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를 먹은 쥐 - 인류 최초의 동화 자타카 안도현 시인이 들려주는 불교 동화 1
안도현 지음, 임양 그림 / 파랑새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귀를 기울여 말을 걸어주면 나무도 친구가 됩니다.

유태인들에게 탈무드가 있다면 인도에는 자타카(Jataka)가 있다. 탈무드가 유대인

의 전통, 율법, 습관, 지혜를 담은 책이라면 자타카는 오래전부터 인도에서 전해 내려

오던 전설이나 민담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덧붙인 것이다. 자타카는 기원전에서 4세기

사이에 대부분이 정리되었고 6세기 무렵에 페르시아어로 번역되어 동서양의 여러곳

에서 새롭게 태어났다고 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이솝우화]나 [아라비안나이트] 등

다양한 작품속에 이 자카타의 뿌리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만나는 일은

어디서 한번쯤 만난듯한 친구를 다시 만나는 그런 느낌이다. 부처님이 태어나기 전의

이야기를 저자는 우리의 정서와 배경에 맞게 새롭게 창조해낸 한국적 자카타가 바로

이 책 <호미를 먹은 쥐>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도록 재밌고 즐거운 우화들로 구성된 <호미를 먹은 쥐>는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친구, 나눔, 그리고 겸손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깨우치는 작품

이다. 친구가 갖추어야 할 가장 소중한 덕목을 개인적으로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좋은 귀'를 말하고 싶다. 좋은 귀라는 의미는 잘 생기고 큰 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잘 들어주는 친구'를 말한다. 자신의 말을 많이 하는 사람보다는 친구의 말을

깊이 있게 잘 들어주는 사람이 진정한 친구일 것이다. 어떤 문제의 해결과는 또 다른,

잘 들어주는 친구는 소중하다. 귀를 기울여주면 나무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이 책

의 가르침이 인상적이다. 망고나무와 막내, 사자와 호랑이, 앵무새, 매, 호랑이와 참새,

그리고 코끼리 이야기.... 수많은 동물들의 이야기속에서 소중한 친구의 의미를 일깨

우고, 겸손과 나눔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간직하게 된다.



 

'친구'란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 라는 인디언 속담이 있다.

내 슬픔까지 함께 하는 친구, 나를 위해 모든 짐을 짊어져 줄 수 있는 친구, 어떤

어려움 속에서 더 빛을 내는 친구, 거만하지 않고 나눔과 겸손을 실천하는 그런

소중한 친구. 친구의 진정한 의미를 이 책을 통해 되새기게 된다. <호미를 먹은 쥐>

는 친구, 나눔, 겸손이라는 세가지 테마속에 10가지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만 결국

커다란 의미에서 '친구'라는 틀 안에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 유치원과 학교

라는 작은 사회에서, 가족 다음으로 만나는 존재가 바로 친구들이다. 아이들이 그

공간에서 배워갈 가장 처음이 되는 소중한 가치가 그렇게 이 책속에 담겨진다.

 

'눈이 밝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바램이 이 책속에 담겨 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동물들의 이야기. 형제와 왕자 이야기가 재미있게 펼쳐진다.

아이들은 어떤 느낌을 갖게될까? 지금의 눈높이에서 소중한 가치를 깨달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혹시 그렇지 못하더라도 이야기의 재미는 확실히 간직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 재미속에서 쉽지는 않겠지만 인생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들을 조금씩 깨우쳐 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앞으로 계속이어질

안도현 작가의 한국형 자타카를 통해, 그리고 안도현 불교동화를 통해 작가의 바램

대로 차이를 이해하고, 베풀 줄 알고, 함께 나누며, 서로 살피고 함께 할 줄 아는 밝은

눈을 가진 사람이 되는 아이들이 많아지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밝은 눈을 가진 사람들로 가득한 세상, 그렇게 세상이 동화속 풍경처럼 아름다워

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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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의 산책
구로 시로 지음, 오세웅 옮김 / 북애비뉴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밤 11 시 ... '아빠, 산책 가자!'

한 여름에 만났으면 더 좋을뻔 했던 작품을 만났다. 무더운 여름 밤 11시, 혼자라면

너무 무서울 듯 하고 누군가와 함께 산책이라도 하게 된다면 분명 이 책의 제목이

떠오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시퍼런 얼굴을 한 여인의 모습도 같이..

일본의 공포, 호러 소설을 자주 접해보지는 못했다. 너무나도 유명한 일본 영화 [링],

[주온]과 같은 작품속에서 특징적인 일본이 추구하는 공포가 어떤 것인지 느껴보았을

뿐 소설로서는 <밤 11시의 산책>이 아마 처음 접하는 작품이다. 영화속에서 느꼈던

일본 공포, 호러의 특징은 귀신의 저주나 원한을 담아내고 있다는 것에서는 우리의

정서와 비슷하지만 그 표현에 있어 그 특유의 분위기를 표현하자면 끈적끈적다고 표현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 작품들의 경우 오밀조밀하면서 순간 순간 놀라게 만드는

구성을 많이 사용한다면 일본의 경우는 끈적끈적한 공포라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

밤 11시, 그런 끈적끈적한 공포가 시작된다.

 

"어린 아이의 신은 바로 엄마에요."

귀신, 유령, 사신... 이라는 별명을 가진 소녀, 친구도 없고 선생님에게도 무시당하는

소녀, 그런 소녀에게 보여줄 것이 있다는 한 아저씨, 그리고는 다리에 목을 매어 자살

한다. 그런 아저씨를 보고 즐거운듯 스케치북과 색연필을 꺼내 그림을 그리는 소녀...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한다. 공포소설 작가인 타쿠로, 갑작스런 아내 미사코의 죽음으로

5살 치아키와 둘만 남겨진 그들에게 갑작스레 다가온 공포. 치아키는 엄마가 죽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상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시커먼 머리를 늘어뜨린 시퍼런 얼굴의

여자!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치아키는 환상처럼 엄마의 존재를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런 독특한 그림들을 그리게된다. 구름낀날을, 어두운 밤을, 인적이 드문

고즈넉한 장소를 좋아하는 이런 치아키의 독특한 취향을 처음에는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타쿠로의 주변에 이상한 죽음의 그림자들이 드리우게 된다. 출판사

담당인 쿠스노키의 실종, 사토나카 선생의 죽음, 조카 히토미와 형 쇼이치 가족의

자살 등 의문의 죽음이 이어진다. 그리고 타쿠로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게된 미키의

등장은 치아키를 더욱 이상하게 만들어버리고 유치원 아이들, 미키, 그리고 형의 가족

과 쿠스노키의 꿈속에 시퍼런 얼굴의 여자가 찾아온다. 아내 미사코의 죽음속에 감춰진

공포의 비밀과 밤 11시 산책을 즐기는 치아키 사이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그 비밀속에 숨겨진 새로운 반전이 우리를 숨막히게 한다. 그리고 지금도 그 공포는

계속되고 있다...



 

종이연극, 그리고 결혼 반지의 비밀

이런 제목이 더 어울릴 것 같다. 무심히 지나쳐 버렸던 맨 앞부분의 소녀 이야기

속에 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다. 엄마를 잃은 아이의 슬픔이라는 시각속에서 이야기

를 이해하다가 마지막에 드러나는 반전에 할 말을 잃어버린다. 앞서 언급했듯이

일본 호러 장르의 특징을 끈적끈적한 공포라고 말했다. 반복적이면서도 그 실체를

알 수 없는 치아키의 미스테리한 행동들, 타쿠로의 집을 둘러싼 서늘한 기운,

혹시라도 밤에 마주칠까 두려운 시퍼런 얼굴의 여자,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공포가

아니라 실체 없는 대상에 대한 두려움이 온 몸을 엄습한다. 전혀 예상치못한 곳에

서 그 공포의 실체가 밝혀지지만 그 공포는 그렇게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에 불과

한지도 모르겠다.

 

서양의 공포영화의 경우, 희대의 살인마, 정신병자, 그리고 좀비와 같은 특정한

실체를 가진 대상이 등장하지만 우리나라나 일본의 경우 원한과 저주라는 실체없는

공포가 특징적이다. 그래서 최근 헐리우드는 자신들에게는 없는 이런 독특한 소재

의 공포물을 영화로 리메이크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처럼 동서양이 다르고

또한 일본과 한국의 공포물이 조금은 차이를 나타낸다. 영화 [주온] 에서 들리던

'끄끄끄끄끄......' 하는 소리는 영화를 본후 한동안 귓가에 맴돌았을 정도로 강한

인상을 주었다. '끼리리, 끼리리리리, 끼리리....' 하는 이 책에서의 기괴한 울음

소리 또한 일본영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인것 같다. 가족을 중심으로 하는

음울한 배경과 괴상한 효과음들, 그리고 끈적끈적한 분위기가 공포를 더욱 배가

시키는 작품이었다. 밤 11시, 이제부터는 그 시간이 조금더 서늘한 느낌으로 다가

올 것 같다. 문득 돌아봤을때 시퍼런 얼굴의 여자가 날 뚤어지게 쳐다보고 있지는

않을지... 일본 공포 소설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었던 끈적끈적한 작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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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는 왜 난쟁이 집으로 갔을까?
모봉구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Director's Cut! 감독판! 감독이 추구하는 작품성과 흥행이라는 마케팅적 측면의
충돌이 빚어낸 결과물이 바로 Director's Cut! 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어떤 영화를
보다 보면 감독이 전혀 의도하지 않은 부분에서 관객들사이에 이슈로 부각되는 장면이
있기도 하고 다분히 감독이 의도한 장면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분석하고 이해하기도 한다.
감독이 추구하는 성향에 따라 동일하게 찍어놓은 필름이 전혀 다른 결말과 스토리구성을
갖게 되기도 한다. 친절한 감독님?들은 그 부분을 자세히 알려주기도 하고 혹은 의미를
관객들의 생각에 그대로 맞겨놓기도 한다. 감독의 작품성과 그 숨겨진 의미를 찾아가는
일은 영화를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설이나 동화와
같은 작품속에서는 어떨까? 우리에게도 꽤 익숙한 동화들, 작가들이 직접 숨겨진 비밀을
풀어 놓지는 않지만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던간에 동화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숨겨진 해석, 우리 삶의 변화를 가져올 인생의 코드와도 어울리는 그런 특별함을
<백설공주는 왜 난쟁이 집으로 갔을까?>속에서 찾아본다.
 


 
 
어린시절 모험과 환상의 나라로 우리를 이끌었던 동화는 어른이 된 지금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지치고 힘든 일상속에서 잊혀졌던 순수를 되살리고 무한 상상의 세계속에서
꿈과 희망을 새롭게 꽃피워주는 일상의 작은 쉼표와도 같은 의미가 바로 동화속 세계
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를 지금도 곁에 항상 두고 있다.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동화, 잠시 쉬어갈 때를 알려주는 동화, 그속
에는 오래된 우물과도 같은 인생의 지혜가 담겨있기도 하다. 동화를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 다양한 시각이 가능한 이유는 그 속에 숨겨진 비밀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백설공주는 왜 난쟁이 집으로 갔을까?>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동화속 평범한
이야기들을 거꾸로 흔들어보는 그런 작품이다.
 
백설공주는 왜 겨울에 태어났으며, 나뭇꾼은 왜 금도끼를 마다했고, 인어공주는 왜
거품이 되어야했는지, 신데렐라는 왜 매번 12시가되면 돌아가야 하고, 황금거위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일까? ...하는 다양한 의문(?)들로 이 책은 시작된다. 평범함을
던져버린, 쉽게 넘겨버린 것들에 대한 치밀하고 섬세한 분석이 이 책이 가진 매력이다.
너무도 익숙한 10가지 동화들속에서 왜? 라는 새로움을 발견해내는 작업, 그 시작은
백설공주와 함께 한다.
 
매일 같이 백설공주와 연애하고 사랑하라!
동화 백설공주(Snow White)속에는 긍정이라는 코드를 가지고 있다. 그녀의 캐릭
터는 세가지 모습으로 표현된다. 눈처럼 하얀 피부는 긍정적 마음과 깨끗하고 순수한
자세를, 피처럼 붉은 입술은 타인에 대한 따스한 위로와 칭찬, 원만한 인간 관계를,
숯처럼 검은 머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는 긍정적 사고방식을 의미한다. 
겨울에 태어난 백설공주는 바로 눈처럼 깨끗하고 순수한 생각과 분위기 조성을 위한
상징적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백설공주에 유난히 많이 등장하는 숫자 '7'은 행운의 상징
이라는 의미와 더불어 어떤 긍정적인 변화의 시작을 의미한다. 행운이 일어나는 방향
으로의 변화를 원하는 바램이 담겨있는 것이다. 일곱살 때부터 계모보다 더 아름다워
지기 시작하고, 일곱개의 산너머, 일곱난장이들이 살고, 일곱개의 숟가락, 포크...
7이라는 숫자는 긍정적인 변화와 행운을 의미하고 있는것이다. 보물캐는 난쟁이들은
인간이 가진 열등감과 그것의 극복하려는 노력을 상징하고 있다. 백설공주가 난쟁이
들과 함께 지냄으로써 열등감에 사로잡힌 그들을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변화시키게
되는 것이다. 동화 백설공주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주는 위대한 능력과 소중함을 일깨
우는 그런 작품인 것이다.





 

 

동화 백설공주가 전해준 긍정의 힘과 같이 이 책 <백설공주...>속에는 결단력, 잠재력

이라는 보물, 시련과 성공, 조화, 일과 생의 목적, 양육, 아이들 눈에 비친 욕망의 초상,

성 윤리, 일탈과 유혹속 개과천선 등 우리 삶을 변화시킬 10가지 인생의 코드들을

담아내고 있다. 평범하게만 생각했던 동화속 재밌는 이야기속에 숨겨져 있었던 비밀

을 찾아내는 일은 흡사 어린 시절 소풍에서 하던 보물찾기와도 비슷한 즐거움이다.

등장인물, 배경, 구성, 스토리...속에 몰래 몰래 숨겨져있는 상징성과 특별한 의미를

찾는 재미와 더불어 동화를 만나면서도 잘 몰랐던 내용들을 알아가는 재미와 동화와

연결되는 색다른 이야기들을 만나는 재미도 함께 한다.

[금도끼 은도끼] 가 우리나라 전래동화가 아니라 이솝우화가 전래된 것이라는 사실,

[신데렐라]의 원래 의미가 '재투성이 아이' 였다는 것, 개미의 근면한 성향을 가진 미르

미돈족과 트로이전쟁 이야기, 프로이트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신데렐라 콤플렉스...

이런 다양한 이야기들이 무지로 가득찼던 머리속을 즐겁게 해준다.

 

온고지신[溫故知新] 옛것을 알면 새것도 안다는 이 말이 문뜩 떠오른다. 오래전
부터 알아오던 익숙한 동화속 세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그속에 담겨있던
상징적 의미와 인생에 필요한 특별하고 새로운 코드들을 찾을 수 있었다.

동화판 Director's Cut!이라는 말과도 어울릴지 모르겠다. 저자가 직접 써내려간

글은 아니지만 저자의 의도와 작품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작품이기에 이런 이름과도

어울리지 않을까 싶기도하다. 동화뿐만이 아니라 일상속에서도 이런 왜? 라는 의문은

생활의 활력과 색다른 도전을 선물할 수 있을 것같다.

<백설공주는 왜 난쟁이 집으로 갔을까?>는 평범하고 호기심을 잃어버린 우리 삶에 작은

쉼표와 물음표라는 색다른 선물을 전해주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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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형 자기설명서
쟈메 쟈메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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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 C, D, E, F, G~~~X, Y, Z~~~ 세상엔 이렇게 다양한 이름을 가진, 서로

다른 모습의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얼굴도, 이름도, 성격도 다르고 같은

모습을 한 쌍둥이들 조차도 그것은 마찬가지이다. 그중 A, B, AB, 그리고 O 이

네가지 구분으로 세계 인구 80억을 나눈다는 건 어떨까? 무슨 의미를 가질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세 단어 '아무 의미 없음' 이다. 그렇다면 혈액형은 어떻게

이 세상에 나타난 것일까? 혈액형은 20세기 초 유럽에서 유행했던 '우생학'이라는

학문에서부터 생겨났다고 한다. 백인종은 우월하고 다른 인종들은 열성이라는 식의

엉뚱한 발상이 혈액형의 기원이라고 한다. 그런 별로 기분 좋지 못한 기원을 가지고

있는 혈액형을 지금까지도 간직한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와 일본정도라니 이런 아이러니

가 또 있을까? 일본에서 1927년 심리학자 후루카와에 의해 발표된 <혈액형에 의한

기질연구> 라는 논문이 혈액형에 얽힌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다. 혈액형의 구분기준이

인종적 우월이 아닌 성격 구분으로 기준이 변하게된다. 그것이 지금에까지 이어지고

있는것이다. ABO식 혈액형의 탄생은 우리가 지금 즐겁고 유쾌하게 생각하는 것만큼

즐겁지만은 않은 과거사를 가지고 있다.

 

그런 과거사를 가진 혈액형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있다. 개인적으로도 혈액형에 대해

거의 믿는 편은 아니다. 어떻게 단 4가지 부류로 사람들을 구분한단 말인가? 하고

혈액형에 대해 비판하던 것이 나의 모습이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나의 혈액형인

O형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은 피할 수 없었나보다. O형 설명서를 그렇게 펼쳐든다.

저자 또한 혈액형에 대해서는 맹신보다 경향을 기술하고 있다는 사실을 줄곧 인지

시키고 있다. 꼭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그럴 수도 있고, 그런 기질에 가까울 수 있다는

것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즐거운 기분으로 그렇게 O형 세상속으로 들어가보자.

<O형 자기설명서>는 O형이 가진 경향들을 체크해나가는 책이다. 자기 자신의 행동을,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개인적인 성향과 취미속에서, 일과 연애속에서, 기억과 생각

속에서 보여지는 O형의 특징들을 확인한다. 그리고 '만약~~' 이라는 가정하에 다양한

이야기속 주인공들이 O형이었다면 '~이랬을 것이다'라는 재밌는 시뮬레이션을 보여

준다. 하나하나 체크해내려간 항목들을 가지고 마지막으로 O형도를 체크한다.



 

개인적으로는 점집이나 토정비결을 믿거나 즐겨하지 않는다. 그곳에서나 신문지상에

점술인들인 이야기하는 것을 가만히 듣다보면 일반론적인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큰일있었지?" 이 한마디에 용한 점쟁이가 되기도 하고, "어디가 아플거야?" 하는

말에 움추리고 믿을의 싹을 피워낸다. 무슨 문제가 있기에 점쟁이를 찾았을 것이고

아플거라는 말은 아픔의 크기나 시기에 한계가 없다. 누구든 언젠가 한번쯤은 아프지

않겠는가? 혹시 틀리는 일이 있더라도, 가끔 그럴 수 있는 걸로 취급되니 거의 다

맞추는 용한 점쟁이가 되는 일은 너무나 쉬운 일일 것이다. 혈액형도 그렇다. 정이

많고, 아이들을 좋아하고, 굉장히 완고하고, 룰이나 조작이 성가신 게임은 질색이다...

등등 이런 일반적인 이야기에 맞다 하고 맞장구를 치면 혈액형은 딱 들어맞는것이고

'이거 누구나 그럴 수 있잖아?' 라고 일반화 시키면 아무것도 아닌것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이 책은 그냥 즐겁게 그럴 수도 있구나~ 하는 마음으로 만나면 즐거운 책

인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다만 한가지 마음에 드는 표현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꽤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다' 는 말이다. 사실 이 책에서 말하듯 감정의 기복도

심하고 상처도 가슴에 많이 간직하고 배고픈걸 잘 못참고, 지루한걸 싫어하고, 자유

분방한 성격도 맞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말은 바로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다는

말이었다. 그것도 꽤~~~ ^^

 

혈액형이라는 틀에 세상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성을 가두어 두기에 그것은 너무 작아

보인다. 저자의 말처럼 그런 경향도 있다라고 생각하며 쉽게 웃어 넘길 수도 있을

것이다. 혹시 자신의 좋지 않았던 낯선 면을 발견한다면 앞으로는 조금은 나은 방향

으로 변화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우리의 삶에서 돈이 행복을 담보하는것이 아니듯

혈액형이라는 틀이 그 사람의 모든것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바로 각자

가 만들어온 '자신'의 현재 모습이다. 혈액형이 틀렸다고 말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네가지 작은 틀에 결코 끼어 맞출 수 없는 멋진 자기 자신의 모습을 만들라고 말하고

싶다. 책속에 담긴 성격, 행동, 인간관계 등 다양한 삶의 모습을 통해 지금의 내 모습

을 바라보고 조금 더 발전된 모습으로 변화해 나아갔으면 하는 바램을 갖아본다. 

혈액형이라는 그 작은 틀에 얽매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꽤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는

O형이 제일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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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ich 부자의 탄생 - 포브스가 25년간 추적한 400대 부자 보고서
피터 번스타인, 애널린 스완 지음, 김고명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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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행복이 아니라 행복의 모조품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그 모조품이 너무나

빼어나기 때문에 진품과 구분하기가 무척 어렵다" - 윌리엄 페더

 

경제 환경이 무척이나 어렵다. 모기지사태로 촉발된 미국의 금융불안은 아직도 여전히

그 불씨를 갖고 있고, 석유를 중심으로한 원자재가격의 등락은 그 끝을 알수가 없다.

서민들의 피눈물과 절규에 찬 울부짖음을 가진자와 권력의 시종들은 듣고나 있는지

궁금하게 한다. 돈은 행복인가? 이 질문은 어쩌면 이 책이 말하는 처음과 끝이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종부세 논란과 멜라민 파동으로 어수선한 우리 현실속에서 부자들,

그들은 누구이고, 어떻게 그 많은 돈을 벌었으며, 그들은 어떻게 돈을 쓰고 있는지..

낮은 눈으로 그들을 바라본다. 그래서, 그렇기에 그들은 행복할까? 의문을 던져본다. 

 

 

맬컴 포브스(Malcolm Forbes)는 1982년 처음으로 400대 부호들의 명단을 발표

한다. 그리고 25년이 흐른다. 2007년 기준, 400대 부자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13억 달러는 있어야 된다고 한다. \ 도 아니고 $ 로 말이다!!! 꿈속에서

라도 한번 만나볼 수 있을지, 로또에 당첨된다고 하더라도 어림없는 돈이다. 이제





마음을 비우고 그들 부자들이 어떻게 부를 축적했는지 조금은 가벼운 맘으로 들여다

볼 수 있을것이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들이 여기 있다. 빌 게이츠, 워렌 버핏,

구글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 래리 페이지, 마이클 델... 등. 한때 재산이 850억

달러에 이르기도 했던 MS의 빌게이츠는 590억 달러로 2007년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그리고 워렌 버핏, 셸던 애덜슨의 순으로 이어진다.

 

<The Rich>는 포브스가 선정한 400대 부자들의 모든것을 이야기한다. 가장 먼저

그들은 누구이고,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누구가는 좋은 대학을 나왔고

또 누군가는 Risk 속으로 뛰어드는 모험을 감행했고, 그리고 누군가는 절묘한 타이밍과

행운이 뒤따라 주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은 어디에서 돈을 벌었을까? 석유? 엔터테인

먼트와 미디어? 월스트리트로 이어지는 투자의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부자들이 쓰는

돈의 세계를 조명한다. 부자들의 생활, 소비, 상속, 권력과 정치, 그리고 기부라는

아름다운 이름까지 담겨져 있다. 그리고 앞서말한 부자들은 행복할까? 라는 질문이

책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포브스의 400대 부자들에 대한 보고서를 이 책은 다양한

통계와 사례, 에피소드로 재밌게 엮고 있다. 여성들의 재산비율 감소, 빌게이츠 재산

과 아프리카 여러나라와의 GDP와 비교, 14.5%를 차지하는 빅3 부자들의 어마어마

한 재산, 부자들의 인종과 성별, 출신국가, 그들이 나온 대학, 부자들의 명암, 그리고

25년간 400명 안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 이런 다양한 이야기들로 인해 부자들이

가진 성공의 비밀을 조금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다. 성공하려면? 하는 단순 명료한

자기계발서보다 오히려 실제 사례와 다양한 연구 조사를 통해 보이는 성공의 비밀을

발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400대 부자들의 재밌는 통계 자료 중에서 그들이 10억 달러를 벌기위해 얼마간의

시간이 걸렸는지에 대한 조사가 나온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단 3년만에 10억

달러를 벌어들인 반면, 월마트의 샘 월튼은 19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인터넷 환경의

변화가 만들어낸 가장 놀라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도 어린

나이의 몇억 CEO 타이틀을 단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부의 지도를 통해서 이런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시대로의 전환도 읽을 수가 있다. 또한 부자들의 유형중에서

상속형과 자수성가형에 대한 조사도 흥미롭다. 첫 조사 당시 거의 같은 비율이었던

것이 근래들어 3:7 정도로 자수성가형 부자들이 늘어난 점도 시사점을 갖는다.

2000년과 2001년는 포브스가 요동치던 해였다. 현재 최고 부자의 자리를 차지

하고 있는 빌 게이츠는 당시 110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한다. 현재 2위인

워렌 버핏은 당시 28억 달러를 벌어들여 가장 많은 돈을 번 인물이라고 한다.

이처럼 재밌는 에피소드와 통계들로 <The Rich>는 가득하다.

 

"재산을 많이 남겨놓고 죽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 앤드류 카네기

 

120년전 카네기가 이런 말을 했다. 그의 말 대로라면 우리나라의 부자들은 정말

이지 부끄러워서 죽지도 못해야 하는것이 맞을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상속세를

내지 않으려고 불법으로 주식전환을 했던 S기업, 불법 비자금으로 조성으로

다시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H기업, 잘못을 저지르고 어김없이 기부라는 입에 발린

미끼 하나를 던져놓고 감감 무소식인 H기업... 그런 와중에 다시 우리 사회를

어지럽게 한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종부세 폐지와 관련된 논란이다.



 

얼마전 100분 토론을 통해 종부세 폐지와 관련해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그 당시

한 시민논객이 뉴욕타임즈에 게제된 광고를 들고 나왔다. 그 내용은 2001년 부시

행정부가 상속세 폐지 법안을 상정하려고 하자 빌게이츠, 워렌 버핏, 조지 소로스 등

최고의 부자들이 상속세 폐지를 반대한다는 내용을 뉴욕타임즈에 광고한 것이었다.

종부세와 상속세 폐지, 대한민국과 미국, 아직도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차이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대목이어서 마음이 무거웠다. 최고 부자들이 말한 상속세를

폐지 하면 안돼는 이유는 상속세 폐지로 혜택을 입는 사람들은 소수이지만 그로인해

크든 작든간에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다수라는 설명과 함께 부는 세습되어서는 안된

다는 내용이었다. 바로 이런 1%의 차이가 그 나라를 변화시키고, 사람들은 감동시키

는 것이다. 2008년 대한민국의 모습이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종부세 폐지 움직임

속에 고스란히 들어있다. "역사상 가장 큰 기부금이 얼마였습니까?" 테드 터너의

이 한마디는 빌게이츠를 비롯한 미국의 부자들의 마음을 사정없이 흔들어 놓았다.

워렌 버핏 407억$, 빌 게이츠 280억$, 조지 소로스 59억$... 이미 기부하였거나

기부를 약속한 부자들의 현주소이다. 많은 부를 소유한 이들이 사회에 대한 환원에서도

단연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세습된 부가 아닌 능력 중심의 사회와 기회 균등의 가치를 지켜

나가야 한다." 라고 말하는 워렌 버핏의 모습이 진정한 부자의 모습이기를 바란다.

 

부자들 그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고 어떻게 그 부를 사용하는지

이 책을 통해서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그렇다면 진정 그들은 행복할까?에 대한 대답

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하버드 대학의 대니얼 길버트 교수의 연구결과 부는 절망적인

가난에서 벗어나 중산층이 될 때는 행복을 담보하지만 그 이후에는 행복한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이 결론이 절대적이지는 않겠

지만 조금은 허황된 부를 꿈꾸는 이들에게 작은 도움은 될 줄 믿는다. 인생의 성공이

단순히 돈을 많이 얻는 것인지, 행복을 의미하는 것인지 결정해야 할 것 같다.

로또에 당첨되어 수십억원을 받았지만 절도와 강도를 일삼다 쇠고랑을 찬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하겠다. 부자들의 인생과 성공스토리를 통해 행복과

부, 성공이라는 인생의 목표와 의미를 새롭게 일깨우는 값진 시간을 얻게되었다.

그리고 기부라는 또 다른 행복과 성공의 아름다운 이름도 배우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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