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의 열쇠를 빌려 드립니다 이카가와 시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임희선 옮김 / 지식여행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밀실 살인! 미스터리 소설을 즐겨 만나는 독자들이라면 어느정도 익숙하기도 하고 어쩌면 식상한 소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쉽게 그 속에 숨겨진 트릭들을 꿰뚫기란 쉽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밀실 트릭을 위해서 문의 잠금장치를 이용하거나, 범행 시간의 조작에 의해 알리바이를 만들기도 하고, 자살로 위장한 타살이나 그 반대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익숙하지만 수많은 트릭들로 독자들을 현혹 시키는 미스터리의 즐거움이 되는 밀실 살인, 그리고 트릭! 하가시가와 도쿠야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이카가와 시립대 영화학과에 재학중인 도무라 류헤이. 영화 거장을 꿈꾸며 대학에 진학했지만 그에게 남은 시간은 더이상 영화의 꿈을 만들어가기에 충분하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취업 준비를 위해 영화사 총무부에 근무하는 모로 고사쿠라는 선배에게 연락을 한 류헤이는 그에게 취직이 어느정도 내정되었다는 말을 듣게 된다. 기쁜 마음에 취직이 결정되었다고 자랑을 하고 다니던 류헤이에게 청천병력 같은 소리가 들려온다. 애인인 곤노 유키가 헤어지자며 폭탄 선언을 하고만 것이다. 그렇게 실의에 빠진 도무라는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술김에 곤노 유키를 죽여버리겠다는 실언을 하기도 하는데...

 

사건의 시작을 알린 건 다름 아닌 화자, 작가 히가시가와 도쿠야였다. 작가는 책의 초반 자신이 두 가지 관점에서 하나의 사건을 그려가겠노라고 언질을 하고 있다. 도무라 류헤이와 사건을 담당한 형사들, 스나가와 경부와 스키 형사, 의 관점으로 구분해서 말이다. 어찌 되었건 사건이 시작되기 전부터 작가는 독특한 모습으로 등장해서 독자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인식시킨다. 그리고 자신이 어떤 구성을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 갈 것인지 알려주는 친절함을 드러낸다. 그리고 사건이 벌어진다.

 

곤노 유키와의 실연으로 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류헤이에게 걸려온 모로의 전화. 다음주 같이 비디오라도 함께 보자며 위로를 하는 모로. 류헤이는 '살육의 저택'을 가지고 가겠노라고 약속을 하게 된다. 그리고 사건의 그 날, 비디오를 보고난뒤 오랫만에 술 한잔 하자며 자신이 편의점에 다녀오겠다는 모로 선배. 술을 마신뒤 잠시 샤워를 하고 오겠다던 선배, 하지만 그것이 류헤이를 어두운 수렁으로 밀어넣고 만다. 시간이 꽤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모로를 찾아 화장실로 간 류헤이는 칼에 찔려 주검이 되어버린 모로를 발견하고는 기절하고 만다.

 

설상가상, 지난밤 모로 선배가 편의점에 자나다가 봤다던 아파트 투신 소동의 주인공이 류헤이의 애인이었던 곤노 유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추락사한 곤노 유키, 그리고 류헤이가 연관된 밀실 살인, 자신과 모로 선배 둘만 있던 집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어찌 되었건 자신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되고만 상황에서 류헤이는 우카이 모리오 탐정사무소로 달려간다. 우카이 모리오 탐정은 류헤이의 前 자형(매형)이다. 그렇게 우카이 탐정에게 도움을 청한 류헤이, 류헤이는 자신의 무죄를 증명할 수 있을까? 아니 우카이 탐정은 어떻게 그 어려운 밀실 살인을 풀어낼까?

 





 

어찌보면 익숙하고 뻔한 미스터리적 소재를 따르고 있는 <밀실의 열쇠를 빌려드립니다>는 밀실 트릭이라는 다소 평범한 미스터리적 소재에 유머와 위트를 곁들인 대화나 상황 설정을 통해 독자들에게 조금더 가까이 다가선다. 표지에서 보여지는 탐정과 형사, 노숙자, 그리고 주인공 류헤이까지 미스터리가 가진 카리스마가 아닌 약간은 우스꽝스러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것이 고스란히 책속에 담겨져 미스터리가 가진 트릭과 반전의 매력에 더해 유쾌하고 발랄한 색다른 즐거움을 독자들에게 전해준다.

 

'그런 이유로 형사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형사들은 범인이 아니다. 이것은 본격 추리에서 걸핏하면 광대 역할을 하는 그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다.'

 

작품의 초반 작가 자신이 이 작품의 구성에 대해 말하는 부분에서 언급한 말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명탐정의 규칙'이 떠오른다. 줄곧 명탐정의 멋진 활약을 위해 광대 역할만을 하는 형사들의 비애, 그 눈물 젖은 명탐정의 규칙을 <밀실의 열쇠를 빌려드립니다>는 어느정도 배제한다는 작가 자신의 당당함 이랄까?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라 할지라도 역시 형사의 역할은.... 음....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데뷔작이기도 한 <밀실의 열쇠를 빌려드립니다>는 벌써 10여년전 출간된 신인 작가의 작품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매력적인 미스터리이다. '유머 본격 미스터리'라는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창조해낸 히가시가와 도쿠야! 일본에서 드라마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후에'를 비롯해 '밀실을 향해 쏴라', '교환살인에는 어울리지 않는 밤' 등 반전의 묘미와 탄탄한 구성을 통해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작가 히가시가와 도쿠야. 그의 열정이 느껴지는 데뷔작을 만나는 즐거움, 그것이 이 책이 주는 또 하나의 매력이 아닐까싶다.

 

최근 만난 우타노 쇼고의 데뷔작 '긴 집의 살인'도 미스터리적 매력을 가득 담은 작품이었지만 굳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자면 이 작품 <밀실의 열쇠를 빌려드립니다>에 별 하나 정도 더 주고 싶은 심정이다. 치밀하고 대담한 트릭과 유머와 위트 넘치는 대화, 그리고 조금더 독특한 캐릭터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괴짜 탐정이라는 공통점이 있기도 하지만.... 어찌되었건 젊음과 패기가 가득한 신인 작가들, 지금의 중견 작가들의 그 시절을 만나보는 재미가 쏠쏠한 작품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밀실의 열쇠를 빌려드립니다>를 두고 좌충우돌, 유쾌한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는듯하다는 표현이 정말 잘 어울린다. 그 속에 긴장감 넘치는 구성과 유쾌한 전개로 독자들에게 미스터리의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 작가 히가시가와 도쿠야. 앞으로도 그의 이름으로 출간되는 많은 작품과의 만남을 약속해야 할 것 같다. 유머 본격 미스터리, 히가시가와 도쿠야만의 색깔이 담긴 즐거운 만남이 언제쯤 다가올지 기대가 된다. 하지만 우선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를 먼저... 히가시가와 도쿠야, 그의 작품은 유쾌, 통쾌, 상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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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집의 살인 집의 살인 시리즈 1
우타노 쇼고 지음, 박재현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일본 미스터리 소설을 만나기전에는 몇가지 준비를 해야한다. 무조건 작가와의 두뇌싸움에서 이겨야하기에 작은 것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또 집중해야한다는 마음의 준비는 물론이고, 작가들의 트릭에 쉽게 넘어가는 수가 있느니 꼭 형광펜 하나 정도는 챙겨둬야 한다. 그리고 중요부분엔 포스트 잇 하나 정도 붙이는 것도 잊지 말아야... 그렇게 하더라도 대부분의 독자들은 책을 내려 놓을때 쯤 뒤통수를 어루만지게 된다. 이번엔 그런 일이 없을거야! 라는 다짐도 무의미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시 싸움이 시작된다. 이번엔 우타노 쇼고다!!!

 

'우타노 쇼고' 라는 이름을 만난건 지난해 여름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를 통해서였다. 하지만 아직 그를 만나보지 못했다. 왠지 모르게 그 제목과 표지에 끌려 책을 구입했지만 아쉽게도 아직 펼쳐보질 못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일년을 훌쩍 넘겨 <긴 집의 살인>으로 다시, 처음 그를 만난다. 이 작품은 우터노 쇼고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젊음과 패기로 2개월 여만에 훌쩍 창조되었다는 <긴 집의 살인>은 다름 아닌 시마다 소지의 추천작이기도 하다. 왠지 모를 긴장감속에 '기~~~인 집의 살인'을 펼쳐본다.

 

'M, 나는 너를 잊을 수 없다. ... 지금, 나는 너를 버리려고 한다. 너와의 인연을 끊고, 다시 무미건조한 세계로 돌아가려 한다. ... 그 녀석만 없다면 우리는 영원할 텐데. 그래, 녀석만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죽인다-? 그러나 어떻게?...' - 프롤로그 中에서 -

 

이거 프롤로그부터 심상치 않다. 이번에는 꼭 작가를 이겨보겠노라는 다짐은 온데간데 없고 적잖이 당황스러워진다. 도대체 M은 누구고, 그 녀석은 누구이며, 화자는 또 누구일까? 그리고 마리- 는??? 록 밴드 '메이플 리프'는 공연 연습을 위해 에치고유자와라는 마을의 '게미니 하우스'로 향한다. 도고시 노부오와 다섯명의 동료들, 아마도 메이플 리프에게 이번 공연은 마지막이 될 것이다. 취직 등 자신들의 진로를 위해 자신들이 좋아하던 음악조차 내려 놓아야 하는 것이다. 아쉬움속에 마지막 공연을 위해 게미니 하우스에 모인 그들에게 사건이 벌어진다.

 

빈집털이가 기승을 벌인다는 에치고유자와 마을, 그날 밤 도고시의 행방이 묘연해진다. 그의 짐도 없어지고... 빈집털이의 짓일까? 도고시는 범인을 잡기 위해 사라진 것일까? 하지만 다음날 도고시는 시체로 발견된다. 밀실 살인! 드디어 시마다 소지가 극찬했던 '미스터리 역사상 길이 남을 만한 대담한 아이디어'를 담은 우타노 쇼고식 미스터리가 시작된다. 사건 현장을 찾은 경찰은 85킬로그램의 도고시의 시체를 옮길 수 있는 체격을 가진 게미니 하우스의 주인인 겐조씨를 중요 참고인으로 조사하게 되지만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그리고 5개월 후 살인 사건은 똑같은 형태로 메이플 리프의 또 다른 한명을 죽음으로 몰아 넣는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게미니 하우스에서 찍은 미타니 마리코의 두 장의 사진속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이치노세의 추리처럼 정말 그가 범인일까? 아니면 게미니 하우스의 주인 겐조씨가 범인?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화자는 도대체 누구이고 그가 언급한 그들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메이플 리프의 해산과 관련해서 멤버들 사이에 범인이 있는 것일까? 미궁에 빠져드는 사건 만큼이나 독자들은 점점더 미스터리의 늪에 잠겨든다.

 

<긴 집의 살인>은 '집의 살인' 시리즈의 출발점이다. 괴짜 탐정 '시나노 조지'의 활약이 그려지는 '흰 집의 살인', '움직이는 집의 살인' 으로 이어진다. 시나노 조지, 이 작품에서 그의 등장은 초반 한 장의 엽서를 통해서이다. 이치노세에게 온 이 엽서는 시나노 조지라는 인물이 누구인지 독자들에게 살짝 알려주는 수준에서 머문다. 사건의 중심에 등장할 그를 독자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말이다. 어찌 되었건 미궁에 빠진 밀실 살인, 미스터리는 시나노 조지를 통해 하나 둘 밝혀지게 된다.

 

시마다 소지의 극찬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트릭과 반전의 묘미를 만끽 할 수 있는 <긴 집의 살인>은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배경으로 치밀한 트릭과 곳곳에 자리한 다양한 장치들을 교묘하게 연결시켜 미스터리의 매력을 발산하는 작품이다. 시마다 소지를 찾아가 소설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던 작가의 당돌함과 열정, 패기가 고스란히 뭍어나는 데뷔작인 <긴 집의 살인>은 그런 이유로 다소 미스터리의 틀?에 치중해려 했던게 아닌가하는 안타까움이 뭍어나기도 한다. 그리고 마지막 결말에서 일부 독자들은 다소 아쉬운 맘이 들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스터리의 맛에 치중한 조금 미숙한 신인 작가, 지금은 거장이 되어버린 우타노 쇼고의 신선한 작품을 만난다는데 또 다른 매력을 찾을 수 있을것도 같다. '집의 살인' 시리즈가 근간에 독자들을 찾아온다니 더욱 반가운 마음이든다. 괴짜 탐정 시나노 조지, 삐딱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끌리는, 이제 그의 매력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지 않을까. ^^ 책장에 뭍혀버린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도 다시금 빛을 볼 수 있을것이다. 시나노 조지, 그렇게 명탐정이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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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수장룡의 날
이누이 로쿠로 지음, 김윤수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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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즈 아쓰미'는 '그 섬'을 기억한다. 초등학교 2, 3학년쯤 되었을까? 엄마, 아빠, 그리고 남동생 '고이치'와 함께 찾았던 외외종조할아버지가 사는 '그 섬'의 기억! 할아버지를 따라 웅덩이에서 물고기를 잡다가 '붉은 천이 매달린 대나무 장대'에 욕심을 낸 동생이 손을 뻗었다가 바다에 빠진다. 고이치의 손을 잡았다가 같이 바다에 빠져버린 아쓰미. 어른들에게 어렵사리 구조 되고, 바닷물을 토해내고, 어른들이 서로 고함치는 소리... '그 섬'에 대한 아쓰미의 기억은 작은 조각들의 단편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또 하나, 동생 고이치가 할아버지에게 선물로 그린 플레시오사우르스, 수장룡 그림... '그 섬'에서 도쿄 집으로 돌아온 뒤, 부모님은 이혼하시고 엄마와 둘이 살게 된 아쓰미...

 

나는 만화가다.

현재의 가즈 아쓰미는 만화가다. 종종 꿈속에서 그 때 '그 섬'의 단편들을 만난다. 벌써 삼십년 가깝게 흘러간 시간이지만... 아쓰미의 엄마는 그녀가 스물네살때 돌아가셨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만화가이다. 고이치는 몇년전 자살을 시도해 식물인간이 되어 혼수상태에 있다. 아쓰미는 SC인터페이스라는 기계를 통해 혼수상태인 고이치와 의사소통을 한다. 그것을 '센싱'이라 한다. 그러던 어느날 낯선 이에게서 전화가 걸려오기도 하고, 나카노 야스코라는 이름이 적힌 사진엽서 한장이 그녀를 찾아온다. 나카노 야스코?? 아쓰미는 기억을 되돌린다.

 

'추억이 있는 곳에는 안 가는 게 제일이야. 마음속 풍경은 현실과 만나는 순간 빛을 잃게 돼...'

 

아쓰미의 열혈 팬이었던 야스코씨의 아들 유타카, 그녀의 아들 또한 왕따로 괴로워하다 투신자살을 시도했고 고이치와 같이 의식불명상태에 있다고 한다. 나카노 야스코는 고이치와 센싱을 하고 싶다며 아쓰미의 허락을 부탁한다. 꿈인지 현실인지 아쓰미의 앞에 고이치가 나타나기도 하고, SC인터페이스를 통한 고이치와의 대화에서 아쓰미는 왜 자살을 하려했는지 동생에게 묻기도 하지만, '우리는 언제부터 남매였지?'라며 고이치는 오히려 그녀에게 알듯 모를듯한 질문을 내민다. 그리고 결국 아쓰미는 그들의 비밀이 간직된 '그 섬'에 발을 내딛는데...

 

꿈인지 현실인지...

하늘을 나는 듯한 수장룡과 한 소녀, 환상 가득한 표지가 인상적인 <완전한 수장룡의 날>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제9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을 수상한 이누이 로쿠로의 작품이다. 인상적인 표지 못지않게 그 내용 또한 독특하다. 만화가인 주인공과 자살시도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동생, 그리고 그들을 연결시켜주는 SC 인터페이스라는 기계... 센싱을 통해 동생을 만나는 아쓰미의 현실은 어느 순간부터인가 꿈과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현실에서 동생을 만나기도 하고, 어린 시절 '그 섬'의 기억은 계속 그녀의 꿈속을 헤메인다.

 





 

고이치는 왜 자살을 시도한 것일까? 아쓰미의 꿈속에서 계속 반복되는 '그 섬'에서의 기억은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장자의 '호접몽'이 의미하는 것은? 미국 작가 J. D. 샐린저의 단편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A Perfect Day for Bananafish)'에서 따온 이 작품의 제목은 무슨 의미를 갖는지...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수많은 의문들을 갖게 된다. 퍼제션(possession), 빙의, 철학적 좀비, 데자뷔, 장자의 호접몽과 데카르트에 이르기까지 몽환적인 분위기의 이 미스터리는 역시 독자들에게 독특한 미스터리적 재미를 안겨준다.

 

'우리는 꿈속에서도 자신이 깨어 있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기 때문에 그 구별은 명확하게 하지 못한다. 지각은 모두 거짓이고 지금의 나는 꿈을 꾸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 데카르트 -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수상한 작품답게 전혀 예상치 못한 결말에 독자들은 커다란 충격을 받을 것이다. 위에 있는 데카르트의 이 말은 <완전한 수장룡의 날>이 전하는 충격적인 반전에 그나마 독자들에게 일말의 힌트를 전해준다. 수많은 궁금증과 의문들을 안고 있으면서도 독자들은 작가가 의도하는 대로 무심결에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현실과 꿈을 넘나드는 몽환적인 분위기는 이누이 로쿠로의 섬세한 문장으로 더욱 빛을 발한다. 이것인 꿈일까? 현실인가? 책을 내려놓으면서도 확신이 들지않는 꿈과 현실의 경계는 그대로 여운이 되어 남는다.

 

'나는 살며시 눈을 떴다. 검은 광택의 커다란 지느러미 네 개가 천천히 위아래로 번갈아 흔들면서 멀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잠수함처럼 거대한 검은 몸체 너머로 뱀을 떠올리게 하는 기다란 목이 보인다. 아아, 플레시오사우루스다. 수장룡이다. 네 개의 다리 지느러미를 지닌 완벽한 수장룡이 바다 위에서 비스듬하게 비치며 커튼처럼 흔들리는 햇빛을 받으면서 파랗고 반짝이는 바닷속을 헤엄쳐간다. 그 수장룡 등에 어린 사내아이가 타고 있었다. 머리에 빨간 야구 모자를 쓴 뒷모습이다.' - P 231 -

 

몽환적이고 기묘한 분위기가 이어지지만 <완전한 수장룡의 날>은 판타지 보다는 SF에 가까이 다가서 있는 미스터리 작품이다. SC 인터페이스라는 기계를 통해 의식 불명인 동생과 의사소통을 한다는 소재 자체가 SF적 느낌으로 다가온다. 데카르트와 장자에 대한 인용을 통해 꿈에 다가서는 철학적인 느낌 또한 갖게 만든다. 수많은 물음표들, 그리고 SF, 철학, 꿈에 다가서는 다양한 접근... 그렇게 <완전한 수장룡의 날>는 대단한 미스터리가 된다.

 

또 하나 이 작품이 주는 소소한 즐거움은 만화가의 일상을 살짝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만화 잡지의 편집자, 인기 만화가, 만화가의 어시스턴트 등 아쓰미의 일상과 주변인물들을 통해 그런 색다른 경험을 엿보게 만든다. 마지막까지 독자들을 짖누르는 왠지 모를 불안과 의문, 마지막 페이지에 담겨진 알 수 없는 슬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혼돈...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는 수많은 이들에게 이것이 현실인지를 시험해보게 만드는 책이 바로 <완전한 수장룡의 날>이 아닐까 생각된다. 당신은 지금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가?!! 그리고 이누이 로쿠로의 또 하나의 특별한 이야기 '시노비 외전'은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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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그래
교고쿠 나쓰히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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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몇번씩 입안에서 되뇌이는 말들이 있다. '빨리 빨리'를 외치는 성급함과 '힘들어 죽겠다'는 푸념이 바로 그 말들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다아는 뻔한 거짓말들도 있다. 주사가 하나도 안아프다는 간호사, 학창시절 조회시간에 '마지막으로 간단히 한마디...'라며 이어지는 교장선생님의 훈시, 딱 한잔 마셨다는 음주운전자, 그리고 '죽어야 하는데...'를 달고 사시는 노인분들의... '죽음'을 두고 이처럼 어쩌면 쉽고 어쩌면 어렵게 전해지는 말들... 죽음이 그렇게 쉽고, 삶!이란 것에 비해 그리 가벼운 것일까?

 

'죽음'을 입에 달고 다니는 많은 이들에게 한 작가가 도발적인 제목의 책 한권을 건넨다. 교고쿠 나쓰히코의 <죽지 그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죽지 그래? 힘들어 죽겠다는 당신에게 이렇게 말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화가 치밀어 오를까? 아니면 아무말 못하고 꼬리를 내린채 슬며시 자리를 뜰 것인가? 그렇다면 이 책 <죽지 그래>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져 있을까? 미스터리라는 장르, 표지에 보이는 한 여인, 도발적인 제목, 교고쿠 나쓰히코라는 작가... 쉽게 단정할 수 없겠지만 죽음, 살인이 연결된 색다른 미스터리가 아닐까 기대하게 된다.

 

한 남자가 있다. 와타라이 겐야! 녀석이 사람들을 찾아다닌다. 다름아닌 얼마전 죽음을 당한 '아사미'와 연관된 그녀의 주변사람들을 만난다. 고졸에 무직이고 태도는 불량스럽기까지한 겐야, 아사미의 죽음과 관련해 그가 만나는 여섯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들 자신의 시선으로 그려진다. 계약직 직원이었던 아사미의 상사였던 남자, 아사미의 옆집에 살던 여자, 아사미의 엄마, 아사미의 야쿠자 애인, 아사미의 죽음을 맡은 형사와 마지막 한 사람! 한명씩 한명씩 겐야가 찾아간 그들에게 아사미의 이야기를 들으려하지만 그들은...

 

'그만 가야겠어. 아무리 얘기해봐야 아사미에 대해 알 수 있을 것 같지 않으니까. 당신부터가 아사미를 모르니 말이야. 당신에 대해선 조금 알았지만...' - P. 111'

 

겐야의 말처럼 아사미를 잘 모른다. 아사미와 불륜의 관계를 갖고, 복잡한 남자관계를 이유로 아사미를 괴롭히고, 물건처럼 부리고, 팔아넘긴 그들이지만 아무도 그녀, 아사미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들은 아사미의 이야기를 묻는 겐야에게 자신들의 푸념만을 늘어 놓는다. 그런 그들에게 겐야는 이렇게 말한다. '그럼 죽지 그래?' 여기서 말하는 겐야의 '죽지 그래'는 충격적이다. 아사미와 관련해 자신들의 변명만을 일관되게 말하던 그들에게 겐야의 이 말은 도대체 이녀석 뭐야?라는 의문과 여러가지 생각을 갖게 만든다.

 





 

<죽지 그래>를 펼치면서부터 몇가지 의문이 생긴다. 독특한 캐릭터 와타라이 겐야와 아사미는 도대체 어떤 관계가 있는걸까? 그리고 아사미는 도대체 누가? 왜? 죽인 것인지, 그리고 겐야가 찾아다니는 사람들과 아사미의 죽음과는 어떤 연관이 있는가? 그리고 마지막 그 한 사람은... 그 중에서도 약간 삐둘기도 한 것 같기도 하고 혹은 모자란것 같기도 한 겐야라는 캐릭터는 가장 독특하다. 그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죽지 그래?'라는 말을 내뱉은 이후부터 180도 변하는 겐야! 죽음과 삶에 대한 철학적 가르침, 독특한 구성과 함께 죽음이 아닌 삶에 대해 역설하는 겐야의 일장 연설이 이 작품의 키포인트가 아닌가 싶다.

 

미스터리라는 장르답게 앞서 언급한 수많은 질문과 질문들이 계속 이어진다.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순수한 영혼의 아사미가 누구인지 보다는 그녀의 주변인들을 통해 '죽음과 삶'이란 주제가 철학적인 무게를 더해간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사회 풍조를 꼬집는 겐야의, 아니 교고쿠 나쓰히고의 '죽지 그래?'라는 물음이 미스터리라는 장르의 재미에 담겨진 가벼움을 넘어 우리 사회에 대한 무거운 질문이 되어 들려온다.

 

겐야의 '죽지 그래'라는 질문이 무게를 더하는 이유는 아마도 각 장에서 이야기를 바라보는 관점이 아사미 죽음과 연관된 그들, 자신들의 시선으로 자신들의 모습을 담아서 일것이다. 그들의 푸념과 하소연은 이 책을 만나는 독자들의 것 일수도 있고, 우리 주변에 있는 이들의 모습일 수 있다. 겐야의 그 말, '죽지 그래?'를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자신이 아닌 다른 이들이나 사회 탓만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발견한다. 강간, 장난문자, 폭력, 불륜, 성희롱... 비뚤어진 시선이 만들어내는 잘못된 스펙트럼! 그 속에 고이 잠든 아사미가 누워있다.

 

'우부메의 여름', '망량의 상자'의 작가 교고쿠 나쓰히코... 일본 미스터리 소설을 즐겨 읽는 이들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개인적으로는 '항설백물어'를 통해서 만나본 작가이기도하다. 일본의 종교, 민속적 색채가 강했던 이 작품과는 또 사뭇다른, 인물들의 대화만으로 구성되는 독특한 이 작품 <죽지 그래>를 통해 그의 천재적인 작품 세계과 확고한 철학관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자신만의 세계관을 작품을 통해 형상화 시키고 이 사회에 던지는 철학적인 질문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교고쿠 나쓰히코! 그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지금까지 만나본 미스터리들과는 다른 차원을 가진 교고쿠 나쓰히코의 미스터리! 미스터리의 재미와 철학적 깊이를 동시에 간직한 이 작품 <죽지 그래>, 오래도록 인상적인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또한 독특한 캐릭터 겐야의 말들로 현실속에서 나약하기만 했던 나 자신에게 여러가지 도움되는 듯하다. 삶과 죽음이란 이분법적 가치가 아닌, 삶에 가치를 둔 '生의 철학'을 깨닫게 된다. 마지막으로 겐야의 말중 가장 기억나는 부분을 들어본다. 그렇게 그 속에 인생이란 철학이 담겨있다.

 

'당신이 말하는 마이너스란 그저 플러스가 아니라는 것 아냐? 그건 마이너스가 아니지. 인생이든 뭐든 보통은 제로라고. 플러스도 없고 마이너스도 없는 것이 보통이야. 있어봐야 결국은 플러스마이너스 제로니까. 좋은 일이 없으니 불행하다는 것, 그거 웃기지 않아? 나쁜 일도 없잖아? 인정받지 못해도 칭찬받지 못해도 하지 않으면 될 일 제대로 하고 있으면, 그걸로 상관없잖아? 남의 말 신경 쓰거 없다고...' - P. 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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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침과 기도
시자키 유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중독! 또 한 명의 신인작가가 '중독'이란 이름을 새삼 되뇌이게 만든다. 내놓으라하는 명실상부한 일본 미스터리의 대가들의 이름들 사이로 '시자키 유'라는 낯선 이름, 그의 이름이 바로 그렇게 만든다. <외침과 기도>라는 제목을 가진 시자키 유의 첫 미스터리 단편집은 이 작가의 이름을 몇번이나 입끝에 맴돌게 만든다. 왜? 이제 그와 이 작품이 가진 매력이 무엇인지 만나보자. 미치오 슈스케를 처음 만났을때 그런 느낌?!! 하지만 미치오 슈스케와는 전혀 다른 색다른 미스터리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시자키 유, 그에게 달려간다.

 

'사막을 달리는 뱃길', 주인공 사이키는 잡지사의 기자이다. 해외 동향을 분석하는 정보지의 입사 3년차인 사이키는 취재를 위해 번번히 해외로 파견된다. 이번에 그가 찾은 곳은 아프리카의 광활한 사막! 7개 국어에 능통한 사이키는 이 책 <외침과 기도>에서 추구하는 여행 미스터리의 적임자임이 분명해보인다. 사하라 사막의 한복판에 있는 소금 채굴 촌락과 도시를 오가며 물자와 소금을 교역하는 상인들의 행렬에 동참하게된 사이키. '사막의 배'라고 불리는 낙타와 이국적인 풍경들 속에서 살인의 전주곡은 서서히 고개를 든다.

 

젊은 작가, 시자키 유! 채 서른도 안된 이 작가는 단편 '사막을 달리는 뱃길'을 통해 제5회 미스터리즈 신인상을 수상하게 된다. 심사위원들의 격찬을 받으며 만장일치로 수상하게 된 시자키 유. 이후 '사막을 달리는 뱃길'과 함께 네 편의 단편이 수록된 <외침과 기도>는 '2010 아마존 에디터가 뽑은 문학 1위'를 비롯해 수없이 많은 상을 휩쓸게된다. 무엇이 그토록 그의 작품들을 극찬하게 하고, 독자들을 열광하게 만들었을까? 짧은 단편들로 미스터리가 가진 매력을 채우기에 부족함을 없었을까? 여러가지 궁금증이 시자키 유의 이름속에 묻어난다.

 

'사막을 달리는 뱃길'을 비롯해 '하얀 거인', '얼어붙은 루시', '외침'과 '기도'로 이어지는 시자키 유의 이 독특한 미스터리는 우선 '여행' 이라는 색다른 소재와 '특별한 공간'들을 배경으로 등장시킨다는 특색을 지닌다. 아프라카 대륙의 사하라 사막에서 스페인, 러시아, 아마존 밀림, 동남아시아의 이름없는 작은 섬에 이르기까지... 이국적인 풍경들과 미스터리의 조합이라는 독특한 시도가 가장 먼저 독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물해준다. 단순히 이름만 바꿔가며 비슷비슷한 공간과 시간속에서 미스터리를 헤엄치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색다른 즐거움이 느껴지는 것이다.

 

다음으로 주목할만한 것은 바로 시자키 유만의 독특한 묘사와 표현이다. 단편으로 꾸며진 작품들이다보니 미스터리가 가져야 할 반전과 트릭이라는 부분이 약한 것도 사실이다. (물론 이 작품이 충격 정도는 아닐지 몰라도 반전의 묘미를 빼놓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을 그 무엇이 그의 작품속에 담겨져있다. 그것은 바로 묘한 느낌을 전해주는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이국적인 풍경들을 따스하고 낭만적으로 그려내는 작가의 표현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전 미스터리들의 배경과 분위기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이질감을 줄 수도 있는 다양한 시공간적 배경이 어색함 없이 오히려 색다른 즐거움으로 다가오도록 만드는 작가의 문장력이 돋보인다.

 

<외침과 기도>는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으면서도 다양한 장르적 특성들을 골고루 담아내고 있다. 종교와 전설, 과학, 환상 등 다양한 시도와 작가의 열정이 고스란히 책속에 투영되어 있는 매력있는 작품이다. 미스터리의 매력중 하나인 서술트릭을 통해 짧으면서도 인상적인 느낌을 독자들에게 심어주기도 하고, 환상과 공포를 넘나드는 색다를 경험을 선사해주기도한다.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모습들과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재와 내용들이 점점더 이 작가와 작품들을 궁금하게 만든다.

 

'불어온 바람이 귓전에서 울었다. 꽃보라 치는 경치 속에서 점차 현실의 소리가 되돌아왔다. 그 소리 속에서 언젠가의 정경이 떠오르기를 나는 기도했다.'

 

마지막으로 시자키 유의 <외침과 기도>속에는 '여운'이 담겨져있다. 이국적 풍경속에서 그려지는 지극히 일반적인 '사람'들의 이야기, 그 사이에 선 여행자이자 이 작품의 미스터리 해결사 '사이키'는 사건을 해결하면서도 일반적으로 미스터리 소설에서 그려지는 차갑고 냉정함이 아닌 인간적인 향기가 뿜어낸다. 그리고 단순히 그런 인간적인 부분들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을 오래도록 그 자리에 머물게 만들고 생각하게 만드는 여운을 남겨둔다. 이것이 바로 신인작가 시자키 유가 가진 특별함이 아닐까!!

 

한 권의 책이 깊어가는 가을을 향기롭게 만든다. '시자키 유'라는 이름이 오래도록 그만의 독특한 색깔로 인상지어 질 것 같다. 그리고 여행자 사이키의 또 다른 여행도 궁금해진다. 언제쯤 다시 그 여행에 함께 할 수 있을지 조바심이 든다. 지금까지 어떤 미스터리 소설에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특별함을 간직한 <외침과 기도>! 아직 끝나지 않은 미스터리 여행자, 사이키의 행복한 발걸음을 기대해본다. 신비로운 이야기로 가득한, 또 다른 세계로 떠나는 미스터리 여행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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