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가 바보들에게 두 번째 이야기 김수환 추기경 잠언집 2
김수환 지음, 장혜민(알퐁소) / 산호와진주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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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이 마지막 말씀을 남기고 우리 곁은 떠나신지 벌써 반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시간은 참 많은 것을 용서하고 많은 것들을 잊고 살아갈 힘을 전해주는 듯하다. 그 환하고 인자한 미소가, 세상을 어루만지시던 그 따스한 손길과 마음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히 전해온다. 누군가에겐 아버지가 되고, 또 누군가에겐 큰 어른처럼 힘겹고 비탄에 빠진 세상에 작지만 밝은 빛으로 선명하시던 그분의 가르침이 새삼 가슴에 전해진다. 그리고 그렇게 사랑과 감사, 용서의 메세지가 다시 우리 곁을 찾아왔다.

 

<바보가 바보들에게> 그 두번째 이야기가 시작된다. 처음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삶과 인생이 무엇인지,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 종교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와 가르침이 아직도 생생하게 가슴속을 울린다. 두번째 추기경님의 말씀 또한 이런 처음 이야기의 틀안에서 계속된다. 인생이 무엇이고 어떻게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사랑의 위대함과 침묵으로 영혼을 감동시키는 종교의 힘,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중한 것에 대한 의미를 가슴 깊이 느끼게 하는 메세지에 이르기까지 두번째 이야기에는 추기경님께서 못다한 말씀들이 가득하다.

 

안다고 나대고... 대접받길 바라고... 내가 제일 바보같이 산 것 같아요...  - 김수한 추기경 -

돈? 출세?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삽니까? 이런 질문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추기경님은 하루에 5분 가치있는 삶이 무엇인지, 왜 사는지 자기를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말씀하신다. 현세에 얽매여서 돈과 권세를 쫓을 것인지 아니면 현세를 넘어 영원하고 참된 것을 얻기위해 노력하고 영원히 살기를 간절히 바랄것이지 묻고 있다.

 

'인생에 있어서 내가 배운 것은 오직 하나, 곧 사랑하는 것이다. 내가 당신들에게 바라는 것도 오직 하나, 곧 사랑할 줄 아는 것이다.' - P. 28 -

 

우리는 하루하루 고통과 힘겨움을 굴레를 걸어간다. 종교적인 귀의가 아니더라도 추기경님의 말씀속에는 현실을 살아갈 용기와 지혜와 희망이 담겨져있다. 고통은 겸손과 인내와 사랑을 깨우치게 한다, 이기주의에서 근본한 인간의 죄를 씻기위해서는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고, 화해와 용서, 나의 말만을 열심히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충분히 들어줄줄 아는 대화와 존중이 필요함을 잔잔한 목소리로 전해주고 있다.

 



얼마전 또 한분의 어른이 우리 곁을 떠나셨다. <바보가 바보들에게> 첫번째 이야기를 만나고 얼마지나지 않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안타까운 서거 소식을 접했고, 그 두번째 이야기를 만날 즈음 김대중 대통령과의 헤어짐을 겪어야 했다. 어른이 없는 대한민국의 현실속에서 큰어른을 잃은 국민들의 마음은 상처 그 자체일 것이다. 아픔으로 밖에는 표현할 길이없다. 아쉬움이다. 하지만, 그렇지만, 그분들의 소중한 가르침과 말씀들이 우리 곁을 지킨다. 아픔은 잊혀지지만 말씀은 때론 생생하게 가슴속을 파고들고 때로는 다친 가슴을 어루만진다.

 

참된 인간이라는 것은 '소유'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인간이냐 하는 그 '존재'에 있습니다.

 

특정 종교에 몸담고 있지 않더라도 김수환 추기경님의 말씀을 듣고 있으면 귀가 곧추서고 마음이 움직이며 모든 것들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게 된다. '남을 받아주고 용서하고 사랑하고 자신을 비우세요' 꼭 그렇게 하기를 꼭 우리사는 세상이 그렇게 받아들이기를 하며 두손을 모으게 된다.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고, 사랑과 행복을 위해 힘겨운 발길이기만 굳건히 걸어갈 용기가 말씀속에 가득하다.

 

세상 모든 존재와 삶과 평화와 행복의 절대조건을 추기경님은 '사랑'이라 말하셨다. 작고 사소한 것조차도 사랑으로 감싸 안을 수 있을때 우리의 삶과 인생, 우리 사회는 행복과 평화 속에 온몸을 맞길 수 있으리라. 그리고 이런 사랑의 실천에 있어 가장 중요한것은 바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다. 자신의 소중함을 알고 자신을 사랑하는데에서 사랑의 커다란 힘은 더 큰 빛을 내게 된다고 말씀하신다. 

 

처음 추기경님의 말씀을 만난 날에도 비가 내렸던듯 하다. 오늘도 그렇다. 그분이 남기신 말씀에 감동하고 읽는 이의 마음까지 깨끗하고 평온하게 씻겨주기 위해서일까? 오늘도 그렇게 비가 내린다. 벌써 반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잠시 잊고 있던 그분에 대한 기억이 또렷히 떠오른다. 잊혀지지만 잊혀지지 않는다. 사랑과 감사, 용서와 화해, 신념과 용기, 나눔과 평화, 정직과 성실... 말씀과 말씀속에서 다시한번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게된다. 추기경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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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관람차 살림 펀픽션 2
기노시타 한타 지음, 김소영 옮김 / 살림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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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괴사건이 벌어진다. 그것도 대관람차 안이다. 어린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타 보았을, 빙글빙글 도는 대관람차, 범인도 유괴된 인질도 모두 대관람차 밀폐된 캐빈안에 있다. 야쿠자인 다이지로의 데이트 신청으로 대관람차를 탓던 니나, 바로 그녀가 유괴되어 인질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범인은 바로 다이지로... 왜? 어떻게? 그녀에게 빠져 데이트까지 신청했던 그가, 그녀를 인질로 그녀의 아버지인 '니시나 클리닉' 원장인 니시나 마코토에서 6억엔이란 몸값을 요구한다. 이들에겐 어떤 숨겨진 이야기들이 있는걸까? 다이지로, 넌 도대체 누구야?

 

지난 봄 [악몽의 엘리베이터]로 기노시타 한타라는 이름을 머릿속에 깊숙히 각인시켰던 그의 3부작 악몽시리즈의 두번째 이야기와 만난다. 엘리베이터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단순한듯 시작하지만 전혀 예측할 수 없고, 미궁속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전개와 간혹 터지는 폭소가 매력적이었던 첫작품과 마찬가지로 <악몽의 관란차> 역시 기노시타 한타 그만의 매력에 흠뻑 취할 수 있는 그런 작품이다. 아니 전작보다 오히려 탄탄해진 구성과 독특했던 코믹, 그리고 이야기 전반을 흐르는 가족애라는 감동으로 더욱 진화한 듯한 느낌이 든다.

 

다이지로의 니나 유괴사건은 대관람차의 캐빈 안에서 벌어진다. 대관람차에는 모두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타고 있는데 다이지로는 주차장에 있는 자동차를 폭파시키고 그에 10배가 넘는 화력을 가진 폭탄으로 위협하며 니나의 아버지에게 몸값을 요구한다. 한편 대관람차 안에는 또 다른 인물들이 등장한다. 가족 서비스?를 위해 고소공포증이 있는데도 관람차를 타게 된 우시지마 겐지. 아내 아사코와 아들 고타, 딸 유카 이렇게 4가족은 관람차 17호에 타고있다. 관람차 19호에는 전설의 소매치기 '재단사 긴지'와 그에게 한수 배우려는 하쓰히코라는 스물 아홉살의 청년이 타고 있다. 관람차 20호에는 이별 해결사라는 독특한 직업을 가진 미스즈가 타고 있다. 그리고 니나와 다이지로의 관람차는 18호이다.

 

다이지로의 유괴사건으로 대관람차는 멈춰서게 되고 이를 계기로 우시지마 부부를 헤어지게 해달라는 아사코가 일하는 편의점 점장 나카니시의 의뢰를 받은 미스즈는 폭탄소동에 편승해서 우시지마 부부를 상대로 송금사기를 치려하고, 전설의 소매치기 긴지에게 한수 배우려하던 하쓰히코는 베일에 쌓인 살인청부업자 마에다에게 돈을 받고 긴지를 죽이려 한다. 다이지로와 니나의 대관람차 유괴사건속에 송금사기, 청부살인 등 우리 현실에서 보여지는 악몽들이 기지개를 펴게된다.



단순한 하나의 사건에서 머물지 않는다. 기노시타 한타의 이번 작품은 더욱더 구성이 탄탄하다. 등장인물들 하나하나 쉽게 놓아버릴 수가 없고, 유괴, 살인청부, 송금사기 사건 그 어떤것도 전체적인 이야기 구성에서 놓쳐서는 안된다. 전혀 상관없을 것 같던 이야기들이 다이지로, 긴지, 아사코의 회상에 이르면서 퍼즐을 맞추듯 하나씩 하나씩 그 실체를 드러내게된다. 조금씩, 하나씩 퍼즐의 그림이 완성될수록 전해지는 짜릿한 전율에 '기노시타 한타' 라는 이름을 되뇌이게 된다.

 

유괴사건에는 중요한 키워드들이 몇가지 있다. 몸 값, 돈을 받는 방법, 그리고 이 밀폐된 공간에서 어떻게 탈출할 것인가? 평범한 사건속에서 예기치 않았던 살인이 벌어지고 등장인물들간에 거미줄처럼 얽히고 설켜있는 관계를 조금씩 풀어내면서 이런 키워드들을 풀어나가는 작가만의 상상과 구성, 그리고 코믹하고 재치 넘치는 표현들이 혀를 차게 만든다. 아사코의 딸 유코가 뿜어내는 코믹의 포스, 초반 긴지와 하쓰히코의 웃음기 가득한 대화들, 끝까지 경쾌함을 잃지 않으며 무거운 소재를 편안하고 재치있게 다루는 작가의 기교가 눈에 띄는 작품이다.

 

보통은 어떤일이 악몽처럼 다가온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작품 <악몽의 관람차>는 다가온 것이 아니라 악몽처럼 탄탄하게 짜여진 이야기이다. 모든 비밀을 가지고 있는 다이지로, 그가 노리는 한사람이 악몽속에 빠지고 깨어나지 못하도록 겹겹이 악몽의 고리들을 연속적으로 준비시켜 둔다. 액션과 코믹스러움으로 1, 2장을 끌어나간다면 3장에서는 등장인물들의 회상을 통해 이런 사건들이 왜 일어나게 되었고 어떻게 준비되었는지 이야기 하는 드라마가 이어진다. 그리고 마지막 유괴사건의 본질과 결과를 경쾌하게 풀어낸다.

 

이 작품의 전반에 묻어나는 가족애가 인상적이다. 다이지로가 간직한 가족의 비밀, 그리고 우시지마 부부, 특히 아이들과 아내 아사코를 통해 느껴지는 가족애는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그리고 다이지로는 왜 굳이 관람차를 범행의 공간으로 이용하려 했을까? 밀폐된 공간, 범행후 빠져나가기 조차 어려운 이 공간을 범행 장소로 삼은 이유가 마지막에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극작가인 기노시타 한타의 이력답게 이 작품 역시 연극으로 만들어도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무대라는 한정된 공간속에서 코믹과 액션, 그리고 감동이 묻어나는 그만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지 않을까!

 

니나를 유괴한 다이지로가 간직한 진짜 비밀은 무엇일까? 17호부터 20호 관람차에 타고있던 인물들은 서로 어떤 연관이 있으며 그들이 가진 비하인들 스토리는 무엇일까? 긴지를 죽이려한 살인청부업자 마에다는 누구인가? 이런 물음들에 답을 내려놓을때 즈음 독자들은 '아~ 기노시타 한타!'라는 탄성을 자기도 모르게 흘러낼 것이다. 이제 악몽 시리즈의 마지막이 너무나 기다려진다. [악몽의 드라이브]! 그런데 왜 이 제목속에서 자꾸 아사코의 얼굴이 떠오르는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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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를 리뷰해주세요
피드 feed
M. T. 앤더슨 지음, 조현업 옮김 / 지양어린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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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다룬 소설과 영화속 이미지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최근 인기를 끌었던 [터미네이터] 네번째 이야기에서는 기계에 의해 조종되고 적이 되어버린 인간과 기계와의 전쟁을 그 소재로 다루기도 하고, [트랜스포머] 시리즈에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흉측하고 괴상하게 생긴 위협적인 외계생물 대신 로봇이라는 외계생명체와 인간의 대결을 그려낸다. [월 E] 라는 에니메이션에서는 쓰레기로 오염되어 버린 지구를 떠나 비행선을 떠도는 인간들이 시스템에 길들여지고 지구를 잊어버리는 내용을 다루기도 했다.

 

과연 미래는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우리 아닌 외계의 생명체의 지구 침공을 제외하더라도 어떤 방향으로 어떤 모습으로 미래가 우리곁에 그 실체를 드러낼지 궁금증은 더해만간다. M.T 앤더슨, 이 작가는 우리의 미래가 '피드'라고 불리는 컴퓨터 시스템에 의해 소통되고 기능하는 세계를 그려낸다. 인간의 모든 사회, 문화, 교육, 소비 생활을 피드로 수행하며, 환각과 같은 가상체험을 제공하는 것에까지 그 범위를 확장시키고 있다.

 

'생각을 계속해. 우리속에 있는 뇌가 마치 작은 러시아 인형처럼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거야.'

 

<피드>는 조금은 먼 미래의 시간을 그 배경으로 한다. 컴퓨터 시스템, 피드에 의해서 수동적인 삶을 살아가게 된 인간들, 그속에서 '바이올렛'이라는 특별한 아이와의 만남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타이터스와 바이올렛의 만남, 피드로 살아가는 세상속에서 바이올렛은 피드에 선택되지 않은 특별한 존재이다. 아니 특별한 존재이지만 무리들과는 다른 특이한 소녀이다. 결국 바이올렛도 피드에 연결되게 되지만...그녀의 피드에 이상이 생기고 피드회사는 피드에 부정적인 그녀의 치료에 거부의사를 비친다. 그리고 그녀는...

 

<피드>는 먼 미래의 이야기이다. 시스템에 의해 조정되고 인간미란 찾아볼 수도 없는 삭막한 미래사회의 모습을 그려낸다. 하나같이 가만히 앉아 보여지는 것에 익숙해지고 환각에 취하고 미디어에 뒤엉켜버린 안타까운 미래의 인간 모습이 드러난다. 인간성은 찾을 수도 없고, 자신만의 꿈, 나만이 가진 특수성이 발휘되지 못하는 사회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 모든것을 행복과 평등이라는 말로 대체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결코 그 속에서 따스하다거나 감성적인 특별함은 찾을 수가 없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 시대를 돌아보고자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심도있게 생각해보자고 말한다. 미디어에 노예가 되어가고 조종당해가는 현실을 <피드>로 대변되는 미래사회의 모습속에 투영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만의 특수성, 정체성이 사라지고 같은 모습, 같은 생각, 획일적인 가치관을 무의식중에 강요받는 소비자로서의 인간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넌 내가 결코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이미 생각하고, 또 내가 품지 못한 것들을 꿈꾸고 있어. 그걸 지켜 가도록 해. 우리는 너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작가와의 대화, P. 331 -

 

<피드>에서 궁극적으로 하고자하는 말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꿈을 품고 그것을 지켜 나갈 수 있는 신념을 가지라는것 같다. 얼마전 읽었던 주니어를 위한 '지식채널 E' 라는 책은 더이상 '설명'하는 교육이 아닌 '왜?' 나 '어떻게?'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기존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 획일화시키고, 하나의 이미지로 확정지어서 단순히 나열하고 설명하는 것이 아닌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특수성을 찾으며 그것을 어떻게 키워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작지만 멋진 작품이기에 그 책을 청소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었다. <피드>도 그런 맥락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것 같다.

 

먼 미래를 이야기하지만 작가 M.T 앤더슨이 이야기하려는 시간은 바로 지금의 현실이 아닐까싶다. 청소년들이 획일적으로 똑같은 모습이 아닌 나만의 모습을 찾고 꿈을 키워갈 수 있는 시대를 만들어 내는 현실을 통한 미래 말이다. 우리도 요즘 미디어 법 강행처리로 시끄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방송의 다양성 확보와 미디어 산업의 경쟁력 제고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걸고 있지만 미디어법은 결국 그들이 강조하는 다양성을 훼손시키고 대기업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미디어 재벌의 탄생을 가속화시켜 획일화된 정보로 국민을 옥죄는 부메랑이 되고 말것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도 만연해있고 해결해야할 과제들을 <피드>는 미래사회를 통해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먼 미래의 시간을 여행하면서 가까운 현재의 시간을 떠올리며 걱정하고 두려워한 적이 있을까? 이 독특한 작품이 주는 주제와 여운은 그렇게 현재를 떠올리게 하고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인터넷 강국 대한민국, 미디어법 처리를 통한 언론 다양성확보를 외치는 대한민국은 얼마전 DDOS의 공격으로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저작권법과 관련해 한참 어수선하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다.

 

미래를 다룬 작품들이 소중한 이유는 보다더 낳은 미래를 위해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우리가 선택적으로 더 낳은 것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방향성을 모색하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피드>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더 올바른 선택을 위해 조금은 무겁지만 즐겁게 할 수 있었던 작품으로 기억될것이다. 지금 우리의 선택이 미래를 꿈으로, 혹은 악몽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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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보 마음>을 리뷰해주세요.
느림보 마음 - 시인 문태준 첫 산문집
문태준 지음 / 마음의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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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칼럼 속에서 이런 글을 읽게 되었다. '우리 조상들에게 부채는 느림의 미학이자 한지의 과학이었으며, 바람의 여유이자 삶의 지혜였으며, 소통의 공간이자 예술의 극치였다.' 이 글은 부채와 한지가 주는 우리 조상대대로 내려온 느림의 미학을 이야기하고 있다. 느림의 미학은 삶의 여유와 맞닿아있다. 잠시 발걸음을 멈춰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가끔 맑은 하늘을 올려다보는 시간, 가까운 곳도 둘러보고 먼곳의 풍경도 바라보던 아름다운 정취가 느림의 미학속에 담겨져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그런 삶의 여유를 내동댕이 쳐버리고 말았다.

 

<느림보 마음>은 우리가 잊고 있던 '느림'이란 것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문태준 시인이 써내려간 이 에세이집은 '느린 마음으로 살때 청량해 집니다.'라는 말로 그 시작을 알린다. 작가가 살아오면서 사랑했던 시간들은 누군가의 말을 가만히 들어줄때, 뒤로 물러설 때, 작은 자연이 되어 천천히 걸어갈 때였다고 말한다. 내가 나를 거울로 들여다 볼때, 용서를 빌때, 그럴때 세계가 한층 맑아지고 청량해진다고 말하며 느림이 우리 생활에서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고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자신의 생활을 들어 '느림'을 예찬한다.

 

느린마음, 느린 열애, 느린 닿음, 그리고 느린 걸음으로 구성된 <느림보 마음>은 작가 자신이 그려가고 있는 삶을 화폭에 고스란히 담아 느림의 미학을 그려내는 즐거운 작업과도 같이 생각된다. 4장에 걸친 느린보 마음을 담아낸 이야기들은 제목 그 자체로 한편의 시어들이 된다. '시원하고 푸른 한 바가지 우물물 같은 휴식', '물고기가 달을 읽는 소리를 듣다', '깊은 강은 소리를 내지 않는다.' 등 하나하나가 영롱한 시어 들로 가꾸어진듯하다.

 

'입은 날카로운 도끼와 같아서 그 몸을 스스로 깬다고 했습니다. 입으로 여러가지 악한 말을 하면 도리어 그 도끼의 말로써 스스로 몸을 해치고 말 것입니다. 말을 할때가 있는가 하면 침묵을 지켜야 할 때가 있습니다. 적절한 침묵은 우레와 같다고 하지 않았는지요.'   - P. 21 -

 

'느린 마음'에서 말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가장 먼저 드러난다. 말이 적으면 지혜가 된다는 옛말이 있다. 적절한 침묵, 자신의 말만을 쏟아내는 현대사회에서 누군가의 말에 귀를 열고 잠시 침묵의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해보인다. 입에서 말을 덜어내고, 마음속에서 욕심을 덜어내는 일이 가장 번창하는 일임을 작가는 전한다. 사람을 마중나가는 마음, 지금은 정말 낯선 장면이지만 얼마전까지만해도 익숙했던 이 모습속에서 사랑을 알게된다는 말도 참 가슴속에 와 닿는다. 빠름이 익숙한 현대사회 속에서 잊고 있던 느림의 미학, 삶의 여유를 잊혀지지 않는 단어로 작가는 소리친다.



'느린 열애'속에는 쓰다듬는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쓰다듬는다는 것은 '내 마음이 좀 그렇다'는 표현이라고 한다. 차마 잘라 말할 수 없지만 애절한 사랑을 표현하는데 이보다 더 멋진 표현이 있을까? 쉽게 표현하고 쉽게 사랑하고 쉽게 이별하는 초스피드식 사랑에 익숙한 우리에게 조금은 낯선 이런 모습들에 대한 사랑을 되새기게 만든다. '느린 닿음'과 '느린 걸음'속에서는 자연과 가족, 관계 속에서의 느림의 미학을 전해준다. 타샤 튜더가 말한 행복의 조건, 아이의 호기심을 잊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 작은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마음들, 가족이라는 구성원이 주는 따스함을 잊고 살았던 우리에게 기억을 되돌려준다.

 

문태준 시인의 <느림보 마음>속에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과 함께 또 다른 시인들의 감미로운 시(詩)들이 소개되어 있다. 이성선 시인의 [기도], 천상변 시인의 [날개], 박목월 시인의 [소찬] 등 가슴 따뜻하면서 화려하지 않은 작품들이 작가가 말하려는 '느림'이 주는 미학과 신선한 충격을 배가시켜준다. 문태준 시인이 던져주는 이야기들은 회색빛으로 덫칠해졌던 삶의 수많은 여백들에서 탁한 빛깔들을 걷어내고 느림으로, 여유로, 여백의 미를 깨닫게 하는데 더없이 큰 힘을 내어주고 있다.

 

'인생은 오늘의 연속입니다. 그러나 오늘은 단 한 번뿐인 오늘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을 영원답게 살아야 합니다. 증기기관차의 화통 같은 열정이 우리의 내일을 가꿉니다. 있는 힘을 다하는 당신이라면 나는 당신의 맨발을 손수 씻어주고 싶습니다.'  - P. 230 -

 

연속된 오늘을 살아가기에 하루하루 쉴 수 조차 없는 현대인들, 그 소중한 하루를 살아갈 열정과 우리가 말하는 빠름과는 전혀 다른 의미가 될 것이다. 쉴 새없이 내뱉는 말들, 흘린 땀이 마를 새도 없이 걷는 두 발, 귀는 꼭 막아둔 채, 눈은 정면만을 바라보며 걷고 뛰어가던 우리들에게 시인은 잠시 쉬어갈 여유와 꽉꽉 채우지 않아도 아름다운 삶의 여백들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시원하고 푸른 한바가지 우물물과 같은, 우리 삶에 잠깐의 휴식과 여유를 전해주는 <느림보 마음>이 지치고 야윈 현대인들의 가슴을 따스하게 쓰다듬어 줄것이다. 내동댕이 쳐버린 '여유와 여백'을 잠시 들어 우리 곁에 두고 함께 걸어갈 새로운 시작과 삶의 지혜를 <느림보 마음>은 살며시 건네주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와 함께 해오던 시간들을 더 사랑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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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평전 - 부치지 않은 편지
이윤옥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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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왜 광석이는 그렇게 빨리 갔다냐?'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송강호가 했던 말이다. 김광석 그는 왜 그렇게 빨리 우리곁을 떠나버린 걸까? 그가 만약 살아있었다면 서울광장 촛불집회에서, 노무현 전대통령이 돌아가셨을때도 안치환, 김민기, 양희은.. 이들의 이름과 함께 그의 이름을, 그의 노래를 함께하며 가슴 저린 시대의 아픔을 달랠 수 있었을텐데... '저기에 김광석도 있었으면 좋겠다.' ... '광석이는 왜 그렇게 빨리 갔다냐?'

 

주름 가득한 그의 미소가 그립다. 맑고 투명한 그의 목소리가 그립다

김광석이라는 이름뒤에는 정말 많은 수식어들이 뒤따른다. 민중가수, 포크음악의 진정한 계승자, 1000회 소극장공연을 성공시킨 신화적 인물, 가객, 음유시인... 그를 수식하는 이런 말이 아니더라도 그의 노래는 언제들어도 가슴을 울리는 삶에 힘이 되고 삶 그 자체가 된다. 남보다 못자란 키에 열정만큼은 배로 크다고해서 붙여진 '미친 반토막'이라는 별명이 왠지 정겹다. 반토막, 반토막, 이거 어디선가 많은 들어본 별명인데..?! ^^

 

가볍게 산다는 건 결국은 스스로를 얽어매고, 세상이 변해도 나는 어차피 살아 살아 있는 걸

아름다운 꽃일수록 빨리 시들어가고, 햇살이 비치면 이슬도 한순간에 말라 버리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거야....   - [일어나] 中에서 -

 

<김광석 평전>은 김광석이 꿈꾸었던 노래세상, 그의 삶이 되었던 노래와 삶의 이야기들을 담고있다. 된장국 냄새가 풀풀 나는 노래를 부르고 싶어했던 그였다. '메아리', '노래를 찾는 사람들', '새벽'을 거쳐 군제대후 '동물원'에 이르기까지 그의 활동은 다양한 노래패를 두루 거친 보기 드문 이력을 가진다. 현대사의 굴곡의 시기를 살아왔던 그였다. 1980년 광주민주화항쟁으로 촉발된 공안정국, 사회변혁의 시대를 살아온 그는 이런 다양한 노래패들을 거치고, 음반을 만들면서 음악이 갖는 시대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개인적 고뇌를 겪고있는 젊음이들의 방황과 꿈을 대변하며, 그것들을 연결하고 재해석해 진정한 삶의 노래로 음악사와 시대사를 연결해주는 가교역할을 하기도했다.

 

나의 노래는 나의 힘, 나의 삶

어린시절 유난히 작았던 키때문에 작은돌, 반토막이라는 별명을 달고 지냈던 김광석, 이 책속 [노래를 찾아서]에서는 그의 유년시절과 청춘의 방황, 음악에 대한 열정, 그의 삶에 대한 진실한 이야기들을 전한다. 김광석하면 떠오르는 노래들이 있다. [이등병의 편지]는 군입대를 앞둔 많은 젊은이들의 가슴을 울렸고, [일어나]나 [나의 노래]는 힘겨움에 쓰러질듯한 나를 다시 일으키는 힘이 되어주기도 했다. [서른 즈음에]는 사그러져가는 청춘을 아쉬움과 사랑의 이별이 가슴을 애잔하게 한다. 하나하나 가슴을 뒤흔드는 노랫말에 그가 왜 음유시인이라 불리는지 짐작케한다.



아무것도 가진것 없는 이에게 시와 노래는 애달픈 양식, 아무도 뵈지 않는 암흑 속에서 조그만 읊조림은 커다란 빛, 나의 노래는 나의 힘 나의 노래는 나의 삶.... [나의 노래] 中에서

 

저속하고 비속어와 은어들이 난무하는, 자극적인 가사말이 자주 눈에 띄는 것이 요즘 가요계의 현실이다. 원로 가수가 이런 가요계의 상황을 실랄하게 꼬집기도 했지만 인기만을 추구하는 가요계의 현실에서 좀처럼 이런 모습들이 개선될지는 의문을 가지게된다. 김광석의 노래를 듣는다면, 그의 음악과 마주한다면 지금 우리 가요계의 현실이 어떤지를 직시할 수 있을것 같다. 보석같은 시어들을 기타의 리듬속으로 던져넣었던 김광석의 노래들... 언제들어도 맑은 음색속에서 그의 노래들은 보석 그 이상의 밝은 빛이 된다.

 

노래를 통해 행동양식의 변화를 추구했던 '노찾사', 일상 속에서 의미를 찾은 '동물원' ... 김광석의 음악에는 경계가 없었다. 삶의 진실한 이야기를 다아내는 노래가 곧 자신의 노래였다. 그리고 이 두 세계는 김광석안에서 융합되어 새로운 형태로 세상에 나왔다. - P. 101 -

 

<김광석 평전>속에는 그의 성장과 노래 인생과 더불어 그가 주옥같은 노래를 만나게된 다양한 에피소들이 함께한다. [나의 노래]라는 노래는 초기 '메아리' 출신 작곡자인 한동헌의 작품을 김광석이 새로 발굴한 것이고, 무명의 김광석을 대중가수로 자리매김했던 [사랑했지만]이란 노래와 얽힌 한동준과의 숨은 사연도 소개한다. 정규음반 마지막이었던 김광석 4집의 [서른즈음에]와 이정선의 노래였던 [그녀가 처음 울던날]과의 만남, 시인 정호승의 [부치지 않은 편지]와 김광석의 죽음에 결부된 애절한 이야기도 소개된다.

 

아름다운 노래들을 수없이 찾아내 우리들에게 들려준 영원한 가객 김광석, 그가 1995년 8월 11일 이곳 학전 소극장에서 콘서트 1000회를 맞았습니다. 그의 노래를 기리며 여기에 흔적을 남깁니다. -김광석 노래비-

 

2008년 1월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 앞마당에 '김광석 노래비'가 세워졌다고 한다. 통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그의 모습과 함께 사람들은 그와 그의 노래를 영원히 기억하고자 한다. 그는 영원한 음유시인이자 열정을, 삶을 그려낸 가객이다. 그의 노래속에는 이야기가 있다. 가슴을 울리는 목소리와 시대와 사랑을 노래한 이야기속에서 우리는 잔잔한 감동과 소중한 추억을 얻게된다. 아직도 그의 목소리가, 통기타를 치는 그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다. 그가 꿈꾸던 노래인생을 그의 목소리를 통해 마지막으로 들어본다. 그리고 아쉬움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되물어본다. 김광석은 왜 그렇게 빨리 갔을까?

 

'음악을 통해 제가 항상 꿈꾸는 것은 변화에 대한 갈망입니다. 팬들과도 항상 새롭게 만나고 싶고, 노래에서도 매일매일 새로움이 묻어나길 바랍니다. 그러나 새로움의 열망, 밑바닥에서 항상 변하지 않는 나만의 목소리, 색깔이 남아서 빛나고 있길 동시에 꿈꿉니다.' - P.2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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