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당신의 손을 놓겠습니다 - '나'를 위한 관계 덜어내기 수업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큰숲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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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관계 속에서 살다가 관계 속에서 죽는다. 태어나면서는 부모-자식이라는 인연 혹은 관계가 맺어지고, 생을 마칠 때에는 그동안 맺어왔던 이런저런 관계들을 뒤로 하고 죽음이라는 먼 길을 떠난다. 그사이에 자라고,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최초에 맺었던 관계인 부모-자식의 관계 외에도 가족, 친지, 친구, 사제, 상사와 부하, 동료, 부부 등등 수많은 관계를 맺게 된다. 이러한 관계는 때로 더없이 든든하고 의지되는 좋은 관계이기도 하고, 때로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주거나 없느니만도 못한 최악의 관계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힘들게 하는 것도 사람, 지칠 때 힘이 되어주는 것도 사람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만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영원한 숙제인 듯하다.



 이 책은 미움받을 용기를 통해 잘 알려진 작가 기시미 이치로가 관계에 대해 쓴 책이다. 일본 내 아들러 심리학 연구의 일인자이자 철학자인 그는 책 속에서 아들러 심리학을 바탕으로 관계의 여러 형태와 건강한 관계를 위한 여러 가지 조언들을 해주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맺어왔고, 현재도 맺고 있는 수많은 관계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관계에 대해 본질적으로 살펴볼 것을 권한다. , 모든 관계를 다 유지할 필요는 없으며, 건강하고 합리적이지 못하고 강박적인 관계 등은 과감히 끊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 완전한 이해보다는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더 중요함을 강조하며, 타인의 심리를 이용해 종속시키거나 지나치게 의존하게 만드는 관계가 아닌 자유로운 관계를 맺으라고 역설한다.

 

이러한 그의 주장은 어찌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는 실생활에서 우호적인 포장 뒤에 가려진 건강하지 못한 관계와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종종 겪기에 당연해 보이는 저자의 이야기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건강한 관계란 타인의 뜻에 의해 흔들리고, 종속되는 관계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보아주는관계이다. 타인의 기대나 시선, 칭찬 혹은 비난에 얽매여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타인에게 종속시키는 관계는 건강하지 못한 관계이며, 종국에는 자신의 주체적인 삶을 망치는 불행한 관계로 이어질 뿐이다.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누구가 아닌 내 스스로가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중심을 잡을 필요가 있다. 내가 나 자신의 성향, 성격을 잘 알고, 스스로 올곧게 서있을 때, 타인과의 관계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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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 - 낯선 도시를 사랑하게 만든 낯선 사람들
김은지 지음 / 이름서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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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다는 말은 양면성을 지닌다. 어두운 측면으로 보면 두려움은 무지에서 비롯된다는 말처럼 낯섦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더구나 요즘처럼 묻지마 폭행같은 끔찍한 뉴스가 종종 들려올 때면 특히 더 그렇다. 그런가 하면 밝은 측면에서의 낯섦은 동경의 대상이기도 하다. 문학이나 예술에서는 흔히 낯설게 하기라고 하여, 눈에 익고 평범한 사물, 대상, 일상 등을 새로운 시각과 감성으로 낯설게 보기를 갈망한다. 그래서 낯설다는 말은 때로는 두려운 단어이기도 하고, 때로는 희망적인 단어이기도 하다.




낯선이라는 말로 시작하는 이 책은 오래된 여행의 기록이다. 저자는 오래전에 여행하며 다녔던 낯선 도시와 낯선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속에 꼭꼭 묻어두었다가 129개월이 지난 지금 책으로 펴내었다. 그녀는 꼭 그때의 나처럼 엉성하고 대책 없었던 여행이 실은 여러모로 삶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인생의 한 챕터를 넘기듯 이 책을 펴냈다고 한다.


그런 그녀의 책은, 여행지에서 만난 다양한 낯선 사람들과 수많은 낯선 장소들로 가득 차 있다. 저자는 그곳에서 만난 낯선 이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하며,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질문하기도 한다. 이른바 러브 프로젝트. 그녀가 내민 노트의 ‘Love is ( )’라는 공백을 낯선 사람들은 각자의 생각과 느낌대로 채워준다. 낯선 나라, 낯선 도시에서 낯선 이방인들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걸고, 노트에 그들 각자의 생각을 채워 넣게끔 하는 일들이 늘 쉽지만은 않았을 터다. 그럼에도 저자는 컬러플한 사진과 글로 알록달록한 여행의 추억을 보기 좋게 담아내었다.



 

낯설다는 말은 그녀가 만난 낯선 사람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그녀 역시 그 도시의 사람들에게는 낯선 이방인이었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낯선 사람이지만, 그런 속에서도 소소한 도움과 따스한 정이 오가는 만남이 있다. 이런 게 바로 여행의 재미이자 묘미가 아닐까? 아마도 그런 이유로 우리는 약간의 두려움을 뒤로 하고, 다시 또 희망 가득한 여행을 꿈꾸는지도 모를 일이다.

 

-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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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핫한 여행 : 버킷리스트 온천
고욱성 지음 / 창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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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몸에 피로가 쌓이고 근육이 좀 뭉친다 싶으면 뜨끈한 온천에 몸을 푹 담그고 싶은 생각이 절로 난다. 매일같이 샤워를 한다 해도 욕조나 탕에 몸을 완전히 담그는 일은 차원이 다른 얘기다. 더구나 온천물에 몸을 담그면 피로가 한꺼번에 쑥 풀리는 느낌이 들면서 온천수가 피부를 부드럽고 매끄럽게 해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온천이라고 하면 일본의 온천이 워낙 유명하게 알려진 터라 대개 삿뽀로니, 벳부니 하며 일본의 온천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나라에도 옛날부터 유명했던 온양온천, 유성온천, 아산온천 등이 있지만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느낌이다. 이는 온천의 효능이나 수질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상품화와 마케팅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러던 중에 온천을 주제로 한 책이 나왔다기에 반가운 마음으로 읽어보았다. 저자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30여 년간 재직하며 지역 문화, 문화관광 분야에 종사했던 공무원으로서 퇴직 후 전국의 온천과 걷기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이 책을 펴냈다. 온천 목욕을 좋아한다는 저자는 출장이나 여행으로 지방을 방문할 때 가능한 온천을 찾아 이용했다고 한다. 그는 전국의 주요 온천에 대한 소개와 함께 온천과 목욕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들도 이 책에 담고 있다.

 

온천은 권역별로 나누어 소개되고 있으며 신북, 척산, 수안보, 유성, 온양, 아산, 도고, 동래온천 등등 온천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다 알만한 유명 온천들을 두루 소개하고 있다. 또한, 미처 알지 못했던 숨은 온천들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어 해당 지역을 방문할 때 좋은 정보가 될 것 같다. 후반부에는 목욕의 역사’, ‘이태리타올같은 목욕 관련 이야기들도 있어 좋았다.

 


다만 각 항목마다 온천에 대한 소개가 너무 짧고 단편적이라 조금 아쉬웠다. 사진도 외관만 그냥 찍었거나 누리집에 있는 사진을 활용한 터라 사진 퀄리티도 다소 떨어진다. 관공서의 안내 책자에서 관광지를 간략히 소개할 때 흔히 보이는 패턴이다. 온천 내부 사진 촬영은 어려우니 어쩔 수 없겠지만, 전문 작가의 사진과 함께 온천 주변 여행 정보 등이 보충되면 훨씬 더 내용이 풍성해졌을 듯하다.

하지만 전국의 수많은 온천을 일일이 발품 팔아 다니며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이렇게 책으로 엮은 노고는 감사하고 치하할 일이다. 지방을 방문할 때, 주변 온천도 함께 이용하고자 한다면 이 책의 정보가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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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독학 중국어 단어장 - 단어 암기 무료 영상 + 원어민 MP3 음원 GO! 독학 시리즈
시원스쿨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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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기가 말을 배울 때를 생각해보면 처음에 발음이 어떻건, 뜻을 알건 모르건 일단 아빠, 엄마하는 식으로 단어부터 익히게 된다. 그렇게 단어들이 머릿속에 모이고 쌓이다 보면 어느 때부터인가 말문이 터지며 귀여운 수다쟁이가 된다. 외국어도 그와 마찬가지.... 라는 것을 이렇게 잘 아는데, 하긴 현실과 이론은 늘 별개다. 혹은 그저 게으른 어른이의 변명일 뿐이거나.

하여튼 외국어를 배울 때 단어의 힘 즉, 어휘력은 그만큼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요소다. 단어를 많이 안다는 것은 말할 때는 물론이요 글의 표현력과 문장력에 있어서도 무척 큰 힘이 된다. 모국어건 외국어건 어휘력이 좋을수록 자신의 뜻을 훨씬 더 자유롭고 풍성하게 표현할 수 있으니 말이다.

 



<Go! 독학 중국어 단어장>은 중국어 단어를 부지런히 좀 배워보고 싶어 선택한 책이다. 띄엄띄엄 배우다가 덮어둔 중국어이지만 새해를 맞아(여기서 또 작심삼일의 트라우마가 발동하지만)’ 다시금 마음 다잡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은 들고 다니기 좋게 가볍고 산뜻하게 구성되었다내용은 600개의 단어를 10일 안에 익히는 것을 목표로 하여, ‘자가 점검 단어 암기 연습문제 풀이의 3단계를 통해 체계적으로 단어학습을 하도록 꾸며져 있다특히 부록에는 HSK에 자주 출제되는 단어들을 종류별로 모아서 실었고그 뒤에는 인덱스까지 있어 필요한 단어를 편리하게 찾을 수 있어 좋았다.




무엇보다 책이 너무 두껍거나 무겁지 않아 가볍게 들고 다니며 읽기에 좋았다. 내가 과연 10일만에 이 600개의 단어들을 다 소화해낼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수시로 읽고 외우며 계속 반복하기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단기간에 중국어 단어 학습을 하고픈 분들이라면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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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 산책 - 사유하는 방랑자 헤르만 헤세의 여행 철학
헤르만 헤세 지음, 김원형 편역 / 지콜론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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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헤르만 헤세의 소설을 주로 읽었는데 언제부턴가는 그의 에세이를 더 자주 읽고 있다. 그의 소설도 물론 그랬지만 헤세의 에세이는 그의 사유와 철학 등이 좀 더 깊이 있게 와닿는다. 이는 아마도 소설, 에세이의 형식 차이보다는 예전에 읽을 때와 조금 더 나이가 들어서 읽는 헤세에 대한 나 자신의 차이일 게다. 이제 소설가보다는 철학자로 읽히는 헤르만 헤세!

 


이번에 읽은 책은 헤세의 여행 에세이다. 책의 독일어 원제는 “Die Reisen von”인데 한국어판은 <무해한 산책>으로 번역되었다. ‘여행 이야기’, ‘여행으로부터를 뜻하는 원제도 좋지만, ‘무해한 산책이라는 말이 주는 어감이 더욱 끌렸다. 천천히 소요하듯 거닐며 산책하기를 좋아하는 내 성향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190123세가 된 헤세는 고향인 독일에서 출발해 늘 동경해왔던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난다. 그는 이탈리아 곳곳을 여행하며 성당과 박물관을 돌아보고, 그곳의 수많은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기록으로 남겼다. 그의 여행은 여행 안내서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는 수동적인 여행이 아니라 책자에 없는 작은 도시를 걸으며 현지에서 만나는 이들과의 대화를 즐기는 능동적인 여행이었다. 이런 과정은 진짜 이탈리아를 헤세의 방식이었고, 이를 통해 그는 관광객이 아닌 여행자가 되었다.

 


내 경우에는 해외여행 중 현지의 유명한 관광지나 포토존, 쇼핑 명소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편이다. 그보다 더 관심이 가고,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현지에서 만난 작은 도시, 산책하듯 걸어본 소박한 골목들, 느낌 가는 대로 들어간 카페에서 여유롭게 커피 한 잔 마시며 바라본 사람들과 거리 풍경들이다. 이탈리아 여행도 대체로 그러했기에 이번에 헤세의 무해한 산책에 그의 이야기에 더욱 공감이 되었다.

 

여행이란 낯선 곳으로 떠난 몸을 통해 자기 자신의 내면과 만나는 시간이다. 여행을 통해 살아있는 경험을 하고, 자기 자신과 인간의 본질에 대해 사유하고, 탐구하는 여행이야말로 진정한 여행이 아닐지... 헤세의 무해한 산책이 그 하나의 예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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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개인적인 느낌대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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