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네가 되어야 한다 너머학교 고전교실 3
수유너머 R 지음, 김진화 그림 / 너머학교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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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서 동기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읽었습니다. 제가 늘 마음에 품고 있는 화두이거든요. '어떻게 나는 나를 찾을 수 있을까?' 다들 자신의 주체성을 찾으라고 하는데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별로 없거든요. 마치 문제만 잔뜩 제시하고 '네가 알아서 해라'라는 식의 무책임한 결론을 내는 글이 많습니다. 혹시 어떤 방법이 있나하고 읽게 되었습니다. 


2. 책의 구성

다섯 명의 사상가와 그들의 책을 주제로 고전의 원문과 함께 친절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니체, 라블레, 아이스킬로스, 프로이트, 장자 이렇게 다섯 명의 사상가를 다섯 명의 저자가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3. 대상 독자

이 책은 '10대를 위한 고전 읽기-시대를 넘어온 물음'이라는 기획 강좌의 결실이라고 기획자가 서문에 기획 의도를 밝혀 놓았습니다. 그렇다면 대상 독자는 10대 청소년이 될 수 있겠네요. 그러나, 고전에 관심있지만 어려워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책입니다. 10대부터 이런 책을 접할 수 있다면 그 청소년은 나중에 정말 생각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0대를 대상으로 해서 그런지 친절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이 잘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내용이 유치한 것은 절대 아니고요. 


4. 평가

- 고병권 선생님의 발견

이 책의 제목 "너는 네가 되어야 한다"는 고병권 선생님의 니체 철학 해설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제가 읽어 본 니체에 대한 설명 중 가장 재미있고 따뜻한 설명이면서 동시에 제가 궁금했던 '나 자신이 되는 방법'에 대한 힌트를 얻었습니다. 이 분이 쓴 다른 글을 읽고 보고 싶어졌고요. 찾아보니 나름 꽤 유명하신 분인데 저만 몰랐던 느낌을 받았습니다. 장자나 프로이트에 대한 설명도 흥미로웠지만 니체에 대해서는 워낙 다양한 시선이 존재해서 어떤 관점을 취해야 할지 고민스러울 때가 많은데요. 고병권 선생님의 시선은 균형이 잡혀 있는 것 같고 니체 철학의 핵심을 잘 짚어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좀 더 유기적으로 구성할 수 없었을까?

책의 제목은 "너는 네가 되어야 한다"이지만 첫 번째 챕터를 제외하고는 제목과는 밀접한 관련이 없습니다. 굳이 연관을 지으려면 지을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하나의 주제로 끌고 가기에는 어려움이 좀 있네요. 예를 들어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에 관련해서는 '너의 꿈을 잘 살펴라. 그러면 네가 누구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볼 수도 있지만, '네가 생각하는 너는 네가 아니다. 네 이성적인 사유를 접고 무의식을 들여다봐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프로이트는 후자쪽이라서 생각의 주체로서 자기자신을 들여보라는 입장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전체 구성의 통일성과 유기성이 좀 아쉽습니다.  


5. 이 책이 내게 준 영향

- 니체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니체는 자꾸 다시 보게 되는 철학자이네요.


이 책의 어투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글을 쓸 때 문장의 어투를 바꾸기로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여기에 쓰는 글은 일기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도 읽을 수 있도록 쓰는 글인데 '~했다'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듯 "했습니다', '했죠"와 같은 친절한 말투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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