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를 먹은 쥐 - 인류 최초의 동화 자타카 안도현 시인이 들려주는 불교 동화 1
안도현 지음, 임양 그림 / 파랑새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귀를 기울여 말을 걸어주면 나무도 친구가 됩니다.

유태인들에게 탈무드가 있다면 인도에는 자타카(Jataka)가 있다. 탈무드가 유대인

의 전통, 율법, 습관, 지혜를 담은 책이라면 자타카는 오래전부터 인도에서 전해 내려

오던 전설이나 민담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덧붙인 것이다. 자타카는 기원전에서 4세기

사이에 대부분이 정리되었고 6세기 무렵에 페르시아어로 번역되어 동서양의 여러곳

에서 새롭게 태어났다고 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이솝우화]나 [아라비안나이트] 등

다양한 작품속에 이 자카타의 뿌리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만나는 일은

어디서 한번쯤 만난듯한 친구를 다시 만나는 그런 느낌이다. 부처님이 태어나기 전의

이야기를 저자는 우리의 정서와 배경에 맞게 새롭게 창조해낸 한국적 자카타가 바로

이 책 <호미를 먹은 쥐>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도록 재밌고 즐거운 우화들로 구성된 <호미를 먹은 쥐>는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친구, 나눔, 그리고 겸손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깨우치는 작품

이다. 친구가 갖추어야 할 가장 소중한 덕목을 개인적으로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좋은 귀'를 말하고 싶다. 좋은 귀라는 의미는 잘 생기고 큰 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잘 들어주는 친구'를 말한다. 자신의 말을 많이 하는 사람보다는 친구의 말을

깊이 있게 잘 들어주는 사람이 진정한 친구일 것이다. 어떤 문제의 해결과는 또 다른,

잘 들어주는 친구는 소중하다. 귀를 기울여주면 나무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이 책

의 가르침이 인상적이다. 망고나무와 막내, 사자와 호랑이, 앵무새, 매, 호랑이와 참새,

그리고 코끼리 이야기.... 수많은 동물들의 이야기속에서 소중한 친구의 의미를 일깨

우고, 겸손과 나눔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간직하게 된다.



 

'친구'란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 라는 인디언 속담이 있다.

내 슬픔까지 함께 하는 친구, 나를 위해 모든 짐을 짊어져 줄 수 있는 친구, 어떤

어려움 속에서 더 빛을 내는 친구, 거만하지 않고 나눔과 겸손을 실천하는 그런

소중한 친구. 친구의 진정한 의미를 이 책을 통해 되새기게 된다. <호미를 먹은 쥐>

는 친구, 나눔, 겸손이라는 세가지 테마속에 10가지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만 결국

커다란 의미에서 '친구'라는 틀 안에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 유치원과 학교

라는 작은 사회에서, 가족 다음으로 만나는 존재가 바로 친구들이다. 아이들이 그

공간에서 배워갈 가장 처음이 되는 소중한 가치가 그렇게 이 책속에 담겨진다.

 

'눈이 밝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바램이 이 책속에 담겨 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동물들의 이야기. 형제와 왕자 이야기가 재미있게 펼쳐진다.

아이들은 어떤 느낌을 갖게될까? 지금의 눈높이에서 소중한 가치를 깨달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혹시 그렇지 못하더라도 이야기의 재미는 확실히 간직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 재미속에서 쉽지는 않겠지만 인생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들을 조금씩 깨우쳐 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앞으로 계속이어질

안도현 작가의 한국형 자타카를 통해, 그리고 안도현 불교동화를 통해 작가의 바램

대로 차이를 이해하고, 베풀 줄 알고, 함께 나누며, 서로 살피고 함께 할 줄 아는 밝은

눈을 가진 사람이 되는 아이들이 많아지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밝은 눈을 가진 사람들로 가득한 세상, 그렇게 세상이 동화속 풍경처럼 아름다워

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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