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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형제 교육법 - 엘리트 삼형제를 키워 낸 자녀교육 리얼 스토리
에제키엘 이매뉴얼 지음, 김정희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교육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민족이 우리나라와 이스라엘이다. 우리나라의 교육도 그것이 비록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긴 했어도 세계적으로 한국의 교육열은 잘 알려져 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교육에 관해서 한국을 여러번 인용할 정도로 한국인들은 미국에서도 교육에 대단히 열정적인 민족으로 잘 알려져있고 정관계에 진출한 훌륭한 한국인들도 여러명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세계적으로 창의적이며 인류에게 새로운 이익을 준 인물들은 그다지 많지 않아보인다. 이러한 것을 노벨상이라고 하는 세계적으로 인류에게 유익한 문화유산과 학문과 평화에 공헌한 사람들에 대한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나라 노벨상 수상자는 고작해야 1명이다. 그것도 평화상으로 고 김대중 대통령이 바로 수상자였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경우는 좀 다르다. 이스라엘은 우리나라 충청남북도를 합친 크기이고 인구도 700만정도로 우리나라의 6분의 1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전 세계인구의 0.2%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유대인들은 거의 매년 노벨상 수상자들을 배출하고 있다. 전체 노벨상 수상자 중에 20%정도라고 하니 유대인들의 교육 수준은 가히 전세계에서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 특히 교육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교육방법이나 교육시스템을 배우기를 원한다.
<왼쪽 : 첫째 에제키엘 이매뉴엘, 오른쪽 위 : 둘째 람 이매뉴엘, 오른쪽 아래 : 세째 아리 이매뉴엘>

나도 오래동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유대인들의 교육법에 대해서 책을 읽으면서 배워왔다. 유대인들은 그들의 교육방법이 특별히 역사와 종교와 깊은 관련이 있으로 쉽게 방법론만을 배워서는 그들의 깊이 있는 교육법을 알 수가 없다. 특히 유대인들은 유대교와 관련된 교육이 가장 밑바탕을 이루므로 그들의 종교를 떠나서는 결코 유대인들의 교육을 배울 수 없다. 내가 읽어온 유대인들의 교육에 관한 책들은 거의가 그들의 종교, 즉 유대교의 토라교육이나 탈무드 교육, 하브루타라고 하는 토론교육에 관한 것이여서 종교적인 부분과 매우 깊은 연관성을 맺고 있다. 최근에 읽은 책중에 <유대인의 공부법>이라고 하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얼마전에 티비 다큐멘터리 <공부하는 인간>이라는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한국계 유대인 릴리 마골린의 아버지 힐 마골린이였다. 힐 마골린은 세속적인 유대인이기는 하지만 랍비가 되려고 했을만큼 강한 종교성을 가지고 있고 자녀들을 유대교적인 방식으로 키웠던 분이다. 그래서 그 책에서는 유대교적 전통이 어떻게 자녀에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 수 있는 책이였다. 그러나 이 책 <유대인의 형제 교육법>은 종교로써의 유대교적인 영향은 적고 문화로써 유대교적인 영향이 많이 보이는 책이다. 즉 무신론자로써 유대교적인 이스라엘의 문화에 영향을 받은 가정에서의 교육이 어떠한지를 볼 수 있는 책이였다. 아무래도 전자의 책과는 조금 색깔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의 저자 에제키엘 이매뉴얼은 이스라엘 출신의 바르고 생기있는 아버지와 정의에 대한 사회참여를 실천한 양육전문가 어머니 사에에서 태어난 삼형제 중의 장남이다. 이매뉴얼 삼형제들을 스스로를 행동과잉장애라고 부를 만큼 행동이 적극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형제들이다. 지금은 첫째 에제키엘 이매뉴앨은 의사와 교수로써 생명윤리와 종양학계를 이끄는 세계적인 석학이고, 둘째 람 이매뉴엘은 오바마 행정부 초기에 비서실장을 역임했으며, 막내 아리 이매뉴얼은 헐리우드 에이전시로 활약하고 있다. 모두가 특출한 자기만의 길을 가고 있는 형제들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자녀들의 양육에 있어서 부모들의 분명한 역할이라는 것이다. 이매뉴얼 삼형제의 부모들은 평범한 부부들과 마찬가지고 아버지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일주일에 70시간씩 일하며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려는 가장이고, 어머니는 시끄러운 삼형제와 며느리 때문에 아들을 빼았겼다고 생각하며 항상 자신의 아들과 헤어지기를 종용하는 고약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주부이다. 그리고 돈 때문에 언성을 높여 싸우고 서로의 가치관 때문에 대립하며 여행가서 의견충돌로 싸우는 평범한 부부였다. 그런데 이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점은 그들이 자녀 양육과 교육을 위해서 자신들의 분명한 역할을 확실히 감당했다는 사실이다. 아버지는 늘 아이들을 사랑하고 친절히 대하며 무엇을 하든지 지지해 주어서 세 자녀가 아버지는 늘 자신들의 편이며 자기들을 사랑한다고 느꼈다고 한다. 특히 어머니는 자녀양육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을만큼 양육에 대해서 공부하고 그것을 그대로 실천하기 위해서 노력하였다. 말썽꾸러기이자 통제불능인 세아들에게 늘 관심을 베풀고 언성을 높이지 않으며 재능을 찾아주고 그것을 인정해주는 매우 지혜로운 엄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정의를 위해서 집회에 참석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다니기도 하였다. 역사적 사건이 되어버린 '나는 꿈이 있습니라'라고 외친 마틴 루터 킹 집회에 아이들을 데리고 참석하였고 집에는 정의를 실천하기 위해서 목소리를 내기위해 모임을 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이러한 것들은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약자를 도와야하며 그것이 그들의 당연한 의무라는 것을 몸소 배웠다고 했다.
아버지는 아버지로써 중심을 잡아주고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며 자녀 교육에 확실한 지원을 하고 어머니는 자녀들이 이기적인 사람이 아니라 타인을 도울줄 아는 관대한 사람으로 양육시키는 역할을 분명히 감당할 때 자녀들은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발휘할 뿐 아니라 약자를 돕는 당당한 사회인으로써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들 이매뉴얼 가족은 정통적인 유대인 가정이 아니라 무신론자인 세속적인 유대인들이다. 비록 자녀들을 종교적인 방식으로 키우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양육방식에서 이스라엘 역사에서 깊이 흐리며 전해져 내려오는 유대교적인 방식이 깊이 묻어있음을 볼 수 있었다.
교육은 단순히 개인적인 일이 아니다. 양육방식은 역사와 문화속에 깊이 침투되어 하나의 문화유전자로써 그 문화에 속한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어려운 이웃의 자녀들을 몇 년이고 맡아서 자신의 아들처럼 키워주고 약자의 편에서 그들의 위해서 몸을 아끼지 않는 것은 이스라엘의 역사와 종교에 깊이 흐르는 전통인 것이다. 자녀들을 말로써 키우려고 하는 부모들을 많이 본다. 책 사주고 공부하라고 하면 그렇게 될줄로 알고 소리높에 공부하라고 하고 필요한 것들을 사준다. 그러나 그렇게 한다고 해서 자녀들이 그들의 바램대로 양육되지 않는다. 이 책에서 철저히 배운 것 중에 하나는 부모들의 삶이 바로 자녀들에게 하나의 교과서였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성실함과 어머니의 정의감을 자녀들이 몸소 보며 자랐기 때문에 그러한 DNA가 세자녀들에게 전달될 수 있었던 것이다.
부모들은 자녀들의 평생의 거의 정해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녀들을 어떻게 양육시킬 것인가? 한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그리고 건강한 사회인으로써 키우는 것인 전적으로 부모의 몫이다. 나 자신만 보아도 옆에 가까운 지인들을 보아도 그들의 인격과 삶속에는 부모의 영향력과 가정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묻어있다. 그래서 부모는 한 사람의 인생을 주조하는 거룩한 성직자라고 생각한다. 나는 앞으로 어떠한 아버지가 될 것인가? 어떠한 부모가 될 것인가? 이 책은 정답은 아니지만 분명한 부모가 몸소 삶으로 부모의 순기능을 감당할 때 자녀는 건강한 인격을 가지고 타인을 돕는 훌륭한 사회인이 될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부모가 너무 좋지만도 않고 너무 지배적이지도 않으면서 아이들의 원래 완전한 인격과 개성이 발휘될수 있도록 조력자가 되는 것이 부모인 것이다. 왜냐하면 자녀들은 하나님이 부모에게 준 선물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이런 다양성은 불안, 애착, 두려움, 지루함 등 여러 가지 특성으로 발현되는데, 이런 특성들의 미묘한 차이를 알아치라는 것이 바로 부모의 역할이며, 여기서 부모의 유연한 태도가 요구된다. 남자아이나 여자아이나 몇 살 때는 어떠해야 한다는 보편적인 생각에 아이를 맞추려고 하는 태도에는 득보다 실이 많다. 오히려 어느 정도 한계만 정해 놓고 내버려 두는 것이 훨씬 낫다. 나는 이것을 재즈식 양육jazz parenting이라고 부른다. p.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