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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반양장) - 지금 우리를 위한 새로운 경제학 교과서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 로 유명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경제학과 장하준 교수의 신간이 나왔다. 경제학 ‘교과서’를 지향하고, 경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책이다.

영국의 가디언 지가 본 책에 대해서
‘경제학 입문서이자, 참고서이자, 간략한 세계 경제사. 과학이라 자처하는 경제학에 날리는 강력한 보디블로!'
라고 다소 우스꽝스럽게 평한 것처럼 이 책은 마지 정답이 하나만 존재하는 (자연) 과학과도 같은 경제학이 사실은 다양한 논쟁이 존재해 왔으며, 특정 상황에서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의 해법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비록 일상에 지친 힘든 상황일지라도 책임 있는 시민이라면 어느 정도의 경제학적 지식을 갖춰야 하며, 정치가들과 권력가들의 술수에 놀아지 않도록 깨어 있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그 첫 걸음을 위해서 바로 이 책 ‘ Economics The User’s Guide’를 출간한 것이다. 곧이 곧대로 해석하자면 ‘경제학 사용 설명서’라고 해야할까?



그의 전작들처럼 이 책은 처음부터 도발적이다. 아니, 장교수의 말을 빌리자면 그 어떤 전작들보다도 더 급진적인(radical) 책이다. 경제학이 무엇이며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논하기에 앞서, ‘이 책을 읽는 법’을 제시하여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사용 설명서’를 시작하고 있다. 책의 장점은, 흥미진진한 최신 사례를 숫자와 더불어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문학작품, 드라마(주로 그가 몸담고 있는 영국의), 영화 등을 인용하기도 하면서 경제학이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면서 동시에 인간 삶에서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역설하고 있다. 

중반까지는 경제학에 대해서 소개하며, 크게 분류된 9개의 학파를 하나하나 장단점을 짚어가며 특징을 비교하고 있다. 즉, 장교수에 따르면 경제학이란 이렇게 다양한 분파로 나뉘고 있으며 그 중 어느 하나가 절대적으로 옳거나 절대적으로 그른 것은 아니며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우선 깨달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2부 ‘경제학 사용하기’부터는 드디어 그의 급진적인 본성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생산, 소득, 행복, GDP, 금융, 불평등, 빈곤, 노동과 실업, 정부, 국제 무역 등 거시 경제학에서 다루는 다양한 주제를 하나하나 소개하고 현실을 진단하며 객관적으로 보이는 대안을 제시해 나가고 있다. 이 책의 불편함, 아니 장교수에 대한 불편함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그는 9개의 경제학 분파를 소개하면서 모두가 옳을 수도 있다는 황희 정승과 같은 태도를 보였지만 첨예한 현실의 개별 이슈 차원으로 내려가면 결국 신자유주의 혹은 신고전주의로 대변되는 일련의 정책을 비판하는데 상당수를 할애하고 있다.

물론, 그의 주장대로 어떤 의사결정에는 ‘정치적, 윤리적 판단은 항상 깃들어’ 있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그러한 가치 판단을 배제한 채 마치 객관적이며 ‘과학적인 분석’을 제공한다고 주장하는 경제학자는 믿어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점에서 그는 철저한 자가당착의 모순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양 극단의 경제학적 주장이 근거가 없다며 ‘모두까기’하면서 본인의 중도적인 입장이 그 대안이 된다고 살며시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의 ‘정치적 윤리적 판단’에도 강력한 근거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장하준 교수는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그의 전작들에 대해서 옹호론자와 비판론자가 동시에 존재했왔다. 이 책은 그가 그동안 펼쳐왔던 주장을 ‘교과서’라는 명목하에 에둘르고 있지만 사실은 더욱 강력하게 펼치고 있다. 물론 그의 주장대로 경제학은 물리학이나 생물학과 같은 (자연) 과학이 아니기 때문에 유일하고 엄정한 답안은 존재할 수 없으며, 따라서 객관적인 입장에서 경제학과 경제현상을 설명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대학의 교수로서 그리고 학자로서 ‘User’s Guide’를 내놓았을 때 거기에 지나친 편향성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웃자고 하는 이야기에 죽자고 덤비는 것처럼 바보 같은 일이 될 수도 있겠지만, 중립성과 객관성을 볼모로 한 ‘교과서’라는 이름을 빌려 이야기하는 그의 방식이 결코 편하게 받아들여질 수만은 없었다. 물론 그러한 일종의 급진적 꼼수의 불편함과는 별개로, 세계화, FDI의 효과에 대해서 의심을 품는 사람, 작은 정부 도입에 반대하는 사람, 소득세/법인세 인하에 반대하는 사람 그리고 민영화 등에 반대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봄직한 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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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와 소음 - 미래는 어떻게 당신 손에 잡히는가
네이트 실버 지음, 이경식 옮김 / 더퀘스트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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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미래는 어떻게 당신 손에 잡히는가라는 부제와 함께 저자의 약력을 놓고 이 책에서 ‘무엇’을 기대했다면 바로 잊어버려야 할 것이다. 

* 저자 네이트 실버 Nate Silver: ‘<타임스>선정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뽑히고, 2008년 미국 대선의 50개 주 중 49개 주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햇으며, 2012년에는 오바마의 승리를 점치고 50개 주 결과를 모두 맞힌, 통계학과 미래 예측 전문가.

참고문헌 목록을 포함하여 75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책은, 일반적으로 독자가 기대하는 ‘미래 예측’의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때론 지나치리만큼 학술적이고 진지하다. 빌리 빈, 빌 제임스,  래리 서머스, 폴 크루그먼, 유진 파머, 로버트 쉴러, 도널드 럼즈펠드 등 이름만 들어도 바로 아! 떠오르는 사람들과 직접 다양한 인터뷰를 하면서 저자가 말하는 소위 ‘신호와 소음’을 밝히고 구분짓고 성공과 실패 사례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물론 이 책은 근본적으로 신호와 소음을 구분함으로써 보다 잘 '’예측’하기 위한 방법을 논하는 책이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예측을 보다 잘 할것인가에 관한 이야기는 오히려 잘 다루지 않는다. 그것보다는 예측의 근본에 대해서 의문을 던지고, 예측을 위한 통계학적 방법론을 뒤집어 살펴보며, 예측이 빗나간 수많은 사례의 맹점에 대해서 거의 대부분을 할애해서 다루고 있다. 따라서, 단지 ‘무엇’을 ‘기대’한 채 이 책을 펼친다면 소기의 목적을 쉽사리 달성하기는 어려울 지도 모른다. (방대한 분량이 부담되고, ‘예측’이 어긋낫다고 생각된다면 마지막 장만 읽는 것이 좋을 것이다)

1장. 예측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들
2장. 움직이는 과녁을 맞혀라!
3장. 미래를 내 손에 움켜쥐는 법
4장. 보이지 않는 손이 세상을 움직이다.

1장에서는 예측에 대한 정의와 기본적인 접근법, 예측의 의미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2장은 예측의 가능성과 의의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측에 대해서 실망할 수 밖에 없는 한계를 논한다. 3장은 ‘예측값’을 보다 정확하게 만들기 위한 방법론을 이야기하면서 특히 ‘베이즈주의적 추론 Bayesian reasoning’을 소개하고 있다. 베이즈주의란, 간략히 말해 (두려움을 야기하는)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하여, 끊임 없이 가능성을 되새겨보고 수정하면서 또 다른 가능성을 업데이트해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저자는 완벽한 혹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예측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따라서 불확실성을 기본 전제로 놓고 계속 수정하고 갱신해 나가는 작업이 예측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지막 4장에서는, 베이즈주의적 추론 방법을 실질적으로 어떻게 적용해야 할 것이지를 보다 상세하게 논하면서, 신호와 소음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아래 그림처럼
 통계적이거나 예측적인 문제 뒤에 놓은 진리를 가리키는 암시인 ‘신호’를 ,
신호라고 착각케 하는 무작위적 패턴인 ‘소음’ 속에서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정보 과부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무척 절실하게 요구되는 능력인 것이다.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했다고 한다.
개개인의 주머니에 있는 스마트폰에만도 10개 이상의 센서와 통신 모듈을 통해서 각종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생성하고 교류하는 시대인 것이다. 따라서, 빅데이터에 기반하면 예전보다도 더욱 정확하게 미래를 내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들 기대한다.

‘롱테일 경제학’으로 유명한 크리스 앤더슨은 Wired 지에 ‘End of Theory’라는 글을 기고하면서, 이제는 데이터가 바로 진리를 말하는 시대이며 (특히 사회과학에서 주로 하는) 이론을 설정하고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접근은 무의미해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이는 명백하게 잘못된 태도이다. 오히려 정보의 생성량이 과다하게 많아지면서 유의미한 예측은 더욱 어렵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객관적 진리의 양은 상대적으로 일정하기 때문에, 쓰레기와 같은 정보가 information overload 되면서 소음만 늘어났을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따라서, 빅데이터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신호와 소음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요구되고 있으며, 이러한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 이 책은 주요한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되며 ‘예측’ 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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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자기계발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돈의 물리학? 

돈은 경제학 또는 금융(finance 혹은 경영학의 일부)로 이해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물리학자가 돈에 관한 책을 썼다?

지진 예측 모형을 이용해서 주가 폭락을 예언하기도, 양자론을 이용하여 소비자 물가 지수를 개발했고, 또 어떤 물리학자는 입자물리학 이론으로 인플레이션을 계산하는 등 물리학자가 바라본 돈에 관한 책이다.

90년대 후반부터 세계 금융의 최 중심지인 뉴욕 월스트리트에는 우주 공간에 로케트를 쏘아 올리던 사람들이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소위 '퀀트' 분야가 각광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그러한 전직 로켓 전문가 같은 물리학자가 금융 분야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단지 10년 20년된 일이 아니라는 것이 이 책에 실려있다.

<돈의 물리학>은 복잡한 수학 알고리즘으로 만들어낸 파생상품 혹은 (미래) 주가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그 이상으로 훨씬 오래되었고 훨씬 다양한 돈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한국경제신문(2014/9/1)에서 토마스 프레이 <더 퓨처리스트> 편집장과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type=2&aid=2014083124891&nid=910&sid=


인터뷰에서는, 20억 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곧 사라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가상현실, 3D 프린팅 등 새로운 산업에의 진출을 서두르라는, 미래학자의 메세지가 담겨있었다. 

그리고 우연히 이 책 <네이키드 퓨처>를 보게 되었다. 토마스 프레이가 <더 퓨처리스트>의 편집장이었다면, 이 책의 저자 패트릭 터커는 바로 부편집장이라는 점이 눈에 띄었다.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등 최근 각광받는 기술이 가져올 변화를 날카롭게 분석하면서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앞서 이끌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혜안이 담겨 있는 흥미로운 책일 것 같다. 출간 즉시 아마존 '이달의 책'에 선정되고 대표적인 미래학자이자 구글의 엔지니어링 이사인 레이 커즈와일, <새로운 미래가 온다>의 다니엘 핑크 등이 극찬한 책이라는 점은 책에 대한 호기심을 한 단계 더 불러 일으킨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90년대 중후반 (소위 386 세대) 수 많은 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른 문구.

그 문구의 주인공이 IMF 이후 소리도 없이 사라졌다가, 15년만에 다시 세상의 중심에 등장했다. 한때 무역, 증권, 전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의 아이콘이자 현재의 삼성과 현대보다도 앞서 세계 경영을 꿈꾸었던 대우그룹의 성장과 해체에 관한 일종의 항변에 가까운 책이다.

과연 IMF 당시 대우그룹에 대한 처방은 옳은 일이었는가?
현재의 청년 세대는 '넓은 세계에서 해야 할 수많은 일'을 어떻게 싸워나갈 것인가?
대한민국이 또 다시 어려움을 겪지 않고 세계 속에서 당당히 존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 비록 여전히 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대한민국의 가장 성공'했던' 기업인의 입을 통해 그 답을 들어본다.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체험 마케팅'이라는 용어가 유행이었다.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고객에게 직접 다양한 경험을 전달함으로써 제품과 서비스의 본질을 전달하기 위한 체험 마케팅은 큰 충격이었다.

바로 이 체험 마케팅의 선구자, 번트 슈미트가 돌아왔다. <빅 씽크 전략>을 들고.

틀에 박힌 따분한 생각에 얽매여 있지 말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대담한 아이디어를 만들고 찾아내고 평가하고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단계별로 접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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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지기 2014-09-06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9월 추천 도서(4권) 잘 읽었습니다. 추석 명절도 잘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파트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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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경제학자라면 - 고장 난 세상에 필요한 15가지 질문
팀 하포드 지음, 김명철.이제용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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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매일마다 관심 갖는 주제이지만, '경제학'은 사실 크게 관심 갖기 어려운 분야이다. 만약 경제학을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으로 구분해본다면 거시경제학은 특히나 개개인에게는 매우 낯설고 거대한 논의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거시경제학은 개인의 소비, 정부의 지출, 투자, 수입 등 돈의 흐름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루는 분야이다. 개인의 의사결정과 선택을 주로 다루는 미시경제학에 비해서 마치 물과 같이 '흐름'이 중요한 분야이다. 따라서 '흐름'을 고치기 위해서는  '흐름'을 구성하는 요소, 방해하는 요소, 원활히 할 수 있는 요소 등을 우선 이해해야 한다. 결코 쉽사리 다가오긴 어려운 분야다.



이런 거시경제학 분야를 '글 깨나 쓰는' 팀 하포드가 다루었다. 


팀 하포드는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경제학 콘서트>와 <경제학 콘서트 2>의 저자이다. 몇년 전 기사로는, 경제학을 본격적으로(박사학위?) 공부하려던 팀 하포드는 본인의 재능이 학문적 연구보다는 글을 잘 쓰는데 있음을 알고 방향을 전환하였다고 기억한다. Financial Times의 칼럼리스트이자 뉴욕타임즈, 포브스, 가디언 등에 기고하고 BBC 라디오에서도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 굳이 <경제학 콘서트>를 보지 않았더라도 그가 어느 정도의 필력을 갖추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저자 팀 하포드의 기본 필력을 바탕으로 거시 경제학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데뷔작부터 이어져 온 그만의 성공 공식이 담겨져 있다는 점이다. 가벼운 관점에서 질문을 던지고, 이를 풀어내기 위해서 다양한 사례를 동원해서 설명하고 결코 가볍지는 않지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마무리를 짓는 과정을 무척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다.총 1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은 거시경제학의 많은 분야를 다루고 있다. 기본적인 통화정책, 화폐, 인플레이션부터, 고전학파/케인즈학파, 실업 등은 물론이며 비교적 최근의 이슈인 행복지수, 지속가능성, 빈곤과 불평등 등 거시경제학에서 다루고 있는 다양한 이슈가 질문 -> 대답의 반복 형식을 빌어 논하고 있다.

책을 읽는 또 다른 소소한 재미는 각 장을 시작하는 표지 뒤에 숨겨있다. 책 전체는 다소 무겁지만, 뒷표지는 상대적으로 그의 전작들에서 느낄 수 있는 다정다감함이 살아 있다. 영화, 소설, 문학 등에서 인용한 각종 문구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글들이 아니다. 오히려 각 장의 핵심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여름 모 기업 경제경영연구소에서 여름 휴가 추천도서로 이 책이 선정되었다. 
그러나 사실 휴가에 가볍게 읽을 책은 아니다. 
그렇지만, '경제'를 구성하는 요소가 개개인의 관점과 더불어 돈의 전체적인 흐름에도 있다는 것을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여름 휴가를 기꺼이 투자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


p.s. 책 안에 담긴 케인즈의 이야기는 도전 의식과 함께 경외감 또는 두려움을 주기도 하겠지만.

"최고의 경제학자라면 보기 드물 정도로 여러 재능을 겸비하고 있어야 한다….. 어느 정도는 수학자이자 역사학자, 정치가, 철학자가 되어야 하며, 상징을 이해하고 말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경제학자는 보편적 시각에서 개별적 사건을 살펴보아야 하며, 생각의 나래 속에서 개별적 사건을 살펴보앙야 하며, 생각의 나래 속에서 추상성과 구체성을 동시에 느껴야 한다. 또한 미래를 지향하면서 과거의 불빛 아래에서 현재를 연구해야 한다. 사람의 본능과 관습 중 어느 한 부분이라도 경제학자의 관심 밖에 있어서는 안 된다."(P.351-352)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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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그들은 한순간에 시장을 장악하는가 - 빅뱅 파괴자들의 혁신 전략
래리 다운즈 & 폴 누네스 지음, 이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혁신에 관한 서적은 이미 혁신적이지 않다. 


현대 경영학에서 가장 대표적인 인물인 마이클 포터의 <경쟁론>을 시작으로, <혁신 기업의 딜레마>를 통해 파괴적 혁신을 주장한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을 거쳐, 2000년대 중반 화제가 되었던 <블루오션 전략>의 김위찬/르네 마보안까지는 모두 혁신을 주장하여 왔다. 그리고 이제 혁신의 경영 전략 4번째 단계로, <어떻게 그들은 한순간에 시장을 장악하는가>는 경영 컨설팅 회사 Accenture에 속한 2명의 저자는 단순한 파괴적(disruptive) 혁신이 아니라 초토화(devasting) 혁신을 주장하고 있다.


혁신은 더 이상 혁신적이지 않지만 이 책에서는 '초토화' 혁신을 주장하고 있다.

우선 1부에서는 이러한 '빅뱅(Big bang) 파괴' 현상을 자세히 살펴 본다. 빅뱅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살펴보는 것이 1부의 주요 목적이다. 그리고 나서 2부에서는 빅뱅 파괴의 4가지 단계와 각 단계마다의 3가지 성공 원칙, 총 12개의 성공 원칙을 소개한다. 특히 단순한 성공 나열만이 아니라 이러한 원칙을 무시했던 기업 또는 기업가의 말로에 대해서도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저자들이 주장하는 성공 원칙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방안이다.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숨가쁘게 다루고 있다. 

빅뱅 파괴자들의 등장을 극적으로 그리면서 이러한 변화에 빨리 대처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강한 느낌을 전하고 있다. 그렇기 떄문에 책을 읽고 있는 도중에도 가끔 당장 책을 덮고 뭐라도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까지 할 정도였다. 

예를 들면 이렇다. 제살 깎아 먹기, 전문적으로는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은 경영 전략에서 가장 기피하는 것 중 하나이다. 이미 잘 팔리고 있는 상품 군 바로 옆에 유사한 종류의 상품을 내놓으면 기존 상품의 시장을 잠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본 책을 읽고 있노라면 이러한 카니발라이제이션을 고민하는 것 자체가 사치라는 생각도 든다. 기존 상품이건 신 상품이건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고 회사의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빅뱅 시대에 대비하지 못하거나 일부러 늦추려는 꼼수를 부린 기업의 말로는 책 전반에 걸쳐 잘 드러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핀볼 게임과 AOL 그리고 코닥이다.  최근, 혹은 가까운 미래에는 통신사와 방송국 등 거대 통신방송 회사들이 변화의 물결에서 쓰러지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이러한 반면교사를 통해 빅뱅 시대를 준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면서 시급한지를 재차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지니고 있다. 
우선, 소비자들의 힘을 높게 평가하는 것은 맞으나 문제는 이러한 힘을 위한 전제가 '완벽에 가까운 시장 정보'라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인터넷이 발달하고 P2P 경제가 활성화되었다 할지라도 '완벽에 가까운' 정보는 존재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런 비대칭이 '거의' 소멸되었다고 가정하고 소비자 집단을 논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 싶다. 

또 다른 문제는, 사례는 많이 제시하고 있지만 간혹 지나친 비현실적인 대안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경영학의 케이스 스터디가 지닌 근본적 문제이기도 하나 성공 사례의 사후적 접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세상 그 어떤 기업이 일부러 실패를 원하겠는가? 당연히 성공하고 소위 '대박'나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갑작스런 '대박'이 났을 때를 대비하여 재고품을 확보하고 조직체계를 갖추고 관련 인력을 준비해두고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 것인가? (p.219) 

이렇게 전체적으로 다소 과장되고 비현실적인 면도 있긴 하지만 
빅뱅 파괴자를 대비하거나 혹은 직접 파괴자가 될 수 있도록 제시하는 12가지 성공 원칙은 눈여겨 봐둠직하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아래 그림처럼 로저스의 Difussion of Innovation과 Big bang 시장 곡선을 비교한 것이다. 기존의 가장 대표적인 혁신 곡선인 로저스의 곡선은 집단을 5가지로 나누고 특히 혁신가와 초기 '수용자'가 큰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빅뱅 시장에서는 초기 "사용자" or nothing의 접근이라는 점이다. 그만큼 빠른 속도가 중요하게 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혁신 또 혁신이 정말 중요하게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래프가 아닌가 싶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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