, 그는 유타주의 말발굽협곡에서 자신에게로 돌이 떨어지는 사고를 겪는다. 엄청난 무게의 바위가 그의 오른손을 짓눌러버린 것이다. 아무도 없는 깊은 협곡에서 그는 127시간의 사투 끝에, 결국 자신의 오른팔을 스스로 절단하고 사막에서 빠져나와 구조를 받는다. 그가 가지고 있던 것은 겨우 1리터 남짓한 물과 빵 두 조각, 자일과 라펠 장비 약간, 그리고 등산용 칼과 카메라가 들어있는 가방이 전부였다. 그것으로 그는 사막의 추운 기온과 굶주림을 이겨내며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를 죽음의 문턱에서 구해낸 것이다.

스위스의 유명한 심리학자였던 퀴블러-로스는 암 선고처럼 죽음을 앞에 둔 이들은 보통 ‘죽음의 5단계 과정’을 겪는다고 말했다. 즉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이라는 과정이다. 즉, “이건 사실이 아닐거야! 왜 하필이면 내게 이런 일이!”하고 부정하고 분노하다가, 결국은 현실을 수용하는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퀴블러-로스가 말한 5단계의 과정은 충격적인 상실을 겪는 사람이 일반적으로 거치게 되는 과정이다. 퀴블러-로스는 이 때 주위와의 의사 소통이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죽음의 선고까지는 아니더라도, 사람은 때로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겪지 않아도 될 끔찍한 일을 겪을 때가 있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시간은 사람에 따라 며칠, 몇 달 혹은 몇 년으로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주위에 함께 고통을 나누어 줄 사람이 있다면, 그 시간은 조금 더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고, 현실을 극복하려는 본인의 의지이다. 그것에 따라 사람은 스스로를 살리기도 하고, 상황이 더 악화되기도 전에 제풀에 먼저 포기하기도 하는 것이다.

주인공 아론은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그 모든 과정을 혼자 힘으로 극복해냈다. 팔이 짓이겨진 고통과 사막의 추위와 굶주림 등 극한의 상태에서 127시간이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사고 직후,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사랑하는 이들을 떠올리며 현재의 상황을 하나씩 극복해간다. 아무 희망도 없는 상태에서 제풀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을 구해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더구나 자신의 오른팔을 절단까지 해가면서 말이다. 주인공 아론 랠스톤의 이야기가 감동을 넘어서 위대하게까지 보이는 것도 이러한 까닭이다.

이 책의 서문에 씌어있는 말은 아론 랠스톤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일 것이다.

“끈질긴 행동과 열정으로 만들어가는 삶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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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신들의 귀환 - 지구 종말론의 실상
에리히 폰 데니켄 지음, 김소희 옮김 / 청년정신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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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이 석상 같은 거석문화나 잉카, 마야문명의 신비 등을 접할 때면 하게 되는 질문이 있다. ‘이것들은 도대체 누가, 언제, 왜 만들었을까?’하는 질문이다. 딱히 속시원한 답을 얻을 수는 없지만, 그 때마다 외계인 제작설이 하나의 가설로 등장한다.

외계생명체에 대한 해묵은 논쟁은 계속 있어왔지만, 작년에는 유난히 UFO의 목격 소식이 잦았던 것 같다. 얼마 전에는 거대한 외계물체 3대가 지구로 접근하고 있다는 뉴스도 있었는데, 그에 따르면 외계물체가 지구에 도착하는 것은 2012년 말쯤이라고 한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2013년의 지구는 어떤 모습일까?

이와 관련하여 볼 때, <신들의 귀환>은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이 책은 <신들의 전차>의 저자 에리히 폰 데니켄이 쓴 스물다섯 번째 논픽션이다. 그는 고고학, 언어학, 인류학, 천문학, 신학 등 온갖 분야의 지식을 망라하여 ‘지구로의 귀환을 약속한 신’들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지구에 살고 있으니, 저 넓은 우주의 어느 별에서도 다른 생명체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해왔다. 하지만 저자는 단지 우주생명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우리가 이제껏 과학이나 종교를 통해 알고 있는 지구의 역사와 문명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저자는 인류 문명의 기원에 신(神,) 즉 외계생명체의 개입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여러 가지 증거를 들어, 거석문화나 마야문명이 인류 자체의 지식수준으로는 형성될 수 없었음에 주목한다. 저자는 인류에게 많은 지식과 문명을 가르친 신들이 ‘어느 특정한 시점에 지구로 돌아올 것’임을 약속하고 떠났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그 약속한 시점은 묘하게도 2012년이다. 물론 2012라는 숫자가 예수탄생을 기점으로 나눈터라, 오차는 존재하지만 신들의 귀환에 대해서는 의심할 바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스핑크스, 켄타우루스, 미노타우르 등 이종교배 생명체와 고대 인도의 서사시 바나파란에서 말하는 “창공의 세 도시”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이쯤 되면 ‘세 대의 외계물체가 2012년에 지구에 도달할 예정’이라는 뉴스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이러한 내용들은 얼핏 들으면 맹신론자의 뻔한 소리로도 들릴 수 있을 이야기이다. 하지만 저자는 막연한 추측이 아니라, 본인이 오랫동안 수집한 자료와 지식에 근거하여 논리적으로 주장을 한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이다. 저자의 주장은 꽤 타당성이 있고 설득력이 있어서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는 각 나라의 신화와 종교에 나타나는 공통점에 주목한다. 건국신화에 나오는 신비로운 출생, 빛으로 싸인 존재, 메시아/예수/마흐디/미륵불에 대한 기다림 등이 그것이다. 저자는 수많은 고대문서와 구전설화들이 그러한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는데, 주류학자들이 그것을 단지 상상력으로 폄훼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럼 이 책에서 저자는 궁극적으로 무엇을 말하고자 했던 것일까? 저자는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우리는 분명 우주와 접촉할 것’이라며 우리가 제대로 된 지식을 가져야한다고 말한다. 우주 또한 생명체처럼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어서, 그 접촉이 호의적일지 어떨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처럼 기성 주류학계나 기관의 낡은 주장에 얽매이지 말고, 신들의 귀환에 대해 더 잘 대처할 수 있기를 강조한다.

그의 주장이 현실로 나타날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것이다. 하지만 고대 문명이나 신화적 상징의 의미, 거석문화에 대한 궁금증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꽤나 흥미로울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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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손안의 고전(古典)
황종원 옮김 / 서책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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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에 이르기를, ‘배우고 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學而時習之 不亦悅乎)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외출할 때건, 여행갈 때건 읽을 책 한 권 정도는 버릇처럼 항상 챙기곤 한다. 하지만 단행본이란 것이 가끔씩은 무게나 부피 때문에 짐이 될 때도 있어 아쉬울 때가 많기는 하다. 특히 여행을 자주 다니는 나로서는 여행짐의 부피를 줄이는 것도 중요한 일이어서, 책의 무게가 때론 부담스러울 때가 종종 있다.
<논어-손 안의 고전>은 ‘들고 다니며 배우고 때로 익히기 좋은’책이 아닌가 싶다. 책이 배송되어 오던 날, 매번 택배로 오던 책이 우편함에 들어 있길래 무심코 꺼냈다가 나도 모르게 ‘어머! 이게 책이야?’하면서 웃음을 지었다. 책이 어찌나 작고 깜찍하던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은 사이즈에 놀랍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마침 외출하던 길이어서 나가는 길에 펼쳐보니 그 작은 속에 담을 것은 다 담고 있으니 더욱 고마웠다.
여기서는 원전<논어>에 대한 설명은 따로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원전 내용에 대한 부분은 다른 분들이 이미 많이 설명해주시기도 했고, <논어> 자체에 대한 논의는 별도로 해야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논어> 원전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논어-손 안의 고전> 이 책의 외형에 대한 이야기만 해야겠다.

처음 이 책을 찾게 된 것은 <논어>를 제대로 읽어볼까 해서였다. 대동문화연구원에서 나온 <경서(經書)> 원전은 가지고 있지만, 대학 때 스터디를 하면서 드문드문 몇 페이지 읽었을 뿐 제대로 읽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문득 고전을 제대로,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부쩍 들던 요즘이었다. 하지만 한문 원전을 읽어본 지도 워낙 오래인지라, 원전만으로 다시 시작하기는 부담스럽던 터였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보니 무척이나 반가왔다. 손 안에 쏙 들어가는 작은 크기에 논어의 내용은 다 담고 있으니 일차적으로 만족했고, 한문 밑에 음과 해석을 달아서 필요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이런 점 때문에 처음 읽는 사람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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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문화 지형도 - 동시대 문화의 이해를 위한, 개정판 코디 최의 대중을 위한 문화 강의 1
코디 최 지음 / 안그라픽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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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대충 훑어보았을 때 느낌은 ‘20세기 모더니즘 문화이론을 잘 정리한 책’이구나라는 것이었다. 또한 ‘대학 교재로 쓰면 적당 하겠다’라는 생각도 함께 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은 1994년부터 2004년까지 10년간 뉴욕대학교에서 저자가 강의했던 내용과 2002년 초빙교수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느꼈던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문화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이 꼭 알아야 할 기본적인 내용을 ‘문화지형도’라는 이름으로 정리한 책이라 서두에 밝히고 있다.

   이 책은 2006년 “동시대 문화의 이해를 위한 20세기 문화 지형도”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것의 개정판이다. 개정판에서는 당시 부족한 내용과 생략된 설명에 대한 아쉬움을 다소간 보충하였고, 각장 마다 연대표를 정리하여 보여주었다.

   이 책의 구성은 크게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이야기로 나뉠 수 있다. 모더니즘은 근간을 17세기 이성주의에 두고 그 흐름은 마르크스 사상에 잇닿아 있다고 보았다. 그리하여 ‘새로운 사회와 혁명적 태도’가 그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모더니즘, 즉 시대정신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았다. 이는 러시아,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는 모더니즘이 정치이념으로 활용되며 이데올로기화 되었고, 미국에서는 전쟁과 자본주의의 흐름을 타고 미국적 모더니즘으로 정착하게 된다. 하지만 이는 미래주의 정신을 활용한 무솔리니, 루스벨트의 대중적 영합주의로 흘러 마르크스가 원했던 깊고 새로운 역사로 사회가 바뀐 것이 아니라, 새롭긴 하지만 가볍기 짝이 없는 표면적인 모습의 자본주의 대중 사회의 탄생을 가지고 온 것이다.

   포스트모던 그리고 대중문화 형성도 이러한 바탕에서 비롯되는데, 이 책에서는 장 리오타르, 롤랑 바르트, 미셸 푸코 등 초기 포스트구조주의자를 비롯하여, 오리엔탈리즘의 에드워드 사이드, 스피박, 호미 바바의 후기식민지 연구 그리고 퀴어이론(동성애자 등 소수자들의 사상적 바탕이 된 이론)까지 포함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후반부에서는 ‘또 다른 세계의 시작과 가설들’이란 제목으로 현재 사회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지금의 하이퍼문화가 갑작스레 등장한 것이 아닌 1948년 동물과 기계의 의사소통 문제를 다룬 “사이버네틱스”, “미디어 이론”의 근거를 마련한 마셜 맥루한, 쥘 들뢰즈, 가타리의 포스트모던 이론이 지금도 유효하다는 바탕에서 많은 이론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사회학적 방법론에 기술하다보니 작품보다는 문화이론이나 이론가가 중심으로 나타난 쉽게 이해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았다. 앤디 워홀이나 투팍 사쿠르와 같은 소개가 보이지만 조금 더 구체적인 예가 많았더라면 이해가 좀 더 쉽지 않았을까싶다. 결국 모더니즘이나 포스모더니즘도 담론이 아닌 현상 속에서 쉽게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에서 나타난 현상에 대해서는 수박 겉핥기로 스치는 듯 아쉬움도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전문가들에게는 20세기 문화이론의 흐름을 정리하는 의미로, 일반 독자에게는 전문적 책을 읽기 위한 입문서 역할을 하는 의미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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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곽 걷기여행 - 살아 있는 역사박물관
녹색연합 지음 / 터치아트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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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당신이 지금 서울에 살고 있다면, 다음 중에 모르는 지명이 있는지 꼽아봤으면 좋겠다. 숭례문(남대문), 남산, 장충체육관, 흥인지문(동대문), 낙산 혹은 대학로, 숙정문, 인왕산, 경교장 혹은 서대문… 굳이 서울 사람이 아니어도, 이 중에 아는 지명이 하나도 없지는 않으리라. 지도를 펼쳐놓고 이 지명들을 이어보면 하나의 선으로 쭉 연결된다. 바로 서울 성곽길이다. 

   서울토박이로 서울에서 계속 살고 있는 나는, 정동에서 고교를 졸업했고, 직장 생활도 남대문 부근에서 했으니 성곽길 주변을 계속 ‘지나다니기’는 한 축에 속한다. 하지만 그 때는 특별히 서울 성곽길이라고 따로 있지는 않았고, 그래서 대부분의 서울 사람처럼 나 또한 서울성곽길을 염두에 두고 ‘제대로 걸어본 적’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러다가 요즘 서울성곽의 많은 부분들이 복원되고 그 길을 따라 걸을 수 있으니, 그 길이 그저 새롭고 고맙다.
   막바지 여름이 한창이던 어느 날, 그런저런 생각을 하며 친구들과 함께 서울성곽길을 걸어보았다. 이번에 걸은 길은 3코스의 일부인 혜화문에서 말바위 쉼터까지다. 원래는 숙정문을 거쳐 창의문까지 걸을 예정이었으나, 태풍 곤파스로 인한 상처 때문에 숙정문 방향은 입산이 통제되었다. 그래도 내려와서 길상사와 이화마을을 들르니, 아쉬움이 조금 달래진다. 혼자서도 좋을 길이지만, 이렇게 여럿이 걸으면 더 정감어리고 좋은 길― 바로 서울성곽길이다.

   내가 <서울 성곽 걷기 여행>을 읽은 것은 그렇게 성곽길을 다녀온 뒤의 일이다. 책을 받아들고는, 며칠 전 다녀온 곳부터 하나씩 되짚어가며 읽다보니 느낌이 남다르다. 며칠 전 다녀온 그 길이, 성곽길 중 아이들과 친구들, 연인들이 걷기에 가장 좋은 길이란다. 그러고 보니, 그 날따라 꼬마 친구들이며 연인들을 꽤나 많이 만났던 생각이 난다.  거기에 덧붙여 NGO와 장수마을 이야기 등 미처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래서 ‘성곽길 여행을 가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접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하는 아쉬움이 더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조각조각 흩어져 있던 성곽길이 하나로 이어져서 머릿속에 그려진다.

   <서울 성곽 걷기 여행>은 서울을 다시 보게 해준다. 그래서 18.6㎞에 이르는 성곽길을 짚어가다 보면, 우리가 오늘도 지나다니는 그 길에 서울의 역사와 문화, 상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몇 번을 지나다닌 남산이고, 청계천이고, 동대문일까마는 익숙한 지명이고 수시로 지나다니는 길이라고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말자.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 길에 수많은 사연들이 들어있고, 게다가 가을 하늘을 물병 한 가득 담아낼 수 있는 멋진 곳도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서울의 골목길이 왜 구불구불한지, 왜 ‘숭인문’, ‘흥례지문’이 아니고 ‘숭례문’, ‘흥인지문’이어야 하는지 이해가 된다. 혹은 촬영 장소로도 종종 등장하는 남산 식물원 주변이 실은 일제의 신궁으로 짓눌려 있었던 아픈 역사를 알게 되어 그 장소가 새삼스럽다.  

   이 책은 성곽길 주변의 돌아볼만한 곳도 같이 소개하고 있다. 남산 한옥마을, 독립문, 길상사, 수연산방, 최순우 옛집 등 대부분 성곽 여행길에서 멀지 않은 곳들이다. 성곽을 돌아보며 땀도 식힐 겸, 잠시 들러보면 좋은 장소들이다. 

   ‘지나다니는 것’과 ‘제대로 걸어보는 것’은 분명 다르다. 이 책은 서울 성곽을 ‘제대로 걷는 방법’을 말해주는 책이다. 성곽길 여행에 동행하기 쉽도록 책도 작고 휴대하기 좋게 만들어졌다. 다음 번 성곽길 여행에는 주머니에 챙겨넣고 하나씩 하나씩 짚어가며 걸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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