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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해법 - 문제의 너머를 보다
에이미 E. 허먼 지음, 문희경 옮김 / 청림출판 / 2023년 6월
평점 :
예술 분야에 처음 발을 들이게 되면,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의 하나가 ‘다르게 보기’와 ‘낯설게 하기’다. 문학 수업을 들을 때도 그랬고, 예술의 한 분야인 지금의 작업을 하는 동안에도 마찬가지였다. 문학, 미술, 음악, 사진 등 창의성을 모태로 작업을 하는 이들에게는 ‘다르게 보고, 낯설게 하는 것’은 늘 중요시되는 두 가지 화두다.
이 책은 <예술가의 해법>이란 제목에 끌려 보게 되었는데, 책 소개가 좀 이상했다. 제목이 ‘예술가의 해법’이고, 내용에 그림이며 여러 예술 작품들이 소개돼있는 것까지는 여느 책들과 비슷했다. ‘준비-밑그림-전시’라는 목차 역시 작가들이 전시 준비를 할 때의 순서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FBI와 인터폴, 미 국무부, 포천 500대 기업 등에서 극찬을 해 온 강의’라니? 예술가와 이런 공기관, 기업들이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걸까? 상식적으로 예술가와는 별로 큰 연관이 없는 조직들이다 보니 뭔가 좀 아이러니하게 보였다.
그런데 책을 실제로 보고 나니 다소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던 책 소개가 이 책을 제대로 설명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예술가의 창작에 관한 책인 동시에 아니기도 하다. 이 책은 예술가의 창작 과정을 바탕으로 문제 해결의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책은 미술 작품을 통해 직관적인 통찰과 관찰 방식을 이해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을 새롭게 해보도록 일깨워준다.

저자인 에이미 허먼은 미술사가이자 변호사로서 ‘지각의 기술(The Art of Perception)’이라는 관찰 기술 향상 프로그램을 만든 교육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는 의사들에게 환자를 ‘기록이 아닌 관찰’을 통해 보게 하며, 경찰에게는 수사 기록을 ‘사실과 의견’을 구별하고, 전문가나 지도자들에게는 더 명확히 지각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소통 교육 전문가다. 그는 준비와 밑그림, 실행의 과정을 반복하는 예술가의 창작 과정을 빌어 시각적 분석과 통찰력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저자는 ‘워싱턴과 링컨’, ‘오바마와 링컨’ 두 장의 사진을 보여주며 ‘지각의 기술’에 대해 말한다. 워싱턴과 링컨을 볼 때는 두 이미지의 유사점과 차이점에 집중해서 보게 되지만, 오바마가 등장한 이미지를 본 순간 마음속에는 이미지와 무관하게 수많은 생각이 떠오를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오바마에 대한 호불호와 관계없이) 이러한 배경에 ‘개인의 편견’이 개입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이런 식으로 저자는 예술 작품을 통한 우리의 지각과 시각, 인식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한 측면에서 말하고 있다. 저자가 강조하는 ‘관점을 바꿔라’, ‘데드라인을 정하라’, ‘그냥 하라’ 등의 조언은 실제 작가, 예술가들이 끊임없이 되뇌이고, 실행하는 작업 과정이기도 하다.
사실 예술의 각 분야도 다루는 매체의 수단과 형태만 다를 뿐 수집한 재료로, 나름의 시각을 가지고, 일련의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라는 점은 같다. 문제를 바르게 직시하고, 그 안에서 답을 찾는 방식은 우리의 일이나, 일상, 삶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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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