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자의 사랑 판타 빌리지
리처드 매드슨 지음, 김민혜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Time waits for no one. 시간은 누구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일본의 SF거장 츠츠이 야스타카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라는 작품을 기억한다. 시공간을 뛰어

넘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소녀 가즈코. 1965년 소개된 이 책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수많은 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를 가진 많은 작품의 모티브가 되고있다.

에니메이션으로 리메이크 되고 더 많은 사랑을 받게된 이 작품의 매력은 무엇일까? 바로 시공

간을 뛰어넘는 타임리프라는 SF적 소재가 가진 독특함과 거기에 사랑이라는 포인트를 적절히

조화시킨 스토리라인이 이 작품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일 것이다. 이런 두가지 매력적인 포인트,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이라는, 제목만으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해보이는 <시간 여행자의 사랑>.

독특한 분위기의 표지만큼이나 환상적인 이 작품을 만나본다.

 

사람들은 여전히 시계와 달력에 묶여 있었지만 나는 거기에서 풀려났기 때문에..(P.16)

1971년. 서른 여섯의 TV작가인 리처드 콜리어, 뇌종양으로 죽음을 목전에 둔, 삶의 방향을 상실

해버린 한남자가 있다. 콜리어는 차분히 죽음을 준비하기위해 형과 함께 살던 집을 떠나 넉달 혹은

여섯달 남짓 남겨진 시간동안 여행을 하면서 책을 써보기로 한다. 동전을 던져 어디고 발닫는 곳

으로 떠나려던 그에게 문든 찾아온 사랑. 우연히 발길이 머문 코로나도 호텔 역사실에서 보게 된

한 여인의 사진. 우아한 얼굴의 엘리스 매케나라는 사랑스런 이름을 가진 여인. 콜리어는 그렇게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75년이라는 시간의 간격이 있다. 1896년의 여자

와 1971년의 남자. 어디서 본듯하기도 한 그녀에 대해 콜리어는 많은 책과 자료를 통해 배우였던

그녀의 삶에 뛰어들게 된다. 그녀가 좋아하던 작곡가 말러, [젊은 목사] 라는 연극, 그리고 그녀와

자신이 언젠가 만났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리고 그녀와 시간을 초월해서 만나기위한 방법을

찾아내게 되는 콜리어. 75년이라는 시공간을 뛰어넘는 콜리어와 매케나의 특별한 사랑속으로의

환상적인 여행은 그렇게 시작된다.



 

이 작품은 [나는 전설이다] 의 작가 리처드 매드슨이 자신의 작품 중에 가장 최고라고 뽑은 작품

이라고 한다. 리처드 매드슨은 가족여행을 하다가 들른 작은 마을의 극장에서본 한 여인의 사진을

보고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사진 속의 여인은 모드 애덤스(Maude Adams)라는 실제 미국 배우
라고 한다. 한 여인을 보고 이처럼 환상적이고 독특한 작품을 창조하는 작가의 능력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시종일관 진실, 혹은 거짓... 을 오가며 이야기속에 빠져드는 재미는 무어라 표현

하기 힘들 정도다. 우리는 가끔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이 드러내는 초능력적

인 힘을 보게된다. 영화 [페노메논]. 작은 마을의 평범한 청년이었던 주인공이 벼락을 맞고 초능력

적인 힘을 발휘하게 된다. 나중에 그는 머리속에 종양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는데... 이런

영화에서 처럼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는 우리가 알 수 없는 특별한 능력이 있을지도 모른다.

시공간을 초월해서 콜리어가 매케나를 만난다는 설정도 그래서 가능할 지도 모르는 것이다. 영화

[페노메논] 속에는 잊혀지지 않는 명대사가 있다.

내가 죽을때까지 나를 사랑해 주겠소?" , "싫어요." , ".........."
"내가 죽을때까지 당신을 사랑하겠어요."                              - 페노메논 中


잊혀지지 않고 감동으로 남아있는 이런 안타까운 사랑때문에 기억되는 영화, <시간여행자의 사랑>

또한 이런 사랑의 코드가 환상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세상은 당신이 믿는대로 이루어진다."  (P. 121)

요즘 아주 재미있게 만나고 있는 드라마가 있다. 바로 [바람의 화원]이다. 신윤복이라는 불세출의

천재화가가 여성이였다는 설정을 통해 동시대를 살았던 김홍도와의 러브스토리를 만들어내고

그가 남긴 작품에 대해서 새롭게 조명해보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역사를 소재로 하면서도 우리가

한번도 다루지 않았던 인물들을 재조명하고 미스터리한 삶을 되집어보는 재미와 함께 시각적인

효과도 뛰어난 작품이다. 거기에 빼놓을 수 없는 사랑이라는 테마가 적절히 녹아있어 매력을

더해주고 있다. 그런데 오늘 그런 기사하나를 볼 수 있었다. 신윤복을 여성으로 설정한것이 역사

왜곡이다? 라는... 얼마나 편협한 시각인가? 정통 사극을 표방한 것도 아니고 팩션이라는 설명

을 덧붙였음에도 이런 논란아닌 논란이 일어난다는 사실이 어쩌면 우리 사회의 문학을 바라보는

경직화된 시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이 아닐까 싶다. 이것은 꼭 이래야만 하고 저것은

저래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이 빚어낸 결과물인것이다. 이것은 꼭 이래야만 하는가? 저렇게 되면

안될까? 하는 의문과 호기심이 우리 문학을 더욱 살찌울 수 있는 바탕이되고 시작이 될 것이라

믿고 싶다. 역사왜곡이 아닌 역사에 대한 편협한 시각을 벗어나 즐겁고 재미있는 상상의 확장을

이끌어 내는일도 작가들의 임무가 아닐까? 우리 문학은 현실에 집착하는 사랑과 불륜, 싸움과

폭력만이 가득해야 할까? 환상문학이라는 장르의 매력에 빠져버린 요즘이다. 일찍이 현실속을

허우적 거리던 끈적끈적한 느낌에서 벗어나 사랑이라는 테마가 곁들여진 환상적인 작품을 만나는

재미를 <시간 여행자의 사랑>속에서 또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세상은 우리가 그렇게 믿는대로 이루어질지도 모를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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