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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바루 11 - 완결
소다 마사히토 지음, 장혜영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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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뜬금없이 지금껏 무용 얘기만 나오다가 11권에서 연애 얘기가 등장한다. 그리고는 갑자기 뚝! 이렇게 끝난다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러니까 완결은 아니라는 얘기를 아래 리뷰에서 읽었다. 그럼 그렇지.

그러나 처음 1,2권을 읽을 때의 흥분은 이제 없다. 작가가 너무 폭주를 한 탓이다. 스바루는 이제 열여섯인데, 무용가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이뤘다고 하면 과장일까? 물론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리마돈나가 된 것은 아니지만 자기자신 뿐 아니라 관객에게까지 존(Zone)을 경험하게 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은가? '존'이란 만화에서의 설명에 따르면 극한까지 간 스포츠인이나 생명의 위협을 받는 사람들이 드물게 느끼는 것으로 색이나 소리가 사라지며 자신의 동작이 슬로우비디오로 보이고 오감이 극대화되며 심지어는 시야 밖의 것이 보이기도 하는 상태라고 한다. 그런 '존'을 경험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지만 관객에게까지 그런 경험을 시켜주는 것이 과연 가능하냐는 말이다.

뭐 어느 정도의 과장과 비약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너무 주인공의 천재성에만 의존하여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것이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열여섯살에 거기까지 다다르면 이제 다음엔 무엇을 성취할 생각일까? 줄거리 상으론 완결이 아니지만 스바루는 이제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한 느낌이다. 이야기는 안 끝났는데, 주인공이 할 게 없는 것이다. 혹시 그래서 이 만화는 어정쩡한 상태로 끝나버리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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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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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에서 올린 <상반기 베스트셀러>에서 3위를 차지한 책이다. 주변에서 책읽는 취향 참 특이하다. 남이 안 읽는 책을 주로 읽네~라는 말을 자주 듣는 나도 이 책은 읽었다.(그렇다고 내가 어려운 책을 읽는 건 아니다. 그냥 취향이 특이할 뿐)

그러나 빌려 읽었으니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데 내가 힘을 보탠 건 아니다. 다행으로 생각한다. 책을 읽은 후 입맛이 썼기 때문이다. 빌려준 사람은 무지 감동받았다고 했는데 나는 아니라서 좀 미안한 감도 있었다. 알라딘에 올라온 리뷰를 보니 대부분 좋았다고 하는데 여기서도 나혼자 싫다고 하려니 좀 미안해진다. 내 취향이 특이하긴 한가보다.

이런 식으로 나름대로 '인생의 도'를 이야기하는 책을 볼 때, 내 기준은 두 가지다. 문학적 성취도가 있느냐는 것과 작가가 과연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깨달음의 결과를 쓴 것이냐, 라는 것. 첫번째 기준은 좀 객관적인데 두번째는 그냥 나의 감이다. 그러니 이 리뷰도 매우 주관적이다. 뭐, 내가 쓴 다른 리뷰도 다 그렇다.

어쨌든 이 두가지 기준에서 이 책은 다 나한테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문학적으로는 '어린왕자'의 아류로 생각되었고 그러면서 어린왕자의 품위에는 미치지 못하는, 뭐랄까 도를 말하면서도 세속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래서 작가의 깊은 성찰의 결과라기 보다는 여기저기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인생의 교훈을 짜집기하여 한편의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어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래, 좋은 얘기야, 끄덕끄덕.....여기까지는 가능하지만 인간의 마음 속 깊은 곳에 타격을 주기에는 한참 모자란다고 생각된다. 인생은 이렇게 간단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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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빈치 코드 1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이창식 번역 감수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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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알라딘에서 무슨 쿠폰 이벤트 같은 걸 하고 있는데 '상반기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는 목록에서 이 책이 2위다. 베스트셀러에 관심없는 나도 읽은 책이고 주변에 독서에 관심없는 사람도 이 책은 대부분 읽었다. 그야말로 요근래 대한민국 최대 베스트셀러인 것 같다. 이 책과 연금술사. 1위는 '살아있을 때 꼭 해야할 일 49가지'였는데 그건 나온지 얼마 안되었고 이 책과 연금술사는 1년도 넘은 책이니 아마 실질적인 초베스트셀러는 요 두권일 것이다.

'연금술사'는 나중에 연금술사 리뷰에서 얘기하기로 하고 이 책에 대해서 먼저 말하자면 재미는 있다. 특히 상권. 성서와 예수의 행적에 대한 항간에 떠도는 여러가지 이설을 소재로 한 것은 많은 이의 흥미를 자아내기 충분하다. 기독교, 천주교와 상관있는 사람이건 아니건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에는 모두 관심있다. 예수가 실지로는 결혼을 했었다, '최후의 만찬'의 열두 제자 중 한명은 여자다, 이런 얘기의 진실을 밝히겠다는데 구미가 동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실지로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최후의 만찬' 그림을 다시 들춰 보았고 그랬더니 정말 12제자 중 예수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은 아닌게 아니라 여자 같았다. 오푸스 빌딩인가 하는 것도 실재하고 있었고 하여간 픽션과 논픽션을 절묘하게 섞은 이 이야기는 중반까지는 도대체 진실은 뭘까, 하는 못 참을 궁금증을 자아내며 빨리 끝장을 보려고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그게 또 이 책의 약점인 것 같다. 실제로 있는 단체, 실제로 의문시 되고 있는 수수께끼를 책의 소재로 사용하다보니 섣불리 결론을 내릴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야기 내내 거대한 전지구적인 음모가 있을 것 같다가 그렇게 허무하게 끝나 버리는 것이다. 스포일러가 될 터이니 길게 말할 수는 없지만 하여간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는 아주 허탈했다.

여름밤 몇시간을 즐기기에는 딱 좋다. 그러나 이 책이 초베스트셀러가 된다는 건 좀......추리소설 다른 것도 괜찮은 것 많다. 너무 유행을 따라가진 말자. 한 놈에게 몰아주진 말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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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20 - 아이네이아스와 로마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토마스 불핀치 원작, 이광진 엮음, 서영 그림 / 가나출판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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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까지 이 책 싫어하는 애는 못 봤다. 물론 내가 본 애들이래야 몇명 되지도 않지만 그래도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독서를 좋아하건 싫어하건 이 책은 열심히 본다. 게다가 엄마들도 이 책은 망설이지 않고 사준다. 만화라지만 그리스 로마신화를 가르쳐 주고, 이 책을 몇권 사주고 나면 아이들 입에서 엄마는 이름만 간신히 들어본 그리스신화의 각종 신, 여신, 영웅들의 이름이 줄줄 읊어져 나오고 이름뿐 아니라 누가 누구랑 만나서 뭘했고, 누구는 누구의 아들이고 이런 얘기가 망설임없이 나오니 부모 입장에서는 흐뭇해서라도 다음 권을 사주게 된다.

그러나 마냥 좋다고만은 볼 수 없다. 일단 그림이 별로다. 아이들 보는 만화인데 너무 육감적으로 그려놓아 어떨 땐 눈쌀이 찌푸려질 때도 있다. 내가 이런 순정만화식 그림을 싫어해서 그러는지 모르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이 책의 그림은 작품이 아닌 상품이다. 대량생산의 기계식 그림이라고 하면 작가가 항의할지 모르지만 하여간 내 느낌은 그렇다. 그리고 작가는 이 만화 그려서 떼돈 벌었을 테니 뭐 그 정도면 만족하리라 싶다.(출판사와의 재판에서 이겼다고 들었다. 그래서 19권부터는 다른 사람이 그린다)

그리고 만화로 원작을 습득하는 것이 과연 좋으냐의 문제인데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 스스로 상상을 펼칠 수 있는 힘을 잃어버리게 하는 커다란 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 책이 아니면 그리스 로마신화를 들여다 보지도 않을 것이므로 이거라도 좋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것은 각자가 판단하기 나름이다. 그러나 이왕 아이들의 상상을 대신해주는 그림이라면 지금 이 만화의 그림보다는 좀더 우아하고 예술적이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아홉살 인생을 이희재의 만화로 읽는 거라면 찬성한다. 격이 맞기 때문이다. 이 만화는, 좀 그렇다. 단순히 지식전달의 측면에서만 보면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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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알드 달 지음, 정영목 옮김 / 강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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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이다. 열권의 단편 중 두편만 읽고 허겁지겁 리뷰를 쓰려고 달려들었다. 오 헨리와 모파상과 서머셋 몸이 함께 들어 있다는 광고 문구는 과장이 아니다. 1초도 지루할 새가 없고, 정신없이 이야기에 빠져들고, 무슨 일이 일어날까 조마조마하다 결론에 이르면 또 생각도 못할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가히 단편소설의 백미다. 유머가 있고 인간군상들의 적나라한 모습과 그들이 굴리는 잔머리와 그에 대한 적절한 인과응보적 보상을 순간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비춰 까발려 준다. 통쾌하다.

작가인 로알드 달은 내가 보기에 매우 심술궂은 사람일 듯 싶다. 그가 소설의 주인공에게 내려버리는 그 가차없는 판결이라니! 아무리 그래도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태도 독자에겐 너무 가혹하다. 보기스씨가 나쁜 놈인건 확실하지만 로알드 달은 처음부터 그런 가치판단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철저하게 보기스씨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갔다. 그가 그 만파운드나 나간다는 가구를 단돈 몇십파운드에 후려깎아 살 때조차 물론 좀 얄미워 보이기는 했으나 워낙에 보기스씨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읽어나갔던 터라 은근히 그의 성공을 기대하고 있을 지경이었다.

그러나 그 마지막 반전은.......이때까지 보기스씨의 편을 들고 있던 독자는 어떡하라고. 오스왈드도 마찬가지다. 그가 뭐 세기의 플레이보이라는 건 인정하지만 그래도 그 결벽증 환자에게 그런 판결을 내리는 건 너무 가혹하지 않나 말이야. 읽다보면 묘하게 통쾌한 감정과 안타까운 감정이 내 마음 속에서 동시에 꿈틀거리는 걸 느끼게 된다.

로알드 달....악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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