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사람 - 낯선 도시를 사랑하게 만든 낯선 사람들
김은지 지음 / 이름서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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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다는 말은 양면성을 지닌다. 어두운 측면으로 보면 두려움은 무지에서 비롯된다는 말처럼 낯섦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더구나 요즘처럼 묻지마 폭행같은 끔찍한 뉴스가 종종 들려올 때면 특히 더 그렇다. 그런가 하면 밝은 측면에서의 낯섦은 동경의 대상이기도 하다. 문학이나 예술에서는 흔히 낯설게 하기라고 하여, 눈에 익고 평범한 사물, 대상, 일상 등을 새로운 시각과 감성으로 낯설게 보기를 갈망한다. 그래서 낯설다는 말은 때로는 두려운 단어이기도 하고, 때로는 희망적인 단어이기도 하다.




낯선이라는 말로 시작하는 이 책은 오래된 여행의 기록이다. 저자는 오래전에 여행하며 다녔던 낯선 도시와 낯선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속에 꼭꼭 묻어두었다가 129개월이 지난 지금 책으로 펴내었다. 그녀는 꼭 그때의 나처럼 엉성하고 대책 없었던 여행이 실은 여러모로 삶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인생의 한 챕터를 넘기듯 이 책을 펴냈다고 한다.


그런 그녀의 책은, 여행지에서 만난 다양한 낯선 사람들과 수많은 낯선 장소들로 가득 차 있다. 저자는 그곳에서 만난 낯선 이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하며,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질문하기도 한다. 이른바 러브 프로젝트. 그녀가 내민 노트의 ‘Love is ( )’라는 공백을 낯선 사람들은 각자의 생각과 느낌대로 채워준다. 낯선 나라, 낯선 도시에서 낯선 이방인들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걸고, 노트에 그들 각자의 생각을 채워 넣게끔 하는 일들이 늘 쉽지만은 않았을 터다. 그럼에도 저자는 컬러플한 사진과 글로 알록달록한 여행의 추억을 보기 좋게 담아내었다.



 

낯설다는 말은 그녀가 만난 낯선 사람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그녀 역시 그 도시의 사람들에게는 낯선 이방인이었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낯선 사람이지만, 그런 속에서도 소소한 도움과 따스한 정이 오가는 만남이 있다. 이런 게 바로 여행의 재미이자 묘미가 아닐까? 아마도 그런 이유로 우리는 약간의 두려움을 뒤로 하고, 다시 또 희망 가득한 여행을 꿈꾸는지도 모를 일이다.

 

-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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