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프래질 - 불확실성과 충격을 성장으로 이끄는 힘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안세민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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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프래질>, 제목이 매우 독특하고 생소했다. 처음 보았을때 무슨 신조어 같기도 하고, 암튼 제목처럼 매우 독창적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인가 책 자체에서 풍기는 아우라(?)가 느껴지기도 하고 도대체 어떠한 내용일지 감이 오지 않고 무언가 매우 거대한 이야기가 통합적으로 펼쳐질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안티프래질? 도대체 그것이 무슨 뜻이지? 하고 의문을 갖다가 찾아보니 '깨어지기 쉬운' 이라는 뜻을 가진 fragile'에다가 '반대의, 대항하는'이라는 뜻을 가진 접두사 'anti'가 붙어서 만들어진 합성어였다. 나는 이 책의 제목처럼 'fragile'을 '프래질'이라고 발음하지 않고 항상 '프래자일'이라고 발음해 왔기에 처음 들었을때 무슨 단어인지 언듯 떠오르지 않았다. 보통 유리같은 깨어지기 쉬운 택배상자에 깨어지기 쉬운 물건이니 취급주의하라는 영어가 써 있어서 모르는 단어는 아니였다. 그렇다면 앞에 'anti'라는 말이 붙으면 '깨어지기 쉽지 않은, 강한, 내성있는' 이러한 뜻이 될것이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사용하는 '안티프래질'은 단순한 조합어가 아니라 저자가 만들어낸 신조어이고 저자가 창조한 새로운 개념인 것 같았다. 저자는 이 책의 핵심 개념인 자신의 신조어인 '안티프래질'에 대해서 이렇게 정의한다.

 

안티프래질을 회복력 혹은 강건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회복력이 있는 물체는 충격에 저항하면서 원상태로 돌아온다. 반면 안티프래질한 대상은 충격을 가하면 더 좋아진다. 이런 특징은 진화, 문화, 사상, 혁명, 정치 시스템, 기술 혁신, 문화적이거나 경제적인 성공, 기업의 생존, 훌륭한 조리법(닭고기 수프나 코낙 한 방울을 떨어뜨린 타르타르 스테이크), 도시의 성장, 법률 시스템, 적도 지방의 삼림, 박테리아의 저항, 심지어 지구상에서 인간의 존재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 모든 것들의 배후에 있다. 그리고 안티프래질은 인간의 몸처럼 살아 있는 유기체(또는 복잡계)와 책상 위의 스테이플러처럼 생명이 없는 물리적 대상 간의 경계를 정해준다.(p.14)

 

이렇게 '안티프래질'이라는 개념은 단순히 회복력이나 강건함의 의미가 아니라 어떤 것에 충격이나 반대에 부딪히면 단순히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더 좋아진다는 개념이다. 저자는 이러한 '안티프래질'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책 전반적으로 설명하고 있고 모든 영역 즉 신화, 혁신, 정치, 도시계획, 전쟁, 금융, 경제 시스템, 의학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를 종횡무진하면서 안티프래질의 특성과 안티프래질하기 위한 방법을 소개한다. 이러한 개념을 가장 쉽게 예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는데 신화에 나오는 상상의 동물 히드라를 통해서 가장 쉽게 이 개념을 설명한다. 히드라는 아홉 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는데 이 생물은 머리를 하나 자르면 2개의 머리가 생긴다. 바로 안티프래질은 히드라처럼 위기가 닥칠때 원래 상태보다 더욱 강해진다는 개념이다. 촛불은 바람에 바로 꺼지지만 모닥불은 바람이 불수록 더욱 활활 타오른다. 이것이 '안티프래질'의 개념이다.

 

저자가 사전에도 없는 이러한 신조어를 만들어낸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무작위와 같은 카오스의 시대에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이 아니라 더욱강하게 살아남는 모닥불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에 길들여지지 말고 오히려 길들이며 그것에 맞서서 다욱 강하게 지배하고 정복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 책은 이 개념을 설명하는 것이 이 많은 분량의 책 내용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유명한 전작 '블랙스완'의 후속작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블랙스완>을 읽기 않으면 쉽게 이해되는 연속성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울수 있다. <블랙스완>에 대한 보완과 실제설명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역사와 삶에서 불확실한 무작위성을 없애고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 확실성과 그것을 수치화 하는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많은 지식이 증가하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무언가 확실성을 부여하여 그것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인간의 역사는 확실성을 확보하기 위한 게임이였다고 볼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확실성의 역사는 시대가 지나갈수록 여지없이 깨어지고 만다. 왜냐하면 시간을 인간이 탐사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고 이러한 미지의 영역은 언제나 불확실성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확실성가운데 인간이 적응하고 그 가운데 더욱 강하게 살아남기 위해서는 저자가 말하는 '안티프래질'이라는 성격을 지닌 모습으로 변모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안티프래질'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바벨 전략을 소개한다. 서로 양극단 처럼 떨어져 있는 것을 조합하고 오히려 중간정도로 무엇인가를 하려는 어정쩡한 것을 회피하는 것이다. 즉 무거운 바벨은 두 끝에 매우 무거운 두 바벨에 의해서 균형을 잡듯이 적당한 정도로 어떤것을 해결하려고 하면 그것은 오히려 균형을 잃고 무너지기 쉽고 극단으로 밀고 나갈 때 불확실성이나 무작위같은 인생의 무게를 이겨낼수 있다는 전략이 바로 바벨 전략이다. 나는 운동을 하면서 이러한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벤치 프레스를 하면서 누워서 바벨을 들때 잘못하여 양끝의 무게를 실수로 잘못 맞출때가 있다. 그럴때 여지없이 몸의 균형이 무너지면 상처를 입거나 어려움을 겪는다. 우리가 어려움이 있을때 더욱 강하게 극단을 향해서 나아가면 그것이 우리의 삶의 질의 향상과 명성에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안티프래질'이라는 개념이 상당히 매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이 현실속에서 적용될때 과연 그것이 현실적합성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문이 있긴하지만 삶에 상당한 용기를 주는 것도 사실이다. '안티프래질' 전략으로 '바벨전략'으로 내게 다가오는 무작위와 불확실성에 당당히 맞설 용기가 생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핵심개념인 '안티프래질' 은 니체의 말과 정확하게 상응한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를 죽이지 않는 모든 것은 나를 강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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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석의 마음 읽는 시간 - 때론 삶이 서툴고 버거운 당신을 위한 110가지 마음 연습
서천석 지음 / 김영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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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따뜻하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따뜻함이 내 마음을 감싸옴을 느꼈다. 이력을 보니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소아청소년 정신과에서 공부하고 소아과 전문의 그리고 전문 상담가로 활동하는 분이였다. 이 책은 라디오 <서천석의 마음연구소>에서 상담한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러한 모음집을 선호하지 않는 나로써 이책을 처음 받았을 때 단편적인 내용의 모음집이라는 편견이 있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나가기 시작했는데 아니 짧은 글안에 많은 것들이 담겨져 있었다. 무엇보다도 편안했다. 저자가 라디오에서 상담한 것이니 구어체로 그리고 삶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상담한 내용이니 글이 편안하고 제목 그대로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이해하려는 배려심이 묻어나는 것 같았다. 다그치거나 가르치는 내용없이 가장 먼저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말하려고 하는 부분에서 매우 편안함을 느꼈다. 그래서 전반적인 분위기는 따뜻함이였다. 아픔을 감싸고 이해하려는 태도는 어쩔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깊이 알고 있는 저자의 깊은 지식에서 나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단지 여기까지 였다면 그냥 한번의 위로로 끝났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진가는 여기가 아니라 정신분석적인 지식과 날카로운 현실의식의 조화에서 오는 촌철살인 것은 통찰에 있었다.

 

한꼭지 한꼭지 마다 나오는 깊은 지식과 통찰은 읽는 이로 하여금 단순히 따뜻한 감정이 아니라 삶의 어려운 문제점을 어떻게 지혜롭게 해쳐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지혜로운 해법을 들을 수 있는 것이 매우 좋았다. 마음을 읽고 상대방을 공감하며 따뜻한 목소리로 위로하고 단지 그에 그치지 않고 부드러운 카운슬링과 촌철살인적인 문장을 아프지 않게 폐부를 도려내는 날카로운 메스와도 같았지만 전혀 위협적이거나 무섭지 않은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그러한 따뜻한 지혜의 메스였다. 요즘은 이러한 따뜻한 메스가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생각한다. 인터넷이나 뉴스를 보면 모든 지면을 장식하는 듯한 살인과 폭력과 사기의 이야기는 우리의 삶이 얼마나 팍팍하며 사람들의 마음의 얼마나 상해있고 지쳐있고 깨어져 있는지 알 수 있다. 따뜻함이 필요하다. 사람들을 위로하는 위로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지금 시대는 깨어진 사람들의 깨어진 마음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찌르는 아픔의 시대가 아닌가 한다. 그래서 요즘 온통 ‘힐링’이 유행이다. 여기저서 ‘힐링’이라는 말이 넘친다. 한 시대의 화두가 되는 말은 거의 그 시대의 반영이다. 힘들고 팍팍한 삶에 서로의 어깨를 빌려주고 기대어야 한다.

 

이러한 아픔의 시대에 <서천석의 마음 읽는 시간>은 한없이 따뜻하고 한없이 지혜로우며 폐부를 헤치는 따뜻한 지식을 가진 주치의를 마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을 빨리 읽지 않았다. 한꼭지 한꼭지씩을 읽으며 그 글이 주는 여운을 삼키고 음미하고 마음의 위로를 받으며 그렇게 천천히 읽어나갔다. 조금씩 스며드는 서천석의 위로에 내 마음을 힘을 얻고 또 조금씩 잔근육들이 생겨 이길 수 있는 내성이 생기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거친 세상, 아픈 마음, 상처난 사람들..상처를 감추기 위해서 상처를 주는 마음..그 누군가 그 마음에 토닥여주고 위로해 줄 때 사람들은 마음의 빗장을 풀고, 자기방어를 벗어나 사람들에게 진솔하게 마음을 보여줄 수 있는 용기가 생길 것이다. 제목 그대로이다. 마음 읽는 시간..내 마음이 읽히고 또 읽을 수 있는 시간,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렇게 내 마음이 따뜻함으로 물들어 감을 느꼈다. 책도 이쁜 일러스트와 편집과 표지로 내용의 따뜻함을 더욱 더 잘 전달해주는 매개가 되었다. 한마디로 이쁘고 따뜻한 책이였다.

 

위로는 상대방에게 내 시간을 선물하는 것입니다.

 

상대에게 아무 말 하지 못하더라도,

함께 충분히 옆에 머물며, 당신이 내게 중요하다는 것을

시간을 통해 증명하는 것이 위로입니다.

어떤 보상이 없더라도, 당장 기분이 풀리지 않는다 해도

당신을 위해서라면 내 시간을 기꺼이 쓰겠다는 마음이

상대를 위로해 줍니다.

모든 것이 계산으로 이루어지는 시대이기에

이처럼 계산없이 주는 마음에 위로를 받습니다.

그리고 그런 위로이기에 시간을 이기고

오래 남을 수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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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 - 구본형의 자기경영 1954-2013
구본형 지음 / 김영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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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구본형이다. ‘자기변화경영사상가’로 꽤 이름이 있는 분이다. 나는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서 간접적으로만 이름을 접했지 이분이 쓴 책을 단 한권도 읽어보지 못했다. 저자가 쓴 대부분의 책들은 크게 자기계발서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자기계발서는 보통 방법론에 치우쳐진 책들이 대부분이기에 분명 읽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고 적용할 부분이 있지만 딱 거기까지라고 생각했다. 이 책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는 저자가 죽고난 뒤에 그와 함께 배우고 공부했던 제자들이 그가 쓴 글중에 뛰어난 것들을 모아놓은 모음집이다. 보통 모음집은 호흡이 짧은 글들의 모음이라 저자의 생각의 단편에 지나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 책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를 별 기대없이 읽었다. 읽다가 마음이 따뜻해지고 덥고 깊이 들이마신후 다시 호흡을 하고 펼쳐서 읽기를 반복했다. 분명 글은 짧지만 손으로 쓴 글이 아니라 가슴으로 쓴 글이였다. 깊이 숙성한후 몇 년에 걸쳐 묵상후에 건져올린 깊은 글으였다. 한편한편이 모두가 다 깊은 울림을 주었고 왜 구본형이 단순한 저자가 아니라 ‘변화경영 사상가’라고 불리는지 알게되었다. 그렇다 그는 단순한 자기계발 저서를 쓰는 저자가 아니라 인생의 아름답게 만들고자 자신의 삶을 경영하는 예술가라는 자기 의식이 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매일 갈고 닦기위해 365일중에 360일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쓰는 장인이였다.

 

이러한 저자의 삶과 사상은 짧은 단편의 모음글이지만 단 한편만 읽어도 가슴이 충만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특별히 잘된 글 한편이 아나라 모든 글에서 저자 구본형의 자가경영의 충만한 사상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먼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피상적으로 보면 ‘나’를 관찰하고 ‘나’를 중요시하는 ‘자기중심적’인 관점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으나 그의 글을 유심이 읽어보면 그가 말하는 ‘나’에게 집중하는 것은 ‘자기중심적’인 관점이 아니라 자가를 보편적인 한 인간으로 상정하고 관찰자의 입장에서 관찰하는 하나의 인간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다. 즉 가장 깊이 들여다 볼수 있는 한 보편적이 인간으로서 ‘나’를 상정하는 것이지, ‘자아중심적’인 인간으로 ‘나’를 상정하는 것이 아니였다.

 

그는 이렇게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고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나아가 인간이 누구인지 알아서 그에 맞는 삶을 상정하고 훈련하여 최고의 삶을 살고자하는 그야말로 ‘자기변화와 경영 사상가’였다. 밥과 존재가 일치하고 일과 놀이가 일치하며 나와 타인이 함께 공명할 수 있는 삶을 꿈꾸는 꿈쟁이이자 글쟁이였다. 만약 저자 구본형이 이러한 것들을 꿈만 꾸었다면 그는 다른 사람들을 오도하고 선동한 몽상가였겠지만 그는 철저히 거기에 올인하고 집중하여 한가지 일에 성취를 하고 그것을 자기 브랜드로 만든 변화와 경영과 삶을 인문학적으로 실현시킨 행동가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가슴이 따뜻했고 진정한 삶이 어떤 것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이 땅에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과연 누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며 살아갈수 있을까. 대한민국에서 가장이라는 이름으로 사는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꿈과 이상을 현실에 담보잡히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삶, 살아가는 삶이 아닌, 살아내는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이러한 경계에 서서 인생을 고민하던 차에 이 책을 읽고 많은 도전과 용기를 얻었고 내가 생각했던 것과 일치하는 구본형의 사상을 읽을수 있었다. 먼저 자신을 발견하라,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할수 있는지 파악하고 그것에 올인(all-in)하라. 그래서 그분야에 유일한 사람이 되어 자기의 브랜드를 만들어라.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구본형의 중심 자기변화와 경영 사상이라고 할수 있다. 가슴이 뜨거웠고, 한없이 따뜻했고, 도전적이였다. 그 만큼 이책을 밀도가 높았다. 왜 이제야 구본형을 알았는지 작은 후회가 살짝 밀려오기도 했다. 이분의 책을 찾아서 읽어야 겠다는 과업을 나에게 부과했다.

 

자신의 과거와 경쟁하라. 다른 사람과의 경쟁은 언제나 우리를 불현하게 한다. 은연중에 상대의 실수를 즐기게 하고, 경쟁자의 불운에 반사적 이득을 얻고, 반대로 그들의 승리 때문에 상처를 입게 된다. 이기는 자와 지는 자가 갈라고 상대방의 승리에 진심 어린 찬사를 보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자신의 과거와 경쟁하는 것은 적을 만들지 않고, 스스로 나아지는 방식이다. 승리하면 스스로 기뻐할 수 있고, 아무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으며 모든 이의 찬사를 받을 수 있다. 가장 어려운 싸움은 자신과의 싸움이며 가장 가치있는 진보는 자신의 어제보다 나아지는 것이다. 적은 없고 추종자가 많아지는 승리처럼 운 좋은 성과는 없다.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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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 - 진화생물학의 눈으로 본 속임수와 자기기만의 메커니즘
로버트 트리버스 지음, 이한음 옮김 / 살림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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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이 대세다. 사회생물학, 진화심리학 등 인간의 모든 것을 진화론으로 해석하라는 경향의 최근에 더욱 강해졌다. 예술과 심리, 그리고 인간사회의 모든 것을 해석하는 툴(tool)이 바로 진화론이다. 이정도면 가히 진화론이 대세라고 할만하다. 진화론의 적합성 여부를 떠나서 모든 인간의 생물학적, 사회적 현상을 해석하는 툴로써 진화론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아마도 과학적이고 현실적인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대는 이미 종교적인 견해를 버린지 오래이다. 뜬구름 잡는 식의 관념적 해석이 아니라 인간의 의식에 확실함을 부여할수 있는 진화론적 해석이 현대 모든 학문의 해석적 틀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의미, 관념, 신비, 가치보다는 과학적 확실성을 통해서 손에 잡히는 이해를 가지고 있겠다는 현대적 사유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 <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라 바로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이러한 관점에서 해석한 책이다.

 

저자 로버트 트리버스는 진화생물학에 있어서 지도적 위치에 있는 학자이다. 이 책을 번역한 과학번역자로 유명한 이한흠 번역자도 이 책의 번역의뢰가 들어왔을 때 저자가 로버트 트리버스라는 하나의 사실만으로 수락했다고 했을 정도로 저자는 이 분야에서 일인자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진화론이 생물학의 범위안에서만 통용되는 시대는 지났다. 인간의 심리와 사회의 모든 현상을 진화론적 설명으로 가능하게 되었다. 특히 저자 로버트 트리버스는 인간의 이타주의, 양육투자, 성비결정, 자기기만등의 주제를 진화론적 분석과 이론으로 잘 알려진 사람이다.

 

이 책 <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의 주제는 바로 인간의 ‘기만과 자기기만’이다. 인간은 왜 남을 속이고 또한 자신까지 속이려고 할까. 나는 정직한 편이지만 가끔 내가 곤란한 상황이 되면 살짝 사실을 조금 비틀기도 한다. 그것을 매우 나쁜 거짓말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그래도 사실을 살짝 비트는 것은 나에게 불리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조금의 사실을 비틀고 그리고 그러한 자신을 합리화 시킴으로써 자기를 보호하기 위함이였다. 이러한 사실을 조금 확대시키면 사실을 살짝 비트는 것을 ‘기만’이라고 할 수 있고 이정도는 괜찮다고 하면서 스스로를 합리화시키는 것을 ‘자기기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인간은 기만과 자기기만을 할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진화생물학적 답변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가까운 곳에서 ‘기만과 자기기만’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남자들은 자기가 군대에 다녀온 이야기를 할 때 살짝 과장을 섞는다. 자기가 있었던 부대가 가장 힘들었다는 둥, 자기가 훈련받은 특수 훈련은 상상을 초월했다는 둥의 이야기가 그러한 종류이다. 군대 이야기를 통해서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좀더 과정하고 확장하므로써 상대방에게 자신을 크게 보이려고 하고 그러한 사실의 왜곡이 정확한 사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이야기를 스스로도 사실은 것처럼 이야기 함으로 자신에게도 기만적 행위를 하는 것이다. 내가 아는 지인 중에 이러한 ‘기만과 자기기만’에 매우 능한 사람이 있다. 좋게 말하면 언어를 도구적으로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고 나쁘게 말하면 말로써 상대방의 생각을 기만함으로 지배권을 강화시키는 기만자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그러한 사람을 과대방상증에 있는 사람이라고 본다. 그 사람은 언제나 말로써 자기를 커다랗게 부불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러한 자기 과장을 끊임없이 말하므로 상대방이 그렇게 믿도록 했다. 그리고 또 스스로가 스스로를 기만하고 속이므로 자신까지고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기만과 자기기만’은 상대방을 조정하고 자기의 뜻대로 조종하기 위한 도구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기 선전 기술은 나치의 정치적 도구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인간은 이러한 ‘기만과 자기기만’의 도구를 사용하는가. 인간의 지각은 외부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사물과 세상의 움직임, 질서, 그리고 반복되는 패턴들, 소리와 냄새등 있는 그대로 우리의 지각은 인식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지각들을 뇌가 지각된 정보로 처리할 때 종종 왜곡되고 비튼다는 것이다. 즉 스스로 속이는 자기기만을 행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스스로 합리화해서 그것을 사실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인간은 스스로도 속일까? 저자는 재밌는 진화론적 답을 제시한다. ‘기만과 자기기만’은 심리학적인 답은 단순히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서’나 ‘자기 방어적’인 것 때문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공격적 본능의 일종이라는 것이다.

 

동물이 상대동물의 공격에 자신의 몸을 커보이게 함으로써 생존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처럼 인간도 상대방에게 자신을 크게 보이게 하는 과다망상을 통해서 상대방이 자신에 대한 인신을 왜곡시킴으로써 상대방을 이기고 조종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에 대한 효과는 일시적으로 그에 대한 피해는 매우 파괴적으로 크다는 것이다.

 

이 책은 아주 재밌다. 아직 확실한 이론으로 정립되지 않았고 저자도 열려있는 부분이라 앞으로 수정해야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지만 저자의 탁월한 진화생물학적 지식과 솔직한 자신의 경험이 어울어져 한편의 이야기처럼 재밌게 읽힌다. 이 책을 통해서 인간의 ‘기만과 자기기만’이 어떠한 것인지 심리적 통찰을 뛰어넘어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는 매우 중요한 해석학적 툴(tool)을 제공해 준다. 인간을 깊이 이해하는데 유익한 책이다.

 

이 책은 이 반직관적인 배치가 남을 조작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가설을 펼친다. 우리는 구경꾼에게 더 잘 숨기기 위해 자신의 의식적인 마음이 모르게 현실을 숨긴다. 그 정보의 사본을 자아게 저장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남이 그것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p.21)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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