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문화 지형도 - 동시대 문화의 이해를 위한, 개정판 코디 최의 대중을 위한 문화 강의 1
코디 최 지음 / 안그라픽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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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대충 훑어보았을 때 느낌은 ‘20세기 모더니즘 문화이론을 잘 정리한 책’이구나라는 것이었다. 또한 ‘대학 교재로 쓰면 적당 하겠다’라는 생각도 함께 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은 1994년부터 2004년까지 10년간 뉴욕대학교에서 저자가 강의했던 내용과 2002년 초빙교수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느꼈던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문화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이 꼭 알아야 할 기본적인 내용을 ‘문화지형도’라는 이름으로 정리한 책이라 서두에 밝히고 있다.

   이 책은 2006년 “동시대 문화의 이해를 위한 20세기 문화 지형도”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것의 개정판이다. 개정판에서는 당시 부족한 내용과 생략된 설명에 대한 아쉬움을 다소간 보충하였고, 각장 마다 연대표를 정리하여 보여주었다.

   이 책의 구성은 크게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이야기로 나뉠 수 있다. 모더니즘은 근간을 17세기 이성주의에 두고 그 흐름은 마르크스 사상에 잇닿아 있다고 보았다. 그리하여 ‘새로운 사회와 혁명적 태도’가 그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모더니즘, 즉 시대정신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았다. 이는 러시아,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는 모더니즘이 정치이념으로 활용되며 이데올로기화 되었고, 미국에서는 전쟁과 자본주의의 흐름을 타고 미국적 모더니즘으로 정착하게 된다. 하지만 이는 미래주의 정신을 활용한 무솔리니, 루스벨트의 대중적 영합주의로 흘러 마르크스가 원했던 깊고 새로운 역사로 사회가 바뀐 것이 아니라, 새롭긴 하지만 가볍기 짝이 없는 표면적인 모습의 자본주의 대중 사회의 탄생을 가지고 온 것이다.

   포스트모던 그리고 대중문화 형성도 이러한 바탕에서 비롯되는데, 이 책에서는 장 리오타르, 롤랑 바르트, 미셸 푸코 등 초기 포스트구조주의자를 비롯하여, 오리엔탈리즘의 에드워드 사이드, 스피박, 호미 바바의 후기식민지 연구 그리고 퀴어이론(동성애자 등 소수자들의 사상적 바탕이 된 이론)까지 포함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후반부에서는 ‘또 다른 세계의 시작과 가설들’이란 제목으로 현재 사회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지금의 하이퍼문화가 갑작스레 등장한 것이 아닌 1948년 동물과 기계의 의사소통 문제를 다룬 “사이버네틱스”, “미디어 이론”의 근거를 마련한 마셜 맥루한, 쥘 들뢰즈, 가타리의 포스트모던 이론이 지금도 유효하다는 바탕에서 많은 이론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사회학적 방법론에 기술하다보니 작품보다는 문화이론이나 이론가가 중심으로 나타난 쉽게 이해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았다. 앤디 워홀이나 투팍 사쿠르와 같은 소개가 보이지만 조금 더 구체적인 예가 많았더라면 이해가 좀 더 쉽지 않았을까싶다. 결국 모더니즘이나 포스모더니즘도 담론이 아닌 현상 속에서 쉽게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에서 나타난 현상에 대해서는 수박 겉핥기로 스치는 듯 아쉬움도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전문가들에게는 20세기 문화이론의 흐름을 정리하는 의미로, 일반 독자에게는 전문적 책을 읽기 위한 입문서 역할을 하는 의미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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