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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데코 코리아 북 에디션 Elle Decor Korea Book Edition : THE ICONS
엘르데코 코리아 편집부 지음 / 허스트중앙(Hearst-Joongang)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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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속에는 럭셔리한 보석과 명품, 멋진 디자인의 옷을 입고 포즈를 취한 예쁜 모델들, 한 번쯤 구경하거나 혹은 살아보고 싶은 집들, 갖고 싶은 소품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패션잡지나 인테리어 잡지를 볼 때면 늘 눈이 즐겁다

화려한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아름답게 잘 꾸며진 인테리어나 좋아하는 스타일의 가구, 센스있는 패션 아이템들을 보면 눈요기만으로도 즐겁게 마련이다. 다양한 디자인과 라이프 스타일을 보며 안목과 감각이 키워지는 것은 잡지를 통해 얻는 가장 큰 즐거움이다.

 


엘르 Elle”는 한참 즐겨보았던 잡지 중 하나다. 요즘은 시간 여유가 없다 보니 잡지를 자주 보지 못해 잊고 있었는데, 이번에 <엘르 데코 코리아 북에디션 Elle Decor Korea Book Edition>을 통해 다시 만났다. <엘르 데코 코리아 북에디션>은 엘르데코 코리아 편집부에서 연 4회에 걸쳐 하드커버로 발행하는 에디션북이다. 이전에 <The Makers><the Collectors>가 나왔고, 이번에 내가 읽은 것은 <Elle Decor Korea Book Edition : The Icons>이다.



책을 받아보니 터키블루 컬러의 패브릭으로 마감한 산뜻한 표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책은 A4 사이즈의 양장본으로 큼직하고 묵직해서 내용도 풍부하고 책 속 사진들 역시 시원시원하게 볼 수 있었다. 2023 가을호 특집으로 펴낸 이 책에는 디자인, 영화, 건축 등 여러 분야의 거장들에 대한 이야기와 조경, 건축, 한옥에 대한 감각적인 사진들로 가득하다.

 


보통의 잡지라면 광고가 반이겠지만, 에디션북으로 나온 이 책은 광고는 거의 없다시피 최소화하고 그 자리를 풍부한 사진과 글로 알차게 채웠다. ‘에디션북이라는 이름값을 하는 책인 만큼 책꽂이에 오래오래 꽂아두고 틈날 때마다 꺼내봐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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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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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땅끝에 가고 싶다
곽재용 외 지음 / 일상이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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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땅을 처음 밟은 것은 대학교 1학년 때였다. 서울에서 나고 자랐고, 학교도 계속 서울에서만 다녔으니 저 먼 땅끝마을 해남까지 가봤을 리가 만무했다. 그때는 해외여행도 자유화되기 이전 시절이니 해외는 고사하고, 국내 여행조차도 지금처럼 흔하게 다니던 시절이 아니었다. 그러니 집-학교만 오가던 뻔한 서울내기가 대학생이 되어서야 남도의 끝 해남에 첫발을 들인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렇게 만난 해남은 한참 뜨거운 여름이었다. 국문과의 하계 답사로 해남과 강진 일대의 사찰과 유적지들을 돌아보는 일정. 그즈음에는 우리 학과 답사 계획이 주로 호남과 경기도 쪽에 많이 잡혀있어서 학기 중에는 경기도 일대를, 방학 기간에는 호남 일대를 많이 다녔던 것 같다. 그렇게 해서 만난 곳들이 대흥사, 무위사, 백련사, 다산초당, 보길도 등이다. 미황사는 그때 답사 조가 달랐던지 어땠는지 대학생 때 못 가고 나중에 어른이 된 뒤에야 가보았는데, 그때도 역시 대학 때의 해남 답사가 새삼 떠올랐다. 그런 걸 보면 해남은 나를 대학 시절로 돌아가게 해주는 타임머신 같기도 하다.



<해남 땅끝에 가고 싶다>는 해남을 여행한 문화예술인 30여 명의 글을 모아놓은 책이다. 해남군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해남의 대표 명소는 물론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지역 명소들을 필자들의 입을 빌어 소개하고 있다. 필진 중에는 시, 소설 등 작품이나 언론이나 지면을 통해 낯익은 이름들이 많고, 이 책을 통해 새로 알게 되는 작가들도 있다.

 

사람 때문이든 혹은 다녀왔던 경험이 있어서든 익숙한 곳에 대해서는 좀 더 세심히 읽게 된다. 필진은 대부분 문화평론가, 시인, 소설가, 영화감독 등 감성과 시각이 남다른 이들로 구성되었고, 그들이 느끼고 체험한 해남은 생생한 느낌으로 독자에게도 전해진다. 책은 땅끝마을 해남의 구석구석으로 독자를 이끈다. 추억의 장소는 추억으로, 생소한 장소는 새로움으로. 더구나 해남은 굳이 맛집을 찾지 않더라도 어지간하면 평균 이상은 하는 남도 아니던가.

 


다만 사진은 무척 아쉽다. 책에 들어간 사진은 지자체(해남군)용 사진이나 필자들이 그냥 편하게 찍은 사진이어서 여행지나 해당 장소의 아름다움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사진은 별도로 전문 작가가 찍거나 아니면 필진 중에 사진작가가 포함되었으면 사진이 훨씬 더 좋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책을 읽다 보면 넓은 해남 땅 중에 이전에 가봤던 몇몇 곳들이 보이고, 전에 미처 몰랐던 새로운 장소들도 보인다. 그런가 하면 기억 속에 묻어두었던 장소들도 추억과 함께 새삼스레 눈에 밟힌다. 대흥사의 천불전이며 일지암 가는 길, 백련사에서 누렸던 여유로운 차 한 잔, 백련사 동백숲을 지나 다산초당에서 서늘하게 누렸던 바람 한 자락, 어부사시사를 떠올리며 걸었던 보길도, 아늑하고 고요했던 은적사 등등여유로움과 한적함을 느끼고 싶을 때, 해남 땅을 찾아 다시 한번 대학생 때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을 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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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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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하다 - 이어령 선생과의 마지막 대화
김아타 지음 / 맥스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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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외로운 일이다. 비록 아무리 뛰어날지라도. 천재를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 대다수의 평범함 속에 묻혀있어야 안도하는 세상 속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런 세상에서 천부적 재능을 지녔거나 소위 튀는사람들은 남모를 외로움을 갖고 있게 마련이다.


아마 이어령 선생도 그렇지 않았을까. 이어령 선생의 마지막 인터뷰인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읽어보면, 선생의 말 속에 그런 천재로서의 외로움이 간간이 느껴진다. 선생의 마지막 말씀들이 깊이 새겨지면서도, 한편으로는 남다른 호기심을 가지고 모든 것이 질문투성이였던 천재 소년이 평생 얼마나 외로웠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 외로움을 누군가 공감하고 이해해줬다면 선생은 조금 덜 외롭지 않았을까? 이번에 읽은 책 <이어령하다>는 사진작가 김아타가 이어령 선생과 몇 년에 걸쳐 소통하고 대화한 공감의 흔적들이 들어있다. 이 책은 저자인 김아타 작가가 이어령 선생과 주고받은 대화, 메일 등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책은 온에어 프로젝트 ON-AIR Project“, “자연하다 On Nature” 등 김아타 작가의 작품 세계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이어령 선생과 주고받은 글을 통해 이어령 선생의 마지막 모습과 여러 가지 생각들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저자인 김아타 작가는 2002년 상파울루 비엔날레, 2006년 뉴욕 국제 사진센터에서의 단독 전시 등을 통해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은 작가다. 스스로에 대해 파격하고 혁명했다고 말하는 그는 독특하고 파격적인 사진 작업으로 유명하다. 그는 파격적이고 생경한 사진으로 인해 요주의를 받았다고 이야기하며, ‘나와 다름을 수용하지 못하는 일단의 문화적 양태에 대해 비판한다. 그런 그였기에 이어령 선생과의 대화는 남들과 다른서로에 대한 이해와 공감으로 가득하다.

 


책은 선생과 주고받은 서신(메일), 선생과의 만남 전후의 이야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이어령 선생과의 대화를 바탕으로 자신의 작업과 작가의 개인 미술관 아르테논에 대한 이야기 등을 들려준다아타선생은 신의 영역에 도전하고 계시다’(p.33)는 이어령 선생의 말씀에 작가는 큰 격려를 받고, 선생은 내가 죽음을 앞에 두고 유일한 지기를 얻은 것 같다’(p.167)며 자신의 외로움이 위로받고 있음을 밝힌다


두 사람은 삶과 예술, 철학과 자연을 넘나들며 대화를 이어가고, 그 이야기는 결국 인간의 내면, 삶과 죽음, 인간이라는 존재, 실존에 대한 탐구로 귀결된다이어령 선생에 대한 추억과 함께 김아타 작가의 사진 작업과 작품 세계에 대해 궁금한 독자라면 더 잘 읽힐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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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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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우리의 가장 빛나는 순간 - 사진가 안웅철의 시선
안웅철 지음 / 파람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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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각자의 느낌대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고, 생각하는 감성이 있으며, 담고 싶은 순간이 있다. 자기 안의 감성과 시선을 누군가는 음악으로 풀어내고, 누군가는 그림이나 사진으로 표현하고, 또 누군가는 글로 끄집어내기도 한다. 표현 수단만 다를 뿐, 마음이 움직인 순간을 포착해서 다른 사람이 공감할 수 있게 밖으로 표현해내는 점은 예술의 공통된 특성이다.

 

이런저런 일로 바쁘다 보면 보고 싶은 전시회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북촌에서 열렸던 안웅철 작가의 개인전 <만사성>도 그중 하나였는데, 그때의 사진들을 포함해 책으로 나왔다고 해서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금이 우리의 가장 빛나는 순간>은 사진작가인 안웅철 작가가 여행하며 만난 장면들을 모아놓은 사진에세이다.

책에는 여행과 사람, 도시와 자연, 꽃과 동물, 음악과 영화가 사진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그는 뉴욕, 페루, 홍콩, 아이슬란드 등 세계의 도시를 여행하며 만난 풍경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 제목에서처럼 작가가 만난 가장 빛나는 순간은 그의 렌즈에 포착되었고, 그 사진들은 전시회로, 음악 앨범 자켓으로 대중들과 만나왔다.

    

24개의 컬럼처럼 쓰인 글은 도시와 여행’ / ‘, 그녀 그리고 나’ / ‘다시 보기’ /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에서등 네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도시와 여행에서는 여러 도시에서의 사진과 촬영 당시의 이야기 등을 들려주는데, 글을 통해 도시마다 다른 각각의 느낌이 전해져서 좋았다. 두 번째 파트는 안웅철 작가가 촬영한 음악가, 예술가 등 유명인의 사진과 관련 에피소드 등이 실려 있다. 후반부에서는 다양한 사진과 함께 사진 작업에 대한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는 이 책을 사진을 빌미삼아 떠난 여행, 스치듯 깊은 인연으로 만난 사람들, 귀 기울여 들었던 음악, 인상 깊게 봤던 영화에 대한 내 이야기이자 나의 전시 목록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의 소개처럼 책은 사진 전시회를 보며, 그 사진을 찍을 때의 에피소드를 작가에게서 듣는 듯한 느낌이다.

오래도록 여행길이 막힌 지금. 여행에 대한 그리움은 계속 커져만 가는데 예전처럼 자유롭게 오가는 여행이 언제쯤 가능해질지 너무도 막연하다. 작가의 말처럼 해가 바뀌면 먼 곳으로 촬영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우고 싶지만, 말 그대로 세상 사정이 허락해주려는지...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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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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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가 되는 법 - 내 안의 창조력을 깨우는 63가지 법칙
제리 살츠 지음, 조미라 옮김 / 처음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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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솔직한 책은 처음 보았다. 예술가, 작가에 대한 조언을 하는 책을 종종 읽곤 하는데, 이 책은 더욱 와닿았다. 작가 되기도 쉽진 않지만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예술가가 되기는 더더욱 어렵다. 그래서 작업을 하면서도 늘 고민이 많은데, 이 책은 그런 이들에게 명쾌하면서도 속 시원한 조언을 들려준다. 특히 그 조언이 피상적으로 바라본 시각이 아니라 저자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라 더욱 현실적으로 가깝게 느껴진다.

 

저자인 제리 살츠는 자기 자신에 대해 예술가가 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는 퓰리처상 후보에만도 세 차례나 올랐으며 결국 67세의 나이에 예술 비평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미술평론가다. 젊은 시절, 재능이 부족함을 깨닫고 장거리 트럭 운전수로 일했던 그는 마흔이 될 때까지 글을 써본 적이 없었고, 정규 과정의 학위도 없었으며, 창조적인 일은 겁이 나서 피해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뉴욕 매거진의 수석 미술평론가이며 1995년 휘트니 비엔날레의 단독자문역을 맡는 등 뉴욕에서도 예술계의 중심에 우뚝 서 있는 유명인사다.

 

그런 만큼 그가 하는 이야기들은 예술가를 지망하는 많은 이들에게 실제 경험에서 우러난 현실적인 조언으로 들린다. 책은 당신은 완전 아마추어다부터 시작해서 예술 활동을 시작하고, 예술가처럼 생각하고, 예술계로 들어가서 살아남는 것에 대해 세세하고 다양한 조언을 들려준다. 책을 읽고 나니 그가 하는 말들은 너무 정확해서 나를 두렵게 만든다라는 사진가 신디 셔먼의 말이 전혀 과장이 아님을 알겠다. 실제 작업 중에, 작품 활동 중에 했던 많은 고민들에 대해 제리 살츠는 직접적이고 명쾌하게 말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무언가를 하면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사실 작가로 산다는 것은, 작품 활동을 한다는 것은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아름답고 우아하지만은 않다. 때로는 의욕이 충만해서, 열정에 심취해서, 왕성하게 작업을 할 때도 있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은 자기 회의와 자괴감, 자기 불신, 현실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도 저도 못하고 고민에만 빠져 지내곤 한다. 경험자의 조언을 구하고 싶어도 편견과 가감 없는 속 시원한 조언자를 만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주는 제리 살츠의 말들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가슴에 새겨지는 귀한 조언으로 들린다.

 

책은 6개의 step 속에 총 63가지의 조언을 담고 있다. 책 사이사이에는 관련되거나 참고할만한 예술가의 작품들이 함께 실려 있다. 그는 일관성을 갖지 말라던가, ‘망상에 빠지라는 등 일반적인 시각으로는 잘 해주지 않는 조언도 서슴없이 말하는데, 그 말들이 모두 깊이 와닿는다. 책을 읽다 보면 이미 다 보고 있는 듯한 제리 살츠의 말에 찔리기도 하고, 웃음이 나기도 한다. 그 역시 그런 상황이나 감정을 이미 오래전에 겪어봤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다.

 

 

회의적이고 부정적인 감정에 빠지려는 작가에게 그는 너만 그런 것 아니야, 다들 그래하는 식의 얘기를 해줌으로써 다시 또 작업을 할 의지를 갖게 해준다. 이 책은 작가라면, 예술가가 되기를 원하는 이라면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 혹은 꼭 예술가를 지향하지 않더라도 오늘과 다른 내일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많은 영감을 받을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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