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나님과 함께 놀다 - 어린아이 같은 믿음으로 사는 인생
마이클 야코넬리 지음, 윤종석 옮김 / 복있는사람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일단, 놀자는 제안이 마음에 들었다. 사실, 우리 모두 학교나 직장에서 몸과 마음이 지쳐 있지 않았던가. 공부도 일도 그 끝이 어디인지 발견한 사람이 없다. 또한 선생님들과 직장 상사는 우리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를 않는다. 그렇게 공부를 하고 일을 해도 성적과 연봉은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학교 다닐 때는 대학이, 대학 다닐 때는 직장이, 직장 다닐 때는 연봉이 주요 관심사다. 그렇다면 결국 최종적인 목표는 돈인가? 글쎄... 돈 자체는 아닐 것이다. 돈을 충분히 가지고 있을 때 느낄 수 있는 물리적, 정신적인 상태를 원하는 것이 아닐까? 바로 안정과 여유... 그것이 아닐까 한다. 여튼 그러기 위해서는 피터지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런 압박은 일단 뒤로 하고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잠깐 여유를 갖기로 했다. 이 책을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할까? '인생을 놀듯이 사는 법' 혹은 '어린 아이와 같은 믿음으로 인생을 즐기는 법', 이 정도가 알맞을 것 같다. 평범한 이야기는 아니다. 저자는 약간 극단적인 주장도 서슴치 않는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무책임하게 살아라! 사리분별과 책임과 조심성일랑 잊어버리고..." 이런 큰일날 말을 하다니... 나는 자유의 여신상과 더불어 책임의 여신상을 세우자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주장이 상당히 파격적으로 들렸다.
그러나, 다소 위험스러운 발상은 그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더 명확하게 한다. 그는 일종의 법칙이나 제도를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상위에 있는 어떤 삶의 원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제도나 법칙은 언제라도 상위 원리에 의해 깨어질 수있다. 그 삶의 원리란 '인생이란 위대한 경이에 찬 위험스럽고도 신비로운 모험'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삶 속으로 뛰어들라는 것이 저자의 권면이다.
저자는 인생이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이라고 비유한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이렇게 얘기하는 거라고.."정말 잘 탔다..." ㅋㅋ 이런 초성만을 쓰는 글자를 쓰는 것은 국어 학자들이 싫어하겠지만.. 그래도 저 초성 두 개가 이 부분을 읽을 때 내가 마음 속으로 했던 말이다. 그렇게 인생을 살 수 있을까? 가능 여부를 떠나서 그렇게 산다는 것 자체가 재밌을 것 같다.
생각해보면 인생은 그리 심각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존재하지 않던 존재들이 아닌가? 인생이란 보너스 같은 것이 아닐까? 조금 더 벌고 조금 더 여유있게 조금 더 오래 살려고 아등바등하는 사람들은 죽을 때가 되서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싶다.. " 잘 버텼다." 80년 동안 안 죽고 잘 버텼다고 말이다. 안정과 여유 속에서 잘 버티는 것이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인가?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노는 것이 우리가 사는 이유인가? 글쎄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놀듯이 기쁨과 열정을 갖고 사는 것이 더 흐뭇하게 사는 모습인 것 같다. 미래의 안정과 여유를 보장받기 위해서 사람들은 정말 많은 고민을 한다. 적성에 상관없이 의사, 교사, 공무원 같은 직업이 선호되는 이유는 이 불안정하고 위험한 세계에 조금이라도 자기 자신을 보호하려는 인간의 본능일 것이다. 그러나 인생을 즐기지 않고 단지 버티는 것은 별로 재미없는 일이다. 갑자기 TV 드라마에 나왔던 한 할아버지의 이런 대사가 생각난다.
"나는 말이지. 손자들과 즐겁게 숨바꼭질 놀이를 하다가 죽고 싶단다."
마이클 야코넬리... 오래간만에 재밌는 사람을 만났다. 정말 예측불허라서 아주 믿음직스럽지는 않은 사람이지만(?) 나는 이토록 삶을 즐기며 사는 사람들이 부럽다. 그리고 이 책은 정말 쉽고 재미있게 잘 쓰여진 책이다. 맥스 루카도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도 꼭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