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고 보니 딱 10권이었다.
1. 앤드류 솔로몬, <한낮의 우울> -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 우울의 모든 것
옛날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었는데(반납기한 내에 다 읽느라 죽는 줄 알았다), 소장해서 오랜만에 다시 읽고 싶은 마음에 구입.
2. 최성호, <인간의 우주적 초라함과 삶의 부조리에 대하여> - 삶의 의미, 부조리, 반대신론의 철학
삶은 부조리하지... 평이 좋아서 샀다.
3. 악셀 호네트, <인정투쟁> - 사회적 갈등의 도덕적 형식론
워낙 많이 인용되는 책이어서 언젠가는 읽어야지 하다가 이제야.
4. 마사 C. 누스바움, <교만의 요새> - 성폭력, 책임, 화해
누스바움은 처음이다. 고르는 중에 다 흥미로워 보여서 마구 담다가 겨우 참았다.
5. 조지 오웰,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얘도 꽤 오래 장바구니에 묵혀 뒀던 책인데 너무 재밌을 거 같다.
6. 비비언 고닉,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북플에서 꽤 자주 언급되길래. 제목부터 좋다. 읽고 좋으면 <사나운 애착>도 사야지.
7. 신형철,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양장으로 새로 나온 건 좋은데 표지... 왜 굳이...? 구려...
문장이 엉망인 번역서를 힘겹게 읽어내다 보면 국내 저자의 유려한 글빨이 간절해진다. 이전에 읽은 <정확한 사랑의 실험>이 좋았고 정갈한 문장이 그리워 구입.
<정확한 사랑의 실험>에서 좋았던 부분.
(26) 이제 여기서는 욕망과 사랑의 구조적 차이를 이렇게 요약해보려고 한다. 우리가 무엇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은 욕망의 세계다. 거기에서 우리는 너의 '있음'으로 나의 '없음'을 채울 수 있을 거라 믿고 격렬해지지만, 너의 '있음'이 마침내 없어지면 나는 이제는 다른 곳을 향해 떠나야 한다고 느낄 것이다. 반면, 우리가 무엇을 갖고 있지 않은지가 중요한 것이 사랑의 세계다. 나의 '없음'과 너의 '없음'이 서로를 알아볼 때, 우리 사이에는 격렬하지 않지만 무언가 고요하고 단호한 일이 일어난다. 함께 있을 때만 견뎌지는 결여가 있는데, 없음은 더 이상 없어질 수 없으므로, 나는 너를 떠날 필요가 없을 것이다.
(65) 왜 서사(이야기)라는 것이 필요한가. 이 세계에는 여러 종류의 판단체계들이 있다. 정치적 판단, 과학적 판단, 실용적 판단, 법률적 판단, 도덕적 판단 등등. 그러나 그 어떤 판단체계로도 포착할 수 없는 진실 또한 있을 것이다. 그런 진실은,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한 인간의 삶을 다시 살아볼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그러려고 노력할 때에만 겨우 얻어질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외도를 하다 자살한 여자'라고 요약할 어떤 이의 진실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톨스토이는 2000쪽이 넘는 소설을 썼다. 그것이 『안나 카레니나』다. 이런 작업을 '문학적 판단'이라 명명하면서 나는 이런 문장을 썼다. "어떤 조건하에서 80명이 오른쪽을 선택할 때, 문학은 왼쪽을 선택한 20명의 내면으로 들어가려 할 것이다. 그 20명에게서 어떤 경향성을 찾아내려고? 아니다. 20명이 모두 제각각의 이유로 왼쪽을 선택했음을 20개의 이야기로 보여주기 위해서다. 어떤 사람도 정확히 동일한 상황에 처할 수는 없을 그런 상황을 창조하고, 오로지 그 상황 속에서만 가능할 수 있고 이해될 수 있는 선택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는 시도, 이것이 문학이다."
8. 박상륭, <죽음의 한 연구>
악명 깊은 첫 문장으로도 유명한 소설. 나 이거 읽을 수 있을까? 다 읽고 나면 성취감 끝내줄 듯.
9. 크리스티앙 보뱅, <가벼운 마음>
북플에서 영업 당해서 샀다. 그런데 1984books 여기 책 디자인은 예쁜데 본문 폰트 꼭 이래야만 하나. 가독성이 떨어지는 폰트다.
10. 수잔 왓킨스, <페미니즘 이론과 비평>
이번 달 여성주의 독서모임 책. 여기서 인용하는 고전 중에 2개밖에 안 읽었는데 모르겠다!!! 그래도 내가 눈이 있고 뇌가 있는데 읽으면 읽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