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자의 사랑 판타 빌리지
리처드 매드슨 지음, 김민혜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Time waits for no one. 시간은 누구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일본의 SF거장 츠츠이 야스타카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라는 작품을 기억한다. 시공간을 뛰어

넘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소녀 가즈코. 1965년 소개된 이 책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수많은 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를 가진 많은 작품의 모티브가 되고있다.

에니메이션으로 리메이크 되고 더 많은 사랑을 받게된 이 작품의 매력은 무엇일까? 바로 시공

간을 뛰어넘는 타임리프라는 SF적 소재가 가진 독특함과 거기에 사랑이라는 포인트를 적절히

조화시킨 스토리라인이 이 작품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일 것이다. 이런 두가지 매력적인 포인트,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이라는, 제목만으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해보이는 <시간 여행자의 사랑>.

독특한 분위기의 표지만큼이나 환상적인 이 작품을 만나본다.

 

사람들은 여전히 시계와 달력에 묶여 있었지만 나는 거기에서 풀려났기 때문에..(P.16)

1971년. 서른 여섯의 TV작가인 리처드 콜리어, 뇌종양으로 죽음을 목전에 둔, 삶의 방향을 상실

해버린 한남자가 있다. 콜리어는 차분히 죽음을 준비하기위해 형과 함께 살던 집을 떠나 넉달 혹은

여섯달 남짓 남겨진 시간동안 여행을 하면서 책을 써보기로 한다. 동전을 던져 어디고 발닫는 곳

으로 떠나려던 그에게 문든 찾아온 사랑. 우연히 발길이 머문 코로나도 호텔 역사실에서 보게 된

한 여인의 사진. 우아한 얼굴의 엘리스 매케나라는 사랑스런 이름을 가진 여인. 콜리어는 그렇게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75년이라는 시간의 간격이 있다. 1896년의 여자

와 1971년의 남자. 어디서 본듯하기도 한 그녀에 대해 콜리어는 많은 책과 자료를 통해 배우였던

그녀의 삶에 뛰어들게 된다. 그녀가 좋아하던 작곡가 말러, [젊은 목사] 라는 연극, 그리고 그녀와

자신이 언젠가 만났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리고 그녀와 시간을 초월해서 만나기위한 방법을

찾아내게 되는 콜리어. 75년이라는 시공간을 뛰어넘는 콜리어와 매케나의 특별한 사랑속으로의

환상적인 여행은 그렇게 시작된다.



 

이 작품은 [나는 전설이다] 의 작가 리처드 매드슨이 자신의 작품 중에 가장 최고라고 뽑은 작품

이라고 한다. 리처드 매드슨은 가족여행을 하다가 들른 작은 마을의 극장에서본 한 여인의 사진을

보고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사진 속의 여인은 모드 애덤스(Maude Adams)라는 실제 미국 배우
라고 한다. 한 여인을 보고 이처럼 환상적이고 독특한 작품을 창조하는 작가의 능력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시종일관 진실, 혹은 거짓... 을 오가며 이야기속에 빠져드는 재미는 무어라 표현

하기 힘들 정도다. 우리는 가끔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이 드러내는 초능력적

인 힘을 보게된다. 영화 [페노메논]. 작은 마을의 평범한 청년이었던 주인공이 벼락을 맞고 초능력

적인 힘을 발휘하게 된다. 나중에 그는 머리속에 종양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는데... 이런

영화에서 처럼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는 우리가 알 수 없는 특별한 능력이 있을지도 모른다.

시공간을 초월해서 콜리어가 매케나를 만난다는 설정도 그래서 가능할 지도 모르는 것이다. 영화

[페노메논] 속에는 잊혀지지 않는 명대사가 있다.

내가 죽을때까지 나를 사랑해 주겠소?" , "싫어요." , ".........."
"내가 죽을때까지 당신을 사랑하겠어요."                              - 페노메논 中


잊혀지지 않고 감동으로 남아있는 이런 안타까운 사랑때문에 기억되는 영화, <시간여행자의 사랑>

또한 이런 사랑의 코드가 환상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세상은 당신이 믿는대로 이루어진다."  (P. 121)

요즘 아주 재미있게 만나고 있는 드라마가 있다. 바로 [바람의 화원]이다. 신윤복이라는 불세출의

천재화가가 여성이였다는 설정을 통해 동시대를 살았던 김홍도와의 러브스토리를 만들어내고

그가 남긴 작품에 대해서 새롭게 조명해보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역사를 소재로 하면서도 우리가

한번도 다루지 않았던 인물들을 재조명하고 미스터리한 삶을 되집어보는 재미와 함께 시각적인

효과도 뛰어난 작품이다. 거기에 빼놓을 수 없는 사랑이라는 테마가 적절히 녹아있어 매력을

더해주고 있다. 그런데 오늘 그런 기사하나를 볼 수 있었다. 신윤복을 여성으로 설정한것이 역사

왜곡이다? 라는... 얼마나 편협한 시각인가? 정통 사극을 표방한 것도 아니고 팩션이라는 설명

을 덧붙였음에도 이런 논란아닌 논란이 일어난다는 사실이 어쩌면 우리 사회의 문학을 바라보는

경직화된 시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이 아닐까 싶다. 이것은 꼭 이래야만 하고 저것은

저래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이 빚어낸 결과물인것이다. 이것은 꼭 이래야만 하는가? 저렇게 되면

안될까? 하는 의문과 호기심이 우리 문학을 더욱 살찌울 수 있는 바탕이되고 시작이 될 것이라

믿고 싶다. 역사왜곡이 아닌 역사에 대한 편협한 시각을 벗어나 즐겁고 재미있는 상상의 확장을

이끌어 내는일도 작가들의 임무가 아닐까? 우리 문학은 현실에 집착하는 사랑과 불륜, 싸움과

폭력만이 가득해야 할까? 환상문학이라는 장르의 매력에 빠져버린 요즘이다. 일찍이 현실속을

허우적 거리던 끈적끈적한 느낌에서 벗어나 사랑이라는 테마가 곁들여진 환상적인 작품을 만나는

재미를 <시간 여행자의 사랑>속에서 또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세상은 우리가 그렇게 믿는대로 이루어질지도 모를것이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꾸니 루미 2 - 바다 속 도시
한가을 지음, 김석류 그림 / 엔블록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먹이사슬의 제일 위쪽은 인간이라지. 하지만 그때문에 인간이 만물의 영장인 것은 아니

라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일 수 있는 이유는 인간이 만물을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라네.'

                                                            - 이외수. 사부님싸부님

탁월한 상상력과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언어의 연금술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매혹시키는 이외수

작가의 [사부님 싸부님] 이라는 책은 아주 작고 보잘것없는 올챙이 한마리의 모험을 그리고 있다.

다른 올챙이들과는 조금은 다른 하얀 올챙이 한마리의 모험과 깨달음을 그리고 있는 이 이야기가

갑자기 떠오른다. 정말이지 작고 예쁜 <잠꾸니 루미>가 다시 바닷속 도시 루앙으로 되돌아 가는

험난한 여정을 보면서 '바다를 아십니까?' 하며 먼길을 떠나는, 심오한 철학을 담은 하얀 올챙이의

모습이 그대로 연상된다. '꿈(세상)을 아시나요?' 라는 물음을 가지고 떠나는 루미의 모험, 두번째

루미와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된다.

 

빅뱅바이러스로 커다란 풍선처럼 부풀어버린 시원의 엄마와 삼촌, 인간 세상의 엄청난 사건들이

루미의 고향 루앙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의한 것임을 짐작한 루미는 다시 고향 루앙으로 발길을

돌린다. 한편 시원의 집은 드까오르 공작이 보낸 꿈꿈족 수색대가 카프리콘 모듈을 찾기 위해

엉망이 되어버리고, 엄마와 삼촌은 장세희 박사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하늘에 매달려있지만 머지

않아 날아가버릴 위험에 처하게되고... 루앙으로 돌아가기 위해 바다로 나선 루미는 정어리 친구

들을 만나 도움을 받고 함께 길을 떠난다. 초음파를 사용해 위치와 사물을 식별하는 방법을 터득

한 루미는 정어리들과 함께 범고래, 전갱이, 검정지느러미 상어, 부비새, 백상아리, 브라이드 고래

등의 위협과 맞서고 캘리콧의 도움으로 드디어 루앙에 도착하게 된다. 하지만 이미 드까오르 공작은

아빠와 잠꿈족 왕자, 열한명의 신하, 공주와 왕비를 모두 붙잡아간 상태. 루미는 잠꾸니 왕의 견습

기사 북친과 무정부주의자 비앙키와 함께 그들의 구출을 계획한다. 드까오르 공작이 잡아간 열두

명의 사제단과 그들의 카프리콘 모듈, 그리고 드까오르 공작과 에메랄드 기사, 꿈꿈족 로저스 22세

의 딸 이크라케나 공주... 붉은 남작에게 듣게된 이야기를 통해 그동안 의문에 쌓였던 사건의 전모가

조금씩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드까오르 공작을 배후조정하는 또 다른 숨겨진 인물...

드까오르 공작의 꿈통조림 zZ1, zZ2, 아이스크림꿈1이 파괴시킨 루앙과 잠꾸니족, 그리고 인간

계의 위협... 루미와 친구들은 드까오르 공작에게서 아빠와 사제들을 구하고 루앙과 인류를 구원할

수 있을까?



 

'원래 인간의 꿈은 공기처럼 가벼웠다. 그래서 꿈은 새벽이 되면 하늘로 올라갔다.......

그 꿈과 생각들은 영영 사라지지 않고 우주심으로 저장되었다.'             (P. 238)

 

인간의 소망과 바램을 정리하던 꿈꿈족이 인간이 잠자는 동안의 꿈을 정리하는 잠꿈족과 잠꼬대

족을 침범한다는 설정이 역시 독특하게 느껴진다. 이성과 무의식, 비이성의 충돌, 사실 그것들이

담고있는 깊은 의미를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아보인다. 인간의 욕망이 무의식을 지배해버린 사회,

독단과 독선에 고립되어버린, 인간이 스스로 우리 사회를 파괴해버리는 현대문명사회의 모습이

아마 드까오르 공작이나 그의 숨겨진 배후의 모습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소통의

단절, 오로지 지구에서 인류만을 생각하고 다른것들의 지배만을 꿈꾸는 과욕이 얼어붙은 거대도시

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앞서 살펴본 [사부님싸부님] 에서 인간이 만물의 영장인 이유를

인간이 먹이사슬의 가장 위여서가 아니라 세상을 품안으로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욕심과 독선이 아닌 사랑과 소통... <잠꾸니 꾸미>에서 말하려는 것도 결국 이런 내용이 아닐까.

 

잠꾸니들과의 단절이 있지만 아직 잠꿈나무들을 키워가는 꾸니들이 있고 인간들은 꿈을 통해 추악

한 마음과 감정과 정서의 배설물들을 쏟아내 버릴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이 아직 우리에겐 남아있다.

<잠꾸니 루미> 두번째 이야기는 에니메이션으로 만나도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이든다. 본격적으로
사건의 해결을 위한 루미의 모험이 너무나 흥미롭게 그려지고, 새롭게 등장한 북친과 비앙키, 붉은
남작, 에메랄드 기사의 모습도 너무나 환상적이다. 그 모습들이 일러스트를 통해 생생하게 표현되
어 있어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준다. 쬐그맣고 귀엽기만한 루미가 그려내는 환상적인 모험, 꿈과
관련된 소재와 주제가 담고 있는 상징성, 그리고 아직 그 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숨겨진 음모와 진실
이 또 다음 이야기를 무척이나 기대하게 만든다. 큰 눈속으로 빠져들것 같은, 루미가 그려내는 환상
동화 <잠꾸니 루미 2> 또 그 매력에 흠뻑 빠져버리고 말았다. 마지막이라는 아쉬움과 기대를 동시
에 갖고 루미와의 세번째 만남을 손꼽아본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별난 녀석들의 유쾌한 수다
김민수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시대는 바뀌었고 이젠 뭐든 섞어놔야 대접받는 글로벌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P.08)

평범함이 미덕이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독특하고 상징적이며 개성강한 사람과 디자인, 문화가

인기를 끌고 사랑받는 시대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의 모습이다. 너무나도 익숙해진

세계화니 글로벌이니 하는 말들과 함께 어느새 우리 곁에는 퓨전, 크로스오버, 뉴에이지... 등등

정말 별난 녀석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비보이와 가야금중창단의 공연, 사물놀이를 비롯해 해금,

아쟁과 서양악기들이 어울린 퓨전 국악이 인기를 끌고, 팝페라가수들이 사랑받는, 예전 같으면

전혀 친해질 수 없을것 같던 악기와 고유 영역의 문화가 서로 어울려 보다 아름답고 독특한 선율의

감동을 만들어내는 다양한 시도들이 요즘들어 활발해 지고있다. 단순히 음악분야 뿐만이 아니다.

감자와 고구마를 섞어놓은 피자 등 서양과 동양을 어우르는 퓨전 음식, 남성과 여성이라는 단순한

성적 경계를 넘어서는 알파걸의 등장이나 우리에게 익숙한 기존의 동화와 소설들을 뒤집어 보고

이리저리 뒤흔들어놓는 퓨전동화와 소설 등 우리와 관계된 모든 분야에서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

들이 앞다투어 등장하고 있다. 새로움을 향한 끝없는 갈망이 21세기 퓨전과 크로스오버라는 형식

으로 나타나고 있는것이다. 우리가 원하던 그런 별난 녀석들과의 특별한 만남을 위해 이 노오란 

책을 한꺼풀 벗겨본다.

 

커피를 쏟아버린 거울유령, 폰카를 찍어주는 용왕과 거만한 표정의 토끼, 그리고 왠지 어눌해보이

는 별주부의 표정이 살아있는 표지가 이색적이다. 표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별난 녀석들의 유쾌

한 수다> 속에는 이런 별난 녀석들이 등장한다. 한꺼풀을 벗기면 우리에게 익숙한 동화속 캐릭

터들이 21세기 퓨전이라는 독특한 색깔로 새롭게 태어나고, 현실속 사랑을 테마로한 로맨틱 코미

디와 환상과 공포를 곁들인 상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아무래도 이 책의 압권은 총3부 중에서 첫

번째 퓨전동화라 생각된다. '사슴의 사주에 의한 나무꾼의 선녀 날개옷 절도사건'이 있은지 어언

8년, 어느덧 두아이의 엄마가 되어버린 선녀는 선녀옷을 찾게되지만 하늘로 올라가는 대신 대한

민국 교육 1번지 강남입성을 위해 날개 옷을 팔기로 마음먹고 지긋지긋한 연못에 갖혀사는 산신

령의 금도끼은도끼와 은밀한 딜~을 하게된다는 [나뭇꾼과 도끼 그리고 선녀]. 용궁에서 쫓겨난

서해용왕의 딸 순과 낙향한 선비 채웅의 러브스토리 [우렁색시]. [꼬마도깨비]에서는 금도끼

은도끼를 빼앗기고 우렁색시 순을 잃게 만든 못된 고을 수령을 혼내주는 꼬마도깨비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그려진다. 별주부전을 뒤집어 보는 [新거북 토끼전]과 시골쥐와 고양이의 교활한 거래

를 담은 [시골쥐 그리고 도시쥐]. 우리가 알던 동화를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비틀어버린 유쾌

발랄한 퓨전동화의 진수가 펼쳐진다. 2부에서는 수원에 살고 있다는 저자의 흔적이라도 묻어있

는듯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로맨스가 주를 이루고, 마지막 3부에서는 기발하면서 조금은 공포스

럽기도 한 [죽음의 그림]을 비롯한 3편의 단편이 담겨있다.





1부에 등장하는 날개옷을 포기하고 강남을 선택한 선녀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현실을 보는 듯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다. 안토니오 지오바니가 디자인한 명품 날개옷에 연연하는 산신령, 간이

식에 보험이 되냐고 묻는 용왕과 의료보험은 안되고 무배당 AIK생명으로 된다고 맞받는 닥터피쉬

코믹한 대화속에도 현실을 꼬집는 해학이 숨어있다. 별주부전에 테마를 둔 [新 거북 토끼전]에는

쌩뚱맞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토끼와 달리기 경주를 하던 토끼가 등장한다. 어렵사리

만난 별주부전의 토끼는 소주병을 날리며 거북이를 십전대보탕으로 끓여 먹겠단다. 용왕과 동창인

산신령... 동화를 한바퀴돌려 비틀고 뒤집어 놓은 듯한 기발한 상상들이 가득하다. 현실을 꼬집는

재치와 고전을 뒤집어보는 독특한 캐릭터들이 퓨전동화를 읽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해주고있다.

 

상상마당으로 이름붙여진 3부에서는 단순한 상상만이 아닌 이야기속에 묻어나는 깊은 주제의식들

이 돋보인다. [죽음의 그림]속에 세상에 가장 무서운 존재의 이름이 바로 '가난'이라는 점은 제시

하는 것과 [거울 유령]속에서 비뚤어진 세상속에서 가슴속 상처를 가진 모녀의 치유와 사랑을

이끌어내는 주인공을 매력적으로 그려낸다. [봄이 오기까지]에서는 '봄은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가는 사람의 마음속에서부터 온다'는 요즘 우리현실속에서도 꼭 필요한 주제의식을 선물하

고 있다.

 

옛것속에서 새로움을 찾고 또 그속에는 우리 현실이 담겨있다. 사랑이라는 테마 또한 빼놓지 않으

면서 익숙한 캐릭터들의 새로운 면들을 발견하는 특별한 재미를 선물하는 작품이다. 별난 녀석들

과의 수다와 함께하다보니 시간이 흐르는 줄도 모른다. <별난 녀석들의 유쾌한 수다>는 해학이

가미된 코믹장르와 열정이 가득한 로맨스, 가슴 서늘한 공포속에 담아낸 주제의식과 현실속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마음가짐까지... 다양한 장르속에 기발한 상상과 깊은 감동을 담아놓은 '노오란

빛깔 가을 선물세트' 라고 소개하고싶다. 이 별난 녀석들과의 또 다른 만남을 기대해봐도 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을 바꾼 비이성적인 사람들의 힘 Social Shift Series 1
존 엘킹턴.파멜라 하티건 지음, 강성구 옮김 / 에이지21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돌+아이'가 시대의 아이콘으로 등장하고 있다. 외형적인 모습으로만 볼 때 지극히 정상적이지 못하고

평범을 거부한, 조직에 순응하지 못하는 사람일지 모르나 그 숨겨진 내면을 살펴본다면 자신만의 특별

한 가치관과 신념을 가지고 형식의 틀을 거부한, 어찌보면 다른 이들보다 시대를 앞서나가는(물론 그

시대에 그것이 앞서간다고 인식되지는 않을수도 있겠지만..) 언제나 새로움을 추구한다는 긍정적 의미

를 가지기도 한다. 레인콤의 MP3 플레이어 '아이리버'를 비롯해 삼성전자의 휴대폰 '애니콜(가로본능)'

, 아모레퍼시픽의 '슬라이딩 콤팩트'등을 단숨에 히트시키며 디자인의 혁명가로 불리는 이노디자인의

김영세 대표는 돌+아리를 이렇게 정의한다. 그들은 '무엇인가에 푹 빠져있는 열정적인 전문가'이며

'일을 일이라 생각하지 않고 진짜 좋아서 하는 그런 사람' 사람이라고 말이다. 비이성적인 사람

들은 어쩌면 우리가 쉽게 말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돌+아이'가 아닐까? 이제 세상을 바꾼 비이성적인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한다.

 

"이성적인 사람은 자신을 세상에 적응시킨다. 하지만 비이성적인 사람은 고집스럽게 세상을

 자신에게 적응시키려 한다. 그래서 모든 진보는 비이성적인 사람의 손에 달려 있다." 

                                                         - 극작가 버나드 쇼(P. 010)

비이성은 단순히 정신적인 면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낡은 사고방식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것을

찾아 진화해가는 혁신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리 사회를 변화시킨 혁신의 힘! 비이성의 힘! 그것은

누구에게서 나오고, 그 힘은 어떻게 생겨났으며, 그 변화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미래 우리

사회는 어떻게 이끌어져 나가야 하는지 <세상을 바꾼 비이성적인 사람들의 힘>을 통해 살펴본다.

세계를 바꾸는 힘은 바로 사회환경적 기업가(Social Environmental Enterpreneur)에게서

나온다. 비이성적 혁신가로도 불리는 그들은 기존의 문제에 도전하고 위험을 감수하면서 새로움을

찾아나선다. 기존의 낡은 틀을 거부하고 혁신과 통찰을 공유한다. 결단력과 성실, 열정 사이에 균형

을 유지하며 변화를 일으키는 사람들을 가르치고, 좋은 쪽으로는 참을성이 없다는 특징을 가진다.

사회적 기업가들은 왜 비이성적이고 돌+아이라는 말을 듣는것일까? 그들은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시스템을 바꾸려하고, 정상적이지 않은 야망을 드러내며, 감성에 움직인다. 미래를 내다보는 눈을

지니고 비영리성을 나타내면서도 이윤을 추구하지만 그렇다고 초영웅이 되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는 등의 다양한 이유들이 있다.

 

이 책은 모두 3장으로 구성된다. 초반의 비이성적인 사회적 기업가가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과 마지막

부분의 에필로그(미래 지도자를 위한 교훈)을 따로 떼어낸다면 5장으로 구성된다고도 볼 수 있을것

같다. 1장에서는 사회적 기업가들이 만들어내는 혁신기업의 3가지 유형과 그들을 가장 고민케 만드는

재원조달과 기타 문제점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2장에서는 미래 시장 창조와 관련해서 UN의 새천년

발전목표(MDGs)를 바탕으로하는 사회적 기업의 10가지 미래기회를 설명한다. 더불어 무하마드

유누스가 말한 분재소비자들을 위한 3가지 과제를 살펴본다. 3장에서는 사회적 기업가들이 이끌어낸

변화의 방식과 시스템 변화로서 발전하게되는 6가지 영역을 살펴본다. 마지막 결론부분에서는 미래

지도자들을 위한 교훈을 제시함으로써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있다.



 

소액대출운동의 선구자이며 그라민 은행의 설립자 무하마드 유누스, 화장실 대소동을 일으킨 잭심,

로리 스테어와 프리플레이 에너지, 크리스토발 콜론과 라 파제다, 파르크소프트와 린콘 ... 등

수많은 사회적 기업과 비이성적 혁신가들의 사례가 있다. 그들을 통해서 바라본 현실은 따스함과

냉정함이 공존한다. 사회적 기업가들에게 현실은 어찌보면 기회이지만 분재같은 사람들에게 현실은

아직도 참혹하기만 하다. 바로 이것이 세상이 많은 사람들이 더욱 비이성적으로 변해야 하는 이유

일 것이다. 더욱이 대한민국에 있어서는 말이다. 얼마전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던 Y제약회사의

비자금사건을 보면서 기업의 사회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던 이 기업의 양면성을 확인하게되어 너무

씁쓸한 맘을 가지게 되었었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그대로 따라가는 사람과 조직, 기업은 더이상

미래를 낙관하기가 쉽지 않음을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여실히 배울 수 있었다. 미래를 이끌어가기

위한 비이성적인 힘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노디자인의 김영세 대표는 'Design is loving others'라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디자인은 마치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듯이 한다' 라는 이 경영철학속에 기업이 걸어야할

미래가 담겨있다는 생각이든다. 기업이 추구하는 가장 커다란 목표는 아마도 이윤추구에 있을 것

이다. 하지만 이제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기업도 변화해야 한다. 단순히 환경적 기업으로써만이

아니라 사회적 기업으로써,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주도적 기업으로써의 변화에 가장 중요한

핵심이 김영세 대표의 경영철학속에 담겨있는것 같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들을 대하듯, 그렇게

따스하고 감동적인 경영을 한다면 세상은 변화하고 그 기업은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이

될 것이 명백해 보인다. '나는 비이성적인 사람들의 힘과 이 책의 힘을 믿는다...'는 파울로 코엘료

의 추천사처럼 이 책을 통해 많은 이들이 비이성적인 힘을 갖게되고 그로인해 세상이 긍정적으로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을 믿어의심치 않는다.

당신도 한번 세상의 변화를 손아귀에 쥐어보고 싶지 않은가? 그렇다면 꼭 이 책을 만나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 환상 문학 단편선
김이환 외 지음 / 황금가지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어떤 장르의 소설을 좋아하세요?'

이런 질문에 대한 당신의 대답은? 요즘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역사 팩션소설, 청춘들의 사랑과

열정을 다룬 성장소설, 아니면 흥미진진한 사건과 스릴이 넘치는 범죄추리소설, 전쟁의 참혹성과

사랑을 담아 내는 전쟁소설, 일상의 이야기들을 소소하게 담아낸 심리주의 소설,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시리즈와 같은 판타지 소설... 그렇다면 이처럼 다양한 장르의 소설중에서 국내문학작품

이 가장 취약한 장르를 하나 꼽으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 위에서도 소개했듯 반지.., 해리..시리즈

와 같이 외국작품이 먼저 떠오르는 판타지 장르가 아닐까. 그렇기때문에 어쩌면 앞으로 더욱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가능성이 큰, 한국문학의 기회가 될 장르라고 생각을 갖게된다.

 

환상문학(fantastic literature)은 초자연적 가공 세계에서 일어난 사건이나 현실에 있을

수 없는 사건을 소재로 한 문학작품이라고 정의된다. 가공의 세계에서, 혹은 현실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그 소재는 전혀 현실적이지 않기때문에, 거기에서 나타나는 현실과의 '단절과 공포감',

'애매성과 의혹'이 나타나게되는데 이것이 바로 환상문학만이 가진 특징이 된다. 한국문학속에서도

조금은 낯선 장르인 환상문학, 그 새로운 도전과 즐거운 모험을 이제 시작해본다.

 

<한국환상문학 단편선>은 9명의 국내 대표 환상문학작가 9인이 펼쳐놓는 짜릿하고 스릴넘치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국내 문학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들었던 새로운 장르의 다양하고 환상적인

모험이 우리를 기다린다. 환상문학이라는 하나의 장르라고 표현되지만 각 단편은 나름대로 독특한

각자의 장르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인공생명체의 갈라테이아의 사랑을 그린 [상아처녀]는 SF과학

소설, [카나리아]와 [사육]과 같이 현실세계에 흡혈귀가 등장하는 공포 혹은 블랙코미디와 같은

장르로, [목소리]나 [과거로부터의 편지]와 같이 요괴와 저주, 법사가 등장하거나, 마법에 의한

저주를 담은 [내가 바란 단 하나의 행복]이나 마법사가 지배하는 세계의 [세계는 도둑 맞았다],

푸른용인 시헬과 우투족의 왕녀 레첸의 모험을 다룬 [용의비늘], 현실과 다른 색다른 공간과 비공정

(飛空艇)에 대한 이야기 [윈드 드리머]등 다양한 판타지소설...이처럼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개성있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중에서 가장 맘에 드는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용의 비늘]을

꼽고 싶다. [용의 비늘]은 우투족의 14번째 왕녀 레첸의 모험을 통해서 저주받은 존재인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되고 그의 아버지이자 푸른룡인 시헬을 통해 진정한 영웅이 되어가는 모습을

담아낸다. 중세의 어느 왕국일 듯도 싶고, 전혀 낯선 세계인듯도 싶은 배경과 용이라는 판타지적

요소를 담아내고 남들과 '다른' 존재에서 '특별한' 존재가 되어가는 영웅의 모습을 탁월한 재미로

창조해낸 돋보이는 작품이다. 단편이라는 사실이 너무 아쉽게 느껴진다. 외국 작품속에서만 볼 수

있었던 소재와 스토리구성이 특히 맘에 드는 작품이다.



 

"사랑이란 당신을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치는 것입니다."                    (P. 009)

[상아처녀] 나 [세계는 도둑맞았다]도 너무나 기발하고 참신한 작품이란 생각을 들게한다. 인간이

아닌 존재를 창조한 인간, 마법사가 지배하는 미래사회와 같은 독특하고 참신한 소재가 매력적인

작품들이다. 더불어 이들 작품에 묻어있는 '사랑이라는 테마' 가 더욱 작품의 재미를 더해준다.

[내가 바란 단하나의 행복]에서 남자의 행복을 비는 여자의 마음, [목소리]에서 나오는 원의 가족

을 사랑하는 마음, [용의 비늘]에서 시헬의 레첸에 대한 사랑, [세계는 도둑맞았다]에서 휘지의

선택이 모두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상아처녀]에서 인공생명체 갈라테리아가 느끼는 사랑의

모습은 안타깝기까지 하다. 그녀가 깨달은 사랑이라는 단어는 "속이고 빼앗고 고통 주는것'(P23)

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누군가를 위해 모든것을 바치는 것에서 속이고 빼앗고 고통주는 것이 되어

버린 사랑의 의미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시사점은 너무나도 커보인다. 사랑이라는 테마가 있기에

더운 환상적이고 사랑스런 작품들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하에서 꿈틀대던 한국환상문학, 그 봉인이 풀린다!'

책의 뒷표지에 이런 문구가 있다. 국내 환상문학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것같아 참 씁슬하게 느껴

진다. 그나마 많은 작가들의 손을 통해 새롭게 탄생된 이번 작품이 정말이지 그 봉인을 확실하게

풀어주기를 기대하고 싶다. 얼마전 국내 작가들의 다양한 환상문학 작품들을 만났다. 동화속여행

과도 같았던 오현종의 [사과의 맛], 역사와 판타지가 탁월하게 어울렸던 이은숙의 [쉐도우], 아이

들을 위한 한가을의 [잠꾸니 루미]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들을 만난 것은 너무나 반가웠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 책을 만나고나서 국내 환상문학에서 추천할만한 작품들을 찾아보았다. 이영도의

드래곤라자, 눈물을 마시는 새, 그리고 김철곤의 '드래곤 레이디', '룬의아이들', '세월의 돌'의 

전민희 작가의 작품을 많이 추천하고 있었다. 아직 만나보지 못한 작품들이 너무 많아 나 조차도

장르의 편식에 너무 빠져있던 것이 아닌가 하는 부끄러움이 들기도했다. 그들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가 또다른 설렘으로 다가온다.

 

새로운 작가들의 새로운 도전과도 같은 환상문학과의 멋지고 즐거운 만남의 시간이었다. 국내

문학의 위기를 많이 이야기한다. 그건 어쩌면 작가들의 잘못이기도 하지만 독자들의 장르에 대한

편식이 한 원인이 아닐까도 싶다. 문학속에서 다양한 장르를 만나는 것은 물론이고 단순히 문학

에만 국한되는 책읽기 또한 배제해야 할 것이다. 다양한 책과의 만남은 수많은 작가들의 땀과

노력으로 더 큰 재미와 감동, 환상과 모험, 경험과 지식을 갖게되는 행운과 마주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많이 비어있어 더 많이 채울수 있는 기회가 바로 환상문학속에 자리한다.

환상문학이라는 특별하고 돋보이는 친구를 만났다. 더 많은 이들이..'낯설지만 새롭고, 짧지만

인상적인 9인 9색 무지개의 컬러풀한 매력' 과 함께, 깊어가는 가을을 거닐었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