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학의 근대적 전환·최원식
근대문학기점론을 중심으로
1. 왜 기점론인가
2. 갑오경장설
3. 18세기설
4. 북의 1866년설
5. 다시 1894년으로

계몽기 번역론과 근대적 소설 문체의 발견·정선태
1. 번역 또는 '문명세계'와 만나는 방법
2. 번역의 전제, '국문'의 정립과 문법의 통일
3. 『소년』의 번역과 근대적 소설 문체의 발견
4. 「헌신자」와 근대적 소설 문체의 형성

근대문학제도의 성립·차혜영
1. 문제제기
2. 제도로서의 문학의 다양한 측면들
3. 결론을 대신하여

근대계몽기의 서사문학·김영민
1. 서사적 논설의 등장과 지식인의 한글 사용
2. 비실명 단형소설과 계몽의식의 강화
3. 역사·전기소설과 신채호의 소설들
4. 신소설의 대두와 서사성의 강화

3·1운동 전후의 현실과 문학적 대응·유문선
1. 신소설의 종언과 『무정』의 출현: 식민지 계몽주의의 성과와 한계
2. 식민지 계몽주의의 또다른 모습: 우울한 배회와 암담한 현실
3. 3·1운동과 1920년대 작가들의 등장: 현실-정신의 괴리와 『만세전』의 이상하고도 놀라운 성취
4. 현실과의 조우와 소설의 변화, 그리고 새로운 경향의 출현과 근대문학의 분화

1920년대 소설의 등장과 전개·박현수
1. 1920년대 소설의 형성기반
2. 유미주의의 두 가지 성격
3. 개성과 식민지현실의 낙차
4. 사실성의 획득과 시선의 문제

한국 근대시 형성과정의 쟁점과 그 방향·정우택
1. 한국 근대시 형성과정을 어떻게 볼 것인가
2. 상징주의와 자유시운동의 경과와 의미
3. '신시 논쟁'의 쟁점과 의의
4. 주요한의 국민시가론과 언어민족주의
5. '근대시인' 이상화

근대극의 모색과 전개·이승희
1. 근대극의 존재방식
2. 신파극의 시대와 희곡의 출현
3. 신극운동의 성립과 사회주의의 파장
4. 대중극의 번성과 신극의 연극주의

카프의 성과와 문학사적 위상·이현식
1. 여는 글
2. 카프의 탄생과 해산
3. 카프의 문학논쟁
4. 카프와 리얼리즘 소설의 발전
5. 카프의 문학사적 성과

1930년대 장편소설과 리얼리즘·채호석
1. 들어가기
2. 농민문학과 노동자문학: 이기영의 『고향』과 한설야의 『황혼』, 그리고 강경애의 『인간문제』
3. 자본주의 근대에 대한 비판적 인식: 염상섭의 『삼대』
4. 근대의 부정성에 대한 풍자: 채만식의 『태평천하』와 『탁류』
5. 역사적 과거로의 회귀: 가족사 연대기 소설과 김남천의 『대하』
6. 글을 맺으며: 1930년대의 또다른 경향, 리얼리즘의 통속화

식민지근대성과 모더니즘 문학·김종욱
1. 새로운 '현실'의 발견
2. 절망적인 세계 아에 선 개인의 내면 풍경
3. 식민지근대성의 상징, 경성의 발견
4. 현재성의 미학

파시즘시대 한국시의 자유와 부자유·최현식
1. 식민지근대와 시 현실의 이중성
2. 계급혁명의 신념과 주체의 성찰: 임화
3. 언어의 정련과 파괴, 혹은 현실의 견딤과 교란: 정지용과 이상
4. '실향'과 '귀향'의 변증법: 이용악과 백석
5. 생명 충동과 '고향'의 발견: 서정주와 오장환
6. 양심적 영혼의 품격과 저항의 진정성: 이육사와 윤동주
7. 1930년대 시의 문학사적 가치와 의의

근대의 위기와 한국문학의 새로운 대응·하정일
1. 1930년대 후반: 순환의 끝, 새로운 시작
2. 자기성찰과 저항의 내향화
3. 탈식민 저항의 세 유형

1940년 '국민문학'·윤대석
1. 친일문학, 파시즘문학, '국민문학'
2. '국민문학'의 사상
3. '국민문학'의 언어
4. '국민문학'과 민족
5. '국민문학'과 젠더
6. '국민문학'과 써발턴

국민국가 수립과 문학적 대응·임규찬
해방직후
1. 해방 직후의 역사적 성격: '해방'과 '분단'
2. 정치의 시대와 ㅁ누학의 정치화: '조직'과 '운동'
3. 민족문학론의 의의와 한계: '민족'과 '문학'
4. 해방 직후의 창작성과와 성격: '시'와 '단편소설'

식민지, 전쟁 그리고 혁명의 도상에 선 문학·한수영
1. 사회·문화적 환경과 1950년대 문학의 형성
2. 반공 이데올로기와 보편적 휴머니즘, 그리고 새로운 문학의 지평
3. 1950년대 문학의 더 깊은 이해를 위한 몇가지 논점들

한국 현대희곡사 개관·박명진
1. 전후 희곡의 지형도: 반공주의와 실존주의의 풍경
2. 1960년대, 혁명과 일상의 근대성
3. 1970년대, 직설법과 암유(暗喩)의 사이
4. 1980년대, 통제와 해금의 분열

1960년대 문학·서은주·허윤회
1. 개관
2. 1960년대의 시: 새로운 언어질서의 추구
3. 1960년대의 소설: 근대적 개인의 성찰과 비판적 현실 인식

민중·민족문학의 양상·김명인·박지영
1970,80년대의 문학
1. 개관
2. 민중 주체의 형상화와 이상주의적 열정: 1970,80년대 민중시
3. 민중·민족문학적 전통의 부활과 급진적 전말: 1970,80년대 소설

1970,80년대 자유주의 문학·류보선·이기성
1. 1970,80년대 자유주의 문학의 위상
2. '끔찍한 모더니티'와 지배언어의 해체: 1970,80년대 자유주의 시들
3. '순종하는 신체'와 실재의 윤리: 1970,80년대 자유주의 소설들

현대희곡의 전통 수용과 마당극·배선애
1. 현대희곡이 불러온 '전통'이라는 대상
2. 보존과 실험: 전통을 호출하는 기성 연극계의 시선
3. 전통의 변증법적 재창조: 마당극의 형성과 전개
4. 현대희곡의 전통 수용이 남긴 과제

1990년대와 탈이념시대의 문학·진정석
소설을 중심으로
1. 90년대 문학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
2. '후일담'적 상상력과 내성의 글쓰기
3. 대중소비사회의 대두와 문학적 대응
4. 여성적 체험의 형상화와 일상의 발견
5. 맺음말

민족문학론의 역사적 전개·신두원
1. 머리말
2. 20세기 전반기 민족문학론의 역사
3. 민족문학론의 패러다임
4. 20세기 후반기 민족문학론의 역사
5. 마무리

북한문학사의 쟁점·유임하·오창은·김성수
1. 우리 문학사에서 북한문학의 위상
2. 건설기·전쟁기(1945~53) 북한문학의 쟁점
3. 전후복구와 사회주의 건설기 북한문학의 쟁점
4. 주체문학시대(1967~현재) 북한문학의 쟁점
5. 남는 문제들: 선군문학의 현실과 문학사 통합의 이상

여성의 관점에서 본 근·현대문학사의 (재)구성·김양선
1. 여성문학 연구의 현재
2. 민족·젠더·문학
3. 여성문학사 서술의 과제: 여성문학 장(場)의 형성원리 규명
4. 여성성, 여성적 글쓰기: 여성주의 시학 정립
5. 결론

아동과 문학·원종찬
아동문학, 무엇이 문제인가
1. 잘못된 통념: 동심천사주의와 교훈주의
2. 성립과 전개: '일하는 아이들'과 현실적인 작품경향
3. 장르 구분: 동요·동시·어린이시와 동화·소년소설·판타지
4. 연구과제: 실증적 기초와 고유이론의 확립

대중문학의 이해·조성면
1. 대중문학이란 무엇인가: 범주와 개념
2. 대중, 독자, 그리고 대중문학
3. 대중문학의 전개
4. 대중문학의 의미와 가능성 

 

책머리에

민족≠국가라는 상황과 한국 근대문학의 정치적(무)의식/ 류보선

1부 민족(국가) 담론의 발생과 초창기 한국 근대문학
개화기 문학 담론에 나타난 '근대국가'라는 숭고한 대상
: 유길준의『서유견문』읽기 시론/ 최성실

한국 근대문학과 '민족' 이라는 상상 공동체
: 민족주의적 정열, 혹은 한국 근대문학 형성의 주동력/ 한형구

기원의 신화를 향해 가는 길
: 최남선의『백두산 근참기』/ 서영채
2부 일제하 문학의 전개와 민족(국가) 담론의 변모
1920년대 민족주의 문학과 민족 담론/ 전승주

일제강점기 사회주의문학에 나타난 민족 및 국가주의
: 방향전환기 카프의 프로문학을 중심으로/ 김성수

1930년대 중. 후반기 전통론에 나타난 민족이념에 관한 연구/ 차원현

인종적 타자의식의 그늘
: 친일문학론과 국가주의/ 김성경

식민지 2단계 혁명론의 내면 풍경
:『대하』,『탑』,『봄』을 중심으로/ 유문선

3부 해방기의 시. 시론과 민족주의
해방기 김기림 시론에 나타난 민족주의의 성과와 한계/ 이명찬

박인환 시와 민족주의의 문제/ 한명희

필자 소개

제1부 근대적 신체의 발견과 위생의 정치학
제1장 프롤로그
제2장 위생담론과 신체에 대한 인식틀의 변환
제3장 풍속개량과 근대적 습속의 형성
제4장 훈육되는 신체와 정신
제5장 병리학적 수사학과 소설 구성의 새로운 매체
제6장 프롤로그

제2부 전쟁서사와 국민국가 프로젝트
제1장 프롤로그
제2장 중화세계의 균열과 국가의식의 발아
제3장 민족통합의 서사전략
제4장 국민문학으로서의 소설
제5장 전쟁서사와 국민의 상상
제6장 국가구현의 이미지들
제7장 에필로그

제3부 꿈 - 서사의 민족담론과 계몽의 수사학
제1장 프롤로그
제2장 서사의 부활과 계몽담론의 역동성
제3장 꿈 - 서사의 언어게임과 역사적 전고의 재배치
제4장 영웅, 교육, 민족담론의 양가적 수사학
제5장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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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지고 있었다. 구름이 끼지 않은 저녁이면 더비셔의 언덕들은 붉은 석양으로 활활 타올랐다. 반짝이는 하늘에서 태양이 가라앉으면서 그 너머로 부드러운 푸른색을 남기고 그 사이 서쪽 하늘은 모든 불꽃이 헤엄쳐 몰려들 듯이 붉게 타오르며 그 뒤에 종 모양의 하늘은 한 점 티 없이 푸른색으로 덮이는 것을 모렐 부인은 바라보았다.  (중략) 

  모렐 부인에게 이러한 순간은 자질구레한 조바심이 사라지고 사물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정적의 순간이었고 그녀는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평안함과 힘을 얻었다.  -'아들과 연인'중에서  

  아들과 연인을 읽고 있다. 로렌스의 자연묘사는 늘 신선하고 생동감이 있다.  주말부터 비가 내린다하여 어제 아침부터 기다렸다. 그러나 밤늦도록 빗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오늘 늦은 아침을 먹고 났을 때에야 비가 내렸다. 여름비처럼 장대비가. 종일 빗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다가 오후 늦게 나가서 강변을 걷고 흠뻑 젖어 들어 왔다. 내 몸이 그리고 영혼이 살아나는 것 같다. 비는 내게 그런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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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맹 가리 지음 . 백선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7 / 629쪽

 

 -나중에 그들은 틀림없이 당신을 아프리카 독립을 위해 생애를 바친 영웅으로 세상에 알릴 겁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지.민족주의자들이 내세우는 알리바이가 어떤 건지 난 잘 알고 있고, 아주 신물이 나네. 히틀러에서 나세르에 이르기까지......(중략) 하지만 자네가 그 일을 하길 원한다면 나는 동의해. 당신들이건 우리건, 황색 인종이건 흑인이건우익이건좌익이건, 왕당파이건 나는 아무래도 좋아. 나는 언제나 동의할 것이야. 그러나 한 가지 조건이 있어. 왜냐하면 나한테는 중요한 것이 꼭 하나 있기 때문이야. 

  그의 목소리는 갑자기 온통 노기를 띠었다.  

  -나는 사람들이 코끼리들을 존중해주기를 바라. 
 

  코끼리는 하나의 상징이다. 그것은 고독이며 절망이고 인간의 존엄이다.  또한 거추장스럽고 낡은 무엇이다.
 
  *

  어렵게 하늘의 뿌리를 읽었다. 1997년 이 책을 소개 받은 뒤 10여 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당시 그가 갖고 있던 전집에서 이 책을 복사하여 제본해 두었으나 읽지 못했다. 그 후에는 글자가 바래고 희미해져 읽을 수가 없었다. 2007년 이 책이 출판되어 나왔을 때 몹시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그로부터 또 차일피일 미루다 최근에서야 읽게 되었는데 하필 하던 일을 중단하고 심란해 하던 중이어서......, 여하튼 힘들게 마무리 했다.  

 *  

  그는(내게 이 책을 처음 소개한 이) 언제나 이 책 읽기를 권했다. -어떤 면을 두고 권유했는지 읽다보니 짐작이 되었다. 여유가 없었음에도 이 책을 들었을 때는 [고독]과 [절망]이라는 말에 의존해서 였다. 읽는 동안 내내 고독했고 내내 절망했다. (여러가지 이유들로) 

  저는 그 사람이 고독에 있어서는 다른 누구보다도 멀리 간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책 뒤에 나와 있는 '옮긴이의 말'을 옮겨 적는다.   

  수용소 시절, 견디기 힘든 극한 상황에 처한 모렐과 그의 수용소 동료들을 살아남을 수 있게 해준 건 상상 속의 코끼리다. 좁디좁은 감방 안에서 그들은 자유로운 코끼리를 상상함으로써 절망에 빠지지 않고 수용소 생활을 견뎌낸다. (중략) 

  '상상의 코끼리'와 맥락을 같이하는 또 하나의 일화가 있다. 어느 날, 수용소에서 로베르라는 친구가 '보이지 않는 여자'를 상상해내고 마치 감방 안에 그 숙녀가 있는 것처럼 예의를 갖춰 행동하기 시작한다. 이 '존재하지 않는 숙녀'로 인해 수용소 생활은 완전히 달라진다.   

  극한상황에서 인간으로서 마지막 존엄을 지키기 위한 이들의 투쟁은 '풍뎅이 사건'에서 한층 더 부각된다. 모렐은 자신이 생전에 치른 가장 힘든 투쟁이 풍뎅이 보호를 위한 투쟁이었다고 말한다. 어느 날, 허기진 배로 무거운 시멘트를 나르는 강제노동을 하던 중, 모렐은 발밑에 떨어진 풍뎅이 한 마리를 발견한다. 뒤로 나자빠져 몸을 뒤집으려고 버둥거리고 있는 풍뎅이를 그는 지친 몸을 구부리고 뒤집어준다. 그렇게 시작된 '풍뎅이 구하기'에 다른 포로들까지 가담한다. 포로들은 심지어 휴가시간에도 쉬지 않고 풍뎅이 구조에 나선다.  

  작품을 읽는 동안 인용한 세 부분에 포스트 잍을 붙여 두었었다. 읽고 나서 '옮긴이의 말'을 보니 그 부분들이 언급되어 있었다.  

  여백없이 빽빽한 활자들로 뒤덮힌 629쪽의 녹록치 않은 분량. 거기다 툭 하면 책에서 눈을 떼고 한참 동안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게 했다. 위 인용한 부분을 읽고 나서는 오래 빈 공간을 서성거렸다. 두 번째 인용 부분은 작품에서 '뒤파르크 사건'으로 지칭되는데 그 기막힌 반전에 한동안 헤어나오질 못했다.  

  * 

  책을 읽으며 그어놓은 밑줄, 여백에 써놓은 단상들을 정리하지 못한 채 책장을 덮는다. 다음 기회에 하늘의 뿌리를 포함하여 그의 작품들을 다시 꼼꼼히 읽도록 하겠다. 이제 일로 돌아가자. 떠나있는 동안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스스로 자처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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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신문을 구독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한겨레 책을 말하다] 때문이다.  책을 구입하는 경로는 다양하지만 많은 부분 여기서 소개되는 서평을 꼼꼼히 읽고 구입하는 편이다.   

  [웃음과 과학](사이언스북스)이라는 개그맨 이윤석씨의 책이 활짝 웃는 그의 사진과 함께 실려 눈에 띄었다.  책을 소개하는 글을 읽어가다가  다음 글귀에 시선이 꽂혔다.

  "웃음의 근원에는 공포, 두려움이 있다는 거예요." 

  이에 대한 풀이는 다음과 같다.  

  [그는 웃음의 기원을 설명하는 '거짓경보이론'을 소개한다. 뇌과학자 라마탄드란은 홍적세 인간이 낯선(두려운) 상대를 만났을 때 이빨을 드러내며 위협적인 표정을 지었다가 적이 아님을 확인하고 표정을 반쯤 푸는 것을 미소의 기원으로 보았다. 미소가 표정을 풀고 입꼬리를 살며시 끌어올리는 것이라면 그 미소에 연이어 터지는 소리가 웃음이다.  

   웃음은 한 집단의 구성원이 누군가에게서(혹은 주위 환경에서) 발견한 심상찮은 비정상성이 알고보니 사소한 것이고 따라서 걱정할 필요가 없음을 주위에 알리는 신호로 진화했다는 것. 인류 최초의 웃음은, 자신이 발견했던 비정상성이 거짓 경보임을, 곧 안전한 것임을 깨닫곤 주위 사람들에게 '괜찮아, 아무 문제 없어'하고 공지하는 신호였던 셈이다.]  

  [아기의 사랑스런 웃음도 결국 위험(불안)과 안전(안심)의 모순 속에서 터지는 겁니다. 엄마 아빠라는 존재가 아기를 안고 흔들거나 까꿍 하는 행동은 아기에겐 위협적인 행동이라는 거죠. 하지만 그 행동을 하는 존재가 안전한 엄마 아빠이니 위협이 아님을 파악하는 순간, 내는 소리가 웃음인 거죠. 아기는 약자이다 보니까 웃음이 권력이죠.] 

   이 글에 시선이 꽂힌 것은 얼마 전 병원에서 본 노모의 미소 때문일 것이다.  

  뼈만 앙상한 노모는 스스로 거동을 못하고 모든 것을 간병인에 의존한다. 어느 날 식사 시간에 간병인이 노모를 거칠게 일으켜 앉혔다.(치매 병원에서 발견되는 일부 간병인들의 행태는 경악스럽다) 그 거친 간병인의 과격함에 놀란 노모의 눈이 공포를 가득 담은 채 그녀를 향해 치떠졌다. 그 다음 순간 노모는 그녀를 향해 (함박) 미소를 날렸고  이내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노모가 그렇게 환하게 미소 짓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핍박한 삶을 살았던 노모도 자신의 생에서 그런 미소는 어쩌면 처음이었거나 드문 현상이었을 것이다. 노모가 온전했다면 아마 그 상황에서 자신이 날린 미소에 대해 몹시 난처해 했거나 굴욕감을 느꼈을 지도 모른다.  

  평생을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한 번 못한 노모였다. 소소한 것이나마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헛웃음 한 번 짓지 못한 노모가 그 우왁스런 간병인을 향해 날린 미소 한 방이 마음에 각인되어 떠나지 않는다.

  그것이 그 곳에서 살아가는 노모의 삶의 방식인 것이다. 

  *[뇌과학, 진화생물학, 진화심리학, 발달심리학을 훑어내리는 그 책들 속에서 그가 만난 건 '공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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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포근한 날씨다.  

중단된 퇴고. 다시 시작하기 위한 발걸음은 더디다.  

여전히 역사 소설들을 흘깃거리고 있다.  

운동 다녀와서 시작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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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v 2011-02-11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번 매화 잘 받았소^^ 눈, 엄청 오네.

해원 2011-02-11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해 전 매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사진 보냈더니 안 들어갔다 합디다. 011 이어서. 그런 줄 알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