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20 - 아이네이아스와 로마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토마스 불핀치 원작, 이광진 엮음, 서영 그림 / 가나출판사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지금까지 이 책 싫어하는 애는 못 봤다. 물론 내가 본 애들이래야 몇명 되지도 않지만 그래도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독서를 좋아하건 싫어하건 이 책은 열심히 본다. 게다가 엄마들도 이 책은 망설이지 않고 사준다. 만화라지만 그리스 로마신화를 가르쳐 주고, 이 책을 몇권 사주고 나면 아이들 입에서 엄마는 이름만 간신히 들어본 그리스신화의 각종 신, 여신, 영웅들의 이름이 줄줄 읊어져 나오고 이름뿐 아니라 누가 누구랑 만나서 뭘했고, 누구는 누구의 아들이고 이런 얘기가 망설임없이 나오니 부모 입장에서는 흐뭇해서라도 다음 권을 사주게 된다.

그러나 마냥 좋다고만은 볼 수 없다. 일단 그림이 별로다. 아이들 보는 만화인데 너무 육감적으로 그려놓아 어떨 땐 눈쌀이 찌푸려질 때도 있다. 내가 이런 순정만화식 그림을 싫어해서 그러는지 모르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이 책의 그림은 작품이 아닌 상품이다. 대량생산의 기계식 그림이라고 하면 작가가 항의할지 모르지만 하여간 내 느낌은 그렇다. 그리고 작가는 이 만화 그려서 떼돈 벌었을 테니 뭐 그 정도면 만족하리라 싶다.(출판사와의 재판에서 이겼다고 들었다. 그래서 19권부터는 다른 사람이 그린다)

그리고 만화로 원작을 습득하는 것이 과연 좋으냐의 문제인데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 스스로 상상을 펼칠 수 있는 힘을 잃어버리게 하는 커다란 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 책이 아니면 그리스 로마신화를 들여다 보지도 않을 것이므로 이거라도 좋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것은 각자가 판단하기 나름이다. 그러나 이왕 아이들의 상상을 대신해주는 그림이라면 지금 이 만화의 그림보다는 좀더 우아하고 예술적이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아홉살 인생을 이희재의 만화로 읽는 거라면 찬성한다. 격이 맞기 때문이다. 이 만화는, 좀 그렇다. 단순히 지식전달의 측면에서만 보면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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